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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습 방충 시설이 갖추어져 있지 않은 수장고에 오랫동안 방치돼있던 조선시대 인쇄 목판 ‘완판본’을 보존하고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는 국가문화재 지정 작업이 서둘러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전주시로부터 목판정리사업을 위탁받아 지난해 10월부터 4개월동안 정리작업을 해온 전북대박물관(관장 하우봉)은 ‘완판본’의 상당부분이 이미 소실되었거나 훼손된 상태지만, 상당수의 목판은 복원이 가능한 상태로 남아 있어 희귀성의 가치가 높은 만큼 문화재 지정을 통한 보존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이번 정리사업 결과, 남아 있는 목판수는 5천59개. 알려진 것(4천3백여개)보다도 훨씬 많은 분량이다. 조선시대 ‘완판본’은 조선시대 지방정부(감영)나 중앙정부에서 제작한 인쇄목판으로는 유일한 것으로 알려진데다 분량도 5천여장에 이르는 규모여서 희귀성과 함께 방대한 분량이 문화재적 가치를 높여준다는 것이 연구자들의 평가다. 전라감영의 책판은 전주지역의 역사문화적 전통을 상징하는 유산이기도 하지만 조선시대 감영의 출판문화를 대변하는 자료로서 의미가 크다. 특히 현재 남아 있는 목판으로 찍은 책들이 국립중앙박물관과 규장각, 대학박물관 등에 소장되어 있는 것이 확인되면서 목판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예원예술대 이동희교수는 “전라도와 함께 경상도도 조선시대 출판문화의 주축을 이루었던 곳이었고, 경상감영의 경우는 8도 감영중에서도 가장 많은 책이 간행되었지만 아직껏 책판들이 확인된 예는 없다”며 “5천59장이나 현존하고 있는 전라감영의 목판은 그런점에서 매우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고 평가했다. 조선시대 전라감영에서 제작되었던 인쇄 목판 ‘완판본’은 당초 전라감영이 보관하고 있었으나 1896년 전주향교로 옮겨진 이후 줄곧 향교가 보관해왔다. 그러나 1987년 신축한 수장고 ‘장판각’이 워낙 비좁은데다 습기가 차고 병해충이 확산돼 상당부분 목판의 원형이 소실되거나 치명적인 훼손위기에 처하면서 보존대책이 요구되어 왔다.지난해 10월 전북대박물관으로 옮겨진 ‘완판본’은 현재 임시 수장고에 보관되어 있는 상황. 전북도는 완판본의 보존관리를 위해 올해 8천만원의 예산을 세웠지만 연구자들은 워낙 공간이 비좁고 시설이 열악한 장판고를 다시 수장고로 활용하는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대신 장판각에 기본적인 전시 시설을 갖추어 완판본의 상설전시공간으로 활용하고 목판본의 영구적인 보존을 위한 수장고는 별도로 마련해야 한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전북대 박물관은 보고서가 마무리되는대로 전주시, 전주향교, 학계연구자들과 함께 보존대책을 세우고 국가문화재지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아버지가 아들을 바라보는 마음은 늘 간절하고 걱정스럽죠. 잔소리를 안하면 어쩐지 껄적지근하고, 잔소리를 하면 또 괜히 그런 소리를 했구나하고 후회를 하죠. ”‘우리 아빠 같은’ 김용택 시인과 ‘우리 아들 같은’ 민세(19)의 대화. 김용택 시인(57)이 아들에게 보낸 편지를 묶어 「아들 마음 아버지 마음」(마음산책)을 펴냈다. 다 큰 아들에 대한 바람과 기대, 꾸지람, 잔소리 등 아버지로서 해줄 수 있는 말들은 모두 집어넣은 이 책은 세상의 아버지와 아들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이야기들이다. “책 읽을 시간이 넉넉치 않은 아들에게 한 편의 에세이를 보내듯 쓴 편지들입니다. 책으로 엮을 계획은 없었지만, 이 땅을 살아가는 부모와 자식 간의 일이 극히 사사로울지라도 그것이 우리에게 보편적인 이야기가 될 수 있겠다 생각했죠.”2002년 봄부터 올해 초까지 민세가 대안학교 한빛고등학교 기숙사에서 생활할 때 보낸 편지 50통을 모은 것이다. 오랜만에 만난 아들의 염색한 머리 색깔을 보고는 “솔직한 심정으로 한심하기 이를 데 없다”며 꾸짖기도 하고, 윗옷을 벗고 자는 습관 때문에 감기를 달고사는 아들에게 “잠잘 때 꼭 속옷 입고 자거라”는 세심한 충고도 아끼지 않는다. “딱 한 통 뿐이었다”는 민세의 답장도 소중하게 실었다. “부모들은 자신의 아이가 일등이 되고 일류대학에 가기를 하나같이 소망합니다. 그러나 우리 아이들이 모두 다 일등을 할 수는 없고, 모두 일류 대학에 갈 수는 없어요.”“나무와 풀, 자연을 연구하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고 넌지시 권해봤지만, 민세는 세계적인 요리사가 되겠다며 미국 유학을 떠났다. “나는 꿈 없이 마구잡이로 살았지만 아들은 그러지 않기를 바라게 되네요. 아이들 나름대로 자신의 가치관을 세우고, 인생관에 맞춰 사는 것이 중요하겠지요.”막상 민세가 요리사가 되겠다고 하니 여러 고민이 많았다는 시인은 아들이 평생을 재밌게 할 수 있는 일을 택하길 바라는 쪽으로 마음을 바꿔먹었다. “지금도 편지를 쓰냐고? 나는 이따금 쓰고, 지금은 민세 엄마가 쓰지!”아버지는 아들이 혼자만 잘 먹고 혼자만 잘 살겠다는 째째한 사람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세상의 모든 아들들이 큰 산과 같은 큰 마음을 지닌 큰 사람이 되길 바라고 있었다.
전북펜클럽(회장 김학) 2005년 정기총회가 19일 오후 4시 전주덕진공원 앞 채움터에서 열린다.이날 예산 결산 심의와 임원 선출 등이 이뤄진다.
“활극과 멜로가 판치는 시절에 철학과 역사, 과학의 정신을 말할 수 있어 기쁘다. 형상화 작업은 결코 쉽지 않았으나 오래 묵혀뒀던 성군 세종대왕과 과학 선현 장영실의 이름으로 해야할 말은 다했기 때문에 속이 후련하다.”밀리언셀러 「풍수」의 작가 김종록씨(42)가 조선시대 최고의 과학자 장영실의 삶을 복원했다. 「장영실은 하늘을 보았다」(랜덤하우스중앙).동래 관기의 아들로 노비 출신에서 종3품 대호군의 벼슬까지 오른 장영실. 소설은 세종의 총애를 받던 장영실이 작은 실수로 왕에게 버림받아 초야에 묻힌 것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된다.표면적인 이유는 그가 감독해 제작한 임금의 전용수레 ‘안여(安輿)’가 부러졌기 때문. 그러나 작가는 세종 15년 별자리를 돌에 새긴 천문도를 주목했다. 한양을 중심으로 조선의 하늘을 독자적으로 관측한 천문도는 당시 중국과의 관계에서 ‘독립선언서’와 다름없는 사건이었기 때문이다.15세기 전반 조선의 사회상과 과학기술의 수준, 중국과의 관계 등을 담고있는 이 책은 혼천의, 자격루, 해시계, 측우기 등을 발명한 장영실의 천재성과 세종의 민본사상, 세종과 장영실이 펼쳤던 ‘민족자존’과 ‘과학입국’의 명암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작가는 장영실 삶에 극적인 요소를 더하기 위해 ‘조선왕조실록’ ‘연려실기술’ ‘동문선’ 등 관련기록에 근거해 약간의 추리기법을 섞었다. 고비와 애리조나 사막을 헤매고 바이칼, 히말라야, 티베트 등지를 떠돌며 익힌 별자리도 이 소설 속에 그려넣었다. 전북대 국문학과와 성균관대 한국철학과 대학원을 졸업한 작가는 한국인의 정신과 문화의 원류를 찾는 글을 주로 써왔다.
어린 시절 책꽂이 한켠을 장식하던 큰 활짝의 알록달록한 문양의 위인전 ‘이순신’. 그가 무게(?)를 잡기 시작했다. 공중파를 탄 TV드라마 ‘불멸의 이순신’. 그 여파는 출판계에 ‘이순신 신드롬’을 낳았다. 위기마다 부활하는 역사인물. 이순신 부활이 절실한 난세인 탓일까. 4백 여년이 지난 현대는 위기극복과 난관돌파에 탁월한 절세의 명장 이순신을 또다시 주목했다. 브라운관에 옮겨진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은 소설 김훈의 「칼의 노래」와 김탁환의 「불멸의 이순신」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사료와 소설의 허구 사이에 재창조 작업이 이뤄진 작품들이다. 여기에 비소설작인 김태훈의 「이순신의 두얼굴」이 그 대열에 가세했다. 이순신을 바라보는 서로 다른 시각들이 흥미롭다. △칼의 노래 (김훈 지음/생각의나무) 한 국가의 운명을 단신의 몸으로 보전한 당대의 영웅이자, 정치 모략에 희생되고 장렬히 전사한 명장 ‘이순신’의 생애를 다룬 소설이다. 저자는 당대의 사건들 속에 이순신이라는 개인을 다루며 이순신을 인간적인 존재로 표현한다. 그리고 빼어난 전략 전문가이자 순결한 영웅이었던 이순신 장군의 삶을 통해 이 시대 본받아야 할 리더십을 제시한다. 공동체와 역사에 책임을 져야 할 위치에 선 자들이 지녀야 할 윤리, 사회 안에서 개인이 가질 수 있는 삶의 태도, 문(文)의 복잡함에 대별되는 무(武)의 단순미, 4백 년이라는 시간 속에서도 달라진 바 없는 한국 문화의 혼미한 정체성 등을 그려내고 있다. 2001년 동인문학상 수상작.△불멸의 이순신(김탁환 지음/황금가지) 당대 동아시아 최대의 사건이었던 7년 전쟁 임진왜란과 세계 해전사에 전무후무한 업적을 남긴 명장 이순신을 새로운 시각과 함께 입체적으로 그려 낸 장편 역사 소설. 임진왜란과 민족의 위인 이순신을 총체적으로 그리고 있는 이 작품은 조선뿐 아니라 일본과 중국의 입장을 비춰 보이고, 국왕과 조정에서 부터 승려나 장사꾼까지 각계 각층의 인물들을 얽으며 긴박한 사건들을 이어 나간다.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 속에 기필코 승리를 쟁취하려 고심하는 이순신의 모습은 독자의 감정 이입을 극대화한다. 초반 이순신의 어린 시절로 시작되는 이야기는 중반에 이르러 본격적인 전쟁의 면면을 펼쳐보인다. 읽을수록 맛이 나는 진진한 우리말 표현과 수려한 필치가 재미를 더해준다. △이순신의 두얼굴(김태훈 지음/창해) 난중일기를 비롯한 고서들을 인용해 이제까지 성웅이라는 베일에 감춰져 있었던 이순신의 인간적인 면모를 살핀 책. 평범했던 인간 이순신이 영웅 이순신으로 되기까지의 과정을 방대한 분량의 역사적 사료에 근거해 사실적으로 파헤친다.전문 역사학자가 아닌 저자는 아마추어로서의 열정을 발휘, 그동안 정설로 통하던 사실까지 다각도에서 분석했다. 이순신과 임진·정유재란의 7년 전쟁에 관련한 폭넓은 이해를 돕기 위해 당시의 제도, 문화, 기구를 소개하고 있는 이 책은 스페인의 무적함대, 살라미스 해전, 스탈린그라드 전투, 트라팔가해전 등 이순신의 해전을 다른 나라 전투와 비교하는 흥미로운 내용도 담고 있다.
“쁜지야∼.”“선생님, 쁜지가 뭐예요?”“예쁜 거지!”“에이∼. 선생님, 우리가 왜 거지예요?”“부모님이 옷도 사주고, 먹을 것도 주시고, 학교도 보내주시잖아. 너희는 부모님과 세상에게서 얻어 자라는 거지지만, 꽃 피우고 열매를 맺는 예쁜 미래가 있어서 예쁜 거지란다.”“요즘 아이들은 죽은 지식을 배우느라 지쳐서 생기가 없고 자신의 목소리를 낼 줄도 모릅니다. 초롱초롱, 팔딱팔딱 잘 놀 수 있는 아이가 건강한 삶을 준비하죠. 하루 세 군데 학원을 다니는 것보다 하루 세 번 하늘을 바라보는 것이 더 좋아요.”김용옥 시인이 초등학교 제자들의 글을 모아 「쁜지마음 쁜지생각」(신아출판사)을 엮었다.“초등학교를 졸업하는 제자들이 있어 선물로 책을 준비했다”는 김시인은 2년 이상 글짓기를 배운 아이들 스물세명의 흔적들로 책을 구성했다. 아이들마다 10여편 정도의 글을 섹션화시켜 묶고, 섹션의 앞장에는 아이들에 대한 선생님의 생각도 적었다. “좋은 습관이 좋은 사람을 만들고 좋은 인생을 만듭니다. 독서를 하고 일기를 쓰는 동안 아이들의 생각과 정신은 저절로 자라나는 것 같아요.”한아름 박지현(중산초6) 황상연 오해송 (인후초6) 손모아 김지혜(용흥초5) 송현숙(인후초5) 박민성 박은진 박지은 권지현(신동초5) 이새라(송북초5) 김진(인봉초5) 김현준(완산서초5) 한치오(중산초5) 김선아(전주교대부설초5) 황인준(용흥초4) 송현하(인후초3) 손은아 김희정(용흥초3) 신소정(한들초3) 황현우(송북초3) 박형진(인후초3). 까만 머루빛 눈을 가진 순수한 마음부터 삐뚤어진 세상을 바라보는 날카로운 눈빛까지, 품 안에 꼭 안아주고 싶은 글들이다.“아이들을 사람으로 기르는 것은 모두 어른들의 책임입니다. 비슷한 또래들이 생각과 마음을 나눌 수 있도록 시골 학교 아이들에게 먼저 이 책을 보냈어요.”“나의 쁜지들이 사람다운 사람으로 커나가길 바란다”는 김시인. 아이들은 선생님에게서 세상의 단단함을 배우고, 선생님은 아이들에게서 세상의 연한 속살을 발견하고 있었다. “오자 하나에 아이들 속상할까봐 교열을 수도없이 봤다”는 선생님과 엄마보다 나이많은 선생님에게 고민을 털어놓는 아이들 모두 눈높이 사랑이다.
“어린시절 시골에서 자라면서 툭하면 산과 들을 헤매고 다녔지요. 하늘과 바람, 별이 아름답게 펼쳐지는 거대한 자연에 파묻혀 있을 때 우주의 기운과 내가 하나가 되는 느낌이었습니다.”자라서 풍수에 대해 알기 시작했을 때 땅과 물과 바람의 세계를 좀더 분명하게 느낄 수 있었다는 풍수학자 김두규 우석대 교수(45·교양학부). 틈만 나면 전국을 돌며 땅과 바람의 냄새를 맡는 그가 「복을 부르는 풍수기행」(동아일보사)을 펴냈다.“풍수는 역사와 사회의 변화에 따라 달라집니다. 분명한 것은 풍수는 고려시대 이후 1천년이 넘는 세월이 쌓인 지혜의 온축(蘊蓄)이라는 것이죠.”그는 “풍수는 땅과 그 땅 위에 사는 사람들 사이에 빚어지는 갈등이 어떻게 드러나는가를 살피는 학문”이라며 “풍수를 가르치다 보니 자연 앞에서 갈수록 분석적이 된다”고 웃었다.“후손들을 위해 묘지풍수를 이용하고, 일부 술사들이 박약한 풍수지식으로 땅장사를 하기 때문에 아직도 풍수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있는 게 사실입니다. 요즘은 인테리어 풍수처럼 풍수가 생활 속으로 많이 들어왔지만, 저 역시 풍수가 기존의 틀을 무리하게 깨뜨리는 것은 좋지 않다고 봅니다.”“풍수의 효과는 그것을 수용하고 활용하는 사람들에게 달려있다”고 믿는 김교수는 “풍수 술가(術家)이면서도 동시에 학자라는 관점에서 책을 썼다”고 소개했다.제1장 ‘그 곳에 가면 뭔가 특별한 게 있다’에서는 개인과 문중, 마을, 집단, 국가 등 각각의 주체들이 풍수를 활용하고 있는 현장을 소개하고, 제2장 ‘풍수는 삶이다’에서는 일제의 풍수침략 현장과 대통령들의 풍수 사랑 등 풍수와 정치를 연결시켰다. 제3장 ‘풍수는 생태학적 환경론이다’는 ‘그대들은 어떻게 저 하늘이나 땅의 온기를 사고 팔 수 있는가’를 주제로 풍수학자들의 대담을 실었다. “어떻게 앉아서 길흉화복을 예측할 수 있냐는 질문을 많이 받지만, 앉아서는 절대 알 수 없습니다. 직접 그 곳에 가볼 때에만 땅을 읽고 사람의 마음도 읽을 수 있습니다.”지난해 교수신문에서 ‘여행을 가장 많이 하는 교수 3인’ 중 한 명으로 뽑힌 김교수는 가지 않은 곳과 고증된 기록을 통해 확인하지 않은 곳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 합리적인 풍수의 새 패러다임을 만들고 싶어 이 책에서도 오랜 기간 발품과 책품을 팔아 연구한 80여 곳을 추렸다. 일반인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사진자료와 찾아가는길, 주석 등을 달았다. 춘향이 보다 더 유명한 남원 광한루의 호랑이 석상, 전주 야산의 ‘초롱불 같은 곳’에 들어선 「혼불」 작가 최명희의 묘지, 박사를 100명 이상 배출한 임실군 삼계면 박사마을, ‘노란 꾀꼬리가 나무를 쪼는 형국’인 가수 송대관의 생가 등 우리 지역 풍수이야기도 재밌다. “전주는 말 그대로 온전한 명당입니다. 그러나 공간배치가 잘못 됐어요. 전주가 발전하려면 후백제 도읍지였던 기린봉을 주산으로 북서쪽으로 나아가야 합니다.”진정한 애착으로 우리 땅을 들여다 보는 김교수는 “도청 신청사 등이 북서쪽의 반대편에 들어서는 것이 아쉽다”며 “전통이 살아있는 한옥마을 조성도 전주제일고 쪽으로 확대시켰으면 좋겠다”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이복웅 시인(전북문화원연합회장)이 국제 펜클럽 한국본부 32대 이사로 선임됐다.지역 문단에서 중견시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시인은 시집 「삐걱거리는 바다」 「흔들리는 새들아」 등을 발표했으며, 한국문인협회 윤리위원, 현대시인협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새내기 음악인들이 한무대에 선다. 한국음악협회 전북지부(지회장 심춘택)와 (사)예술기획 예루(대표 김광순)가 공동 주최하는 2005신인음악회.15일과 16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열리는 올해 무대에는 각 대학 음악교수들이 추천한 20명의 서양음악 전공자들이 초대됐다. 15일 무대에 서는 피아노의 변지영(군산대 졸업), 조윤희(전북대 졸업), 바이올린 이수비(군산대 대학원), 첼로 안지영(전주대 졸업), 소프라노 김에셀(전북대 졸업), 윤라은(전주대 졸업), 박하나(원광대 대학원), 테너 김성진(순천시립합창창단 상임단원), 박지훈(원광대 대학원), 바리톤 이동현(전북대 졸업)씨, 16일 무대에 서는 피아노 최성은(원광대 대학원), 유경진(전주대 졸업), 원은정(전북대 대학원), 바이올린 김진희(전주대 졸업), 문윤주(전북대 졸업), 정유진(군산대 졸업), 플룻 김주희(전주대 졸업), 클라리넷 박현정(전주대 대학원), 바리톤 김태정(군산시립합창단 단원), 작곡 장항(군산대 졸업)씨다.서양음악과 국악 전공 졸업생들에게 꿈과 자신감을 심어주며 지난 15년동안 지역 음악문화 발전에 초석 역할을 해온 신인음악회는 지난 91년부터 올해까지 250명의 신인들을 발굴했다.
활발한 창작활동과 문화운동으로 한국 문단을 이끌고 있는 문인들이 전주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관련기사 12면)(사)민족문학작가회의(이사장 염무웅) 회원들이 12일과 13일 올해 첫 손님으로 전주전통문화중심도시추진단 전주 팸투어에 참가했다.팸투어는 한옥마을과 전주 명승지 관람, 비빔밥 만들어 먹기, 전통문화공연 관람 등 전주의 역사와 맛, 멋을 체험하는 일정으로 진행됐으며, 추진단과의 간담회도 가졌다. 참가자들은 우석대 조법종 교수의 설명으로 오목대와 향교, 경기전, 한방체험관 등을 둘러보고, 한지원과 이지원에서 한지 제조 과정과 한지공예 작업을 관람했다. 이날 팸투어에는 ‘한국문단의 거인’ 민영 시인과 ‘저문 강에 삽을 씻고’의 정희성 시인, ‘삶의 고통을 시로 승화시킨 서정시인’으로 평가받는 천양희 시인을 비롯, 김형수(민족문학작가회의 사무총장) 고증식 권지숙 김서령 김종광 김지우 김진경 류외향 문인수 박남준 박영근 박영희 손세실리아 안상학 안종관 이정록 이하석 정경아 최유찬씨가 참여했다.
“잊고있던 역사와 전통을 모처럼 공부할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전통과 문화재가 가장 잘 살아있는 마을이 바로 전주인 것 같아요.”‘엉겅퀴꽃’의 민영 시인(71). ‘한국 문단의 작은 거인’으로 불리는 시인은 전주전통문화중심도시추진단 초대로 전주를 찾은 민족문학작가회의 회원들 중 최고령이었다“한승원, 현기영, 염무웅, 송영 등 또래의 친구들이 전주에 함께 내려오지 못해 아쉽다”고 밝힌 그는 “우리나라 역사와 문화의 맥을 잇고있는 공간이 상처를 많이 받고있는데, 전주는 고장을 지키려는 이 곳 사람들의 노력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몇년 전 보다 전주가 많이 발전한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한옥마을을 돌보기 전에는 옛 것이 초라하게 남아있는 것 같아 싸늘한 느낌이었는데, 오늘 보니 전통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한옥마을을 보존하고 있는 것 같아 따뜻함을 느꼈습니다.” 그는 “다만 경기전에서 가마 등에 대한 보호시설이 허술해 훼손이 염려됐다”고 걱정했다.“이만한 역사문화도시가 없는데, 전주가 전통문화중심도시를 추진하기로 한 것은 좋은 생각인 것 같습니다. 전주를 위해서 뿐만 아니라 한국 안에서도 전통이 살아있는 도시는 문화적 보물이라고 생각합니다.”“골동품적인 사고 때문이 아니라 우리 것이기 때문에 옛 것을 좋아한다”는 그는 “욕심을 부려 한꺼번에 전통문화중심도시를 이뤄내려는 것보다 전통문화의 의미를 곱씹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통문화의 원형을 보존하면서도 오늘에 맞게 발전시킬 수 있는 방향을 찾는 것이 전주의 숙제인 것 같다’는 것이 그의 조언.지난해 고희를 맞아 시선집 ‘달밤’을 펴낸 그는 전주의 인상을 가슴 깊이 새겨 전주를 소재로 한 작품을 써보고 싶다고 말했다. 자유실천문인협의회 창립부터 활동해 온 시인은 현재 민족문학작가회의 시분과위원회 위원장을 맡고있다. 강원도 철원 출생으로 유년시절을 만주에서 보냈으며, 1959년 ‘현대문학’ 추천으로 등단했다. 한국문학평론가협회상, 만해문학상을 수상했다.
본사의 일방적인 인사에 반발해 ‘사장 출근 저지 투쟁’에 나선 전주MBC 노조가 파업을 철회했다. 그동안 노조 파업으로 출근을 보류해 온 신임 한귀현 사장(52· 본사 전 정책기획실장)은 지난 7일 주주총회에서 선임된 지 일주일 만인 14일 취임식을 갖고 공식 업무에 들어갈 예정이다. 전주MBC노조는 이번 파업과 관련, 지난 11일 밤 본사 최문순 사장의 대리인 자격으로 전주MBC를 방문한 고민철 본사 기획이사와의 대면 협상을 통해 인사 강행에 대한 본사의 해명과 함께 사과의 입장을 확인하고 재발 방지와 인사시스템 제도 개선에도 합의, 파업을 철회키로 했다고 12일 밝혔다. 노조 관계자는 “초기 개혁 단계에서 현행 인사시스템으로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되기 때문에 일괄 교체가 불가피했다는 본사의 해명과 사과의 뜻을 받아들여 파업를 철회하게 됐다”면서 “아울러 인사시스템을 보장하고, 제도를 개선하는 방안을 놓고 양측의 협의를 이끌어냈다”고 말했다. 이번 협상에서는 또 특별한 하자가 없는 한, 지역사 사장의 임기 3년을 원칙적으로 보장키로 했다.한편, 전주MBC 국·실장 간부 5명 전원이 노사 합의에 의한 추천위원회 응모와 검증을 거쳐 선임된 박병선 전 사장이 교체된 것에 반발해 사장 임기 보장을 요구하며 보직사퇴 의사를 밝힌 것과 관련, 본사 최문순 사장이 비공식적인 통로로 ‘잊고 싶다’는 얘기를 전달해온 것으로 알려져 오는 5월 정기인사까지는 당분간 인사는 보류될 전망이다.
2005전라북도미술대전이 작품을 공모한다. 공모 부문은 서예, 문인화, 한국화, 서양화(수채화), 판화, 조각, 공예, 건축, 디자인 등 9개. 37회를 맞는 올해는 종합대상을 문화관광부 장관상으로 격상시키고 상장과 상패를 전달하는 대신 상금은 각 부문별 대상과 같이 2백만원으로 내렸다. 부문별 대상은 15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상금을 올렸다. 심사의 공정성을 위해 운영위원들이 심사과정을 참관하기로 한 이번 공모부터 서예, 문인화 부문과 나머지 부문으로 심사일정도 분리시킨다. 서예, 문인화 부문은 5월 13일 작품을 접수해 14일 심사하며, 나머지 부문은 5월 20일 작품을 접수해 21일 심사한다. 접수장소는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실. 1인당 2점 이내로 출품할 수 있으며(출품료 5만원), 심사결과는 23일 오전 10시 전북미협 홈페이지(www.jbfaa.or.kr)를 통해 발표된다.수상작 전시는 5월 23일부터 6월 1일까지 소리전당과 전북예술회관에서 열리며, 시상식은 23일 오후 3시 소리전당 전시실에서 진행된다. 문의 063) 276-9475
실크 자수로 만나는 예수 그리스도와 성모 마리아의 모습은 어떨까.‘실크 수공예 자수 가톨릭 성화전’이 17일까지 전북예술회관에서 열리고 있다. 실크 자수로 인물화와 성화(聖畵)만을 전문적으로 제작해 온 실크아트(전주시 서신동)가 성화상과 실크 수공예자수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돕고 실크 수공예로 놓여진 성화의 아름다움을 전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자수공예가의 정성이 담긴 손 끝에서 한 땀 한 땀 이뤄지는 실크 수공예 성화는 오랜 시간과 침묵을 통해 깨달음을 얻는 종교와 같다.이번 전시에는 ‘예수 그리스도’ ‘그리스도의 십자가’ ‘성모마리아’ ‘성모자(聖母子)’ ‘성녀 베로니카’ ‘대천사 미카엘’ 등 부드러운 터치와 세밀한 묘사로 종교의 신성함과 예술성을 동시에 갖추고 있는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다.실크 수공예 자수의 특징은 보존성과 입체성. 인고의 세월을 견뎌내고 수백년을 보존할 수 있는 보존성과 빛의 밝기와 작품을 감상하는 각도에 따라 비단실의 이미지가 변화되는 입체적인 아름다움도 느낄 수 있다.
‘너희 인간들’ ‘이젠 내게 눈물은 없다…’ ‘내겐 조금도 너그럽지 않던…’서양화가 김용수씨(28)가 17일까지 전북예술회관에서 열고 있는 첫 개인전 ‘융합(融合)의 서곡(序曲)’은 나무의 음성을 인간에게 전한다. “선운사에 있는 한 나무는 사람들이 나무 위에 올라가 사진을 너무 많이 찍는 바람에 죽게 됐지요. 그러나 죽은 나무에게 인간이 해줄 수 있는 것은 쓰라린 상처에 시멘트를 채워주는 것 뿐이었습니다.”사람의 시각에서 보는 나무가 아닌, 스스로 나무가 되길 선택한 김씨는 사람에게 몸짓을 하고 노래를 들려준다. 모래와 시멘트, 고무 보드를 개어서 화면을 칠하고 그 위에 호스, 나무껍질, 스피커, 반도체 칩, 전선 등 다양한 오브제들로 나무의 형태들을 만들었다. 새벽 안개를 상징하는 화면과 인위적인 것을 상징하는 것들로 만들어진 나무. 그는 생명을 잃은 하찮은 물건들에서 새로운 생명력과 아름다움을 발견해 냈다. “작품을 보고 전시장을 나가는 관람객들이 ‘춥다’는 느낌을 받았으면 좋겠어요. 인간의 감정을 따뜻한 것으로 본다면 상대적으로 죽은 나무의 감정은 차가운 이미지로 표현하고 싶었거든요.”평면과 설치, 퍼포먼스 등 다양한 형식을 결합한 그는 오픈식에서 배경음악을 직접 작곡하고 고무 호스들을 머리에 연결시켜 자신이 선운사의 죽은 나무가 되는 퍼포먼스로 눈길을 모으기도 했다.앞으로 여섯차례에 걸쳐 인간과 자연이 합쳐진다는 의미를 담아 ‘융합’을 주제로 작업할 계획이라는 김씨는 서울 출신. 미술 그룹 ‘투사와 포착’‘쿼터’‘세일’등에 참여하고 있으며 다음달 개막하는 서울아트페어에 참여한다.
나무와 흙은 서로를 필요로 한다. 늘 그 자리에 있을 것 같은 흙과 나무지만, 서로의 귀함을 잃게되면 언 땅에 목숨 다한 나무토막에 불과하다. 결혼 20주년을 맞은 ‘목공 사내’와 ‘도공 계집’, 이들 부부도 마찬가지다. 목공예가 송승호(50) 도예가 박순천(42)씨가 17일까지 전북예술회관에서 부부전 ‘흙과 나무의 어울림’을 열고 있다. “자기가 스무살 ‘총각’이었을 적에 나는 열두살 ‘어린 가시내’였다고 말하던 남편이 벌써 오십입니다. 힘들게 살아왔지만, 이제 사랑해야 할 나이가 된 것 같아요.”웃음 많은 아내의 손에 이끌려 좀처럼 밖으로 작품을 내놓지 않던 송씨가 부부전을 결심했다. 2년 동안 나무를 깎고 흙을 빚으며 식탁과 차탁, 컵, 화병, 접시 등을 만들었다. 흙을 구워 만든 의자 위에는 나무로 받침을 얹고 나무 차탁 위에는 도자기를 올려놓았다. “목공과 도공이 만났으니 찰떡궁합이라고들 하지만, 칭찬보다는 서로를 혼내기 바쁘죠. 아내는 깔끔하고 세련된 것을 좋아하고, 저는 나무의 형태를 자연스럽게 살리는 것을 좋아해 작품이 자꾸 화려해져요.”그래도 부부는 “예술은 난해하고 어려운 것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친숙해야 한다”고 뜻을 모았다. 그래서 전시장도 작품 사이를 걷다 테이블에 잠시 앉아 쉬어도 되는, 편안함이 있는 곳으로 꾸몄다.“외삼촌인 김을생선생님(전북인간문화재)에게서 목공예를 배운 남편은 젊은 날 스님이었어요. 저를 만나 승복을 벗은 남편을 위해 기회가 된다면 남편의 첫 개인전을 열어주고 싶어요.”아무리 바빠도 뛰는 법이 없는 송씨가 세밀하고 깊이있는 작업에 홀로 매달리는 동안, 박씨는 백제예대를 졸업하고 새로운 공부를 위해 원광대 도예과에 다시 입학했다.한 길에 서서 세월이 지날수록 서로를 더욱 존경하게 된다는 이들. 소꿉놀이 같은 부부의 삶이 진솔한 작품으로 옮겨져 있다.
(사)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전주지부(지부장 최무연)가 지역의 정체성을 살린 행사들로 지역 문화 새지도 만들기에 나섰다. 회원 중심으로 다양한 예술창작 활동을 전개하면서 문화예술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을 새롭게 하기 위해 기획한 행사는 전주예술제와 종이의날 지정 기념 행사. 두 행사 모두 전주의 역사와 전통문화를 근간으로 하고 있다. 전주예술제는 해마다 연꽃이 피는 7∼8월 덕진공원에서 열렸던 전주연꽃예술제를 확대개편하는 것. 그동안 예산 등의 이유로 일부 협회들만 형식적으로 참여해 왔지만, 올해부터는 10개 협회가 전부 참여할 수 있도록 10월로 행사 시기를 옮기고 규모도 확대해 전주의 상징적인 축제로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새 집행부를 꾸리고 처음 개최했던 지난해 예술제에서 예년 프로그램과 별다를 게 없다는 아쉬움을 남겼던 만큼, 순수예술축제의 의미를 살린 창작 프로그램을 대폭 보강할 계획이다. 문제는 예산. 전주예술제를 준비하면서 지난해 연꽃예술제 지원금 2천6백만원 보다 많은 5천만원의 예산을 신청했지만, 현재 이중 2천7백만원만 확보된 상태다. 한지와 완판본의 고장 전주의 전통을 이어나가기 위해 지난해 중단됐던 종이의날 지정 기념 행사도 이어간다. 지난해 ‘전주 종이의 날’ 5월 4일을 ‘국제종이조형협회총회(IAPMA) 종이의 날’로 제정한 만큼, 사라져 가는 전통문화를 다시 부활시킨다는 의미를 담아 기념식과 종이 관련 체험 프로그램 등으로 기념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제주예총과의 자매결연도 추진하고 있다. 전통문화중심도시로 나아가려는 전주의 정책에 맞춰 역시 전통이 살아있는 제주지역과 문화예술로 교류해 나가겠다는 의지다. 6월 중 자매결연 내용을 확정하고, 10월 예술제 일정에 맞춰 교류행사를 가질 예정이다.전주예총은 지난 10일 오후 6시30분 전주 호남성에서 2005년 정기총회를 열고 올해 사업을 확정했다. 전주예술제 등 신규사업 외에도 전주예술인의 밤 및 예술상 시상식, 분기별 전주예총지 발간 등은 올해도 이어간다. 최무연 회장은 “예총의 주인은 예술인들이지만, 예총의 문화예술활동은 회원과 시민 모두에게 감동을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올해 사업은 전주의 정체성을 강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이날 전주예총 산하 각 단체들은 전주미술협회지부전, 온고을미술대전(미술협회) 전국세미누드촬영대회, 전국사진공모전, 전국사진연수회, 전북관광사진공모전(사진작가협회) 지도자무용강습회, 소외된 이웃을 위한 공연(무용협회) 실버가요제, 청소년트로트가요제, 전라예술가요제(연예협회) 전국국악대제전, 전북시군농악대회(국악인협회) 전주어린이연극제(연극협회) 등을 올해 사업계획으로 내놓았다.
전주 시내 극장가에서 13년 전통의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아카데미아트홀이 예술영화 전용관으로 변신을 꾀한다. 지난해 전주시네마가 영화진흥위원회로 부터 예술영화 전용관 운영주체로 선정됐으면서도 극장측의 무성의한 보류 방침으로 개관이 무산됐던 예술영화 전용관이 1년 만에 재추진된다. 전주독립영화협회는 12일 전국 10개 영화상영관을 선정하는 영진위의 ‘예술영화 전용관(아트플러스 시네마네크워트) 지원사업’에 아카데미아트홀을 예술영화 전용관으로 하는 운영계획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아카데미아트홀은 이에따라 예술영화 전용관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종전에 운영하던 3개관을 1개관으로 축소하고, 현재 내부 수리에 들어갔다. 예술영화 전용관을 추진 중인 아카데미아트홀은 4월1일부터 지하 1층의 1관만을 운영하게 되며, 앞으로 예술영화, 대안영화, 독립영화을 볼 수 있는 창구 역할을 맡게 된다. 김정석 전주독협 사무국장은 “예술영화를 차별화 전략으로 삼은 일부 대형 멀티플렉스를 중심으로 예술영화 전용관 운영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으나 지역을 대표하는 극장의 활로 모색을 위해 아카데미아트홀측과 협의해왔다”고 말했다. 아카데미아트홀은 주로 상업영화를 상영해오다 CGV와 프리머스,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대기업 계열의 멀티플렉스가 잇따라 들어선 지난해 부터 예술영화에 눈을 돌려 ‘스페인 영화제’, ‘프랑소와 오종 특별전’, ‘귀여워’, ‘빈집’ 등 국내외 예술영화를 꾸준히 선보이며 예술영화 전용관으로 조금씩 변모해왔다. 김태권 아카데미아트홀 대표는 “대형 멀티플렉스의 시장 지배가 심화되면서 극장 운영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어왔다”면서 “무작정 문을 닫을 수 없는 극장을 ‘아트홀’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예술영화 전용관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내놓게 됐다”고 말했다. 이달까지만 영화를 상영하게 될 2관과 3관은 영상산업과 관련된 사무실로 쓰여질 계획이다. 영진위의 ‘예술영화 전용관 지원사업’의 운영 약정 기간은 4월1일부터 2006년 3월31일까지.전주독협과 아카데미아트홀측은 한국예술영화와 외국예술영화를 똑같이 비중을 두고 각각 10∼15편 정도를 107일, 100일 이상 선보일 계획. 이중 한국예술영화는 수도권 이외 지역에서 상영되지 못하고 있는 독립영화를 포함하게 되며, 외국예술영화는 기획전과 특별상영전 등을 통해 작품들을 상영할 예정이다. 전주독협이 예상하고 있는 회당 평균 관객수는 한국예술영화가 20명, 외국예술영화가 25명선. 하루 5회 상영을 기준으로 한 연간 관객수는 모두 2만5천명 정도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김정석 전주독협 사무국장은 “무엇보다 지역 예술영화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관객 확보가 우선돼야 한다”면서 “예술영화 전용관을 이용할 수 있는 회원제를 실시하고 회원시사회를 지속적으로 개최하는 한편 연 5∼6회 정도의 영상문화 강연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 무대공연작품 제작지원사업의 지원예산액이 당초 알려졌던 2억3천8백만원에서 3억5천7백만원으로 상향 조정됐다.중앙기금과 도비를 1대1로 부담하는 매칭펀드 방식에 따라 지원되는 무대공연작품 제작지원사업은 올해에도 관례적으로 전년도 수준인 4억7천6백만원(중앙기금 2억3천8백만원·도비 2억3천8백만원)선에서 집행될 예정이었으나 정부의 50% 삭감 방침에 따라 총 사업규모가 2억3천8백만원으로 축소됐었다. 이에따라 이미 확보된 도비 2억3천8백만원 가운데 절반금액인 1억1천9백만원이 고스란히 반납될 처지에 놓였고, 지원금 축소가 알려지면서 문화예술계 안팎에서는 적지않은 파장이 일었다. 전북도는 이에 대한 방안으로 도비를 모두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무대공연작품 제작지원사업을 공동 주관하는 문예진흥원과의 협의 끝에 중앙기금과 도비 지원 비율을 각각 ‘1대1’에서 ‘1대1이상’으로 상향 조정하는데 합의했다. 도 문화예술과 관계자는 “도비를 확보해두고도 갑작스런 정부의 삭감 방침에 따라 문화예술계의 반발 내지는 혼란을 고려해 이같은 방안을 강구하게 됐다”면서 “중앙기금은 불가피하게 50% 삭감됐지만, 도비를 원만하게 지원할 수 있게 돼 부족하나마 문화예술계의 숨통을 트여 줘 다행이다”고 밝혔다. 연극, 무용, 음악, 국악 등 4개 분야 단체와 공연기획사에 총 3억5천7백만원(중앙기금 1억1천9백만원·도비 2억3천8백만원)을 지원하게 될 올해 무대공연작품 제작지원사업에는 모두 63건(작품)이 접수됐다. 이들 신청 총액은 25억2천4백만원에 달한다. 심사는 당초 예정되어 있던 11일보다 늦어진 16일에 열린다.
지역 문화를 가꿔갈 문화공간이 대폭 확대된다. 문화자원을 이용한 산업화 기반을 마련하는 사업도 추진된다. 전북도는 올해 문화기반시설 확충 일환으로 총 사업비 59억원을 들여 완주 역참박물관, 무주 최북미술관, 무주 눌인문학관 등 3개 시설의 신규 건립을 추진하고, 전주·정읍·남원·무주 등 4개 지역에 공예공방체험장을 건립하는 한편 민속공예산업의 육성을 위한 연계 방안을 내놨다. 완주군 삼례읍 신금리에 들어설 완주 역참박물관은 3천983㎡ 부지에 건물 면적 992㎡ 규모로 내년 착공에 들어간다. 무주군 무주읍 방신리에 각각 3천㎡, 4천㎡ 의 부지가 마련된 최북(조선시대 화가)미술관과 눌인(평론가 김환태)문학관은 각각 건물면적 1천322㎡, 1320㎡ 규모로 나란히 들어선다. 최북미술관은 오는 6월, 눌인문학관은 내년 착공할 계획이다. 올해도 전북 지역의 문화유적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문화유적분포지도가 제작된다. 2001년부터 시작된 문화유적분포지도는 지역별 특화된 문화유산 마케팅으로 관광자원화를 시도해 문화의 산업화를 꾀하기 위한 것. 올해 사업으로 도내 14개 시군의 문화유적분포지도가 완성된다. 마지막 대상은 김제, 임실, 장수, 무주 등 4개 지역. 무형문화재와 동산문화재를 제외한 유형 문화재, 문화재 자료, 등록문화재, 문화재적 가치가 있는 근대 건축물, 산성, 누각, 돌탑 등 5천여곳을 정리하는 작업이다. 판소리를 집중육성하기 위한 기본 계획도 눈길을 모은다. 그동안 학술적으로 판소리를 정리하는 작업은 이뤄져 왔지만, 판소리의 대중화와 산업화를 위한 본격적인 계획 수립은 이번이 처음이다. 도는 판소리 보존·전승 방안과 판소리 대중화·세계화 방안, 판소리 문화관광 상품화 및 산업화 방안 등을 골자로 4천만원을 들여 판소리 육성 종합기본계획을 수립한다고 밝혔다.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공예 육성 사업도 진행된다. 민속공예 산업을 특화시키고 시장 잠재력이 있는 우수 문화상품을 육성해 문화콘텐츠 산업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 사업이다. 특히 문화적 전통이 뿌리 깊은 도예와 공예의 경우 전주와 정읍, 남원, 무주 등에 공예공방체험장을 건립, 문화콘텐츠로서 작품을 생산하고 체험·교육할 수 있는 공간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전통공예 및 문화관광상품 제작은 물론, 유통기반시설로서 기능을 해나가도록 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다양한 사업과 전통예술공연 및 교육연구를 통한 국악진흥 사업이 추진된다.
전북 문화예술인들, "문화예산 삭감 도의원들 사퇴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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