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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따구리] 구조적 뇌물 관행이 문제

업무와 관련된 공무원의 뇌물수수는 사라지기 어려운 관행인가. 또 뇌물수수는 구조적인 문제인가, 아니면 개인의 도덕적인 문제인가.도청 직원이 지난 27일 구내식당에서 4백70만원의 뇌물을 받다가 적발된 사건은 많은 것을 생각케 한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사건의 시·공간적 배경. 사건이 발생한 것은 부패방지위원회가 사상 처음으로 전주에서 호남지역 순회행사를 갖는 기간이었다. 또 전북도의 업무 전반에 대한 중앙 8개 부처의 합동감사가 실시되는 기간이기도 했다. 적어도 외형적으로는 뇌물의 유혹을 물리쳐야 할 이유가 충분한 2가지 행사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었던 것.사건이 근무시간에 구내식당(매점과 겸한)에서 발생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아무리 등잔밑이 어둡다고는 하지만 불특정 다수가 오가는 시간과 장소에서 뇌물을 주고 받았다는 사실은 주고 받는 사람 모두 금품수수에 대해 감정이 무뎌진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이번 사건은 또 공무원과 업자가 아닌 공무원과 관련기관 직원 사이에서 벌여졌다는 점에서도 이야기 거리가 된다. 관과 관 사이의 뇌물이 이 정도라면 관과 업자 사이의 뇌물은 어느 정도냐는 것이다.그러나 더욱 관심을 끄는 것은 사건 당사자에 대해 도청내 많은 동료들이 동정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미꾸라지 한 마리가 방죽을 흐린다'며 노골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는 사람도 있지만 그를 아는 상당수 직원들은 유능하고 성실한 직원이었다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사실 건설업계의 설계변경에 대해서는 그동안에도 '공무원과 업자가 짜고치는 고스톱'이라는 근거를 알 수 없는 말들이 난무했다. 그렇다면 이번 사건도 개인의 문제가 아닌 구조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까. 혹시 그가 '재수없어서' 걸렸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까.이남주 부패방지위원장은 "부패가 척결되지 않으면 선진국 진입은 불가능하다”며 "부패척결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라고 말했다. 틀림없이 맞는 말이다. 그러나 부패를 막기 위해서는 한 사람의 위반자 적발보다도 구조적 관행을 씻어낼 제도적 장치가 완벽하게 마련돼야 한다.

  • 사건·사고
  • 전북일보
  • 2003.12.02 23:02

전통문화센터 재단전입금 법률자문 논란

전주 전통문화센터 민간 위탁자인 우진문화재단이 중도하차하면서 당초 재단측이 제안한 재단전입금 2억4천만원을 놓고 시와 재단측의 법률자문이 상반됨에 따라 향후 논란이 예견된다.전주시가 시의회 행정사무감사특위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우진문화재단이 전통문화센터 수탁자로 선정되면서 제안한 재단전입금과 관련, 시 고문변호사 4명에게 자문을 구한 결과 모두 연도별 재단전입금을 납부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이들 고문변호사는 "위수탁협약서 6조 2항에 의해, 사업계획서가 위수탁협약의 일부가 되었다”며 "재단전입금을 납부하지 않을땐 이행청구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반면 우진재단측 자문변호사 3명은 "제안서는 민간위탁사업자로 선정되기 위해 제출한 개괄적인 자료에 불과할 뿐 어떠한 법적 구속력을 가진 문서로 볼수 없다”고 해석했다.이들은 또 "제안서에 포함된 사업계획서에서 제시된 후원 협찬금은 의무적 부담금이 아니다”고 제시했다.이같이 시와 재단측 법률자문이 서로 상반됨에 따라 앞으로 시의 처리결과가 주목된다. 한편 1일 열린 전주 전통문화센터 재공모 설명회에는 우석대와 전주기전여대, 전주 정신학원, 진북고 밴드부, 한국문화재보호재단 등 5개 단체가 참여했으며 10일까지 제안서를 접수받아 심사를 거쳐 위탁업체를 선정할 방침이다.

  • 사건·사고
  • 권순택
  • 2003.12.02 23:02

'닥치는 대로' 생활고형 좀도둑 날뛴다

경제 사정이 악화되면서 범죄로 이어지는 '생활고형 절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최근 잇단 LP가스통 도난에 술렁거린 전주시 인후동 일대. '일이 제대로 풀리지 않아 먹고 살기 힘들어 범행을 저지렀다'는 한 고물행상이 검거되면서 사건은 일단락됐다.고물행상인 조모씨(35·전주시 인후동)는 손모씨(27·무직)와 짜고, LP가스통을 훔쳐 이를 되판 대금을 나누기로 한 뒤 지난달 20일 새벽 인후동의 한 주택가에서 가스판매업자 임모씨(27) 트럭에 실린 시가 5만원상당의 20kg들이 가스통 4개를 훔쳐 달아나는 등 최근까지 모두 6차례에 걸쳐 이 일대에서 시가 60만원 상당의 가스통 17개를 훔쳤다.전주북부경찰서는 또 상점 금고를 통째로 훔친 유모씨(24·무직·고창군 흥덕면)를 붙잡아 조사중에 있다. 유씨는 지난달 29일 오후 11시께 전주시 덕진동 모 잡화점에 몰래 들어가 현금 12만원이 들어있는 금고를 훔친 혐의다.익산에서는 셀프세차장의 동전교환기를 턴 20대도 붙잡혔다. 송모씨(22·전주시 삼천동)는 지난달 29일 새벽 익산시 영등동 모 셀프셀차장에 설치된 동전교환기를 미리 준비한 공구로 해체한 뒤 안에 들어있던 현금 9만여원을 훔쳐 달아나다 순찰중이던 경찰에 붙잡혔다농산물 보관창고도 수난을 당했다. 왕겨 판매상인 황모씨(47·정읍) 부부는 흡입기가 장착된 벌크차량을 동원, 농협창고에 보관된 왕겨를 몰래 빼돌렸다가 덜미를 잡혔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절도 피해가 미미한 것도 특징이지만, 경기가 어렵다보니 소액 절도신고도 잇따르고 있다”면서 "조사결과 생활고로 인한 우발적 범죄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 사건·사고
  • 안태성
  • 2003.12.01 23:02

[풀리지 않는 사건 '과연 진실은'] 전기공 차량화재 변사사건

지난 3월17일 오후 10시40분께 군산시 조촌동 W건설 옥외 주차장에서 40대 전기공이 화재가 발생한 차량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경찰은 최초 차량 소유주 A씨(38·여)의 남편 오모씨(46·군산시 경암동)가 인적이 드문 이 곳으로 차량을 몰고 온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했다.그러나 경찰은 오씨가 운전석 등받이에 자연스럽게 몸을 기댄 뒤 움직임이 없는 상태에서 숨져 있던 점에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경찰은 오씨가 누군가에 의해 살해된 뒤 차량에 옮겨졌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했고, 수사가 진행될수록 타살의혹은 커져만 갔다.경찰은 오씨의 부인 A씨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면서 몇가지 특이한 점을 발견했다. 가정주부인 A씨가 휴대전화 2대를 소유하고 있던 점과 3억원에 이르는 보험금을 받을 수 있게 된 점에 강한 의혹을 품은 것. 경찰은 오씨의 집 인근에 있던 공중전화까지 통화내역을 모두 뽑아 A씨의 주변인물에 대한 조사를 벌였다.그 결과 A씨의 내연남으로 알려진 중국 조선족 판모씨(27)의 실체가 드러났다.A씨는 사건발생 4일 전인 지난 3월14일 판씨를 만나 "오씨를 죽여달라”고 요청했으나 거절당한 것으로 경찰조사결과 밝혀졌다. 경찰조사에서 판씨는 "A씨가 남편 살해에 가담할 것을 요청해 거절했다”면서 "자신의 거절에 A씨가 화를 낸 뒤 돌아갔다”고 밝혔다.A씨는 그러나 판씨의 진술을 일부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판씨를 만나 남편을 살해해달라고 요청한 적은 있었으나 화를 내고 나간 것은 아니다”면서 남편 오씨가 사건발생 3일전인 15일 오후 10시께 자신과 부부싸움을 하고 집을 나간 뒤 소식이 끊겼다는 것.경찰은 A씨의 진술을 토대로 오씨의 당일 행적을 추적했다. 오씨가 부부싸움 뒤에는 어머니가 살고 있는 집에 방문하거나 인근 가게에서 술을 마시는 게 보통의 경우지만 이날 행적은 전혀 밝혀지지 않고 있다. 경찰은 A씨의 가택을 압수수색해 한가지 물품을 증거물로 채택, 국과수에 감식을 의뢰했다. 그러나 타살여부에 대한 국과수 사체부검 결과마저 8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발표되지 않고 있는데다 당시 조사를 받았던 판씨가 불법 체류자여서 소재파악도 불가능한 상태다. 이와함께 판씨가 거절한 뒤 1백58㎝, 50여㎏의 여성이 혼자 힘으로 1백70㎝, 70㎏의 남성을 살해한 뒤 차량으로 옮겼을 가능성에도 의문이 생긴다. 과연 경찰은 미궁속에 빠진 이 사건에 대한 명확한 해법을 찾을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유족측은 최근 지병을 앓던 여동생(33)마저 잃어 깊은 절망에 빠져있고, A씨를 간통혐의로 고발한 상태다.

  • 사건·사고
  • 홍성오
  • 2003.12.01 23:02
사회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