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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같은 큰 판 깔아야 전북이 뜬다

전북 최근 30년간 큰 행사 거의 없어
K-한류 메카 전주 잇점 적극 활용을
올림픽 유치땐 낙후전북 오명 떨쳐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며칠전 전국적인 이목을 끄는 일이 있었다. 어머니의 산이라는 덕유산, 그곳 설천봉에 있던 상제루가 지난 2일 새벽 화재로 인해 사라진 것이다. 작은 전시품 판매장에 불과하지만 향적봉이나 설천봉에 오르기 위해 곤도라를 이용하거나 백련사 쪽으로 등반하는 이들이라면 한두번쯤은 가봤을 법한 곳이다.  ‘옥황상제관’이라는 의미의 상제루는 1997년 무주전주 동계유니버시아드 대회를 즈음해 만들어졌다. 

설상 종목은 무주에서, 빙상 종목은 전주에서 열렸기에 무주전주 동계U대회로 명명됐는데 실은 전북이 야심차게 무주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한 사전경기 성격이 짙었다. 1995년 첫 자치단체장에 취임했던 유종근 지사가 얼마 지나지 않아 회심의 일타를 날린 것이 바로 무주 동계올림픽 유치였다. 불과 수년전 오픈한 무주리조트 스키장 하나 가지고 흡사 당랑거철(螳螂拒轍 사마귀가 앞발을 들고 수레를 멈추려 했다는 고사에서 유래한 말)의 무모함 그 자체였다. 전북은 이후 군산에 F1 그랑프리 유치, 새만금 삼성 유치, 프로야구 10구단, LH본사 유치 등 비장의 카드를 꺼냈으나 동계올림픽 유치 실패를 필두로 하는 것마다 좌절됐다. 아예 그 이후엔 새로운 시도조차 꺼리는 분위기가 지배했다. 2023년 여름 새만금잼버리는 냉소적 시각을 배가시킨 계기였다. 최근들어 새만금에 10조 이상의 투자 유치를 끌어냈고, 전주 한옥마을에 연간 1500만명이 넘게 찾아오는 등 전북에 희망이 없는게 아니다. 다만 혹여 착시효과에 매몰돼 있는 것은 아닌지 냉정하게 봐야할 때다. 비가 내릴때 찢어진 우산 여러개를 받아봤자 흠뻑 비에 젖는다. 멀쩡한 우산이 하나라도 있어야만 옷이 비에 젖지 않는다. 거의 한 세대에 걸쳐 초대형 빅 이벤트를 개최하지 못했던 전북이 나락을 거듭한 것은 어쩌면 이상한 일이 아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기에 우리에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 아닌가. 2002 한일월드컵을 떠올려 보자. 비중이 적은 예선전 몇 경기를 개최하는데 그쳤으나 이후 4만3000석 규모의 전주월드컵경기장은 전국에서 가장 축구 열기가 뜨거운 곳으로 자리매김했다.  20회째를 맞은 화천산천어축제가 지난 2일 폐막했는데 20여일간 무려 186만명이 찾았다고 한다. 화천군 인구 2만3000여명의 군세를 감안하면 어마어마한 일이다. 약 10년전 화천산천어축제장을 방문했던 필자는 그 당시 너무 추운 와중에서도 얼음낚시를 즐기던 관광객들의 밝은 표정을 잊을 수가 없다. 

이제 긴 말은 필요없고, 주사위는 던져졌다. 오는 28일 전북특별자치도의 2036 올림픽 유치 여부가 결정된다. 지구촌과 대한민국을 위해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남북 공동개최다. 하지만 작금의 국제정세를 감안하면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결론은 국제무대에 서울-전주 올림픽 카드를 제시해서 당당히 평가받아야 한다. 승자독식의 제로섬 게임이 아닌 상생의 길을 열기 위해서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관영 전북지사가 최종 담판을 지어야 한다. 서울이냐, 전주를 중심으로 한 비수도권연대냐의 양자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해법은 서울-전주 공동개최나 분산개최 등 제3의 상생카드로 모두가 살아야 한다. 비수도권의 목소리를 무시한 채 서울 혼자 다 먹으려고 하다가 결국 대한민국이 최종 유치하지 못하게 된다면 그 책임은 고스란히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돌아갈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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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올림픽 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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