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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작가들도 평생을 그려도 자기 마음에 차는 작품은 없다고 생각해요. 제 그림도 아직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여덟번째 개인전이지만, 이번 전시가 가장 어렵고 떨리네요.”4일부터 10일까지 전북예술회관에서 개인전을 여는 한국화가 정재석씨(50). 이번 전시가 어려운 것은 우석대 2학년에 재학 중인 정씨가 늦깎이 대학생이 되어 여는 첫 개인전이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지금까지는 열정과 애정만으로 그림을 그려온 것이죠. 막연하게 그림에 대해 생각해 왔던 것들이 체계적인 이론으로 더욱 탄탄해 지는 것 같습니다.”그림을 그려온 지 30여년. “나이 오십에 천사(04)학번이 됐다”는 정씨는 “대학생이 된 기분으로 여는 전시”라고 소개했다. 작품도 대학 입학 후 그린 실경산수화 10점만을 간추려 내놓을 생각이다. 전통기법을 충실히 따르면서도 현대인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현대적 감성을 얹혀내기 위해 노력한 작품들이다.“화가는 어려서 부터 꿈이었지만 꼭 한국화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없었어요. 은은하면서도 은근한 힘이 있는 먹 맛에 반한 것 같습니다.”그는 “농담에 따라 번져가는 먹의 흐름에서 한국화의 부드러움이 느껴진다”며 자연을 소재로한 구상계열의 작품을 하고싶다고 말했다. 임실 출신으로 현대미술대전 대상, 동학미술대전 최우수상 등을 수상했다.
전주시립극단이 바빠졌다. 올 한해 빡빡한 일정에 단원들 조차 혀를 내두를 정도다. ‘연극만 하다 한해 다 보내겠다’는 말이 농담만은 아닐 듯 싶다. 하지만 ‘물 만난 고기들’마냥 얼굴은 웃음이 가득하다. 지난 1일 오후 전주덕진예술회관 2층의 전주시립극단 연습실. 순식간 ‘2월 달력’이 찢겨지면서 코 앞으로 다가온 공연 준비에 단원들의 표정은 더 진지해졌다. D-day 18일. 시간은 훌쩍 훌쩍 지나가고 있으니 단원들은 입이 바싹 바싹 탄다고 말한다. 무대에 익을대로 익은 중견 배우들에게서도 긴장감이 감돈다.전주시립극단이 심혈을 기울여 내놓은 올해 첫 작품은 ‘토로이의 여인들’. 19일과 20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공연되는 이 작품은 전주시립극단이 제60회를 맞는 정기공연을 위해 야심차게 준비한 대작이다. 특히 올해는 전주시립극단이 창단 20주년이 되는 해여서 무대와 작품이 갖는 의미가 더욱 크다. “이번 무대는 성년이 되는 극단 위상에 걸맞는 대형 공연으로 단원들에게는 그동안 갈고 닦은 연기력을 결산하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배우들의 몸짓 하나, 발성까지도 꼼꼼이 챙기며 전주시립극단을 끌어가고 있는 연출가 조민철씨. 이 작품은 지난해 11월부터 전주시립극단의 연출을 맡은 그의 첫 무대다. “창작을 고민했지만, 많은 부담이 있었죠. 치밀하게 준비하지 않으면 ‘어설픈 공연’이 되기 쉬운 법이니까요.” 창작에 대한 고민은 텍스트를 선정하는데도 갈등의 요인이 됐다.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쳐 선택한 작품은‘현대 연극의 원형’으로 평가받는 그리스 비극 ‘트로이의 여인들’.기원전 415년 아테네에서 초연된 ‘트로이의 여인들’은 그리스 비극 가운데 가장 절망적이며 처절한 작품으로 꼽힌다. 그리스 3대 비극작가 중 한명인 에우리피데스의 작품인 ‘트로이의 여인들'은 트로이 전쟁에서 그리스 연합군이 승리하면서 자신이 가장 증오했던 오디세우스의 종이 된 트로이 왕비 헤카베가 겪는 인간 내면의 갈등을 그리고 있다. “많은 그리스 비극 가운데 신이 아닌 인간사에 초점을 맞춘 점이 매우 특징적이죠.” 조씨는“한 여인의 작은 불씨에서 비롯된 엄청난 재앙을 통해 ‘인간의 부질없는 행복’과 ‘인간의 자승자박’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작품 의도가 있다”고 설명했다.줄거리와 작품 도입 부분을 녹음 처리한 것을 빼고 나면, 상당 부분 각색이 시도됐다. 전통음악과 국악을 넘나드는 크로스오버 음악이 도입되고, 강령탈춤 전승회의 도움을 받아‘전통춤’도 극적 요소로 활용됐다. 선뜻 무대에 올리기 쉽지 않은 작품인 데다 우리 것을 입히는 작업까지. 그동안 극단 위상에 걸맞는‘중량급 무대’를 고민해온 단원들에게는 자극이 되기에 충분해 보였다. 텍스트가 결정된 지난해 말부터 벌써 3개월째. 오는 14일 전주시립극단 연습실에서 시연회를 가질 계획이다. 1년6개월간의 공석이었던 연출에 조씨가 선임된 지난해 11월부터 전주시립극단은 달라졌다. 의욕이 넘쳐난다. “창단 이래 가장 많은 작품들을 준비하고 있는 것 같아요. 작품 소재나 무대 규모에 있어서도 예전과는 분명 다르구요.”‘트로이의 여인들’의 주역 ‘헤카베’ 역을 맡은 전춘근씨는 극단의 놀라운 변신(?)이 반갑다고 말했다.통상 2천만원정도에 머물렀던 제작비도 이번에는 두배 이상 들였다. 줄곧 전주덕진예술회관을 주무대로 삼았던 전주시립극단이 처음으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을 선택한 것도 극단 안에서는 ‘화제거리’다. 작품 규모를 감안한 결정이라지만, ‘여건만 되면 전 공연장을 활용해보겠다’는 연출가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점에서 전주시립극단의 변화 물결은 분명해진 듯 하다.
CBS전북방송(본부장 양기엽)이 ‘언론’과 ‘선교’ 기능이 강화된 봄 개편으로 방송의 정체성을 더욱 단단히 한다.7일 단행되는 이번 프로그램 개편의 특징은 시사 뉴스의 전문성과 교계 관련 프로그램 강화. 24시간 종일방송을 실시하게 되면서 낮 시간대는 생활, 시사, 문화, 경제, 인물, 정치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지역 중심 언론 기능을 다하고 심야와 새벽 시간대는 선교 프로그램을 확대시키겠다는 계획이다.오후 5시5분 부터 6시까지 방송되는 정통 지역시사프로그램 ‘생방송 사람과 사람’(제작 소병철)은 전주대 사회복지학과 윤찬영 교수가 진행을 맡게됐다.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위원장, ‘열린 전북’ 편집·운영위원 등으로 활동하며 사회적 이슈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온 윤교수의 진행으로 지역 현안과 시사에 대한 깊이있는 분석을 기대하고 있다. 지역사회의 여론을 이끌어가기 위해 프로그램에 현장성과 기획력을 더한다. 기자와 피디의 취재리포트를 확대시켜 청취자와 현장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담아내고, 전문적인 분석과 비평으로 보다 심층적인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크리스찬을 위한 찬양 프로그램도 보강된다. 낮 12시5분 부터 1시30분까지 방송되는 ‘찬양, 찬양이 있는 곳’(제작 이기완, 진행 정예현)은 청취자들의 신청곡과 사연 위주로 방송, 지역 교회와 호흡을 같이 한다. 매달 두차례 여는 공개방송과 교계 뉴스, 화제, 신앙인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 중심으로 찬양 프로그램의 성격을 명확히 하고 크리스찬 커뮤니티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지다.로컬방송의 확대를 위해 새로 편성한 찬양프로그램 ‘참 아름다와라’는 임경희 아나운서가 제작과 진행을 맡는다. 저녁 9시5분 부터 25분 동안 찬송과 성가, CCM 등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한편, 전국방송으로는 시사평론가 정범구씨가 진행하는 종합시사프로그램 ‘뉴스 매거진 오늘’(오전 9시5분∼11시30분)과 딴지일보 김어준 대표가 진행하는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오후 7시5분∼9시)이 새로 편성됐다.
전통 민속공예 기술의 전승과 공예산업의 활성화를 위한 ‘제28회 전라북도공예품경진대회’ 공모요강이 발표됐다. 전라북도와 전북공예협동조합 공동주최. 출품작품은 4월 28일부터 30일까지 3일 동안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제1전시장에서 접수받는다. 목, 칠, 도자, 초자, 금속, 보석, 섬유, 석, 피혁, 종이, 초경, 기타공예품 등에서 1인당 1작품을 출품할 수 있다.실용적이며 대량생산으로 상품화가 가능한 작품, 향토성과 창의성을 지닌 작품, 전통문화를 부각시킬 수 있는 작품, 국내외 관광객의 기호에 맞고 선물가치가 있는 작품이어야 하며, 부피가 크고 무거워 상품화(판매)할 수 없는 작품이나 부패·변질 우려가 있는 작품은 출품할 수 없다.상품화 및 수출가능성(80%)과 품질수준(20%) 등을 고려, 5월 3일 1·2차 심사를 통해 대상, 금상, 은상, 동상, 장려상, 특선 등을 시상한다. 특선 이상 입상자에게는 제35회 전국공예품대전 출품자격이 주어지며, 동상 이상 입상자로 사업자등록을 한 공예사업자에게는 2005년 전라북도공예신제품개발보조금을 지원한다.입상작 전시는 5월 11일부터 17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제1전시장. 시상식은 5월 11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문의 063) 280-3223, 214-0234
‘예술은 얼굴의 집단이다. 예술은 하나보다 언제나 둘의 의견을 추구한다. 예술의 생명력이 거기에 있기 때문이다.’(사)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부안지부(지부장 양규태)가 부안에서 활동하고 있는 예술인들의 얼굴을 담아 2004「부안예술」을 펴냈다. ‘예술문화단체 바로알기’를 집중기획으로 한국예총, 전북예총, 부안예총, 국악협회, 문인협회, 미술협회, 음악협회, 연예협회 등의 연혁과 활동을 엮었다. 부안 우도농악 나금추(전북무형문화재 제7호), 가사 정경태(가사보유자 국가지정 무형문화재 41호), 가사 고민순(전북무형문화재 제21호), 설장고 이동원(전북무형문화재 제7호), 대목장 김정락(전북무형문화재 제30호), 사기장 이은규(전북무형문화재 제29호) 등 인류역사의 흔적으로 재조명한 ‘부안의 인간문화재’도 눈에 띄는 기획. ‘출향 예술인’으로는 ‘호남 가요계의 대부’로 불리는 월파 박화실씨를 집중조명했다.
“요즘 젊은 작가들은 드로잉을 소홀하게 생각하지만, 드로잉은 단순한 밑그림이 아닙니다. 미술의 기본 골격인 드로잉의 미학을 생각해 보는 전시를 열고 싶었습니다.”옥구 출신으로 원광대 미술교육과를 졸업한 한국화가 김영미씨(45)가 드로잉만으로 열번째 개인전을 채웠다. 4일까지 서울 갤러리 상에서 열리고 있는 ‘나는 그린다, 고로 존재한다’.드로잉에 대한 철저한 연구를 바탕으로 회화 작업을 하고있는 김씨의 작품들은 자유로운 붓 끝에서 얻어지는 생동감과 인생에 대한 관조와 사유의 흔적들을 담담하게 품고있다.“제 그림의 화두는 인체입니다. 인체의 선과 볼륨 안에 이 세상이 다 있다는 말처럼, 인체를 무수하게 반복하며 그리는 동안 인간과 자연의 생명력을 익혀나가는 것이죠.”흰 화면 위에 검은 먹으로 그려낸 인체, 선이 살아있는 누드 드로잉, 세상 풍경과 사람들에 대한 인상을 담은 그림들, 레코드판이나 철판 용접을 응용한 설치 작품까지, 전시되고 있는 2백여점 모두 근간은 드로잉이다. 서울과 독일 중심으로 작품을 발표하고 있는 김씨는 “전북에서는 원광대 동문전 ‘원묵회’에서만 활동하고 있다”며 “고향에서도 개인전을 열고싶다”고 덧붙였다.
“후회없는 추억을 만들기 위해 틈틈이 연습에 매달려 왔어요. 열심히 준비했으니, 공연 당일 컨디션이 좋기만을 매일같이 기도하고 있죠.”독일 유학을 마친 전주출신 바이올리니스트 이영민씨(32)가 고향에서 첫 독주회를 연다. (5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명인홀)전주 상산고를 졸업하고 전북대 음악학과에서 바이올린을 전공한 이씨는 지난 99년 독일 유학을 떠나 ‘요제프 마티아스 하우어 콘제르바토리움’에서 바이올린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지난해 9월 귀국했다. 현재 대전의 아르코 디아볼로 챔버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활동 중인 그가 귀국 6개월만에 올리는 첫 독주회는 고향 무대여서 더욱 특별하다. 이미 독일에서 부터 고향에서의 독주회를 마음먹고 1년 째 준비해 왔다. “바로크에서 낭만파를 지나 근대와 현대 음악까지를 아우르는 특별한 무대가 될 겁니다.” 그동안 준비해 온 기량을 마음껏 펼쳐보이고 싶다는 그가 선곡한 곡들은 바로크 시대에서 부터 현대까지 이르는 각 시대별 명곡들. 르클레르(1697∼1764)의 바이올린 소나타 D장조, 브람스(1833∼1897)의 바이올린 소나타 G장조, 라벨(1875∼1937)의 찌간느, 힌데미트(1895∼1963)의 솔로 바이올린 소나타 2번 등이다. 첫 독주회에 건 이씨의 기대가 엿보이는 레파토리다. 그는 이번 독주회에 ‘요제프 마티아스 하우어 콘제르바토리움’ 재학 시절, 스승이었던 에두아르드 라너 교수(37·피아노)를 초청, 나란히 무대에 선다. 4개 곡목 중 힌데미트의 솔로 바이올린 2번을 제외한 나머지 3곡이 협연 무대로 꾸며진다.
전북도립국악원의 연중 기획공연인 목요국악예술무대가 ‘봄향에 나빌레라’를 타이틀로 내건 3일 공연을 시작으로 1년간의 대장정에 들어간다. 평균 객석점유율 80%대를 기록하며 국악의 대중화를 이끈 목요국악예술무대는 전통음악과 춤의 버팀목이 돼 온 소리의 고장, 전주의 대표적인 국악상설공연. 올해부터는 도립국악원과 지역에 얽매이지 않고, 보다 폭넓은 연주자들을 참여시켜 전통예술의 외연을 더욱 넓혀가겠다는 다짐이다. 이미 상반기까지 공연 일정이 짜여진 목요국악예술무대에는 전주시립국악단·남원민속국악원·정읍시립국악단 등 도내 국·공립예술단(5월26일) 외에도 청주시립예술단(4월21일), 일본 동경가무단(5월19일)의 초청공연이 예정돼 있다. 의욕이 넘치는 도립국악원 목요국악예술무대는 올 한해 모두 34회의 공연 일정으로 관객들을 맞게 된다. 매주 목요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 3일 막이 오르는 올해 첫 목요국악예술무대는 화사한 봄의 향기가 물씬나는 레퍼토리로 봄을 재촉한다. 공연 타이틀도 ‘봄향에 나빌레라’. 국악과 양악의 어울림이 더욱 빛을 발하는 무대다. 첫 곡목은 사랑의 아름다움을 속삭이는 25현 가야금 중주 ‘그대를 사랑해’(Ich liebe dich). 무명시인 칼 프리드리히 헤로세의 시 ‘부드러운 사랑’에 베토벤이 곡을 붙인 ‘그대를 사랑해’를 8대의 25현 가야금으로 연주한다. 박달님, 백은선, 김정연, 김명란, 유현정, 장서령, 조보연, 김정은 등이 무대를 연다. 가·무·악의 향연으로 꾸며지는 이번 무대에는 모란 꽃병을 놓고 양편으로 나뉜 무용수들이 각기 꽃을 하나씩 꺾어들고 추는 궁중무 ‘가인전목단(佳人剪牧丹)이 선보여진다. 이어 2004년 박동진 명창·명고대회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한 창극단 최삼순이 춘향가의 백미로 꼽히는 ‘춘향이와 어사 상봉 대목’을 동초체의 흥겨운 노랫가락으로 들려준다. 국악과 양악의 ‘경계넘기’도 시도된다. 피아노의 풍성한 음률에 어우러진 가슴 저미는 해금 선율, 서정적인 피아노·해금 중주 ‘그리움’이 무대에 올려진다. 도립국악원의 장윤미와 호남오페라단 음악상임코치인 윤가희(객원)가 협연한다.세마치, 중모리, 굿거리 장단으로 내달리며 봄 정취를 전하는 민요 ‘봄노래’가 도립국악원 관현악단의 수성 반주로 사랑노래를 이어간다. 봄의 향기로 달군 목요국악예술무대는 전통 타악기와 춤이 어우러진 ‘신명’이 화려한 대미를 장식한다. 김지춘 등 23명의 무용단원과 이재관(태평소)이 꾸미는 ‘신명’은 설장고, 장고춤, 북, 소고 등 사물악기의 역동성과 무용의 화려함이 조화를 이룬다.도립국악원은 관람객의 편의를 위해 공연 30분전인 오후 7시 전주종합경기장 앞에서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관람료는 무료. 사전 좌석예약 등 관련 문의는 063) 254-2391
전주의 봄은 축제로 온다. 제6회 전주국제영화제(4월 28일∼5월 6일)를 시작으로 제47회 풍남제(4월 30일∼5월 5일), 2005전주종이축제(5월 1일∼9일), 제31회 전주대사습놀이(5월 2일∼3일). 4대 전주문화축제가 전주를 온통 축제의 열기에 빠뜨릴 준비로 부산하다.산업화와 문화적 정체성 사이에서 혼선을 빚으며 비슷한 시기에 열리면서도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온 전주문화축제가 올해는 산업화와 축제 간 연대로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전주 이미지에 상승효과를 가져오기로 뜻을 같이했다.이미 각 축제 사무국장과 시 공무원들로 짜여진 실무위원회를 구성, 축제별 연계방안과 전국적인 홍보방안, 축제 패키지 관람코스 개발 등을 논의하고 있으며, 전주문화축제 산업화 워크샵을 따로 개최할 만큼 축제를 통한 지역 경제 살리기도 고민하고 있다. 각 조직위 별로 모집해 왔던 축제 자원봉사자도 시에서 모집해 교육, 배치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산업화라는 더욱 탄탄해진 목표 아래 각 축제 조직위는 연대를 강화하면서도 프로그램의 내실화로 차별화를 이뤄내겠다는 의지다. ‘닮은 꼴 축제’란 지적에서 벗어나기 위해 각 축제마다 경쟁력 있는 프로그램 구성에 부심하고 있다.지난해 태조로에서 열렸던 풍남제(제전위원장 김수곤)는 태조로와 풍남문, 남부시장 일대로 축제공간을 넓힌다. 행사공간 부족의 원인도 있지만, 난장 대신 유서 깊은 남부시장을 풍물장터로 활성화시켜 경제적 효과도 노리고 있다.지난 축제 평가에서 대동축제로서의 정체성 확보가 시급하다는 지적을 받은 풍남제는 올해 시민들의 참여를 늘린다. 남부시장 상인들이 주도적으로 마련해 온 한복패션쇼를 풍남제 전야제 메인프로그램으로 반영하고, 각 동 주민자치센터의 참여를 확대시켜 공연의 90%를 아마추어 단체들의 무대로 마련한다. 교동과 풍남동 인근 주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한옥마을 골목문화행사도 준비하고 있다. 이선구 조직위원장(예원대 총장), 이동희 연구실행위원장(예원대 교수), 박종철 사무국장 등 올 초 조직을 새롭게 구성한 전주종이문화축제는 축제 간 협력의 의미로 풍남제와 메인무대를 공동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풍남제 부대행사’라는 오해를 받아온 종이축제로서는 위험부담이 따르는 결정이지만, 대신 산업화와 독립적인 프로그램으로 차별성을 찾기로 했다. 프로그램 내실화를 위해 지난해 시도했던 총감독제를 없애고 연구실행위원을 추가·보강하기로 했다. 산업화 가능성이 가장 높은 축제로 주목받아온 종이축제는 기본 방향을 한지 산업화 촉진으로 완전 개편하고 한지 산업의 가능성과 경제적 효과를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기능성 한지소품을 활용한 웰빙관 전시와 한지조명등, 한지 생활공예품, 팬시용품 등으로 구성한 페이퍼 마켓 등이 산업화를 고려한 대표적 프로그램. 메인상영관을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에서 메가박스로 옮기기로 확정한 전주국제영화제(집행위원장 민병록)는 구도심 살리기에 나섰다. 각종 이벤트와 행사 등을 영화의거리에 집중시키고 상가번영회와 공동으로 이벤트를 진행해 구도심 상권의 활성화를 촉진하겠다는 계획이다. 풍남제 공연이 영화의거리와 웨딩거리에서도 진행될 예정이어서 축제 분위기 조성에 시너지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열리는 전주대사습놀이(이사장 배기봉) 역시 전국 대회라는 명성에 걸맞게 참가자와 관객 유치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가슴으로부터 태어나지 않는 글을 부인한다. 인간과 자연에서 사랑이 피어나게 하고, 지루한 일상에서 기쁨을 찾고, 질펀한 과거에 그리움을 보내고, 때로는 곤욕스러운 현실에서도 원망보다는 깊은 연민을 느끼는 내 가슴을 지키며 글을 쓰고 싶다.’문학을 통해 뜨거운 가슴을 드러내는 기린문학회(회장 정기환)가 「기린문학」 제7집을 펴냈다. 1997년 원로시인 이기반씨를 지도교수로 문학동아리 ‘달마을 글동산’으로 발족한 지 8년. 시와 수필을 가운데 두고 문학에 대한 회원들의 열정으로 지켜온 시간들이다. 이번 동인지에는 구순자 권정임 김돈자 김혜련 박기린 서귀석 서득룡 안귀례 양정자 이경자 이선화 이수자 이순우 이위근 이종성 이한근 이희정 정경란 정기환 진상순 최정아 한덕원 한마리씨가 참여했다.
한국문예연구문학회(회장 이상열)가 일곱번째 동인지 「텃밭」을 펴냈다. ‘바르고 아름다운 예술정신으로 자연과 문명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문학회의 설립 이념에 따라 회원들은 작품 속에서 자연과 인간을 하나로 모아낼 수 있는 새로운 가치관을 찾고있다.시, 수필, 소설, 평론, 문학기행 등 회원들의 신작을 통해 개성있는 작품세계를 만날 수 있으며, 변산시인학교와 해양문학기행 등 화보를 통해 2004년 문학회의 한 해 활동도 돌아볼 수 있다. 한국문예연구문학회는 문학회를 상징하는 휘장과 조기를 새로 제작하고, 회원들간 작품을 교류할 수 있는 텃밭문학사랑방 카페를 개설하는 등 올해 문학회의 활동을 안으로 더욱 다져나갈 계획이다.
지난해 10월 창립총회를 열고 첫 발을 내딛었던 전북시낭송회(회장 표수욱)가 5일 오후 6시 문화영토 소극장 ‘판’에서 ‘전북시낭송회 창립 페스티벌’을 연다.이운룡 유대산 오소후 시인이 각각 자신의 작품 ‘베를린 장벽의 돌조각을 들고’ ‘휴경지’ ‘노란 꽃이 어름을 도려내다’를 낭송하고, 김서운 이해숙 박은주 김자향 최찬권 신혜숙 김혜숙 한명희 표수욱씨는 신석정 서정주 안도현 류시화 등의 대표작을 낭송한다. 구상 시인의 ‘아가는 지금’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심홍재의 퍼포먼스와 주성용의 춤사위, 김광숙의 예기무와 안애연의 팝째즈 무대도 마련된다. 표수욱 회장은 “낭송을 통해 시를 보급하고 지역문화를 깨우기 위해 전북시낭송회가 창립됐다”며 “이번 페스티벌이 시의 아름다운 향연장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종이와 글자로 세상과 소통하는 시대는 지났다. 디지털시대에 걸맞은 문학은 어떤 모습인가.디지털시대의 문학 교육과 문학의 운용 방법을 찾기 위한 「문학, 디지털시대의 화려한 변신」이 발간됐다. 장미영 장창영 이수라 고은미 전주대 객원교수와 김건 전주국제영화제 사무국장이 소설의 문화콘텐츠화 방안을 살펴봤다. 최명희의 소설 「혼불」을 중심으로 한 이 책은 소설을 창작 원천으로 애니메이션, 영화, 만화, 게임, 캐릭터 등 다른 형태의 문화콘텐츠화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지역·장소의 특수성을 반영하고 있는 문학을 영상문화 콘텐츠로 만들 경우 지역의 문화적 역량을 결집할 수 있으며, 자료구축 및 효율적인 활용 방안을 모색하고 대중화의 매개 통로를 위한 역할 수행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연구결과를 CD나 DVD로 제작·보급해 사회적으로 환원할 수 있으며, 관광 상품화와 한국 문학의 세계화 전략도 기대했다. ‘비주얼 크리티시즘(visual criticism)’을 정교하게 구현해 보는 것이 목표라고 밝힌 저자들은 인문학적인 꿈과 상상력을 통해 색다른 체험을 하고싶어 하는 일반인들을 위해 인문학자들의 사고도 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책은 ‘문학에서 문화콘텐츠로’ ‘콘텐츠 소스로서의 대하예술소설 「혼불」’ ‘미래의 문학을 위한 라이브러리’ 등으로 구성돼 있다.
“가냘프게나마 문학에 대한 꿈을 갖고 살아왔지요. 새로운 시작이 없다면 우리 인생이 얼마나 따분하고 지루할 것인가 하는 생각으로 늦은 나이에 수필을 쓰기 시작했습니다.”전주북초등학교 교장 이윤상씨(63)가 정년을 맞으며 첫 수필집을 내놓았다. 「사랑을 먹고 사는 사람들」. 2년 전 전북대 평생교육원에 등록하면서 부터 매주 1편씩의 수필을 써온 그는 지치지 않는 열정을 가진 성실한 수필가로 이름나 있다. 이번 수필집은 국내외 문화유적이나 명소 등을 답사하며 쓴 기행문과 원불교에서 닦은 신앙심으로 쓴 글이 대부분. 김학 전북펜클럽 회장이 붙여준 ‘발과 가슴으로 글을 빚는 수필가’란 말이 잘 어울린다.“스물일곱살 때 신문기자 공채시험에 합격해 환영회까지 받은 적이 있어요. 결국 교직을 천직으로 알고 살아왔지만, 글을 쓰기 전 꼼꼼하게 취재하고 철저하게 메모하는 편이에요.”“수필은 마음의 예술이고, 자기고백의 문학이라고 생각한다”는 이씨는 자신의 모습을 거울에 비추어 낮은 목소리로 글을 쓰고싶다고 말했다. ‘자연은 인생의 교과서’ ‘사랑을 먹고사는 사람들’ ‘마음의 안경’ ‘민족의 뿌리를 찾아서’ ‘본대로, 느낀대로’에서 88편을 소개하고 있다. 2003년 문예운동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 동아교육신문 논설위원, 통일교육 전문위원, 행촌수필문학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고엽제 후유증, 전쟁이 남긴 치유되지 않는 상처월남에 파병됐던 태균은 이십 년이 지난 후 고엽제로 인한 질병이 발병됐다. 태균의 아들 성호도 아버지의 고엽제 후유증으로 열일곱살 때 중추신경이 마비돼 두 다리를 쓰지 못하게 된다. 고엽제 후유증. 무거운 소재고 무거운 주제다. 소설가 윤규열씨(47)는 소처럼 느린 걸음으로 고엽제 후유증으로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이들에게 다가간다. “사회적 발언을 위해 소설을 씁니다. 2003년 이라크 파병문제가 이슈가 됐을 때 파병 반대를 주장하고 싶어 준비했던 책인데, 파병 문제가 시들해 지고 책이 나온 것 같아 아쉽습니다.”윤씨의 첫 작품집 「철화매화문벽개각」은 고엽제 후유증으로 고생하고 있는 이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완성한 작품이다. 문장이 힘차고 질박하지만, 소설 속 삶은 진실하다.“고엽제 후유증 고생하고 있는 이들의 가장 큰 문제는 유전이 돼 그들의 아픔이 되물림된다는 것이었습니다. 나라를 위해 월남에 참전했지만 정부로부터 외면받고 조금씩 죽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가슴이 아팠어요.” “월남전의 교훈이 있으면서도 이라크전쟁에 우리 아들들을 내보내는 정부의 선택이 이해할 수 없었다”는 그는 “픽션이지만, 사회적으로 민감한 이야기의 진실만을 담기 위해 조심스럽게 글을 써내려갔다”고 말했다. 그는 전쟁으로 인한 인간성 상실 또한 깊게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1999년 ‘오늘의 문학상’신인상으로 등단한 윤씨는 그동안 정신분열증을 앓고있는 사람들이나 경제 불황과 기러기 아빠, 80년대 격동기 등을 다룬 사회적 문제들을 소설로 써왔다. 원광대와 한일장신대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7년 전부터 정신장애시설 ‘희망의 쉼터’와 ‘희망의 그루터기’를 운영하고 있다.
고문서는 생활사의 보고다. 지난해 2월부터 1년 1개월동안 연재되었던 ‘옛문서의 향기’를 이번호로 마감한다. 그동안 옛문서의 기록을 통해 옛사람들의 생활과 사상을 재미있고 쉽게 전해주었던 글쓴이들은 전북대박물관의 고문서팀 연구원들이다. 어렵고 딱딱한 문서의 기록들을 분석하고 고증하여 오늘을 사는 우리들에게 과거의 역사속 삶의 모습을 전해준 연구원들의 작업에 감사드린다.고문서는 종이라는 매체에 인간이 만들어낸 문자를 이용해서 자신들의 삶을 기록해 놓은 무음(無音)ㆍ무영(無映)의 레코더이다. 기록의 매체가 발달한 요즘이야 손쉽게 꺼내어 드는 것이 영상이고 녹음이지만, 여전히 종이매체 기록은 그 증빙성에 있어 유효하다. 여타의 매체가 전혀 없었던 시대에 종이 기록의 중요성은 요즘의 어떤 기록보다 우선하였다. 타임머신이 개발되어 과거로의 여행이 가능하다면 몰라도, 우리가 우리들의 조상들이 어떻게 살았는지를 규명해 나갈 때 없어서는 안되는 것이 바로 고문서이다. 정사(正史) 위주의 딱딱한 역사로 부터 인간 중심의 부드럽고 세밀한 생활사를 밝히고자 할 때 하찮은 종이 쪽지 하나가 중요한 키워드로 작용할 수 있다. 고문서의 매력은 바로 그런 점에 있다. 역사책에서 당연한 것처럼 인식되어 왔던 수많은 지식들이 색 바래고 찢어진 고문서의 몇 몇 구절을 통해 새롭게 인식되었을 때 역사는 평면의 기록이 아닌 입체적 사실로서 부활하게 된다. 지난 1년 동안 옛 문서의 향기를 연재하면서 살피고자 했던 점도 마찬가지이다. 제한된 지면과 딱딱한 2차원의 기록을 통해서 옛 선조들의 생활상을 복원한다는 것이 그리 쉽지만은 않았다. 모 방송국의 영향으로 골동품적 화폐가치로만 평가되는 고문서에게 생명을 불어 넣는다는 것이 혹 단견의 우를 범하지는 않을까? 기존에 출판되었던 역사서들과 다른 견해에 대해 독자들이 혼동하지는 않을까? 학계의 반응은 어떠할까? 등등.이번 기획연재는 전국 대학박물관 중에서 가장 많은 고문서를 소장하고 있는 전북대학교 박물관이 학술진흥재단으로부터 연구비를 받아 1만여점의 호남지방 고문서를 정리하면서, 그 연구성과를 시민들과 공유해야 하지 않겠는가라는 스스로의 질문으로부터 출발하였다. 휘갈겨 쓴 고문서를 일일이 정서해서 모두가 읽을 수 있도록 활자화하고, 그 문서에 담긴 내용을 요약하는 지난한 작업 속에서 이것을 시민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풀어서 알려야 하는 것은, 작게는 우리 지역의 역사를 새롭게 조망해 보는 것이기도 하고 나아가서는 인문학도로서 사회에 내놓아야 할 소명이기도 했다. 그 사이 전북대박물관 고문서팀은 호남지방 고문서 1만 여점의 정리 작업을 모두 마쳤다. 1만점 고문서의 사진자료 정리와 각 고문서의 탈초 및 해제 작업을 모두 마무리한 것이다. 2년이란 짧은 기간 내에 5명의 연구진이 이룩한 업적은 자긍심을 가질만 하다고 자평할 수 있다. 이들 연구성과는 단계적으로 시민들에게 전북대박물관 홈페이지(museum.chonbuk.ac.kr)를 통해서 제공될 것이다. 전라북도 지역에는 아직도 개인이 소장한 자료들이 산재해 있다. 지난 50년 동안의 지역사 연구가 정사 중심의 제도사에 치중해 왔다면 향후 시군지편찬을 비롯한 지역사 연구는 체계적인 자료정리와 그 자료를 토대로 한 지역민의 생활사 복원으로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80년대 초반에 각 시군에서 추진했던 지표조사보고서 내에 보고된 고문서들이 현재 얼마나 사라져 버렸는지 알 수 없다. 최근에 조사 보고된 S군의 고문서 보존실태를 보면 기존 보고된 고문서의 4배에 달하는 고문서가 추가로 밝혀졌다. 이는 아직도 우리들이 관심을 가지고 찾아야 할 생활의 기록들이 무수히 많이 남아있다는 것을 말한다. 어림잡아 전라북도 내에 기관이나 개인이 소장하고 있는 고문서는 10만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 연구 없이는 지역사 복원이 불가능할 뿐더러 나아가 지역정체성을 찾는다는 것 역시 주마간산일 수밖에 없다.언젠가 아들을 낳았을 때 그 날 발행한 모든 신문을 모아 스크랩을 해 두었으며, 아들이 성년이 되는 날 선물로 주려고 한다는 사람을 만난 적이 있다. 자기가 태어난 날 세상 사람들에게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그 아버지는 보여주고 싶었을 것이다. 하찮은 쪽지일지언정 그 개인에게는 소중한 유일무이한 자료이기 때문에 보존할 가치가 있는 것이다. 한번쯤 '○○생활사'라는 상자를 만들어 놓고 아들이나 딸의 이름을 적은 뒤에 아이들과 관련된 모든 자료들을 그냥 넣어둔다면, 후일 훌륭한 아들과 딸의 생활사 기록이 될 것이다. 고문서에 대한 관심은 현재 기록의 보존으로 이어져야 한다. 옛 것만을 찾아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 나와 지역과 국가와 관련한 일정한 자료의 보존은 나 스스로 역사가가 되는 첫 걸음이다. 우리 고장은 기록의 고장이라고 한다. 하지만 기록의 고장에 기록은 없고, 기록을 남기는 사람도 없고, 기록을 연구 정리하는 시스템도 없다. 우리들이 지금 해 놓지 않으면 더 이상의 삶의 복원은 없을지 모른다. 전라감영 복원이 시끄러운 지금 왜 없어진지 50년밖에 안된 선화당의 사진이 달랑 2장밖에 없는 것일까?
지난해 2월, 겨울의 끝자락을 붙들고 ‘새날’을 기다리던 한 시인이 우리 곁을 떠났다.80년대 사회과학서점 새날서점을 운영하며 한 시대를 뜨겁고도 냉철하게 읊었던 고 박배엽 시인. 그의 1주기를 맞아 전북작가회의가 2005년 「작가의 눈」에서 시인을 추모하는 특집을 엮었다. ‘(…)철조망 지뢰밭이 앞을 막아도 / 내 나라 내 땅 질러 가는 길이라면 / 통일을 기약하며 가는 길이라면 / 온몸이 찢겨지고 발목이 잘려서도 / 백번이고 천번이고 기꺼이 가겠지만 / 남과 북이 하나되어 가는 길이 아니라면 / 투쟁과 승리로서 얻은 길이 아니라면 / 나는 백두산 안 갑니다 / 절대 백두산 안 갑니다.’ (‘백두산 안 갑니다’ 중)추모특집 ‘우리는 그대를 잊지 못하네’는 박배엽 시인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이 담겨있다. 유작 ‘고부에서’ 외 9편과 산문 2편이 생전 시인의 맑은 목소리가 되어 가슴 깊이 파고든다. 1992년 쓴 산문 ‘내 속의 두 사람, 일치되어 더욱 큰 하나가 되는 내 조국의 ‘남’과 ‘북’같은’에서 시인은 “문제는 시가 아니라 삶이고 현실”이라고 말한다. ‘온갖 선의롭지 못한 것들에 대해 가차없이 거절하는 삶, 모오든 선의롭지 못한 것들을 ‘내 안’과 ‘내 밖’에서 타파하는 삶, 가차없는 ‘현실적’ 선의. 문제는 ‘내 속’의 <혁명가>’라는 믿음으로 살아온 박배엽 시인의 굳건한 신념이 담겨있다. ‘양선생님께’란 제목이 붙은 편지글은 약속할 순 없지만 노래 부르고 싶다고, 다시 시를 쓰고 싶다고 말하는 시인의 바람이 안타까운 마음을 더한다.‘삼월 진달래’를 보지 못하고 먼저 떠났지만, ‘서럽고 고단한 길 몸을 상하여 정다운 얼굴들 맘 깊이 그리울 땐 산에 들에서’ 만나자던 시인의 제안에 박두규 이병천 김병용 이경진씨는 ‘조시와 별사’로, 하재봉 김장원 박두규씨는 ‘못다한 말들’로, 하재봉 김장원씨는 ‘벗들의 기억’으로, 이재규씨는 평전, 정철성씨는 시평으로 응답하고 있다. 박두규 시인은 큰 아들 이름 ‘박화(朴禾)’를 지어준 고인에게 ‘어둠에 잠긴 꽃으로 네가 늘 숨쉬고 있을 것이니 나는 그걸 느끼리라’고 전하고, 소설가 하재봉씨는 “내 질풍노도의 청춘시절은 갔다. 너와 함께 갔다”며 “중·고등학교 6년을 보낸 전주지만 시인이 없는 도시는 이제 아무 의미가 없다”고 말한다.더 아픈 것은 어린 시절 어머니와 함께 찍은 사진 한 장과 아내 차복훈씨와 밝게 웃고있는 모습, 책들이 빼곡하게 꽂혀 있는 새날서점에서 찍은 사진들이다. 흑백 사진 위로 아련한 그리움이 더해진 ‘우리는 그대를 잊지 못하네’는 책 한 권을 더욱 무겁게 하고있다. 김용택 회장이 임기를 마치며 내놓은 「작가의 눈」에는 시, 소설, 동시, 동화, 수필, 희곡 등 다양한 장르에서 회원들의 근작이 소개되고 있다. 제8회 전북고교생백일장에서 운문부 장원을 수상한 박주영(산서고1)의 ‘상자 속의 유리’와 산문부 장원 강화길(기전여고3)의 ‘서태지와 모차르트’도 실렸다.
올해 소리축제는 판소리를 중심으로 한 복합적 공연예술축제로 대중음악, 클래식, 퓨전음악 등으로 한층 외연이 두터워진다.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조직위원장 안숙선)는 지난 25일 전주전통문화센터에서 정기총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05소리축제 기본계획안을 발표했다.주제는 ‘난(亂), 민(民), 협률(協律)’. 판소리를 비롯한 우리 소리의 화합과 평화의 메시지를 전 세계에 알린다는 뜻을 담고 있다. 9월26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27일부터 10월3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일원에서 펼쳐질 소리축제는 ‘공식행사’, ‘테마기획’, ‘집중기획 판소리’, ‘국내초청공연’, ‘해외초청공연’, ‘부대행사’ 등 총 6개 프로그램 분야에 58개 공연으로 꾸며질 계획.이중 공식행사인 개막공연은 ‘여섯개의 초상화’라는 주제로 진행되며, 지난해 까지 각국의 전통음악을 소개하는 ‘미지의 소리’는 ‘전통과 전위’라는 새로운 이름을 바뀌어 제1탄 ‘아시아편’이 꾸며진다. 소리축제의 핵심격인 ‘집중기획 판소리’는 판소리 명창명가, 완창판소리 다섯바탕, 창극, 신작 판소리 발표 외에 이미 작품 공모에 들어간 ‘세 개의 젊은 시선’이 새롭게 꾸며져 판소리의 풍성함을 더한다. 국내초청공연에는 중요무형문화재, 이야기가 있는 산조, 가족음악극, 크로스오버 등이 올려지며, 해외초청공연에는 칸초네, 샹송, 요들, 아카펠라 등 각국의 역사가 살아숨쉬는 민속음악 시리즈로 엮어진다. 이밖에 부대행사는 어린이소리축제, 움직이는 음악회, 프린지페스티벌, 국악관현악 한마당, 작은 창극 페스티벌 등 체험 중심의 시민참여형 프로그램들을 내세워 집객 능력을 높여나가기로 했다. 올 소리축제 예산은 16억여원으로 지난해 18억6천여만원보다 10%이상 줄었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유스오케스트라가 위촉기간 1년의 초빙지휘자를 선발한다. 4년제 음악대학 이상 졸업자로 해당 분야에 전문지식과 경험이 풍부하고, 지휘자로서 품격과 역량을 갖춘 자를 자격 요건으로 하고 있다. 접수는 28일부터 3월14일까지. 소리전당 홈페이지(www.sori21.co.kr)에서 응시원서 양식을 다운받아 작성한 뒤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유스오케스트라 운영계획안 등을 함께 제출하면 된다. 서류전형 결과는 3월18일 발표되며, 면접은 3월23일 실시된다. 위촉기간은 1년. 기간 만료후 재위촉도 가능하다. 문의 270-7837
해외로는 독일과 미국을 넘나들며, 국내에서는 꾸준한 독주회 무대로 확고한 입지를 굳혀나가고 있는 바이올리니스트 정정호가 3월1일 오후 7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에서 연주회를 갖는다.연주곡은 풍부한 악상과 음악적 기지가 넘쳐나는 ‘모짜르트 소나타 Eb장조 K.481’과 봄의 아지랑이를 연상시키는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제5번 봄’.예원·서울예고를 거쳐 서울대 관현악과를 수석으로 입학한 정정호는 1984년 독일로 유학을 떠나 뷔르츠부르크 국립음대와 칼스루헤 국립음대(karlsruhe)를 졸업했다. 그 후 다시 뉴욕 맨해튼 음대와 보스톤 뉴잉글랜드 음악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독일의 유명한 ‘만델링 콰르텟’의 전신인 ‘슈미트 콰르텟’ 멤버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서울대와 추계예대 등에 출강하고 있으며, 서울챔버오케스트라과 청송실내악단 단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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