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중앙정치의 본산이지만 전북의원들은 전문성이 떨어지고 정치력이 약해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상임위원회 활동도 약하다보니까 부처 장악력이 떨어져 국가예산 확보 때 전북도에 큰 도움을 못주고 있다. 특히 숫적으로 열세인데다 초재선을 리드할 중진이 없어 중앙에서 전북정치권의 존재감이 갈수록 흐릿해지고 있다. 이 때문에 대선판에서 줄서기나 잘해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려고 들지만 전문성 결여로 이 것마저 여의치가 않다. 자연히 중앙정치권에서 적당히 눈치보기나 하다가 지역에 내려와 의정활동 한답시고 지방의원들을 상대로 골목대장 하기에 바쁘다.
국회는 각 언론사들이 진을 치고 의원들의 활약상을 체크하므로 해당 상임위에서 전문성이 없으면 관심대상도 안된다. 통상 기자들은 뉴스 메이커인 원내대표나 스타의원 쪽에다 포커스를 맞춰 놓고 있다. 워낙 치열한 경쟁구도속에서 특종보도하려고 이슈 흐름에 따라 순발력 있게 움직인다. 의원들이 총리를 상대로 대정부 질의를 가장 하고 싶어라 하지만 맘대로 못한다. 당 원내대표가 사전 순서에 따라 정해주기 때문에 본인이 원한다고 대정부 질의를 할 수 없다. 상당부분이 각본대로 움직인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회가 짬밥을 존중하며 움직이지만 DJ처럼 초선 때부터 각광을 받았던 의원들도 있었다. 이들은 시대정신에 입각해서 논리정연하게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면서 정치적 영향력을 쌓았던 인물이었다.
여당 주요 당직자나 국회직을 맡은 의원들은 항상 바빠 지역구에 내려갈 시간이 없다. 예산 국회가 열리는 정기국회때는 예결위원의 몸값이 치솟고 나중에 계수조정소위가 되면 만날 수 없을 정도로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국회의원이 되면 누구나 예결위원 되는게 선망이지만 아무나 될 수 없다. 전북 출신 가운데는 유일하게 정운천의원이 야당재선의원이지만 해마다 이름을 올려 전북국가예산을 챙겨주는데 큰 역할을 해왔다. 정 의원은 예산국회만 열리면 의원회관내 자신의 사무실을 전북예산상황실로 내어줄 정도로 불철주야 바쁘게 뛰어왔다.
지금 10명의 전북의원이 있지만 도민들의 전반적인 평가는 밥값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4.15총선 때 하늘에 있는 별이라도 따다줄 것처럼 공언했지만 제대로 이행을 못하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이 원팀운운하며 남원서남의대 폐교로 생긴 정원을 갖고 남원에 공공의대를 설립할 것처럼 약속했지만 지켜지지 않았고 1년안에 군산조선소를 재가동 못하면 의원직을 사퇴키로 한 것도 물건너 간 느낌이다. 정동영 전의원이 애써 확보한 전주역사개량사업도 전체 700억 가운데 250억을 확보 못해 반쪽자리 역사건립으로 그칠 공산이 크다. 도민들은 초 재선으로 구성된 21대 의원들이 열심히 의정활동을 잘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실망감만 안겨줘 회의적이다. 이제서야 전북의 정치적 자산이었던 정동영 유성엽 김관영 등 구관을 낙선시킨 게 잘못이었다고 뒤늦게 깨닫고 후회하는 사람이 많다.
솔직히 다른 지역은 광역단체장 하기가 별로 어렵지 않다는 것. 국가예산확보 등 지역에 큰 일이 생기면 여야를 따지지 않고 서로가 합심협력해 해결책을 강구해 나가기 때문이다. 장차 건설할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이나 고속도로 국지도 건설계획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전북은 전체 의원이 똘똘 뭉쳐도 힘든 판인데 모두가 자신의 지역구 일이 아니면 오불관언하고 만다. 이 때문에 송하진 지사만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간다. 국회의원들이 정부나 정치권에 말발이 서지 않다보니까 지원군이 못된다. 송지사는 그럴 때마다 여야를 넘나들면서 구걸하다시피 도움을 청한다. 한두번도 아니고 자존심 상할 노릇이다.
지금 국회의원들은 보험금 형식으로 대선판에 줄서서 정치적 보폭을 넓히려고 안간힘을 쏟지만 핵심에서 비켜 나 영향력이 별로다. 단지 대선을 통해 지방선거 공천권 행사를 주도하려고 후보들 줄세우기에 정신이 없다. 도민들이 이제 국회의원에 큰 기대를 걸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지역정서에 얽매이지 말고 각자 혁신적인 인물을 뽑아야 한다. 민주당 공천이 곧바로 당선으로 이어지는 지역정치구도를 타파하지 않으면 전북은 비전이 없다. 지방선거를 국회의원 손아귀에서 벗어 나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전북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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