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홍 무주군수
2009년 제임스 캐머런 감독이 연출을 맡아 영상 혁명으로까지 불렸던 영화 ‘아바타’에 나오는 명대사 중에 ‘I See U(나는 당신을 본다)’가 있다. 무주군에서도 지금 ‘U’를 보고 있다. 이름 하여 어게인 태권도를 위한 ‘U-프로젝트’. ‘U-프로젝트’는 말굽자석을 형상화한 것으로 ‘U’에는 Universe(전 세계, 전 인류)를, 말굽자석의 S극에는 Sorth Korea(남한)을, N극에는 North Korea(북한)라는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태권도 성지 무주군이 태권도를 매개로 전 세계인을 끌어 모아 세계가 하나(One World)되고 남과 북이 또 하나(One Korea)됨으로써 세계 평화와 인류 번영에 기여하고 남·북한 평화 정착 기반을 조성하자는 사업이다. 우리나라는 불변의 태권도 종주국이다. 현재 전 세계 210개국이 세계태권도연맹(이하 WT) 회원국으로 가입되어 있다. FIFA(국제축구연맹) 회원국이 211개국, 유도 204개국, 복싱 203개국인 것을 생각하면 태권도는 어디에 견주어도 전혀 손색이 없는 경기 종목이다. 1억 5000만 명의 세계인들이 수련하고 있을 만큼 보편화되기도 했다. 국제 태권도계의 양대 산맥은 우리나라에 본부를 두고 있는 WT와 북한에 본부가 있는 ITF(국제 태권도 연맹)이다. 세계 태권도 성지 ‘태권도원’이 자리해 있는 무주는 태권도 통일의 허브이다.
얼마 전 태권도원에서는 남북 태권도의 소통과 교류를 위한 “스포츠태권도 국제 융합 콘퍼런스”가 열려 ‘하나의 태권도’를 지향하는 학술의 장을 펼쳤다. 태권도가 아니더라도 무주군은 북한과의 연결 고리가 많다. 흔히 오지의 대명사로 남한에서는 ‘무주구천동’을, 북한에서는 ‘삼수갑산(三水甲山)’을 꼽는다. 역사적으로 보면 북한 평안도 묘향산에 보관돼 있던 조선왕조실록이 무주군 적상산으로 옮겨와 적상산 사고에 안치됐던 인연이 있다. 무주군에서 세계가 하나 되고 남북이 하나 될 수 있는 대목이다.
지금 무주군에서 역점 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U-프로젝트’의 핵심사업 중의 하나가 ‘국제태권도사관학교’ 설립이다. 태권도사관학교는 글로벌 태권도 지도자를 육성하는 대학원대학 개념의 전문 교육기관이다. 혹자는 학령인구 감소로 대학 입학생이 줄어드는 판에 무슨 대학원대학을 세우느냐며 항변하고 있다. 그렇다고 벼랑 끝까지 몰린 태권도를 그냥 두고 볼 수는 없는 일이다. 최근 10년간 전체 대학의 입학생은 7%가량이 줄어든 반면 태권도학과 입학생 수는 이의 10배 정도인 62%가 줄었다. 국내에서 조차 태권도 기반이 붕괴되고 있는 것이다. 태권도가 법률로 정해진 국기(國技)이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스포츠·문화 브랜드임에도 설 자리를 잃어 가고 있다. 더 늦기 전에 국가가 앞장서야 한다. 태권도를 진흥하고 육성하는 ‘어게인 태권도’ 정책을 통해 태권도의 대도약과 세계화를 이뤄내야 한다. 그때가 바로 지금이다. 대안은 국제태권도사관학교 설립이다. 무주군에서는 국민서명운동을 통해 국민 공감대와 여론을 조성하고 있다. WT, 국기원, 대한태권도협회 등 태권도 단체들과도 업무협약을 맺고 정부에 정책 제안서도 공식 제출을 했다. 그늘이 필요할 때 나무를 심으면 늦는다. 대비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정부에서 알아줬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 /황인홍 무주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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