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JTBC의 ‘SKY 캐슬’이라는 드라마가 무려 23.2%의 시청률로 비지상파 역대 최고를 경신했다.대한민국 상위 0.1%가 모여 사는 SKY 캐슬 안에서 남편은 왕으로, 자기 자식은 천하제일 왕자와 공주로 키우고 싶은 명문가 출신 사모님들의 처절한 욕망을 샅샅이 들여다보는 풍자극인데 과장된 점이 많지만 교육 현실을 날카롭게 반영했다는 평가다.
입시 코디네이터의 지침을 따르면 서울대 의대에 들어간다는 상황을 설정했다. 사실 우리사회에서 학력의 벽은 봉건시대 신분제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새해 벽두, KBS의 여론 조사 결과는 놀랍다. 학력및 학벌에 의한 차별이 우리 사회에서 가장 심각한 차별로 꼽혔고, 장애인과 세대, 성에 따른 차별이 뒤를 이었다. 학력 차별은 곧 임금의 차이로 나타났다.고졸자보다 대졸자는 1.5배, 대학원 졸업자는 2배가 많았다. 대졸자도 대학에 따라, 같은 대학이라도 출신고교에 따라, 기득권은 더 강하게 작동하는 현실이 드러났다. “그런가 보다”했지만 실제 계량화 된 수치로 우리사회의 실태가 드러나자 놀라는 사람이 많다.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처럼 상고 출신으로 역사를 쓴 사람이 있기는 하지만, 이런 경우는 건국 이래 한 두명이다.
정부 중앙부처 주요 국장급 정도만 봐도 몇가지 공통점이 있는데 이들은 대부분 △스카이 출신 △고시 경력자로, △박사학위 소지 △해외 체류 경험 2~3년은 기본으로 갖추고 있다. 지역사회에서 선거로 당선된 시도지사나 국회의원들도 상당수가 이런 정도의 스펙을 지니고 있다. 물론 김수곤 전 전북대 총장 처럼 형제나 자녀 모두를 전북대에 보낸 이들도 있지만, 지역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자신의 자녀를 기를 쓰고 서울이나 해외의 좋은 학교에 보내려고 하는 이유가 이해된다. 얼마전 전북혁신도시에 사는 지인들로부터 충격적인 말을 들었다. 중학교에 다니는 자녀들이 “다른 애들 아빠는 억대 연봉에 박사니까 저한테 성적 가지고 들들 볶지 마세요”하더라는 거다. 잘 생각해보니 농촌진흥청을 비롯한 입주 기관의 박사학위 소지자가 1000명이 넘고 지역민들과는 비교 자체가 안되는 수입이 떠오르기에 쓴 웃음만 나왔다고 한다. 빈곤의 대물림과 부의 대물림이 엄연한 현실임을 너무 잘 아는 까닭이다. 사실 ‘SKY 캐슬’은 꼭 수능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극소수 엘리트 선수나 문화예술인을 국가대표나 장인으로 만들기 위한 도제식 교육도 큰 틀에서는 다르지 않다. 요즘 성폭력 문제가 불거지자 아예 엘리트 체육을 없애고 전국체전, 소년체전도 폐지하자는 사람도 있다. 문제가 있으면 시정해야지 아예 없애자는 것은‘전북판 스카이 캐슬’에 문제가 있다며 특목고 자사고를 없애 하향 평준화로 치달아야 한다는 사람들과 같은 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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