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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이제 자조와 한탄에서 벗어나자

각종 지표 전국 최하위에 무력감
어렵지만 한숨소리 멈춰야 승산
지금이라도 과거아닌 미래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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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체육계에서는 매우 눈에 띄는 두가지 일이 있었다.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과 홍명보 감독의 국회 출석이 그 하나요, 지역에서는 곧 다가올 제105회 전국체전을 앞두고 전북선수단 결단식이 열린 것이다. 현대가의 체육계 장악, 그중에서도 대한민국 축구를 주물러온 것에 대한 불만과 적폐가 적나라하게 드러난게 바로 정몽규 회장의 출석이었다. 자신의 힘으로 이룬게 아니고 단순히 재벌가의 손자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천문학적인 재산을 물려받고 축구계의 황제로 군림하면서 일

반 축구팬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언행을 한 것에 대해 국회가 정 회장을 불러 추궁했지만 속시원한 답변은 없었다.김관영 지사와 서거석 교육감은 물론, 전북 체육인들이 한자리에 모인 가운데 정강선 전북체육회장이 출사표를 던진 이날의 결단식은 사실 전국체전을 앞두고 관행처럼 이어져온 하나의 세리머니에 불과했다. 하지만 그것은 지역민들이 한자리에 모여 ‘탈꼴찌’를 다짐하는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한 세기를 뛰어넘는 장구한 세월동안 전국체전은 조선팔도 지역민들이 향토애로 똘똘뭉쳐 힘과 기량을 겨루는 마당이었다. 요즘엔 사람들이 전국체전 순위가 몇위인지 관심조차 없으나, 오랫동안 전국체전 순위는 도세를 고스란히 반영해 온 하나의 바로미터였다. 1993년부터 최근 30년 동안의 전북 순위를 살펴보자. 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전북은 시도별 집계 결과, 대체로 3위에서 5위권에 랭크된다. 그런데 2004년 이후 전북은 급전직하 10위권 밖으로 밀려나더니 2022년 14위, 2023년 13위의 결과가 말해주듯, 이제 10위권 진입은 넘사벽이다. 그런데 사실 잘 살펴보면 인구수와 경제력이 모든것을 좌우하는 현실속에서 과거 전북의 전국체전 성적은 과한 것이었음을 알 수 있다. 각종 지표면에서 이미 강원자치도마저 전북을 위협하고 있기에 제주도를 제외하고는 어느곳 하나 만만한 곳이 없기 때문이다. 짧게는 30년, 길게는 50년 넘게 오로지 체육계에만 몸담아온 체육계 원로들에게 과거는 너무나 찬란했던 영광이고, 오늘의 현실은 참담, 그 자체다. 어디 체육계 뿐이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모든 면에서 전북은 오랜 기간 쇠락의 역사가 거듭되면서 이젠 무기력과 체념, 한탄과 자조가 생활화 한 측면이 없지않다. 전북이라는 명칭이 들어갔던 곳 중에 그래도 선방했던게 전북현대와 전북대학교, 전북은행 정도였으나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중앙과의 격차는 하루가 다르게 커지고 있다. 정작 무서운 것은 지역민들의 자조와 체념이다. 매사는 생각하는대로 이뤄지고, 행동하는대로 실현되는 법인데, 지역 사람들의 입에서 나오는 소리가 열정과 희망이 아닌 비방과 질투, 한탄과 자조로 가득찼을때 앞날은 더욱 끔찍할 뿐이다. 하여 정말 어려운 일이지만 지금이라도 한숨소리를 멈춰야 지역 공동체에 미래가 있다고 본다. 정치나 사업을 하다 망한 사람의 입에서는 공허함과 부정의 언어가 판을 치는 반면, 성공하는 이의 입에서는 긍정의 메시지가 표출되는게 세상사 아니던가. 지금부터라도 지역민들이 과거 아닌 미래를 얘기할 때 화려했던 과거는 재현될 수 있다. 1919년 상해 임시정부에서 민족의 기념일로 채택된 개천절은 하늘이 열린 날이라고 한다. 과연 전북의 개천절은 언제 올 것인가. 지역민들의 마음가짐에 달려있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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