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원대'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 일당 붙잡혀
불법 도박 사이트를 만들고 전국에서 회원 16만여 명을 끌어들여 1조 원대 도박게임을 운영한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도박에 빠진 사람들 가운데는 부모님 명의의 토지를 담보로 대출받은 돈 등 모두 3억 원을 베팅해 모두 탕진한 20대(당시 나이 18세)도 포함됐다.익산경찰서 사이버범죄수사팀은 F 사이트 등 24개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해 전국 16만 명의 회원에게서 1조 7,630억 원의 도박자금을 입금받고 이 중 상당액을 부당이득으로 취한 혐의(도박개장 등)로 중간관리인 이모 씨(28) 등 3명을 구속하고 홍보직원 김모 군(19) 등 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8일 밝혔다.경찰은 또 해외에 도주한 불법 도박 사이트 상급관리인 장 모 씨 등 4명의 행적을 쫓고 있다.이와 함께 이 사이트에서 불법 도박을 한 권모 씨(22) 등 도박 행위자 130여 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는 한편, 불법 도박 회원 16만여 명의 행적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이고 있다.경찰에 따르면 이 씨 일당은 지난 2014년 2월부터 올해 3월까지 필리핀과 중국, 일본의 서버와 연결된 24개의 국내 불법 도박 사이트를 통해 사다리 타기와 달팽이 달리기 등 불법 도박 게임을 제공했다.특히 중간 관리자인 이 씨와 강모 씨(37)는 서울과 광주에 사무실을 차려 놓고, 해외에서는 장모 씨(58세 추정) 등 3명이 개발자를 고용해 서버를 관리하며 경찰의 수사를 따돌렸다.이들은 도박 참가자들이 164개 대포 통장에 입금한 총 1조 7,630억 원 상당의 도박자금을 포인트 환전 법인업체를 통해 세탁한 뒤 스마트폰 간편 송금서비스로 관리한 것으로 드러났다.또 새로운 고객 유치를 위해 다수의 팔로워를 보유한 타인의 페이스북 계정을 이용, 5만원권 현금 다발사진 등을 올려 도박 사이트를 홍보하는 사업 확장 전략도 꾀했다.일당은 각각 불법 도박 사이트 회원가입 시 SNS를 통해 코드번호를 주고받아 믿을 만한 사람들만 회원으로 구성했고, 자신의 코드번호를 이용한 회원이 불법 도박에서 딴 금액의 0.3%를 수수료 명목으로 가져간 것으로 나타났다.입건된 1,000만 원 이상 고액 도박행위자 130여 명 중에는 대기업 직원과 공사 직원, 약사, 주부 등 다양한 직업군이 포함됐다.심지어 10대 5명과 20대 60명 등 젊은층도 다수 포함됐는데 이들 대부분은 부모님의 돈을 훔치거나 친구에게 돈을 빌리고, 아르바이트 등으로 도박 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드러났다.실제 지난 2014년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권모 씨(21당시 나이 18세)는 도박자금 마련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전전했고, 부모님과 친구에게 돈을 빌리거나 훔치는 등 모두 3억 원을 불법 도박 사이트에 쏟아부었다.권 씨는 부모님 명의의 토지를 담보로 타낸 대출금도 도박 자금으로 활용했는데, 모든 돈을 잃고 경찰에 적발됐다. 부모와 함께 익산서를 찾은 권 씨는 잘못했다며 눈물을 흘렸고, 부모는 아들에게 도박치료를 받을 것을 권유했다.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성인이 된 권 씨는 현재 경비 용역업체에 근무하며 대출금을 갚아나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익산경찰서 오선아 사이버수사팀장은 전 국민에게 불법 도박을 현혹한 조직을 일망타진하기 위해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며 해외로 도주한 상급관리자 장 모 씨 등 4명을 비롯해 도박 행위자인 16만여 명에 대해서도 수사가 진행되는 대로 입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