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성 착취물을 유포해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던 온라인 메신저인 텔레그램이 마약 유통과 같은 다양한 범죄 수단으로 여전히 악용되고 있어 보다 철저한 단속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전북경찰청은 지난달 30일 텔레그램을 통해 마약 판매 채널을 만들어 필로폰 등을 유통하고, 또 투약까지 한 20대 2명을 붙잡아 구속했다. 검거와 함께 필로폰 4.5g과 대마 카트리지 150개· 주사기 180개 등 150만원 상당의 마약이 발견돼 추가 유통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또한 이들은 텔레그램을 통해 만난 여성의 신체 일부를 불법 촬영해 유포시킨 혐의도 받고 있어 n번방 사건과 유사한 범죄와의 관련 여부도 주목되고 있다.
경찰에 검거된 이들은 판매채널에서 각종 마약 은어를 사용해 거래를 했으며, 추적을 피하기 위해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로 결제하거나, 일회용지갑 어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돈을 세탁하는 수법 등을 쓴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특정 장소에 마약을 숨겨 놓은 뒤 좌표를 구매자에게 알려주는 이른바 ‘던지기 수법’등 철저히 비대면 형태로 범행을 저질러 경찰이 단속에 애를 먹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익명성이 보장되는 텔레그램 등 온라인 공간을 이용한 마약 유통이 손쉽게 이뤄지다 보니 마약 범죄는 더욱 기승을 부리기 마련이다. 마약을 투약하는 계층도 한층 다양해지고 있다. 예전에는 연예인이나 재벌가 자녀 등 특정 계층에서 적발되던 것과 달리 최근 일반인들 투약도 늘고 있을 뿐 아니라 연령층도 점차 낮아지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번 적발된 20대 이외에 지난 1월 텔레그램을 통해 필로폰을 거래한 청소년 2명이 전북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강한 환각성과 중독성을 갖는 마약은 투약자 본인을 폐인으로 만들고, 환각상태에서 2차 범죄까지 일으키는 등 우리 사회의 큰 해악이다. 먼저 마약의 위험에 대한 사회인식을 높이는 일이 시급하다. 또한 점점 교묘해지고 있는 유통 루트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단속 방법의 기술적 보완을 비롯 감시망과 관련 조직을 정비해야 한다. 상시 인터넷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해 24시간 거래를 추적 감시하고, 적발된 마약사범에 대한 처벌을 더욱 강화해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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