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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완주 통합 논의를 다시 시작해야 한다

김영기 객원논설위원·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대표
김영기 객원논설위원·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대표

지난 2013년 6월 26일 전주·완주 통합 주민투표가 완주 군민의 반대로 부결되었다. 전북 정치 주도 세력이 노골적으로 반대를 조직하고 완주 기득권 세력이 호응하면서 예견된 결과였다. 전주·완주 통합을 통해 새로운 변화를 꿈꾸고자 했던 노력은 물거품이 되었다. 통합 실패의 가장 큰 요인은 완주군민들의 선택이었지만 큰 틀에서 보면 자신의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전북 정치권의 이중적 행동에 기인했다고 볼 수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당시 반대 운동을 주도했던 정치권 인사들은 이후 정치적으로 몰락의 길을 걷게 되며 대부분 사라졌다. 통합 부결에 만세를 부르고 정치적 승리의 축배를 들며 반사이익을 기대했겠지만 전혀 얻지 못한 것이다.

당시 최규성 김제·완주 국회의원, 민주당 도당, 김완주 도지사는 처음에는 찬성하다가 석연찮은 이유로 반대로 돌아섰다. 전북지사와 당시 민주당 전·현직 도당 위원장의 반대는 치명적이었다. 김제·완주를 지역구로 두고 전북 정치의 좌장으로 역할하던 최 의원의 반대는 결정적으로 전북 지사와 민주당 전북 도당을 반대로 나서게 만들었고 본격적으로 통합 반대운동을 조직하는데 명분을 주었기 때문이다. 최규성 의원은 김제공항 반대에 이어 단지 자신의 지역구를 상실하게 된다는 이유로 전주·완주 통합 반대에 나섰다. 전북 정치의 좌장으로서 전북 미래의 갈림길마다 지극히 개인적 기득권에 의한 잘못된 선택으로 낙후 전북 유지의 첨병으로 작용해 비판을 받았다. 김완주 지사도 처음에는 지지·관망하다가 결국 반대로 나아갔다. 당시 송하진 전주시장이 통합에 성공하면 얻게 될 정치적 확장과 파워, 3선에 대한 미련, 경쟁을 두려워했다고 볼 수 있다. 완주 기득권 세력, 특히 단체장을 노리는 사람들은 노골적으로 주민을 선동하며 반대를 주도하게 된다. 거의 무조건적인 반대에 가까운 감성적 호소와 접근이 완주 군민의 선택에 큰 영향을 준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전주·완주와 마찬가지로 주민투표를 진행하여 통합을 이뤄낸 청주·청원은 통합 청주시로 되어 성장통에도 불구하고 비약적인 발전을 해나가고 있다. 무조건 큰 것이 좋은 것도 아니고 작다고 무조건 아름다운 것도 아니지만 중앙 중심 정치 구조와 예산 분배 시스템은 어느 정도의 인구와 경제 규모 없이는 지속 가능한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현재 전북은 지속적으로 인구가 감소하며 세가 약해지고 있다. 그렇다고 내실 있는 질적인 성장을 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농촌과 중소 도시를 살리기 위한 노력, 어마어마한 물량 투여도 효과를 보지 못하며 젊은이들이 지역을 등지고 아이 울음소리도 그치며 점점 활력을 잃어 가고 있다. 이제 2% 대로 전락한 전북의 인구와 경제 규모는 정치적 영향력 감소는 물론이며 일자리도 없고 신규 투자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전북에서 나고 수십 년을 생활하며 분명히 깨달았고 알게 된 것이 있다. 이웃 대전·충남과 광주·전남, 최근의 충북의 변화를 보며 전북 변화의 동력은 스스로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중앙정부와 정치권, 그 누구도 단지 생색내기만 할 뿐이고 우리 운명은 스스로 개척해야 한다는 뼈아픈 깨달음이다. 전북인 스스로 소외감을 떨쳐내고 일어서야 한다. 통합을 통한 거점 도시 확보는 일제가 강제로 분할한 전주·완주가 전북의 미래 거점과 동력으로 우뚝 서기 위해서 꼭 해결해야 할 일이다. 물론 선택은 전주 시민과 완주 군민의 몫이다. 7년의 세월이 지났다. “주민 투표 부결로 무엇을 얻었고 잃었는가?” “나 홀로 완주는 나아졌나?” 냉정히 평가해보고 새로운 대안은 없는지 모색해야 한다. 전주·완주 통합에 대해 완주 군민과 전주 시민, 전북 정치권의 활발한 토론을 기대한다.

/김영기 객원 논설위원·참여자치 전북시민연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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