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섬유산업을 이끌던 익산과 전북의 옛 명성 회복을 위해 설립된 ECO융합섬유연구원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것으로 감사결과 드러난 것은 실망스럽다. 연구원이 전북 섬유산업의 비전 및 전략으로 제시한 4개 목표에 구체적 사업내용이 제시되지 않아 목표 달성에 의구심을 주고, 연구개발사업 추진 실적도 부진한 것으로 지적됐다. 연구원의 지원 사업은 도내 기업보다 외지 업체가 더 많은 혜택을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원 설립 취지와 목적을 의심스럽게 하는 대목이다.
전북도 감사관실이 지난해 12월 실시한 ECO융합섬유연구원에 대한 재무감사 결과 전북 섬유산업의 구체적 육성방안 부재, 도내 소재 섬유기업 지원 미흡, 시제품 제작·지원사업 추진 부적정 등이 지적됐다. 전북 섬유산업의 비전 및 전략 4개 목표 가운데 ‘섬유소재 글로벌 강소기업 3개사 육성’ 목표는 구체적 사업내용 조차 제시되지 않았고, ‘산·학·연 연계 섬유전문 기술인력 양성 및 취업지원 확대’ 목표는 최근까지도 연구개발 사업 추진실적이 전혀 없었다.
도내 섬유기업에 대한 지원도 미흡해 2019년 국비 사업으로 추진된 ‘안전보호 융복합 섬유산업 육성사업’의 경우 도내 업체는 전무한 채 타 지역 7개 업체만 선정됐다. 연구원이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지원한 총 45건의 연구개발 사업비 50억2780만원 가운데 도내 기업이 지원받은 사업비는 16억4650만원(32.7%)에 불과하고, 타 지역 기업이 33억8130만원(67.3%)을 지원받았다. 시제품 제작·지원사업도 도내 섬유기업 825개 가운데 61개(7.4%)가 지원받는데 그쳤다.
전북은 익산의 쌍방울을 주축으로 1990년대 까지 국내 속옷 시장의 80%를 점유할 정도로 섬유도시의 명성을 지켜왔지만 지금은 영세 섬유업체들이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도내 섬유기업 가운데 10인 이하 업체가 80%에 달할 정도로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연구원이 그동안 지역내 영세 섬유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어떤 노력을 펼쳐왔는지 따져묻지 않을 수 없다. ECO융합섬유연구원은 전북 섬유산업 부활의 사명감을 갖고 도내 영세 섬유기업 지원 확대와 구체적인 섬유산업 육성 방안 마련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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