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거물 상임위 배치, 대권수업 포석?
차기 대권을 노리는 여야의 거물급 인사들이 18대 후반기 국회의 상임위 활동을 앞두고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부족한 분야를 채울 수 있거나 향후 국가 운영에 필수적인 상임위에 포진, 내공다지기에 나선다는 각오여서 대권수업의 일환에서 경력관리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해석도 나온다. 현재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기획재정위에, 같은 당 정몽준 전 대표와 민주당 정세균 대표, 정동영 의원은 외교통일통상위와 국방위 등 전통적 '상원'으로 꼽혀온 상임위에 각각 둥지를 튼 상태.국가 경영의 필수과목인 경제와 천안함 사태 이후 그 중요성이 더해진 외교.안보 분야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반영하는 대목이다. 4선의 박근혜 전 대표는 산업자원위, 여성위, 통일외교통상위, 과학기술정보통신위, 국방위, 행정자치위, 환경노동위, 보건복지위 등 8개 상임위에서 차례로 활동했지만 경제 분야 상임위는 처음이다. 18대 국회 전반기 보건복지위를 선택한데 이어 경제 문제를 섭렵, 차기 지도자로서 국정 전반에 대한 전문성을 쌓겠다는 복안인 것으로 알려졌다. 6선의 정몽준 전 대표는 18대 전반기에 이어 본인의 희망에 따라 외통위에 남았다. 한미의원외교협의회 회장이기도 한 그는 2008년 아산정책연구원을 설립했을 정도로 외교.안보 문제에 남다른 관심을 쏟아왔다. 굵직한 현안들에 대한 식견을 과시, 차기 주자로서 중량감을 더하겠다는 구상이다. 앞서 경제, 교육, 과학, 국방 등 분야별 상임위를 두루 거쳤다. 지난해 7월 미디어법 파동 후 의원직을 사퇴했다 11개월만에 원내에 복귀한 4선의 정세균 대표는 전반기 외통위에 이어 국방위로 자리를 옮겼다. 원내 지도부가 그의 무게감을 감안, 전략적으로 배치했다. 국가안보체계에 대한 문제제기와 대안 제시를 통해 강한 지도자의 면모를 과시한다는 계획이다. 통일부 장관 출신인 3선의 정동영 의원은 한나라당 정몽준 전 대표와 나란히 18대 전.후반기 외통위를 지키게 됐다. 교육위, 국방위, 과기정위 등을 거친 그는 당초 비정규직 문제 등을 파헤치기위해 환노위 신청을 검토했지만 천안함 사태 이후 마음을 바꿨다. 남북관계 해법 등에 목소리를 내며 존재감을 드러낸다는 포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