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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관광거점도시 육성’ 전주 한옥마을, 수요자 관점 접근을”

정부의 지역관광거점 도시 육성 정책에 부합하기 위해선 전북 대표 관광지인 전주 한옥마을의 지속성을 위한 통합 브랜드 구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북도는 지난 30일 전주 그랜드힐스턴호텔에서 지역관광거점 도시 육성을 위한 방향과 과제를 주제로 정책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이동원 한국관광개발연구원 대표는 전주 한옥마을의 지속성을 위한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며 독일의 낭만가도, 일본의 북해도 정원벨트와 같이 수요자 관점에서 통합적인 브랜딩, 관광루트 구축, 통합상품화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주를 거점으로 한 통합 관광상품의 새로운 브랜드와 이미지 창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경태 한국관광공사 ICT전략팀장은 국내외 사례를 들어 전북이 미래 관광도시로 진화하기 위해선 KT의 교통플랫폼 서비스와 같이 여행자를 위한 스마트 환경 조성을 도와 시군이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의 장애물 없는 관광과 관련해 모두가 함께 누리는 여행체험 1번지 전북 관광이란 정책 목표를 수립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김형오 전북연구원 박사는 현재 시행되는 열린 관광지뿐 아니라 도내 관광 대상이 될 수 있는 모든 주요 시설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추진과제를 발표했다. 김 박사는 전주는 전북을 대표하는 관광도시란 점에서 선도적으로 무장애 여행 환경을 조성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발제에 이어 신평섭 한국관광공사 전북지사장, 최영기 전주대 교수, 노민경 부천대 교수, 최창현 장애인 인권연대 대표가 토론을 벌였다. 전북도가 지역관광거점도시 기반을 마련하고 국제 관광도시로 발전하기 위해선 경쟁력이 높고 연계성 있는 도시에 대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황철호 전북도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여행체험 1번지 육성이란 전북도의 정책기조가 정부의 지역관광거점도시 정책에도 부합하는 만큼 전문가, 유관기관, 시군과 협업해 지역관광거점도시에 선정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최명국
  • 2019.09.01 18:20

“새벽을 밝히는 슬픈 구도여” 제6회 신석정문학상 시상식 개최

제6회 석정시문학상 시상식과 석정문학제가 지난달 31일 부안 석정문학관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시상식에는 윤석정 신석정 기념사업회 이사장, 권익현 부안군수, 이한수 부안군의회 의장, 김춘진 더불어민주당 부안김제 당협위원장, 소재호 전 석정문학관장, 김남곤 전 전북일보 사장, 이운룡 전 전북문학관장, 조미애 전북시인협회 회장, 김영 김제예총 회장, 김윤아 한국신석정시낭송협회 회장, 임병찬 전북도애향운동본부장, 김대섭 전 전북도의원, 김영렬 부안문화원장, 심광연, 신란 씨 등 신석정 선생의 유족 등 관계자 및 문인 300여 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날 윤석정 이사장은 올해로 6번째를 맞는 석정시문학상에 훌륭한 분들이 수상하며 위상이 높아진 것 같다. 지난해에는 전국의 시 낭송 대회에서 석정 선생의 시가 가장 많이 낭독됐다. 세월이 흐를수록 선생을 그리워하는 분이 늘어나는 것 같아 기쁜 마음이다며 신석정기념사업회를 중심으로 석정 선생의 선양 활동을 열심히 해나가겠다며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을 당부했다. 특히 올해부터는 지역사회가 문학상을 후원하며 함께 성장하고, 신석정 선생을 기리는 일에 함께 나서며 의미를 더했다. 지난 5년 동안 신석정 선생의 가족 신태영 회장의 후원으로 이뤄지던 석정문학제가 올해부터는 부안군의 후원으로 석정문학의 정체성을 잇게 됐다. 권익현 부안군수는 부안에서 태어나 자란 신석정 선생은 평생을 부안과 전주에 머무르며 1500여 편에 달하는 수많은 서정시를 남긴 현재 문학의 거장이라며 신석정 선생의 문학정신을 기리기 위한 석정문학제가 앞으로도 시를 사랑하고 시에 관심 있는 전국의 많은 이들의 작품 발표 기회가 되길 바란다. 그러한 일에 부안군이 함께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문학상 시상식과 함께 열린 제5회 신석정전국시낭송대회에서는 형동광 씨가 대상을 받았다. 이외 문학상 시상식을 전후해 시 낭송가들이 신석정 시인의 차라리 한 그루 푸른 대로, 신달자 시인의 수상 작품 저 거리에 암자 등을 낭송하며 뜻깊은 자리를 만들었다. 천경석 기자홍석현 기자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19.09.01 18:10

전주미협, ‘전국온고을미술대전’ 시상 규모 확 늘렸다

문화예술도시 전주의 위상을 높이고 신예작가의 창작활동을 응원하는 전국온고을미술대전이 15회를 맞아 시상 규모를 대폭 키웠다. ㈔한국미술협회 전주지부가 주최하는 이번 대회는 오는 9월 6일부터 19일까지 전북예술회관에서 전국 규모의 미술공모전으로 치러진다. 9월 6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북예술회관 1층과 2층 접수처에서 작품을 접수하고 다음날인 7일 심사위원회의를 거쳐 작품 심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한국화, 서양화, 판화, 수채화, 공예, 조소, 디자인(영상), 서예, 문인화, 민화 등 총 10개 부문에서 1인당 2점 이내로 출품할 수 있다. 시상내역을 살펴보면 대상 10점을 선정해 상장과 상금 200만원을 수여한다. 지난해 대상 4점을 선정해 상금 100만원을 시상한 것과 비교했을 때 규모가 대폭 확대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기업후원상 2명을 추가로 선정해 상장과 상금 각 50만원을 지급할 계획이다. 이밖에 우수상 10점에 각 50만원을, 특별상 10점에 각 20만원을 시상하고 삼체상특선입선에는 상장을 수여한다는 방침이다. 심사결과는 9일 오후 3시에 발표된다. 이후 전시는 전북예술회관 12층 전시장에서 △서양화공예조소수채화판화민화 △한국화서예문인화디자인초대작가 부문으로 나눠 9~12일과 15~18일 각각 진행하게 된다. 수상작에 대한 시상식은 18일 오후 3시 전북예술회관 1층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백승관 한국미술협회 전주지부장은 이번 미술대전을 통해 지역예술인들이 단합심을 발휘해 함께 열심히 하면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고 싶다면서 더불어 신진작가를 발굴하고 대중미술을 폭 넓게 공유해 지역예술을 발전시키는 계기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최강곤 부지부장도 온고을미술대전이 15회를 맞은 만큼 더욱 대회를 활성화했다며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예술인들이 화합하고 힘을 얻을 수 있도록 반듯하게 세우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미술협회 전주지부에는 12개 분과가 있으며 지역예술인 799명이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

  • 문화일반
  • 김태경
  • 2019.08.29 17:30

소리축제, 문화예술기관과 손잡고 프로그램 내실 다진다

한달 앞으로 다가온 2019 전주세계소리축제가 국내와 지역의 문화예술기관과 손을 맞잡고 프로그램 내실 다지기에 나섰다. 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원회(조직위원장 김한, 이하 소리축제)는 다양한 문화예술기관과 협력을 통해 지역 기관이 진행하는 사업에 힘을 실어주고, 지역문화에 활력을 더하는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가장 먼저, 다양한 지역 기관과의 교류협력을 통한 연계프로그램이 눈길을 끈다.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공연되는 전북도립국악원의 대형창극 만세배 더늠전은 소리축제를 통해 초연된다. 전주문화재단의 마당창극 진짜진짜 옹고집 역시 이번 소리축제 현장에서 색다른 분위기로 관객들과 만난다. 또한 전북문화관광재단이 진행하는 청춘마이크 사업에 선정된 팀들도 이번 축제기간 레드콘 스테이지를 통해 인사한다. 전라북도경제통상진흥원이 주최하는 사회적경제페스티벌의 일환으로 활동하는 사회적기업 공연팀의 무대도 만나볼 수 있다. 이와 함께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공동으로 기획한 아트스테이지 소리플러스를 마련, 인기 가수 볼빨간 사춘기와 정준일이 출연한다. 매해 CBS전북과 함께 해온 별빛콘서트는 올해도 어김없이 중장년층의 향수를 자극할 예정이다. 지역기관과의 연계 프로그램에 이어 국내 문화예술기관과의 교류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올해 소리축제와 업무협약을 맺은 영등포문화재단은 오는 10월 영등포문화재단에서 열리는 월드뮤직로드 무대에 소리축제 해외프로그램을 초청하기로 했다. 국악국악원은 오는 10월 소리축제의 해외 레지던스사업인 아시아소리프로젝트2019를 비롯해 해외 프로그램 일부를 다시 한 번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이밖에도 소리축제는 축제현장을 방문한 관객들이 전북지역의 문화적 다양성을 접하고 우수한 지역문화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 문화일반
  • 김태경
  • 2019.08.29 17:30

2019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포스터 확정

오는 10월 전북을 서예예술의 멋으로 물들일 2019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의 공식 포스터가 발표됐다.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조직위원회(위원장 이선홍)는 제12회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포스터를 확정했다고 지난 28일 밝혔다. 이번 포스터에는 우주자연의 원리가 삶과 예술의 최고 규율이라는 의미를 아로새겼다. 이에 무극의 세계를 상징하는 흑색바탕에 우리민족의 전통사상인 태극사상을 삼태극으로 표현했다. 더불어 서예술을 상징하는 글자 서(書)를 새겨넣고 방(方)과 원(圓)의 조화를 상징하기 위해 윗부분은 직선과 방필을 사용하고 아랫부분은 원필로 표현했다. 이는 서예의 근간인 음양조화의 법칙해 입각해 정한 것이다.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조직위 관계자는 우주자연의 법칙인 도를 근거로 이루어지는 서예가 한국인의 전통사상을 재확립하고 세계와 함께 소통하고 발전한다는 뜻을 담았다면서 레이아웃과 컬러에 변화를 줘 복잡하지 않은 디자인으로 세예의 묵직함을 나타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2019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는 오는 10월 12일부터 11월 10일까지 전주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전북예술회관에서 6개 분야 29개 행사로 치러질 예정이다.

  • 문화일반
  • 김태경
  • 2019.08.29 17:30

미래의 패권. 신재생에너지를 잡아라’

새로운 시장을 위해서는 판을 바꿔야 한다. 창조적 파괴가 필요하다. 전주MBC가 일자리문제 해법을 모색하는 보도특집을 마련했다. 오는 9월 2일 밤 11시에 방영하는 미래의 패권. 신재생에너지를 잡아라편(기획 이종휴. 연출 송인호). 지금 한국은 제조업의 쇠퇴와 일본과의 경재전쟁까지 겹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에게 경제전쟁을 선포한 일본은 새로운 일자리 탈출구로 수소사회를 선택했다. 신기술로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고 기술장벽을 쌓아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노림수이다. 독일은 2030년, 프랑스는 2040년부터 내연기관 차량 생산을 중단하는 극약처방까지 했다. 스텐포드 대학 토니세바교수는 스마트폰이 노키아와 모토롤라를 수년만에 사라지게 했듯이 기존의 자동차시장도 조만간 대변혁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번 보도특집에서는 군산처럼 폐쇄된 GM공장을 신재생에너지를 내세운 테슬라 입주로 부활시킨 미국, 수소사회로 제조업의 부활과 일자리 확대를 꿈꾸는 일본의 신재생에너지 정책을 점검한다. 또한 새로운 무역장벽으로 변하고 있는 기술장벽, 이를 극복하기 위한 국제표준 획득을 위한 각국의 치열한 노력과 현재 우리의 위치는 어느 정도이며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살펴본다. 선진국들이 제2의 산업혁명을 꿈꾸며 추진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산업은 과연 대한민국의 미래가 될 수 있을 것인지 이번 특집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 문화일반
  • 이용수
  • 2019.08.29 17:09

[전북문학관 지상강좌 - 한국 문학의 메카, 전북] ⑧ 고창의 아전 ‘동리 신재효’, 전북을 판소리 본향으로 만들어

신재효 초상화.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이며, 유네스코 지정 인류무형문화유산인 판소리와 카네기 홀.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단어가 이제 낯설지 않다. 음악인들의 꿈의 무대인 카네기 홀에서 우리 판소리가 신명나게 울려 퍼지고, 모든 청중들로부터 열렬한 기립박수를 받았다는 기사도 익숙하게 다가온다. 가장 한국적인 판소리가 세계 음악의 정점에 올라서고 각광을 받게 되는 일이 어떻게 가능한 현실로 이뤄졌을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이 동리(桐里) 신재효(申在孝, 1812-1884)다. 신재효는 어떤 이유로 판소리에 빠져들고, 판소리 사설을 정리하고, 창작하게 되었을까. 판소리에 대한 최초의 문헌이 1754년의 만화본 『춘향전』인데, 이는 한역본이므로 판소리의 발생 시기는 아마 17세기 말에서 18세기 초엽으로 추정된다. 단군 이래 우리 한민족에게는 고유의 신앙이 내려온다. 무속신앙이다. 무속의 한 형태로 무당굿은 우리 주변에서 계속 이어지고 있다. 굿할 때 무당이 하는 소리가 무가(巫歌)다. 그런데 이 무가는 신(神)을 향한 기원의 소리이다. 수천 년 이상의 긴 세월 불리던 무가가 17세기 말이나 18세기 초 소리에 능한 창조적인 소리꾼에 의해 판소리가 탄생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재미난 이야기들이 이제 신이 아닌 민중들을 즐겁게 하기 위해 거듭난 것이다. 신재효의 존재가 알려지게 된 것은 시조시인 조운(1900-1948?)이 1929년 『신생』 1,2호에 신재효를 소개했기 때문이다. 이후 초기 국문학자들의 거론이 있었고, 신재효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그의 가사를 수집한 학자가 가람 이병기(1891-1968) 시조시인이다. 가람은 오랜 기간 신재효 관련 자료를 수집하고 정리하여 서지학자로서의 면모를 보여주었으며, 국문학사에서 신재효의 위상을 확실하게 부여하였다. 가람은 신재효 연구의 초석을 다진 분이라 할 수 있다. 본(本)이 평산인 신재효의 조상들은 경기도 고양에 살았다. 그의 부친은 신광흡으로 서울에서 직장(直長)을 지내다 전라도 고창현의 경주인(京主人)이 되었다. 경주인은 지방에서 올라오는 향리 등에게 숙식을 제공하고 그 비용을 지방관아에 청구하는 사람이었다. 이를 인연으로 하여 그는 고창으로 내려와 관약방을 운영하였으니 어느 정도 재산을 가졌을 것으로 여겨진다. 신재효가 천석의 부를 누릴 수 있었던 것은 부친의 기본 재산에 영향을 받은 바 있겠으나, 동리 자신의 몸에 밴 근검절약의 습관과 재산을 늘리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결과였다. 중인 출신인 자신의 한계를 알고 있기에 관직으로 나가는 일을 하지 않고 부를 축적하는 데 힘썼다. 신재효가 창작한 사설 치산가에는 부를 축적하는 데 그가 어떻게 실천하였고, 합리적 경영을 하였는가를 알게 한다. 재산 형성에 성공한 동리는 1876년의 큰 흉년에 가산을 풀어 백성들을 구했고, 1877년에는 경복궁 재건에 큰돈을 희사하였다. 이런 일 등으로 하여 그는 가선대부, 통정대부, 절충장군, 호조참판, 동지중추부사를 제수받았다. 그러나 이런 관직은 명목상일 뿐 실제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실직(實職)은 아니었다. 그는 첫째, 둘째 부인을 일찍 사별하였고, 나이 차가 큰 셋째 부인도 동리의 나이 57세에 사별하여 말년 15년을 외롭게 보냈다. 행복보다는 오히려 불행이 한 인간을 예술적으로 승화시킨다. 중인으로서의 한계에다 가정적 불행이 겹쳐 동리는 더욱 판소리에 힘을 쏟았을 것으로 보인다. 신재효의 이속(吏屬) 생활은 30대 중반에서 50대 중반까지 20년 동안인데, 동리가 판소리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이방을 맡은 1852년(41세) 무렵으로 보고 있다. 이방이 된 이 무렵에 각종 연회를 주선하고, 판소리 창자 및 가객과 기녀, 예능인들과 자주 접촉했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이후 그가 호장(戶長)도 그만두고 판소리에 몰두한 것은 경제적 안정 이외에 소리예술을 통해 자신이 뜻하는 바를 실현하겠다는 나름의 의지가 크게 작용했으리라 여겨진다. 그가 향리의 소임을 수행하는 과정에 판소리를 감상할 기회가 많았다는 점, 판소리를 즐길 요호부민(饒戶富民) 층이 형성된 시대적 배경 등이 판소리 전문가 신재효를 탄생시킨 큰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왕족과 양반 사대부들이 판소리의 주요 향유층을 형성하게 된 18세기의 흐름 속에서, 고창의 토착 세력도 아닌 아전 출신의 신재효로 하여금 사대부 이상의 우월적 자부심을 가능하게 한 것이 판소리였다는 점도 그의 시도에 큰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그는 1865년 53세가 되기 이전에 자신의 거처에 부용헌을 짓고 이곳에서 시 모임을 가졌다. 판소리 감상도 이곳에서 이루어졌을 것이고, 부용헌은 속(俗)을 포섭하는 동시에 속을 초월하는 공간이었던 셈이다. 판소리에 몰입한 그가 한 일은 당시 불리던 판소리 열두 마당 중 여섯 마당(춘향가, 심청가, 흥보가, 수궁가, 적벽가, 가루지기타령)을 정리, 개작한 일과 호남가, 광대가 등 15수 이상의 새로운 사설을 다수 창작한 일, 많은 판소리 제자들을 길러낸 일 등으로 정리할 수 있다. 판소리 역사에서 신재효가 끼친 가장 큰 영향은 앞뒤 맥락이 일관되지 않았던 판소리 사설을 합리적 내용으로 정리한 사실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일은 사대부 층으로 확대된 판소리 향유자의 취향을 고려한 결과다. 그의 개작 판소리가 판소리 창자들에게 많이 불리진 않았으나, 구전되던 판소리 사설의 정리는 판소리계 소설의 출판을 활발하게 하고, 판소리 향유층의 확대에 기여했다. 신재효가 정리한 여섯 마당의 공통점은 소외된 민중들의 욕구 충족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전으로 진입할 무렵에는 신분상승의 의지도 있었을 것이고, 명목상 양반층에 진입했다 해도, 그는 엄연한 중인 출신이다. 18세기 흔들리는 신분제도 속에서 그가 진정 표출하고자 한 것은 해학과 골계를 통해 양반층을 풍자하고 민중의 한을 대변하는 일이었다. 신재효의 판소리 개작은 치밀하고 다양하게 이루어졌다. 가창 능력 및 성별에 따라 춘향가를 동창춘향가, 남창춘향가, 여창춘향가로 분리하여 개작하였다. 발흥기를 지나 판소리가 고제, 중고제, 동편제, 서편제 등으로 분화하는 판소리의 역동적 확장기에 신재효는 판소리의 역사적 소임을 실행한 것이다. 판소리에 대한 신재효의 안목이 특히 두드러지는 점은 최초로 여성 창자를 발굴하여 교육시킨 일이다. 당대에 이는 판소리계의 혁명과도 같은 일이었다. 지방 관기를 주로 하여 많은 여성 제자를 키워냈고, 이후 판소리의 문화는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신재효가 키워낸 판소리 최초의 여창은 진채선(陳彩仙)이다. 기량이 탁월한 그를 발굴, 양성하여 1867년 경복궁 낙성연에 보냈고, 판소리를 좋아하던 흥선대원군은 진채선의 기예에 반하여 그를 애첩으로 삼았다. 한양 땅에 올라가 돌아오지 않는 제자 진채선을 그리워한 동리는 짧은 판소리 사설 도리화가(桃李花歌)를 불러 그리움을 달랬다. 소설가 문순태는 이를 토대로 2015년에 장편소설 『도리화가』를 냈고, 같은 해에 이들 삼각관계를 극적으로 재구성하여 영화 도리화가(이종필 감독)가 상영되었다. 아쉽게도 신재효가 정리한 판소리 이론은 전해오지 않으나, 다행히 그가 지은 판소리 단가 광대가를 통해 판소리 전문가로서의 그의 면모를 다소 알게 한다. 창을 하는 광대가 갖춰야 할 네 가지 요소로 인물, 사설, 득음, 너름새를 말하였다. 너름새를 통해 청중을 웃기고 울리는 예술적 역할을 강조했다. 또한 그는 판소리 교육생들을 숙식시키며 집단교육을 한 최초의 인물이다. 이런 정도면 한량 중에 멋 알기는 고창 신호장(申戶長)이 날개라.라는 당대의 평이 충분히 이해된다. 제자 진채선을 그리며 지은 동리의 사설 도리화가의 일부와 이에 대한 화답으로 진채선이 노래한 추풍감별곡 일부를 감상한다. 스물네 번 바람 불어 만화방창 봄이 되니 구경 가세 구경 가세 도리화 구경 가세 채색으로 옷을 하고 신선되어 우화(羽化)하니 아름다운 이름 뜻이 생각하니 더욱 좋다.(도리화가), 은하작교(銀河鵲僑) 끊겼으니 건너갈 길 아득하다. 인정이 끊겼거든 차라리 잊히거나. 아름다운 자태 거동 이목에 매양 있어 못 보아 병이 되고 못 잊어 한이로다. 천수만한(千愁萬恨) 가득한데 끝끝이 느끼워라. /김광원 전북문학관 학예사

  • 문화일반
  • 기고
  • 2019.08.28 17:07

“우리 마을 자원 활용 자신있어요” 전주 마을술사 33명 배출

전주시 마을자원을 자발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주체를 양성하고 지원하기 위한 마을술사 양성사업으로 수료생 33명이 배출됐다. 전주문화재단(대표이사 정정숙)은 지난 23일 한국전통문화전당에서 2019 마을술사 양성 사업의 수료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수료생은 지난 7월 17일부터 8월 23일까지 매주 수금요일 오후 2~5시에 진행된 이론과 현장실습 교육에 참여했다. 이번 교육을 통해 42명 수강생 중 33명이 일반심화 교육과정을 모두 수료하고 마을술사가 됐다. 교육은 일반과 심화 과정으로 나눠 진행했다. 일반 과정에서는 수강생이 스토리보드와 마을 해설문을 제작하고 이를 바탕으로 마을 해설 실습을 진행했다. 이 과정을 통해 일상에서 무심코 스쳐지나갔던 주변 문화재와 역사의 현장을 살펴볼 수 있는 30여 개의 마을 해설문을 개발했다. 심화 과정에서는 마을사업 창업반과 마을 콘텐츠 기획반으로 나눠 교육을 진행했다. 마을사업 창업 반은 전통주 해설, 수제 막걸리전통주 양조 컨설팅 교육을 진행했으며 마을 콘텐츠 기획 반은 우리 마을 콘텐츠라는 주제로 경연대회를 진행해 마을 콘텐츠 16개를 발굴했다. 이중 당선 팀인 장지현(중노송동 우리 마을 옛 지명 찾기 프로젝트), 정기선(효자 2동 장미 터널 벽화 그리기), 김찬미박수현(팔복동 예술 여행지도), 안혜련(구호물자 골목 되살리기), 이원희(전통주 창업)에게는 200~300만원의 사업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오는 10월 전주시청 노송광장에서 열리는 전주마을동심(洞心)박람회에서 결과물을 선보일 예정이다. 김창주 전주문화재단 정책기획팀장은 9월 중 33명의 마을술사와 함께 마을여행을 시범 운영하고 10월부터 본격적인 마을여행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문화일반
  • 김태경
  • 2019.08.27 18:19

외국인 전용 서울-전북 관광버스, KTV로 소개

전북도의 외국인 전용 서울~전북 관광버스 사업이 정부가 제작하는 영상물로 전국에 소개된다. 전북도는 한국정책방송원 KTV 탐나는 정책, 탐나는 대한민국 프로그램을 통해 서울~전북 정기관광버스 사업이 방영된다고 26일 밝혔다. 이 프로그램은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체험생활하면서 느낀 한국의 정책을 그들의 시각으로 소개하는 포맷으로 구성됐다. 이번에 촬영된 서울~전북 관광버스의 경우 지난 25일 한국관광공사 서울센터 앞에서 칠레와 중국의 유학생들이 전북투어버스를 탑승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들은 전주에 도착해 투어패스로 경기전 관람, 한복판소리 체험, 관광기념품 구입 등 한옥마을을 탐방했다. 이 촬영분은 다음달 8일 일요일 오후 6시 30분, KTV를 통해 30분간 방영된다. 또 KTV 국민방송 블로그 및 유튜브 채널에도 게시된다. 전북도의 외국인 전용 서울~전북 정기관광버스는 수도권의 외국인 관광객의 전북 유치 및 도내 주요 관광지 홍보를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매주 3회(금토일) 서울에서 전주까지 왕복 운행하며 1만원으로 왕복 버스 탑승과 전북투어패스권 1일권(8300원)을 이용할 수 있어 매년 이용자가 늘고 있다. 황철호 전북도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최근 여행 방식이 개별관광객 위주로 늘고 있다. 이번 촬영이 외국인의 전북 방문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정책방송원은 정부의 영상물 제작 및 보존을 담당하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기관이다.

  • 문화일반
  • 최명국
  • 2019.08.26 18:55

“열심히 작업하는 지역 미술인들에 격려를”

전북미술계의 큰 축제 전북나우아트페스티벌(JAF)이 예술을 통한 감성교류로 지난 주말 전주지역을 물들였다. 전북예술회관을 비롯해 전주한옥마을 내 교동미술관, 전주공예품전시관으로 영역을 넓힌 이번 축제는 메인행사인 기획전시 외에도 미술체험놀이터, JAF 스탬프 릴레이, 아트박스 등 부대행사가 진행돼 주말 동안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지난 23일 오후 5시 전북예술회관에서는 2019 전북나우아트페스티벌의 개막식이 열렸다. 개막식에 앞서 퍼포먼스와 공연이 진행돼 축제 분위기를 달궜다. 감성 교류, 함께 그리는 전북미술을 주제로 심성희 작가가 수묵화 퍼포먼스를 선보였고, 이어 남성 4인조 사과나무 중창단의 성악공연이 진행됐다. 김영민 전북미술협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예술인들의 힘으로 세워진 전북예술회관과 전주 교동미술관, 한옥마을 일대에서 펼쳐지는 미술을 통한 감성교류와 함께 그려갈 문화 향수의 기회가 될 것이라 믿는다면서 참 열심히 하는 우리 미술인들이 출품한 좋은 작품이 좋은 평가를 받아서 작업하는 데 힘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황철호 전북도 문화체육관광국장, 선기현 전북예총회장, 이병천 전북문화관광재단 대표, 김은영 전북도립미술관장을 비롯해 지역의 원로 미술인과 전시 참여 작가들이 참석했다. 개막식 이후 전북예술회관 내 전시실에는 작가들의 예술혼이 담긴 작품을 관람하기 위한 발길이 이어졌다. 전북예술회관에서 진행하는 기획전시는 26일까지 관람할 수 있다. 이번 축제의 메인전시인 JAF Flash 27人에서는 전북의 주목할 작가로 선정된 27인을 소개하고 작가의 열정이 담긴 다양한 예술작품을 선보였다. 기획전 JAF Youth 9人과 공예이야기전은 전북지역 20~30대 젊은 작가들의 개성 넘치는 감성과 공예작가들의 독창적이고 실용적인 작품으로 채워졌다. 전주 교동미술관 1관에서는 고 김치현 작가의 작품을 펼쳐놓은 전북 작고작가 특별전이 열렸다. 또한 교동미술관 2관에서 진행된 JAF 설치전에서는 전북미술협회 작가들의 소품을 설치, 우수한 작품을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는 행사로 꾸며졌다. 이밖에도 친근한 축제로 완성하기 위해 전북예술회관 앞 예술컨테이너에 달빛 갤러리를 설치, 밤 10시까지 불을 밝혀 누구나 거리를 지나면서 미술작품을 가까이에서 감상하고 쉬어갈 수 있도록 했다.

  • 문화일반
  • 김태경
  • 2019.08.25 16:41

‘노찾사’ 김창남 성공회대 교수 “대중문화, 공기처럼 숨 쉬듯 내면에 들어와”

대중문화평론가인 김창남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가 지난 20일 저녁 전주 한옥마을 공간 봄을 찾았다. 이날 제195회 마당 수요포럼의 강사로 나선 김 교수는 근대화 시대 대중문화이란 주제로 1960~70년대 매스미디어를 통한 대중문화 형성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한국사회를 이뤄온 대중문화의 뿌리를 살펴봤다. 김 교수는 1960년대 군사정권에 의해 미디어 시스템이 정비되면서 미디어방송은 그 정권을 공고히 하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했다며 언론이 국민을 동원하기 위한 수단으로 쓰이면서 한국 언론계의 비극이 시작됐다고 강조했다. 당대 최고의 흥행을 끌었던 전형적인 신파조의 멜로드라마는 당시 대중문화의 척도를 보여준다. 비록 자기학대와 자기연민으로 똘똘 뭉친 신파일지라도 시청자들에게는 카타르시스를 가져다줬다. 마음 속에서 억압된 감정의 응어리가 비극을 관람함으로써 해소됐다는 것. 국가의 통제와 규제가 극에 달했던 70년대에는 일상에 대한 억압이 이어지며 학생 시위, 장발, 미니스커트에 대한 단속이 대대적으로 이뤄졌다. 내용이 불온하고 창법이 저속하다는 다양한 이유로 방송금지된 곡이 1년새 200여곡에 달했다. 김 교수는 강연 말미에 40년 전 대학 노래동아리에서 제작했던 노찾사의 민중가요 테이프에 녹음된 한 트랙을 들려주기도 했다. 포럼 참가자들은 김 교수의 앳된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손뼉으로 박자를 맞췄다. 대중문화의 순수성이 세대를 아우르며 모두의 감성을 흔들었다. 대중문화라는 건 의도적으로 좋아해서 선택하지 않아도 공기처럼 숨 쉬듯이 내 안에 들어와있어요. 내 감성과 의식 그 자체죠. 이게 대중문화가 가진 큰 힘이자 영향력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권력자들이 대중문화를 지배하고 수중에 넣으려고 한 거죠. 이날 특강 참여자들은 60~70년대 한국사회를 주름 잡았던 최고의 스타들의 사진과 영상을 보며 나름대로의 추억에 잠긴 듯 했다. 김 교수가 이중 영화 하숙생에 나오는 최희준의 노래 한 소절을 소개하자 50대 여성 서너명이 반갑다는 듯 손을 흔들어 화답하기도 했다.

  • 문화일반
  • 김태경
  • 2019.08.22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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