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항이 응급구조신호를 보내고 있다
항만이란 선박의 출입, 사람의 승하선, 화물의 하역보관및 처리등을 위한 시설로서 무역항은 국적에 상관없이 무역선이 오가는 항만을 말한다. 국내 수출입 활동의 99.7%가 항만을 통한 해상물류로 이뤄지고 있다. 항만을 보유한 도시는 항만 용역업, 물품 공급업, 선박 급유업, 컨테이너 수리업 등 연관산업이 함께 발달하면서 기업유치와 인구증가 등을 도모, 지역경제발전을 견인한다. 이런 점에서 항만의 기여도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국내에는 현재 총 31개 무역항이 있다. 항만을 보유한 각 지자체는 지역경제발전의 기여도를 감안, 항만 활성화를 위해 주저하지 않는다. 보유 항만의 현안이 발생하면 의회차원에서 이의 해결을 위한 특위 구성에 즉각 나선다. 또한 정책 토론회와 포럼 개최 등을 통해 미래 발전 전략을 모색하는 등 움직임이 활발하다. 경기도는 평택항과 지역경제발전을 연계키 위해 지난 2001년 일찌감치 지방공사인 경기평택항만공사를 설립했다. 최근에는 평택항을 글로벌 무역의 거점 함만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미래 전략 포럼을 개최하기도 했다. 평택시도 평택항 발전 전략 수립을 위한 정책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항만 발전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다. 그 결과 평택항은 1986년에 개항했지만 64개 선석을 갖춘 국내 5위의 항만으로 발돋움하면서 지역경제발전의 핵심축 역할을 단단히 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1억100만톤의 수출입 물동량을 처리하면서 국내 1위의 위상을 다지고 있는 광양항에 대한 지자체의 관심도 뜨겁다. 전남도의회는 최근 광양항 활성화 특위를 가동, 다각적인 정책발굴 활동에 나서고 있다. 또한 전남도는 지난 9월 광양항을 아시아 최고의 스마트 항만으로 육성하고자 정책 포럼을 개최했다. 반면 1899년에 개항해 유구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 도내 유일의 군산항은 어떤가. 군산항은 그동안 전북경제의 심장 역할을 해왔다. 실제로 군산항이 없었더라면 군산국가산단의 탄생은 불가능했다. 군산항의 준설토로 매립할 수 있었기에 2300만 ㎡(약 700만평)의 산단 조성이 가능했다. 지난 6월말 기준 약 9200여명의 근로자가 근무하는 산단내 780여개 입주 기업의 수출입을 뒷받침하는등 군산항은 전북경제의 원동력이 돼 왔다. 그럼에도 군산항에 대한 지역사회의 '무관심'은 여전하다. 그 결과 정부가 준설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데 따른 심각한 토사매몰현상을 수십년간 겪어온 군산항은 낮아지는 수심으로 이제 심장 박동소리가 희미해지면서 처참한 상황을 맞고 있다. 수심이 표기된 해도의 신뢰성 추락, 선박이 펄에 얹히고 미끄러지는 현상 빈발, 선박안전을 우려한 자동차 선사의 군산항 기항전환 검토, 컨테이너선과 국제여객선의 비틀거리는 정시 운항, 대형 선박들의 군산항 기피, 군산항 인입 철도의 항만 물동량 연계 전무, 수출입물동량의 타항만 유출, 항만인의 준설요구 아우성, 전국 물동량의 1.36%와 입출항 선박의 2.2% 점유 등.... 군산항은 현재 소리없는 응급 구조 신호(SOS)를 전북도와 군산시및 지방의회에 보내고 있다. '상시준설체제구축'이란 처방을 신속히 내려야 할 때다! /안봉호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