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리뷰 프로젝트 01’ 김은혜 “칸과 홈의 세계로 바라본 전북은요”
만화 연구자이자 여성주의 문학 연구자 김은혜가 웹툰 리뷰 프로젝트 첫 번째 이야기인 <칸과 홈의 세계로 바라본 전북>(곰곰출판)을 펴냈다. 이 책의 부제는 ‘지역의 눈으로 만화/웹툰 읽기’다. 지금까지 전북 지역의 문화예술 영역에서는 주목하지 않았던, 주목받지 못했던 만화/웹툰 작가를 조명하는 책이다. 만화/웹툰 작가와 작품을 대상으로 문화 비평을 시도하고, 전북 지역에 기반을 둔 만화/웹툰 작가를 발굴해 인터뷰하고 이를 기록했다. 총 7편의 작품을 비평했는데, 이중 6편은 전북 지역을 배경으로 한 작품 읽기를 시도한 것이고, 1편은 동시대 인기작을 지역의 환경과 엮으며 지역 읽기를 시도한 것이다. 그 주인공은 일제강점기의 군산을 배경으로 성착취 여성들의 해방을 그린 불친 작가의 <해망굴 도깨비>, 부안 출신 비전향 장기수 허영철 선생의 생애사를 만화로 각색한 박건웅 작가의 <나는 공산주의다>, 작가의 가족사이자 김제와 부안, 임실 등 전북 곳곳을 이야기의 무대로 끌어온 정용연 작가의 <정가네 소사>, 전주 막걸리를 소재로 하고 전주 남부시장을 주요 배경으로 한 이종규, 김종회 작가의 <대작>, 전주의 마지막 권번기생인 남전 허산옥의 이야기를 그린 조원행 작가의 <권번기생 비밀의 기억>, 가부장제를 뚫고 나온 그이들의 목소리에서 ‘성평등 전주’를 꿈꾸는 seri, 비완 작가의 <그녀의 심청> 등 7편이다. 김은혜 작가는 작가들과의 인터뷰를 수록하기 위해 총 5명의 작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지역의 만화 창작 환경과 작가의 작품 세계관에 대한 진솔하고 생생한 이야기를 가감 없이 담았다. 전문 독립만화출판사이자 군산에 둥지를 틀고 2019년에 출범한 삐약삐약북스의 불친과 불키드와의 개별 인터뷰를 실었다. 또 기괴한 낯섦으로 세계를 다시 보는 조눈과 리도, 보이는 것 ‘너머’를 사유하는 작가 진재원과의 이야기를 수록했다. 작가들의 작품 탄생 비화부터 만화가로서의 고민과 포부, 현재 전라북도의 웹툰 정책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고 하나하나 세세하게 다뤘다. 김은혜 작가가 이 책을 쓴 이유도 전북을 그린 만화 작품의 존재를 확인하고, 이를 목록화해서 이들의 성질을 구체적으로 드러내기 위해서다. 동시에 전북에 거주하고 있는 만화/웹툰 작가와 마주하고 그들의 목소리를 기록한 이유다. 김은혜 작가는 “지역을 그린 만화/웹툰 작품과 작가의 활동을 가시화해 봄으로써 이웃에서 창작하고 있는 지역의 만화가와 작품에 지역민들이 관심을 갖고, 지자체나 문화재단 등에서도 만화/웹툰 장르를 단순히 상업 콘텐츠가 아닌 문화예술의 한 영역으로 바라보고, 이에 대한 정책 지원을 진지하게 구상하는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주에서 다섯 명의 여성 문학박사들이 모여 만든 독립연구단체인 ‘지식공동체 지지배배’와 민주주의와 여성주의의 합일을 도모하는 전북민주시민교육센터 ‘바스락’의 일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편 이 책은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 2021년 지역문화예술육성지원 사업에 선정돼 출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