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숙주 순창군수
어릴 적 또래 친구들과 노는 방법이라곤 땅에 그림을 그려 게임을 하거나 뒷동산과 들판을 정신없이 뛰어 다니는 것이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아이들이 놀던 논과 밭엔 아파트가 들어서고, 학교가 끝나면 아이들은 학원을 다니느라 더 이상 놀 시간도, 땅도, 놀이터도 사라졌다.
필자는 아이들은 자유롭게 상상하며 놀이라는 게임을 통해 사회적 관계를 맺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10년전 군수가 되면서 가장 먼저 고민했던 일이 아이 키우기 좋은 순창, 관광객 500만, 순창을 거대한 놀이터로 만드는 것이었다. 그 꿈의 시작이 바로 투자선도지구 사업이다.
투자선도지구는 1,505억원을 투입해 고추장민속마을 일대 44만5천㎡에 산업과 관광, ICT를 기반으로 한 과학마인드가 융합된 단지 기반과 건축물 15개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지난 2016년에 시작해 내년이면 마무리된다.
가장 첫 번째로 3월말 문을 여는 ‘푸드사이언스관’은 아이들이 순창에 와서 놀고, 먹고, 즐길 수 있는 판타지 공간이다.
고추장과 된장, 간장이라는 전통자원이 이제는 과학을 만나 새로운 놀이공간으로 창출되는 것이다. 건물 외관도 5대양 6대륙의 전 세계를 순창의 작은 공간에 옮겨 놓은 컨셉이다.
이 곳에서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과자로 만든 스낵월, 과거부터 현대까지의 전투식량속 숨은 과학이야기, 음식의 소화와 흡수과정, 각종 첨가물, 미래 우리 부엌에서 마주칠 3D푸드 프린터 등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
이외에도 1973년 칼세이건이 ‘화성에서의 행성공학(Planetary Engineering on Mars)’에서 제안한 화성의 테라포밍을 순창에도 접목했다.
순창의 미생물로 불모지의 화성을 사람이 거주하는 환경으로 만들어 보는 상상속 게임공간인 ‘테라포밍’을 마련했다.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꿈의 해석> 에서 ‘꿈은 억압된 소망의 은폐된 현실’이라고 했다. 우리는 꿈을 통해 현실과 다른 이상을 실현하고 싶어한다. 꿈의>
어린이들의 판타지가 이와 비슷하다. 먼 이야기 같지만 판타지의 공간, 그리고 그것을 실현하는 조건과 방법이 현실에 기반하고 있다.
꿈속에서 우주선을 타고 화성을 가고, 로봇과 대화하며, 보이지 않는 미생물의 세계를 마치 사실인양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 아이들의 판타지 속에 있다.
순창이 조성하고 있는 발효테마파크가 그런 꿈의 공간이었으면 한다.
이곳에는 푸드사이언스관, 어린이과학관, 어린이실내놀이터, 효모놀이체험관, 미생물뮤지엄, 유기농복합체험관, 다년생식물원, 고추식물원 등이 들어선다.
12월 개관 예정인 어린이과학관은 발효의 재료인 물, 바람, 빛을 디지털 ICT 기술을 융합하여 아이들이 과학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어린이실내놀이터에서는 클라이밍, 드론축구, 어드벤처 체험, VR스포츠 등을 체험하고 마음껏 뛰어놀 수 있다.
이와함께 눈에 보이지 않는 미생물을 눈에 보이는 실물로 끌어내어 콘텐츠를 만드는 미생물뮤지엄 역시 올 12월 개관을 앞두고 있다.
유기농복합체험관과 발효테라피센터 등도 단계적으로 들어설 예정이다.
순창의 테마파크 조성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150명의 고용창출은 물론 관광객 500만명이라는 꿈도 현실이 될 것이다.
어린이들은 순창을 재미있는 놀이터로, 지역민에게는 소득증대로 이어지는 새로운 순창의 미래 먹거리가 만들어져 삶의 질도 크게 향상될 것이다.
근심 걱정 없이 행복한 일만 가득한 꿈의 섬, 네버랜드를 순창에서 즐겼으면 좋겠다.
2021년은 순창의 판타지가 현실이 되어가는 그런 해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황숙주 순창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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