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으로 치자면 한 세월 꼬박 살아온 94세 명인, 노익장을 맘껏 발산하는‘춘향옹’쯤 되겠다. 바로 올해 94회째를 맞이하는 대한민국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축제, ‘춘향제’얘기다.
춘향제는 1931년 일제강점기에 남원의 유지들과 지역의 국악인들의 참여속에서 민족의식 고취와 춘향의 절개를 이어받고자 사당을 건립하고 제사를 지내면서 본격 시작됐다.
그렇게 우리 곁에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며 머물러 온 춘향제는 그간춘향제향, 춘향선발대회, 춘향국악대전 등‘춘향’을 기반으로한 대표 콘텐츠로 무장하며, 한국전통문화축제로써 진화해왔다.
이러한 역사성과 전통성을 입증하듯 춘향제는 1997년 문화체육부에서 선정한 전국 10대 축제에 포함돼 2000년대 초까지 한국대표 축제로써 자존심을 지켰으며, 지난 2019년에는 정통성을 기반으로 대중성, 축제성까지 인정받아 대한민국 내 고향 명품축제로 선정되는 등 한국전통문화축제를 대표하는 결과를 이뤘다.
그런 춘향제가 올해 100주년을 향해 나아가는 분기점을 맞아 ‘춘향, Color愛(애) 반하다’를 주제로 ‘형형색색 글로벌 춘향제’를 표방하며 5월 10일부터 7일간 남원 광한루원 일대에서 다채롭게 펼쳐진다.
올 축제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세계화’와 ‘참여’ 코드 장착이다.
K-컬쳐의 중심으로 나아가기 위한 방책으로 ‘춘향제’를 세계화로 확장시킨 것도 모자라 축제기간 동안 시민과 관광객들이 직접 춘향전의 등장인물인 춘향, 이몽룡, 방자, 향단 등으로 변신할 수 있는 체험 행사를 통해‘춘향제’만의 정체성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서다.
그로인해 올 춘향제에서는 지난 1950년부터 ‘춘향다움’이라는 춘향의 가치를 알려온 ‘미스 춘향 선발대회’가 ‘글로벌 춘향선발대회’로 영역을 확장, 펼쳐진다.
이같은 변화에 인도네시아, 중국, 일본, 캐나다 등 5개국에서 84명이 지원했을 정도로 벌써부터 반응이 뜨겁다.
그 뿐인가. 모두 동참할 수 있는 축제성 짙은 프로그램도 전진배치됐다.
아동부터 청소년, 어르신까지 4000여명의 다양한 세대가 동참하는‘대동길놀이’를 비롯해 DJ가 진행하는 한복 EDM파티까지 그야말로 축제성찬이 한 가득이다.
먹거리 부분도 특별해졌다. 합리적인 먹거리 제공을 위해‘요식업계의 마이더스의 손’이라 불리는 백종원 대표의 더본외식산업개발원과 협업키로 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더본과 함께 막걸리 축제, 전통음식 테마의‘춘향 난장’을 운영할 예정이며 먹거리부스 운영자 선정 후에는 일대일 컨설팅 교육까지 맡게 된다.
지난해 뜨내기 업체의 ‘바가지 요금’으로 한 차례 홍역을 겪었던 부분도 올해 강력히 단속한다.
이를 위해 지역 상인들에게 먹거리 부스와 농특산물·소상공인 판매 부스 126개를 직영으로 임대, 입점권 전매 금지를 비롯해 모든 메뉴를 가격 중량을 표시한 정찰제로 1만 원 이하로 판매키로 하는 등 바가지 요금 근절에 엄정 대처할 계획이다.
그렇게 연간 1100여개의 축제가 봇물처럼 쏟아지는 축제홍수 속에서 한국전통축제의 자존심 ‘춘향제’를 지역축제의 선도적인 모델로, 표본으로 품격있게 만들려고 한다.
100년을 향해 나아가는 ‘글로벌 춘향제’가 올해 어떻게 꾸려질지 궁금하다면 다음 달 10일, 전통축제가 힙하게 펼쳐질 남원, 춘향의 징표들이 가득한 남원으로 오시라. 모든 이들을 초대한다. ‘웰 컴 투 남원!’
/최경식 남원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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