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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겨울이 지나면 봄은 오겠지

백성일 부사장 주필
백성일 부사장 주필

입동(立冬)이 지났다. 예보에 따르면 올 여름이 기상 관측 이래로 가장 무더웠는데 겨울에도 혹독한 추위가 맹위를 떨칠 것이라고 한다. 인간의 탐욕과 자만심이 자연재앙을 불러온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너무 편리성만 추구하다 보니까 그 자체가 부메랑이 돼 견디기 힘든 고통을 안겼다. 지금 전북사람들은 정치인들한테 오랫동안 속아 살아오다 보니까 진기가 빠진 모습이다. 누가 장밋빛 개발 계획을 말해도 믿으려 들지 않는 습성이 어느새 생겨났다. 왜 그럴까. 답은 간단하다. 정권마다 새만금사업을 노루뼈 마냥 교언영색 해서 에둘러 우려먹었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새만금에 태양광발전단지를 만드는 것도 찬반이 엇갈린다. 그 이유는 과거 정권들이 그때마다 진정성 없이 요란하게 개발계획만 발표해 왔기 때문이다. 1991년에 착공한 새만금사업이 30년이 다 되도록 아직도 본궤도에 오르지 못하다 보니까 더 그렇다. 그간 정권마다 새만금사업을 추진한다고 시늉만 내면서 천연(遷延)시켰다. 중국 상해 푸동지구 만들 때 끝났어야 할 사업이었다. 정권의 이해관계가 별로 없다 보니까 계륵이 되었다. 농지를 조성하겠다는 첫 발상부터가 불합리했고 MB때 큰 시혜라도 베풀어 주는 양 70%였던 농지를 30%로 줄이는 대신 공업단지 비율을 70%로 바꿔준 것으로 할일 다했다는 입장이었다.

새만금사업은 빨리 매립해서 해외투자자본을 끌어들이는 게 관건이다. 망망대해나 다름없는 바다에 누가 와서 투자하겠다고 하겠는가. 대동강물을 팔아먹은 봉이 김선달보다 더 한 짓들을 하고 있다. 외국 투자자들이 와서 볼 때 참으로 황당하다고 여길 것이다. 매립이 끝난 땅을 놓고 도면으로 설명해도 부족할 판에 아직 매립도 안된 바다를 놓고 투자하라고 하니 황당할 뿐이다. 자주 외국을 나가본 투자자들은 나라별로 어떻게 개발이 이뤄지고 있는지를 안다. 한마디로 경쟁력이 있느냐는 것이다. 매립비용이 많이 들어가 원가압력을 받기 때문에 가격경쟁력이 뒤처진다고 생각할 것이다.

미래먹거리 창출은 아날로그방식으로는 안 된다. 인공지능 출현에 따른 4차혁명시대는 온라인 선상에서 모든 것이 이뤄지기 때문에 공장을 지어 장치산업으로 먹거리와 부를 창출한다고 여겨선 곤란하다. 내연기관인 자동차산업이 발전해 가는 패턴만 봐도 그냥 알 수 있다. 그간 7개정권이 새만금사업을 다뤘지만 문재인 정권 만큼 적극성은 띠지 않았다. 새만금개발공사를 만든 것부터 달랐다. 공공매립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려고 만든 것. 9% 부지에 태양광발전단지를 만들겠다는 것도 남다르다.

하지만 일부 도민들 가운데는 문 대통령이 1년전에 와서 환황해권 경제중심지로 만들겠다는 약속을 겨우 태양광발전단지나 만들겠다는 것이냐고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는 역대 정권들이 믿음을 심어주지 못한 탓이 크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개발계획만 요란하게 발표한 것이 결국 불신의 뿌리를 깊게 했다. 도민들은 아직도 이 정권에 믿음과 신뢰를 하고 있다. 새만금개발에 대한 기대 뿐 아니라 낙후된 전북이 개발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도민들이 밀어줘서 이 정권을 탄생시켰다고 여기기 때문에 더 그런 마음이다.

도민들은 인동초처럼 추운 겨울을 참고 견뎌냈다. 추위가 매서우면 매서운 대로 때를 기다리며 살아왔다. 오늘 비록 현실이 고달프고 힘들어도 봄날이 올 것이란 믿음을 갖고 있다. 모든 것은 21대 총선 결과로 증명될 것이다. 지금은 말하기보다는 실천 여부를 지켜볼 뿐이다. 워낙 머릿속이 뒤숭숭하고 헷갈리기 때문이다. 새만금사업은 전북사업이 아닌 국책사업이다. 정치인들이 입만 뻥끗하면 종교처럼 숭배의 대상으로 삼지만 도민들의 생각은 다르다. 마치 새만금 빼고 전북을 논할 수 없는 것처럼 말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워낙 오랜 시간 새만금을 노래하다 보니까 귀중한 것들을 많이 놓쳤다. 전북발전이 뒤처진 것도 이에 기인한다.

역대 지사들이 새만금 개발에 관심을 가졌으나 성과가 미진했다. 정치력이 부족하고 환경단체들의 반대가 만만치 않아 자주 벽에 부딪혔다. 대부분 방조제 막는데 급급했다. 하지만 송하진 지사는 내부개발에 착수한 만큼 새만금개발을 본궤도에 올려놓아야 할 책임 때문에 셈법이 복잡하다. 21대 총선을 앞두고 정략적으로 표 계산하는 민평당이나 바른미래당과는 사뭇 다르다. 누구보다도 역사에 남는 지사로 남고 싶은 충동과 욕심이 강하게 작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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