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일 지방선거가 곧 있다. 그런데 이 6과1의 숫자는 우리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지역적으로 보면 도지사 선거에서 민주당 공천을 받은 김관영 후보는 출마 1개월 만에 민주당 공천권을 딴 의미가 있다. 같이 경쟁한 안호영 후보는 출마 6개월 이상, 그리고 김윤덕 후보는 1년 이상 준비를 했으나 공천에 실패했다. 윤석렬 대통령도 출마 6개 만월에 국민의 힘 공천을 받았고 대통령까지 당선되었다.
6과1의 숫자가 지방선거가 있는 날이고 후보와 연관지어 공천 성공과 실패의 날이라고 볼 수 있지만 정치적으로 이면에 내포된 의미는 그 이상이다.
한국의 정치사에서 그렇게 짧은 선거 출마에서 도지사, 대통령후보로서 공천권을 받은 것은 획기적이다. 전략공천을 통해 후보를 결정하면 몰라도 다른 후보와 경쟁하는 정당한 공천과정과 절차를 밟아서 제 1여야 정당의 도지사와 대통령 후보로 된 것은 과거에 생각지도 못한 일이다. 더구나 광역지역의 활동이나 정치적 경륜이 없는 갑작스러운 인물이 집권하고 그것의 가능성을 높인 것은 한국 정당정치에서 선거혁명적인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으로, 그것은 한국정치에 큰 변화의 물결이 오고 있음을 예고해주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아니, 어쩌면 이러한 현상은 이미 나타난 조짐의 연속일 수 있다. 작년 국회의원의 경륜이 없는 30대의 젊은 이준석이 국민의 힘 대표가 된 것이나 올해 더불어 민주당 박지현 공동대표의 등장은 그러한 변화를 보여주었다.
이것은 결국 지역정치나 중앙정치에서 이제는 우리의 상상을 넘어서 경험되지 않는 사실이 나타난다는 것이고 그에 따라 기존의 정치 스타일로는 당선되거나 집권할 수 없다는 것을 말해준다. 또한 이것은 한국 지역정치나 중앙정치에서 한국 민주주의가 제도적으로 정착되어가는 단계에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선진사회의 민주정치와 같이 다양성이 반영되어 세대와 인물에서 각계 각층의 사람들이 정치권력에 등장하고, 인맥, 경륜 등 기존의 제도적 요인보다 시대정신이 요구하는 지도자가 등장하고 선택받는 현상이 중시되는 것이다. 시대변화는 정치적으로 엄청난 변화를 요구한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 힘이 변화하는 이러한 시대적인 정치흐름에 따라가야 할 것이다.
6·1지방선거에서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여야 정당에서 가장 두려워해야 할 것은 공천만 주면 지역에서 당선된다는 인식을 버려야 한다. 현재 지역주의가 강한 전라도와 경상도는 이러한 흐름에 안주해 있다. 후보자나 시민들은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등식을 아직도 가지고 있다. 지역주의는 패쇄적이며, 묻지마식 투표, 합리적 판단이 결여된 것으로 정착되어 가는 지역민주주의를 후퇴시킨다. 지역의 다양성과 새로운 변화, 시대적인 가치를 흡수하지 못한다.
이러한 점에서 여야정당은 공천만 받으면 당선된다는 지역주의를 하루 빨리 깨야 한다. 물론 인간의 행동에 가장 영향력 있는 제 1차적인 요소가 지역연고라는 점에서 그것을 벗어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지방자치 실시 32년을 맞이하는 시점에서 아직도 지역주의에 얽매여 올바른 투표행위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지역발전은 요원해진다. 지역민주주의의 제도화가 잘 정착될 수 있도록 정치경륜이나 나이 등의 요소 보다 능력과 시대정신을 아는 정치지도자를 선택해야 한다. 누가 우리의 대리인이고 왜 그를 선택해야 하는가, 그리고 그가 과연 지역을 위해서 시대정신을 발현할 수 있는 후보인가의 선택을 잘하는 것이 지역을 살리고 지역민주주의를 앞당기는 일이다.
/송재복 정의평화포럼 상임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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