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소득 감소가 영농의욕 상실로 이어질까 두려워
이승형 삼농연구소 대표 지난달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농가경제조사결과에 따르면, 2019년 우리나라 농가의 평균소득은 4118만원으로 전년대비 2.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가소득 종류별로는 농업외소득의 비중이 42.1%, 이전소득 비중이 27.3%, 농업소득의 비중이 24.9%, 비경상소득이 5.7% 수준으로 구성되어 있다. 급료수입 등이 주류를 이루는 사업외소득 및 겸업소득으로 이루어지는 농업외소득은 전년에 비해 2.2%, 공적보조금 및 사적보조금이 주류를 이루는 이전소득은 전년 대비 13.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순수한 농업활동을 통해 확보하는 농업소득은 1026만원으로 전년 대비 20.6% 감소하였다. 이러한 농업소득의 감소는 전년대비 3.7% 감소한 농업총수입(3444만원)과 전년 대비 5.9%가 상승한 농업경영비(2418만원)로 인한 것이다. 농업총수입은 농작물 수입과 축산수입으로 구성되는데, 농작물수입은 과수, 채소, 미곡, 화훼 등의 수입이 줄어 전년대비 5.7% 감소하였고, 축산수입은 대동물(한육우 등), 축산물(계란, 우유 등) 등의 수입이 늘어 전년대비 4.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업경영비는 재료비(사료비, 비료비 등), 노무비, 경비(임차료, 광열비 등) 모두 증가하고 있다.
농업소득의 감소는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장기에 걸친 변화 추세다. 1994년에 처음으로 1000만원을 넘어선 농업소득(1033만원)은 이후 증감을 반복하다 2018년 최고치(1292만원)를 기록하였지만, 2019년 1026만원으로 다시 하락하였다. 25년 동안 농업소득은 1000만원~1300만원 사이에서 정체되어 있는 것이다. 그 동안의 농업기술 발전과 시설현대화를 통한 농업생산성을 감안하면 농업소득의 정체는 향후 영농의욕의 상실로 이어져 한국농업의 존립을 위협할 수 있다.
농촌진흥청(청장 김경규)은 15일 전국 농촌지역에 거주하는 4000가구를 대상으로 경제활동 및 문화여가 여건부문에 대해 조사한 2019 농업인 등에 대한 복지실태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농촌주민 2명 중 1명은 본인이 행복한 편이라고 느끼고 있으며, 삶에 대한 행복감 점수는 평균 60.3점이었다. 삶에 대한 행복감 점수는 연령대가 낮을수록 높게 나타났지만, 농업소득을 중심으로 한 경제적인 불안정이 지속될 때 향후에도 행복감 점수가 높게 나타날 것인가를 고려해야 할 것이다.
지난 15일 호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호남제주 농림어업 현황 및 분석에 따르면, 농업인구 수는 20만4124명인 데 반해, 65세 이상 농업인은 9만8050명(48.0%)으로 농업인구 2명당 1명은 65세 이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10년 후의 전북 농업인력은 반토막날 것으로 전망됨과 동시에 전북농업을 이끌어갈 신규 인력을 확보하는 것도 밝지 않은 편이다.
이제는 농산물의 국내 수요에 적극 대응하여 자급률을 높이고, 토지와 노동력, 자본재 등 보유자원을 충분히 활용하여 농업인의 농업소득을 높이는 대안적 농정수립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자신의 농사짓는 수고로움으로 가족뿐만 아니라 전 국민의 먹거리를 책임지며, 피폐해진 농업농촌을 그나마 붙들고 있는 농업인이 생존을 위협받지 않고 행복하게 일할 수 있도록 하는 전국민의 관심이 필요한 때이다.
/이승형 삼농연구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