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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74주년 특집] 전주 한지 세계화·산업화 어디까지 왔나

한지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목표로 움직이고 있다.

이와 발맞춰 전주는 전통 한지를 제작하는 한지장을 중심으로 전통한지의 정체성을 다졌다. 전통한지의 안정적인 원료 공급을 위해 닥나무 재배 면적을 확충하는 한편, 원료의 국산화와 고품질화를 통한 전주한지의 위상을 높이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한지의 가치를 지키고 명맥을 잇기 위한 노력은 이제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인의 마음을 두드리고 있는데, 민족 문화의 정신이 담긴 문화유산으로서 전주 한지의 세계화와 산업화의 현주소를 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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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한지를 만드는 모습. 사진제공=전주시

 

△한지 생산 명맥 잇는 전주지역 제조업체 

전주에서는 현재 9곳의 한지업체에서 한지를 만들면서 한지산업의 맥을 이어가고 있다. 

전통 제조 방식의 고궁·천일·대성·용인·성일·전주전통, 전통과 기계 방식의 천양P&B㈜, 기계 방식의 고감한지엔페이퍼·㈜전주특수한지 등이다.

전북지역의 한지 제조업체가 총 16곳이라는 점을 볼 때 전주가 가진 한지 제조·생산 인프라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이들 업체에서 생산해내는 한지의 양은 연간 460만장으로, 생산품의 무게로 환산하면 380톤에 달한다. 한지의 주재료인 닥펄프를 111톤 이상 소요하고, 연간 80억 8000만원의 소득을 창출하고 있다. 

 

△또 다른 자산, 한지장·무형유산 보유자 

전주에는 30년 이상 전통한지의 명맥을 이어온 한지장이 있다. 최성일(성일한지)·김인수(용인한지)·김천종(천일한지)·강갑석(전주전통한지) 한지장은 현재 전주에서 한지업체를 운영하면서 후계자를 두고 기술자원을 보전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또 대성한지·천일한지·용인한지·성일한지·천양 P&B(주) 등 5곳이 전주한지협동조합을 결성해 운영 중이며 순지·화선지·색지·민화지·서화용지·기계한지·벽지·장판지·인쇄용 한지 등 다양한 종류의 한지를 생산하고 있다. 

전주한지 관련 국가·도 무형유산 보유자 또한 선지장·낙죽장·지승장·색지장·지화장·사경장·배첩장·우산장 등 11명이 있어 한지 자원의 활용과 영역 확장에 큰 힘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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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나무를 다듬는 모습. 사진제공=전주시

 

△전통한지 원료 '닥나무' 공급 안정화

전통한지의 원료인 닥나무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식·재배와 수매사업은 농가의 소득 보전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현재 전주 12개 농가와 완주 5개 농가에서 닥나무를 심어 한지의 원료를 공급하고 있는데 식재 규모는 4만 6071㎡ 면적에 2만 8155주에 달한다.

닥나무 수매사업은 2017년부터 전주시 우아동·중인동 6개 농가에 닥나무를 심은 것을 시작으로 2020년 전주한지장 4명에 전주산 닥피를 공급하고 지난해부터 전통한지 6개 업체에 닥피를 공급했다. 같은해 5월에는 완주군에 5곳의 시범 재배 농가를 늘리고 같은해 12월 전주시에는 재배 농가가 3곳 확충됐다.

전주시 우아동, 완주군 소양읍 농가와 계약을 맺고 닥나무를 재배해 전량 수매·가공하는 방식인데, 이는 전주한지업체에 닥섬유 70~90%를 판매하도록 연결하면서 한지 생산의 안정화는 물론, 농가 소득 보전에도 기여하고 있다. 

 

△전통한지 생산·제도적 기반 강화

전주시는 올해 시비 5000만원을 들여 한지 제조업체 장비 수선·보수를 지원한다. 2021년에는 국비 2000만원을 지원받아 전통한지 제조업체 6곳의 시설장비를 개보수했다. 지난해는 시비 2000만원으로 전주한지장 4명의 시설장비를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줬다. 

전통한지의 제도적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활동도 주목할 만하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준비와 관련해 전통한지 관련 법령이 제정됐으며 전주시를 비롯한 전국 지자체에서 유네스코 등재 추진단 설립을 계기로 협력, 인적·물적 자원을 활발하게 교류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흑석골에 위치한 전주천년한지관에서 '한지의 날 제정 1주년 기념식'을 열기도 했다. 

올해 3월 문화재청이 유네스코 본부에 '한지제작의 전통지식과 기술 및 문화적 실천' 주제의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대표목록 등재신청서를 제출한 만큼 오는 2026년 12월 제21차 유네스코 정부간위원회 등재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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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흑석골에 자리한 전주천년한지관. 사진제공=전주시

 

△전주한지산업 지원 인프라, 시민과 가까이 

한국전통문화전당 한지산업팀과 전통한지팀이 각각 관리하는 한지산업지원센터와 전주천년한지관은 전주 한지문화와 한지산업 진흥을 주도하는 허브 역할을 다하고 있다. 한지의 문화와 산업을 종합적으로 연구·개발·교육하는 한지 관련 전문기관으로서 위상을 키우고 있으며 다양한 체험과 교육으로 시민들이 한지문화를 더욱 친숙하게 인식하고 인력 양성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매개를 마련하고 있다는 평이다.

한지산업지원센터에서는 도내 257개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전주한지를 활용한 사회교과서를 제작하고 공공기관 등에 한지 현수막, 한지 태극기 등을 소개하는 등 전통한지 활용 보급화사업도 이뤄졌다. 시민과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한지 체험 프로그램도 연중 운영하고 있어 연간 1만 여명이 찾고 있다. 

전주천년한지관은 예로부터 풍부하고 좋은 물로 명품 한지공장이 모여 있었던 흑석골에 위치, 전주의 한지마을 대상지로서 잠재력을 키워가고 있다. 이곳에는 한지 제조공간이 조성돼있어 전통한지 복원, 한지원료 보급, 닥무지작업 체험, 전통한지 포럼이 가능하다. 게다가 한지 관련 종사자·기관을 연계한 제조교육, 한지를 주제로 한 인문·과학·역사·탐방 프로그램, 방문객 대상 전통한지 제조과정 체험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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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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