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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 국립민속국악원(원장 곽영효)이 기획한 ‘2005 토요예인전’ 첫 무대에 도무형문화재 2호 심청가 이수자인 송재영 도립국악원 창극단 부단장이 초대됐다. 19일 오후 5시 국립민속국악원 공연장. 판소리 ‘춘향가’ 완창 무대로 꾸며질 이번 공연에서 송재영 명창은 동초제 춘향가 중 옥중가부터 끝까지를 선사한다. 고수는 서은기, 조용복 국립민속국악원 기악부 단원이 맡는다.송 명창은 지난 2003년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에서 판소리 명창부 장원을 차지했으며, 현재 사단법인 동초제 판소리보존회와 한국국악협회 전북지회 이사를 맡고 있다. 판소리, 병창, 기악, 무용, 전통연희, 종교의례 등 민속악 전반 명인·명창들의 수준 높은 기량을 선사하게 될 토요예인전은 매월 셋째주 토요일 오후 5시 국립민속국악원에서 펼쳐진다.
“그림을 보면 마음 속으로 느낌이 와서 너무 좋아요. 저는 차가우면서도 관념적이고, 아무튼 독특한 경향을 가지고 있는 작품이 좋아요.”‘관념적’ ‘경향’. 초등학교 4학년과는 어울리지 않는 단어들을 스스럼없이 내뱉는 은경이를 가리키며 한 작가가 말했다. “맨날 보는 것이 작가들 전시 팜플렛이니, 그런 말이 입에 붙을만도 하죠.”미술관 안의 꼬마 관람객, 이은경양(화산초등학교4). 장래희망이 화가인 은경이에게 유일한 놀이터는 전북예술회관이다. 학교에서는 말이 없는 조용한 아이지만, 그림과 미술가들 앞에만 서면 은경이는 가슴이 뛴다고 말했다. 1주일에 서너번. 학교가 끝나는 2시면 은경이는 중화산동부터 걸어서 예술회관에 도착한다. 은경이 말로는 지난해 부터 50∼60개 전시는 본 것 같단다.“화가들은 진짜 대단한 것 같아요. 저는 특히 이일순 선생님하고 김삼렬 선생님이 좋아요.”‘예술회관 꼬마’로 통하는 은경이는 이미 미술가들 사이에서 유명하다.전시를 준비하는 작가들의 작품 설치도 돕고, 급한 일로 전시장을 비워야 하는 작가들을 위해 ‘전시장 지킴이’도 자청한다. 가끔은 작가 몰래 작품을 마음대로 설치해 놓아 작가들 속을 태우기도 하는 ‘말썽꾸러기’다. “작가들이 그린 거라서 보통 사람들 그림하고는 차원이 달라요. 저는 우리나라 그림과 서예는 별로 끌리지 않아요. 나중에 크면 차갑고 외국적인 느낌이 나는 그림을 그릴래요.”진소자 담임선생님은 “은경이는 그림은 물론, 다방면에 소질이 많은 아이”라며 “다만 가정형편이 어려워 아이의 재능을 뒷받침해 줄 지원이 부족한 것이 늘 아쉽다”고 말했다.은경이의 예술회관 퇴근 시간은 5시. “너무 자주 다니지 말고 쉬어가면서 다니라”는 부모님 말씀도 은경이의 ‘미술관 사랑’은 막지 못하는 것 같다.
한지의 속살이 드러났다.견고하고 실용적인 한지의 특성을 살린 생활공예부터 조형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한 공예까지, 한지가 품고있는 다양한 가능성이 밖으로 나왔다. 우리 겨레의 삶과 함께해 온 한지문화를 복원하고 전통문화상품으로 발전시켜온 예원예술대 한지문화연구소(소장 차종순)가 ‘제2회 한지, 새로운 모색전’을 열고있다. 20일까지 전주공예품전시관 기획관.고집스럽게 한지의 길을 걷고있는 연구소 자문위원과 연구원들은 이번 전시에서 한지의 새로운 가능성을 실험한다. 참여작가는 김혜미자 기전여대 교수와 무형문화재 태극선 선자장 조충익, 김선애 김연 김완순 소빈 송미령 송영림 신경자 신미금 심화숙 유봉희 이유라 이재승 이철규 이택구 전양배 전용훈 지용출 차종순 최지우 하복순 한경희씨 등 23명. 오랜 시간과 섬세함이 요구되는 한지공예에서 작가들은 치열한 장인정신으로 한지의 매력을 찾고있다. 지승, 지호, 전지, 지화공예 등 다양한 기법으로 한지의 실용성과 예술성을 고민하고 있다.차종순 소장은 “한지를 현대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고 전북 지역의 한지공예 문화와 한지산업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을 주요 임무로 생각하고 있다”며 “전주 전통한지의 우수성을 조형적 측면에서 접근해 디지털콘텐츠화하고 대중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지문화연구소는 그동안 전통한지조형 문화예술의 발굴 및 양성, 관련 분야의 학술체계 수립과 관련기술 재현, 전통한지조형문화상품의 수집 및 전시, 학술대회 및 연구간행물 출판 등을 진행해 왔다.
오스갤러리(대표 전해갑)가 한국 현대미술의 현재를 보여주는 두 개의 전시로 봄을 맞는다. 4월 21일까지 소양오스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한국 현대미술 17인전’과 롯데백화점 전주점 오스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현대미술 소품 컬렉션전’. ‘한국 현대미술 상설기획전’을 테마로 한국 현대미술의 중심에 서있는 작가들을 전주로 초대했다. ‘한국 현대미술 17인전’은 자신만의 분명한 색깔로 현대미술사에 뚜렷한 흔적을 남기고 있는 17명의 작가들을 소개한다. 1950년대부터 70년대까지 국전 중심으로 활동하며 민족성을 근간으로 작업해 온 구상작가 박성환 손일봉 손응성 이마동. 현대 추상미술의 선구적 역할을 해온 김창열 이우환 이승조 전혁림. 독특한 조형언어로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구축해 가고있는 공문, 김종식, 윤석남, 윤중식. 극사실주의를 표방했던 고영훈, 자유분방한 생명력을 보여준 사석원, 사회비판적이고 파격적인 형상미술을 해온 안창홍, 자연 속에서 조형과 전통성을 찾은 김종학, 향토성 짙은 농촌풍경을 주로 그려온 이원희 등 작가들은 한국 현대미술의 다원화를 작품으로 증명하고 있다. ‘∼17인전’이 작가의식이 강조된 기획전이라면, 같은 기간 롯데백화점 오스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현대미술 소품 컬렉션전’은 일반 관람객들에게는 한결 편안한 전시다. 김원숙 박고석 사석원 안창홍 오치균 이만익 이철수 유영국 전혁림 최석운 황용엽 황규백 등이 대중성을 갖추고 있는 소품 위주의 작품들을 내놓았다.
2005 지방문예회관 기획프로그램 공모에 전북에서는 전북예술회관과 전주덕진예술회관, 정읍시예술문화회관, 춘향문화예술회관 등 4개 기획프로그램이 선정됐다.전북예술회관의 오페라 ‘헨젤과 그레텔’은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 자체기획한 프로그램, 전주덕진예술회관에서 올려지는 창작극 ‘동문거리 여자는 아름다웠다’는 전주시립극단의 기획이다. 정읍시예술문화회관의 악극 ‘상춘곡-새봄이 돌아오니’(정읍시립국악관현악단), 춘향문화예술회관의 국악뮤지컬 ‘오성이와 깨깨비의 판소리나라-오감체험’(남원시립국악단)등도 선정됐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대표 이인권)은 신임 예술사업부장에 공연해설가 겸 칼럼니스트인 배석호씨(47·사진)를 영입했다. 올초 전문성과 자율성 확보에 역점을 두고 종전 1실2팀제에서 1실2부로 직제 개편을 마무리한 소리전당은 지역 축제 기획과 공연 예술 분야를 한층 강화, 공연전시기획팀을 예술사업부로 격상했다.서울예술대 극작과를 졸업한 배씨는 월간 ‘피아노음악’과 음악세계사 ‘월간음악’ 기자와 편집장을 거쳐 클래식 전문잡지 ‘CD가이드’를 발행했고, 공연기획사인 ‘드림타임’ 대표를 역임했다.
전주 전통술박물관이 ‘쌈지 박물관’을 모델로 한 새로운 박물관으로 변신을 꾀한다. 이를 위해 문화시설로 국한돼 있는 전통술박물관에 대한 박물관 등록을 함께 추진한다. 전통술박물관(관장 김병수)은 오는 하반기 중 박물관 정식 등록을 목표로 현재 소장돼 있는 유물 80여점에 대한 1차 정리를 마무리한데 이어 박물관 등록에 앞서 각 소장품의 유물 가치 여부를 가늠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박물관 정식 등록은 장기적인 술자원 연구사업을 위한 발판 마련에 따른 것. 박물관으로 정식 등록되면 박물관에 대한 정부의 다양한 지원 혜택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김병수 전통술박물관장은 “현재 문화시설로 돼 있는 술박물관의 기능을 보다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기반 마련이 무엇보다 절실하다”면서 “박물관으로 등록되면 정체성을 확보함과 동시에 중앙 정부의 지원 프로그램과 연계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술박물관은 박물관 등록에 필요한 기준과 절차 등 사전 검토 작업을 마치고 박물관 등록 요건인 항온·항습장치를 갖춘 수장고 확보 작업을 진행중. 그러나 박물관 등록까지는 과제가 적지 않다. 박물관은 전문 학예 인력을 갖춰야 하지만, 화학 등 이과계통 학예사를 필요로 하는 술박물관의 경우 전례가 없고 관련 분야 학예사도 극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도내에도 관련분야의 학예사는 1명뿐 인 것으로 알려졌다. 술박물관의 실질적 주체인 전주시의 동의를 끌어내는 것도 관건. 김관장은 “예상되는 어려움이 적지 않지만 술박물관이 문화시설을 활용한 전문적이면서도 생활 밀착형 박물관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정식 등록이 꼭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통술박물관이 추진하고 있는 ‘쌈지 박물관’은 일본에서 먼저 시도해 관심을 모은 형태로, 규모가 적은데다 일종의 문화시설처럼 부담없이 누구나 드나들 수 있으면서도 전문성을 갖춘 박물관을 이른다. 전주전통술박물관이 정식 박물관이 될 경우, 명인·명장이 운영하는 개인 박물관을 제외하고는 술박물관으로 특화하는 첫 사례가 된다.
한옥생활체험관(관장 김병수)이 학교가 끝난 뒤 학원으로 향하는 아이들의 일상에 일탈을 시도한다.전통문화의 중심 한옥마을에서 아이들의 시각으로 옛것을 바라보고 그들의 현대적 감수성으로 새로운 개념의 전통을 만들어 나가기 위한 ‘한옥마을 체험교실’. 지난 겨울방학, 체험교실을 처음 열고 도심 속에서 살아온 아이들에게 새로운 문화적 충격이 된 한옥마을 체험교실이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과 토요일 상설화 된다. 익숙한 환경에서 벗어나 하나의 공통주제를 안고 낯선 사람들과 인연을 맺어가는 동안 아이들은 한뼘 더 성장할 수 있다. 각 조별로 한옥마을을 답사하고 보고 느낀 것을 토대로 마을지도를 만들어보고, 조소작업으로 마을도 만들어 본다. 미술, 영상, 사진, 글 등 다양한 예술 체험과 한옥마을에 대한 인상을 친구들과 이야기 해 보는 ‘서로 알아가기’, 유기그릇에 먹는 5첩반상, 다례시간 등을 갖는다. 이달에는 25일과 26일 1박2일로 진행된다. 23일까지 11세∼16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선착순 30명을 모집한다. 참가비 3만원. 063) 287-6300
국립전주박물관(관장 유형식)이 ‘큐레이터와 함께하는 문화유산’ 강좌를 연다. 19일 오후 2시30분 전주박물관 본관 세미나실.‘실크로드와 고대 한국문화’를 주제로 민병훈 학예연구실장이 강사로 나선다. 내륙 아시아를 횡단하는 고대 동서통상로였던 실크로드. 이날 강좌에서는 실크로드 문화 밖으로 설 수는 없는 우리의 고대 문화를 알아본다. 문의 063) 223-5652
전주시립합창단(상임지휘 구천)이 18일 오후 7시30분 전주덕진예술회관에서 중세 합창음악의 진수를 선보이는 제72회 정기연주회를 연다. 중세 무반주 합창음악, 그레고리오 알레그리의 ‘Miserere’로 막을 여는 이날 공연에서는 토마스 몰리의 ‘Sing we Chant it’, 존 윌비의 ‘Alas, What hope of Speeding’, 존 워드의 ‘Hope of my heart’ 등 영국 마드리갈의 대표작들을 선사한다. 이어 요하네스 브람스의 ‘Der Abend’ 등 낭만 음악의 합창과 함께 여성, 남성 합창 무대가 꾸며지며, 대장금 ‘오나라’, 천국의 계단 삽입곡 ‘보고싶다’ 등 드라마 주제곡도 들려준다. 피아니스트 박성은씨가 반주를 맡는다.
조선시대 진상품이었던 전주 한지. 전국 제일의 명성을 가지고 있던 전주 한지는 과거 우리 조상들의 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존재였다. 그러나 현대에 이르러 생활양식이 바뀌면서 한지의 쓰임새도 축소됐다.우리 민족의 소중한 문화자산이며 전주를 대표하는 문화상품으로 한지를 발전시키기 위한 자리가 마련된다. 16일 오후 7시 전주정보영상진흥원 세미나실에서 열리는 스물일곱번째 마당 수요포럼.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문화가 산업이 되는 시대, ‘전주 한지 살리기’를 주제로 전주 한지의 가능성과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리다.유진명씨(한지테크 대표)가 발표자로 나서 문화상품으로서 한지의 수요를 창출하는 방안과 산업화 가능성을 살펴본다. 진행은 이재규씨(마당 수요포럼 운영위원)가 맡는다.
소극장 ‘판’(대표 정진권)이 17일 오후 8시 전주시 경원동 옥성문화센터 3층 옥성문화홀에서 두번째 ‘문화파티’를 연다. 파티명은 ‘문화파티, 도시樂락’. 무대와 객석으로 구분돼 그동안 멀게만 느껴지는 문화예술인과 대중간의 거리를 좁히기 위한 자리. 연극인, 미술가, 국악인 등 문화예술계 현장 종사자와 온·오프라인 동호회원, 예술관련 학과 학생 그리고 일반인 등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오픈 공간이다. 이날 파티에는 아마츄어 밴드의 열정적인 공연인 ‘락樂큰롤’, 사진동호회와 함께하는 ‘즐겁게 춤을 추다가 그대로 멈춰라’, ‘스머프 매직팀의 신비로운 마술세계’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이 진행된다. 이날 오후 7시 지하 1층 소극장 ‘판’ 공연장에서는 ‘판’이 자체 기획한 첫 연극 무대 ‘행복한 가족’ 시연회가 열린다.
전북도립국악원(원장 오규삼)이 ‘전라도, 소리의 향연’을 주제로 올해 세번째 목요국악예술무대를 꾸민다. 17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 육자배기에 취하고 창극에 신명나는 ‘소릿길 여행’으로 막을 여는 이날 공연은 창극단 25명이 남도 잡가 ‘화초사거리’와 전라도를 대표하는 민요 ‘육자배기’를 선사한다. 이어지는 무대에서는 독특한 농현과 즉흥성이 일품인 ‘서용석류 대금산조’가 선보여진다. 김세종제 춘향가 중 이도령이 춘향과 이별한 후 서울로 올라가 과거에 급제해 다시 남원으로 내려오는 내용을 단막극 형식으로 극화한 ‘어사와 나무꾼’의 짧은 창극도 꾸며진다.
전주문화재단의 방향 찾기가 본격화된다.전주시가 문화재단의 설립 목적과 역할을 둘러싸고 다양한 목소리를 내고있는 문화예술계의 입장을 반영하기 위해 연구팀을 가동키로 하고 16일 첫 모임을 갖는다. 전주시는 문화재단에 관한 발언을 적극적으로 해온 문화예술 전문가를 중심으로 연구팀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문화재단 추진과정에서 그동안 전주시는 재단 설립 목적과 운영방안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으며 여론 수렴을 위한 공론화 과정이 부족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시 관계자는 “문화재단 추진 과정이 면밀치 못했다는 지적을 받아온 만큼 문화예술계 현실과 현장의 요구사항을 대변해 줄 수 있는 연구팀을 꾸리게 됐다”며 “첫 모임 이후 문화재단의 방향을 찾기위한 구체적인 내용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문화재단 연구팀은 이날 오전 10시 전주시청 회의실에서 첫 회의를 갖고, 문화재단의 목적과 성격 규정 등을 고민하고 기능과 역할 등으로 논의를 확장시켜 나갈 예정이다.
카운트 다운이 시작됐다. 올해 창단 스무돌을 맞은 전주시립극단의 야심작 ‘트로이의 여인들’. 오는 19일, 20일 본 공연에 앞서 14일 오후 3시 전주시립극단 연습실에서 시연회가 열렸다. 20년 전통의 전주시립극단 위상을 가늠해 보는 의미있는 무대에 김기홍 전 전주예총회장, 류경호 전북연극협회장, 홍석찬 전주연극협회장 등 지역 연극계가 주목했다. 본 공연을 그대로 옮겨놓은 런닝타임 1시간40분짜리 시연회는 아름다움으로 평가되는 여성과 한 남자의 아내로서 여성, 어머니로서의 여성 등 ‘트로이 여인들’의 삶을 다양한 측면에서 바라보고 있었다.트로이 왕비 헤카베(정경림, 전춘근), 트로이 공주 카산드라(염정숙), 트로이 왕자인 헥토르의 아내 안드로마케(서형화), 그리고 스파르타 왕비에서 트로이 왕자 파리스의 아내가 돼 전쟁을 피로 물들게 한 헬레네(홍지예). 네 명의 트로이 여인들이 겪는 비극적 운명이 이 작품의 주제다. 연출가 조민철은 한 여인의 작은 불씨에서 비롯된 엄청난 재앙을 통해 ‘인간의 부질없는 행복’과 ‘인간의 자승자박’의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주력했다. 장대한 스토리를 엮어가는 헤카베의 압도적인 내면 연기과 언어구사력, 그리고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미쳐가는’ 배우들의 리얼한 연기까지.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이 돋보이는 무대였다. 서구 원작에 우리 것을 입히는 새로운 시도 또한 눈길을 끄는 대목이었다. 공연 내내 ‘올 스탠딩’으로 무대를 장식하는 12명의 코러스는 처절한 인간의 모습을 한국무용와 탈춤으로 소화해냈다. 작품의 극적 효과를 더하기 위해 전통음악과 서양음악을 넘나드는 크로스오버 음악도 도입됐다. 연극계에 충분한 자극이 될 만한 실험적 요소들이었다. 그러나 본 무대가 아닌 탓에 극적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아쉬움은 있었다. 비극임에도 불구하고 비극적 요소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고, 서구극에 국악을 도입하는 시도는 좋았지만 극의 흐름을 깨뜨렸다는 지적을 피해갈 수 없었다.‘연기력에 있어서는 무난하다’는 평을 받은 ‘트로이의 여인들’. 관객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무대가 되느냐는 이제 배우들의 몫에 달려있다. 관객들의 가슴을 파고드는 보다 강하고도 흡입력 있는 연기를 주문하고 싶다. 공연은 19일 오후 7시, 20일 오후 3시와 7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열린다. 기교가 화려한 연기가 보고 싶다면 토요일 정경림 공연을, 깊이있는 내밀한 연기를 보고 싶다면 일요일 전춘근 공연을 선택하면 좋은 듯 싶다.
어느새 중견작가의 주름은 더욱 깊어져 지역의 원로가 됐고, 청년작가는 흰 머리가 희끗희끗한 중견의 자리에 섰다. 전북 미술의 개화기로 불리는 1970년대부터 80∼90년대를 거치며 지역 미술의 흐름을 주도해 온 9명의 작가가 한 자리에서 만난다. 전북 현대미술의 역사를 정리하는 ‘돌아보다-세 개의 삼인전을 통한 전북 미술의 회고와 전망’. 지난해 ‘차이-형형색색’전에 이은 소리전당 ‘전북 현대미술 다시읽기’ 두번째 기획이다. (17일부터 4월 10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장 전관)각자 다른 공간에서 다른 형식과 내용으로 독특한 미학세계를 세워온 세 개의 삼인전은 하반영 박민평 유휴열, 오무균 이동근 이종만, 이흥재 김두해 선기현의 3인전 묶음이다.삶 대부분을 창작을 통해 예술 철학을 실천하고 존재의 의미를 확인하며 살아온 이들의 과거를 되돌아보고 현재 위치를 짚어보며, 미래를 위해 허리를 곧추세우는 일이다.작가의 개별적인 성향과 작풍을 뒤지는 일에 중심을 두지는 않았지만, 전시는 자연스레 작가들의 오랜 연륜을 반영하고 있다.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실험적이고 현대적인 어법부터 지역적 향토성을 담고있는 서정적인 구상회화까지 작가들의 지향점과 전북 미술에 끼친 영향력이 스펙트럼처럼 펼쳐진다.모처럼의 만남에 아홉명의 작가들은 최근 작품을 비롯 청년시절의 모색기 작품과 공모전 입상작 등 과거의 작품들도 함께 내놓는다. 작가들의 시기별 작업 경향은 물론, 지역 현대미술의 발전도 읽을 수 있다. 하반영(85) 박민평(65) 유휴열씨(56)의 만남은 뜨겁다. 30년 전 각 세대를 대표하는 작가들로 만난 이들은 75년부터 95년까지 20년 동안 20번의 3인전을 치러냈다. 구상계열 작업이 주류를 이루던 시기, 이들 작업의 실험은 전북 화단에 생기가 됐다. 특히 최근 두번의 수술로 건강이 극도로 악화된 하반영씨의 출품은 원로화가의 치열한 예술혼을 느끼게 한다. 오무균(55) 이동근(54) 이종만씨(54)의 만남은 편안하다. 까까머리 고등학교 시절에 만나 원광대학교 미술학과 1회 입학 동기였던 이들은 90년대 후반 두차례 3인전을 가졌다. 고요함과 거친 힘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화면은 에너지의 응축과 확산을 보여준다. 구상미술에 천착하며 지역미술의 한 축을 이뤄낸 작가군이다.이흥재(51) 김두해(51) 선기현씨(49)의 만남은 한 해의 끝자락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특별함이다. 구상과 비구상, 사진 등 서로 다른 성격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이들의 3인전은 서로 다른 작품세계를 추구하지만 결국 자기 완성을 실천해 나가는 과정이다.유대수 소리전당 전시기획팀장은 “지난 40∼50년 동안 지역 미술계의 ‘산 증인’이라 불러도 무리없는 작가들”이라며 “‘지역에서 미술하기’라는 포괄적인 문제의식 아래 전북 미술 문화의 성장 역사를 살펴보고 줄기를 더듬는 일에 전시의 초점을 맞췄다”고 소개했다. 미술창작 성과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약한 미술사 정리와 비평의 기초를 세우기 위해 평론의 기능도 강화했다. 하반영씨 등 3인전은 젊은 평론가 구혜경씨가, 오무균씨 등 3인전은 손청문씨가, 이흥재씨 등 3인전은 김선태 예원대 교수가 평론을 맡는다.작가들의 과거 전시 팜플렛과 사진자료, 영상자료, 언론기사 스크랩 등이 같이 전시되는 것도 흥미롭다.
전주MBC가 준비하고 있는 다큐멘터리 3부작 ‘사라진 우리 악기를 찾아서’가 2005 방송위원회 방송콘텐츠 제작지원대상으로 선정됐다.일반 프로그램 제작지원 부문에서 9천만원의 제작비를 지원받게된 제작진은 총 1억2천여만원의 제작비를 들여 사라진 우리 악기의 흔적을 쫓는다. 우리 고대 악기 중 상징적 의미가 큰 공후와 배소를 주목한 제작진은 여러 자료들을 근거로 공후 5대와 배소 10개를 직접 복원키로 했다. 세밀한 고증과 취재를 통해 고악기연구회(회장 조석연)와 공동으로 시도하는 고악기 복원은 실험적 성격이 짙어 특히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제작진은 복원된 공후와 배소를 위한 국악 창작곡을 전문가에게 의뢰할 예정이며, 국립국악원에서의 첫 연주회도 계획하고 있다. 복원된 악기가 연주되는 과정을 직접 보여줘 국악의 교육적 측면과 실용음악적 측면에서 다큐멘터리의 의미를 더할 생각이다. 중앙박물관 고조선실에 자체복원한 공후가 전시돼 있는 북한과 달리 우리나라의 경우 중국에서 들여온 중국제 복원 공후가 전시돼 있는 실정이다. 제작진은 복원된 악기 중 일부를 국립국악원이나 기타 박물관 등에 기증해 일반인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연주실황은 CD로 제작해 연구기관과 대학 등에 기증할 계획이다.취재 보도와 악기 제작 과정 등 두 개의 축으로 진행되는 ‘사라진∼’은 1부 공후(9월 28일 방송예정), 2부 배소(10월 5일 방송 예정), 3부 복원 연주회 실황(10월 12일 방송 예정) 등 총 3부작(회당 50분 분량)으로 제작된다. 전체 기획과 3부 연주회 등은 이병천 프로듀서가, 1부와 2부는 이태동 프로듀서가 맡는다. 중국 북경과 실크로드, 베트남, 미얀마, 캄보디아, 터키, 그리스, 북한 등 세계 각지에 남아있는 고악기의 역사도 추적한다. 이병천 프로듀서는 “‘공무도하가’가 우리 민족 최고의 시가로 알려졌지만, 정작 공후가 어떤 모습이었는지 알고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며 “과거 번성했지만 지금은 사라져버린 악기들에 대한 연구와 창조적인 재현·복원 작업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가고 싶다”고 밝혔다. 민족악기 관련 연구소 개관을 준비하고 있는 우석대 국악학과도 이번 작업에 학문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역대 영화제 중 가장 많은 출품작수를 기록한 2005전주국제영화제가 28일 상영작 발표회를 앞두고 170여편을 상영작으로 간추렸다.올해 출품작은 총 565편. 해외 장편영화 95편, 해외 단편영화 91편, 한국 장편영화 26편, 한국 단편영화 353편 등이다. 이중 특별전과 한국단편영화 섹션에서 상영될 작품이 우선 확정됐다. 올해 특별전은 1980년대 일본 영화를 대표하는 소마이 신지 감독 회고전과 북부 아프리카 마그렙(모로코, 튀니지) 시네마로 구성된다.소마이 신지 회고전은 일본 외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시도되는 기획. 감독의 데뷔작 ‘꿈꾸는 열다섯’을 비롯 1981년 폭발적인 흥행 기록을 세웠던 ‘세라복과 기관총’, 1985년 도쿄 영화제 그랑프리 ‘태풍클럽’ 등 8편을 상여한다. 그러나 비슷한 시기에 한국과 일본에서 활동했던 감독을 조명하기 위해 기획한 이장호 감독 회고전은 프린트 수급 문제로 취소됐다.지난해 쿠바영화 특별전으로 관객들로부터 기대 이상의 호응을 이끌어낸 전주영화제는 올해 좀더 낯선 북부아프리카 모로코와 튀니지 영화 8편을 소개한다. 실력있는 여성 감독으로 알려진 무피다 틀라틀리의 ‘궁전의 침묵’, 각각 1986년과 2003년 칸느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서 수상한 ‘재의 인간’과 ‘천월’. 그밖에도 ‘러브스토리 인 카사블랑카’ ‘인디언 썸머’ ‘하다’ ‘사막의 방랑자들’ ‘여인들의 속임수’ 등 북아프리카 이슬람 문화가 스크린에서 펼쳐진다.비평가들이 선택한 ‘한국단편영화:비평가 주간’은 ‘씨네 다이어리’ ‘우리시대 타자들’ ‘또다른 멜로’ ‘성장일기’ 등 4개의 주제별 섹션과 비평가위원회가 선정한 ‘초이스’ 섹션 등 총 5개 섹션에서 22편을 상영한다. 비평가섹션은 상영작과 한해 단편영화의 흐름을 정리해 책자도 발행할 예정이다.장편극영화,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 등 영화의 전 영역에서 작품성 기준으로 상영작을 선정하는 ‘한국영화의 흐름’은 단편 애니메이션 10편만을 우선 선정했다. 이 섹션에서는 현재 모집중인 관객평론가가 뽑은 ‘관객평론가상’을 시상한다. 영화제의 얼굴, 공식 포스터와 홍보대사도 선정됐다. 김주선 디자인디렉터가 디자인한 올해 포스터는 창호지 문으로 전주의 전통 이미지를 살리고 문살 사이에 영화 이미지를 삽입했다. 창호지 문틈이 살짝 벌어져 있는 것은 영화제가 곧 시작된다는 뜻. 전주 정체성과 영화제의 의미를 조합시켜 제작했다.영화제 홍보대사로는 지난해 ‘돌려차기’로 스크린에 데뷔한 그룹 ‘신화’의 김동완이 위촉됐다. ‘돌려차기’는 영화제 기간 야외상영 섹션에서 상영되며, 김동완은 무대인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김동완은 28일 상영작 발표 기자회견에서 홍보대사 위촉장을 받고 공식적인 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영화제의 독립성 확보를 위한 협의체 구성이 본격 논의된다. 사단법인 영화인회의가 주관하는 ‘국제영화제간 협의체 구성 및 영화제 독립성 확보를 위한 심포지엄’이 15일 오후 2시 서울시 중구 예장동 서울애니메이션에서 열린다.일부 영화제의 파행 운영에 따라 영화제간 협력 구축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이뤄진 이번 심포지엄에는 전주국제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 광주국제영화제, 서울독립영화제 등 4개 영화제가 참여하며, 전주국제영화제측에서는 김건 사무국장과 정수완, 유운성 프로그램머가 참석한다.
신임 한귀현 전주문화방송 사장(52) 취임식이 14일 오전 9시 전주MBC 사옥 공개홀에서 열렸다.한 사장은 이날 1백여명의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취임식을 갖고, “사원들의 의사를 존중하고 봉사와 헌신을 통해 지역방송의 역할을 다하겠다”며 “주민들과 함께 급변하는 방송환경을 극복해나가자”고 강조했다. 한 사장은 본사 경영본부장과 정책기획실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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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근 의원 제기한 전북문화관광재단 본부장 심사 개입 의혹…법률상 '위법 사항 없음'
삭감된 예산에 뿔난 지역예술인, 반면 전북예총·전북민예총은 '무덤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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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 선율에 취하다, '시조와 가곡으로 듣는 우리 소리'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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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 미소능력개발센터, 방화선 선자장 홈페이지와 쇼핑몰 제작 기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