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의 느닷없는 계엄 선포와 국회의 계엄 해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의결, 구속, 헌법재판소의 재판 진행 등으로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연말과 연초였다. 한겨울 맹추위에도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인용과 구속 수사를 외치는 시민들의 뜨거운 목소리로 아스팔트를 달구었다. 세계가 부러워하는 모범적인 민주주의를 실현시키고 높은 시민의식을 자랑하며 선진국을 바라보는 대한민국에서 현직 대통령이 친위구테타식의 계엄을 불법적으로 발동한 것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폭거였다. 시대착오적인 54년 만의 계엄은 1980년 피의 5·18을 상기시켰다. 즉각적인 시민저항과 자신들의 방식으로 항거하는 하급 지휘관과 젊은 사병들의 모습이 달랐다.
탄핵 인용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우리가 이룩한 민주주의와 정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성과를 헌재도 결코 비껴갈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각종 여론조사의 흐름을 보면 전혀 다른 상황이다. 소수극우세력으로 치부되며 내란 주도 세력과 동조세력인 윤석열 탄핵 반대 그룹이 점점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2025년 1월의 각종 여론조사들은 이러한 경향성을 뚜렷하게 보여주고 있다. 아무리 ‘여론조사는 여론조사 일뿐’이라고 하지만 속칭 태극기 부대와 동조세력의 수준을 벗어나 우파세력을 결집시키는 것에 더해 일부 중도층을 흡수하며 외연을 넓히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탄핵이 인용되면 변화가 분명하다지만 정국을 주도하며 국회를 좌지우지하고 있는 민주당에게는 날벼락과도 같은 여론흐름이다. 과표집이나 응대층의 적극성만으로는 이해될 수 없는 대목이다. ‘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을 무색하게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비토는 갈수록 증가하는 모습이다. 탄핵인용이 확실시되는 윤태통령의 몰락과 함께 이 대표도 동시 추락하거나 틀에 갇힌 모양새이어서 사법리스크와 더불어 많은 이들의 우려를 낳고 있다.
여론조사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전통적으로 굳건한 진보 지지층이었던 20·30대 남성들이 과거와는 분명하게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대남은 말할 것도 없고 30대 남성에서도 이러한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탄핵 찬성의 각종 집회에도 이들 20·30대 남성들의 모습이 많이 보이지 않고 있다.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청년세대에 대한 이해와 성찰, 대응책이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다. 탄핵 찬성이 70%를 훨씬 넘었으나 시간이 갈수록 점점 60%대에 머물고 있다. 탄핵 이후 민주당의 독주와 배타적인 정국 운영만으로 설명하기 힘든 모습이다. 과거 정부부터 누적되며 소외된 청년 세대에 대한 진지하고 진정성 있는 접근이 절실히 필요한 이유이다.
이제부터라도 민주당이 앞장서서 변화와 혁신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배타성과 독주, 무조건적인 낙인찍기가 아니라 수권세력으로서의 포용과 안정성을 보이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청년세대와 서민들을 위한 정책을 하나하나 제시하며 풀어나가야 한다. 식상하고 반복적인 강대강 전략으로는 난관을 극복하기 어렵다. 소수와 다름을 인정하는 당내 민주주의 실현을 통해 극렬 팬덤을 극복하고 토론의 활성화로 청년세대의 목소리에 응답하며 진정으로 그들과 함께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이를 통해 정권교체를 이루는 것이 국민적 요구이고 미래 한국의 나아갈 방향이다.
△김영기 대표는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창립 실무자로 참여했으며 전북시민사회단체 연대회의 상임 공동대표를 역임하고 전북희망나눔재단 공동대표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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