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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한강 작품 속 서늘하고도 뜨거운 시적 문장들

소설가 한강의 문장들은 유려하고도 시적이다. 산문 장르인 소설 속의 문장이지만 아무 데나 펼쳐 한 대목을 툭 끊어 낭송해보면 그 특유의 리듬감에 운문인 시처럼 읽히기도 한다. 격동의 역사를 살아낸 사람들의 끝 간데없는 없는 고통과 상처를 아프게 표현한 문장들을 역설적으로 시의 한 구절처럼 느껴지게 만드는 건 작가의 이력과도 관련이 있다. 한강은 1993년 문단 데뷔를 시로 먼저 한 뒤 이듬해 소설로 방향을 틀어 신춘문예에 당선된 후 주로 소설을 써왔다. 한강의 시적인 문장들은 외국어로 번역하기가 매우 까다로울 것이라는 선입견도 있었다. 하지만 한강이 가진 고유의 탁월한 문학성에다가 재능 있는 번역가들의 질 높은 번역이 더해지면서 이런 언어적 장애물은 더 이상 장애물이 아니게 됐다. 스웨덴 한림원도 노벨문학상 선정 사유를 밝히며 한강의 특별한 문장과 스타일에 주목했다. 한림원은 한강의 작품들이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의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면서 한강이 "시적이고 실험적인 문체로 현대 산문의 혁신가가 됐다"고 평가했다. 세계인들이 주목하고 있는 한강의 소설들과 시집에 담긴 서늘하고도 뜨거운 문장들을 소개한다. ▲ 작별하지 않는다(2021년·문학동네) "총에 맞고, 몽둥이에 맞고, 칼에 베여 죽은 사람들 말이야. 얼마나 아팠을까? 손가락 두 개가 잘린 게 이만큼 아픈데. 그렇게 죽은 사람들 말이야, 목숨이 끊어질 정도로 몸 어딘가가 뚫리고 잘려나간 사람들 말이야."(57쪽) "이상하다, 살아 있는 것과 닿았던 감각은. 불에 데었던 것도, 상처를 입은 것도 아닌데 살갗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그전까지 내가 닿아보았던 어떤 생명체도 그들만큼 가볍지 않았다."(109쪽) "내 기척에 엄마가 돌아보고는 가만히 웃으며 내 뺨을 손바닥으로 쓸었어. 뒷머리도, 어깨도, 등도 이어서 쓰다듬었어. 뻐근한 사랑이 살갗을 타고 스며들었던 걸 기억해. 골수에 사무치고 심장이 오그라드는…… 그때 알았어. 사랑이 얼마나 무서운 고통인지."(311쪽) ▲ 소년이 온다(2014년·창비) "네가 죽은 뒤 장례식을 치르지 못해, 내 삶이 장례식이 되었다. 네가 방수 모포에 싸여 청소차에 실려간 뒤에. 용서할 수 없는 물줄기가 번쩍이며 분수대에서 뿜어져 나온 뒤에. 어디서나 사원의 불빛이 타고 있었다. 봄에 피는 꽃들 속에, 눈송이들 속에, 날마다 찾아오는 저녁들 속에, 다쓴 음료수 병에 네가 꽂은 양초 불꽃들이."(102~103) "이제 당신이 나를 이끌고 가기를 바랍니다. 당신이 나를 밝은 쪽으로, 빛이 비치는 쪽으로, 꽃이 핀 쪽으로 끌고 가기를 바랍니다."(213쪽) ▲ 채식주의자(2007년·창비) "너무 많은 고기를 먹었어. 그 목숨들이 고스란히 그 자리에 걸려 있는 거야. 틀림없어. 피와 살은 모두 소화돼 몸 구석구석으로 흩어지고, 찌꺼기는 배설됐지만, 목숨들만은 끈질기게 명치에 달라붙어 있는 거야. (중략) 이 모든 것을 고요히 받아들이고 있는 그녀가 어떤 성스러운 것, 사람이라고도, 그렇다고 짐승이라고도 할 수 없는, 식물이며 동물이며 인간, 혹은 그 중간쯤의 낯선 존재처럼 느껴졌다."(128쪽) "문득 이 세상을 살아본 적이 없다는 느낌이 드는 것에 그녀는 놀랐다. 사실이었다. 그녀는 살아본 적이 없었다. 기억할 수 있는 오래전의 어린 시절부터, 다만 견뎌왔을 뿐이었다. 그녀는 자신이 선량한 인간임을 믿었으며, 그 믿음대로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았다. 성실했고, 나름대로 성공했으며, 언제까지나 그럴 것이었다. 그러나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 후락한 가건물과 웃자란 풀들 앞에서 그녀는 단 한 번도 살아본 적 없는 어린아이에 불과했다."(237쪽) ▲ 흰(2016년·난다) "이제 당신에게 내가 흰 것을 줄게. 더럽혀지더라도 흰 것을, 오직 흰 것들을 건넬게. 더이상 스스로에게 묻지 않을게. 이 삶을 당신에게 건네어도 괜찮을지. "(39쪽) "얼굴로, 몸으로 세차게 휘몰아치는 눈송이들을 거슬러 그녀는 계속 걸었다. 알 수 없었다. 대체 무엇일까, 이 차갑고 적대적인 것은? 동시에 연약한 것, 사라지는 것, 압도적으로 아름다운 이것은?"(64쪽) ▲ 검은 사슴(1998년·문학동네) "그 어둠 속에서 나는 자랐고, 바로 그 어둠으로 인하여 나는 조금씩 강해졌다. 그 신령한 푸른빛에 익숙해지면서 어린 나는 투정하거나 심심함을 호소하는 대신 침묵하는 법을 배웠다. 무엇인가를 갈망하는 것을 멈출 때 비로소 평화를 얻게 된다는 것을 나는 어렴풋이 깨닫고 있었다."(321쪽) "나는 외로움이 좋았다. 외로움은 내 집이었고 옷이었고 밥이었다. 어떤 종류의 영혼은 외로움이 완성시켜준 것이어서, 그것이 빠져나가면 한꺼번에 허물어지고 만다."(431쪽) ▲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2013년·문학과지성사) "그날에 네가 사랑으로 온다면 내 가슴 온통 물빛이겠네, 네 사랑 내 가슴에 잠겨 차마 숨 못 쉬겠네 내가 네 호흡이 되어주지, 네 먹장 입술에 벅찬 숨결이 되어주지, 네가 온다면 사랑아"(시 '서울의 겨울 12'에서)

  • 국제
  • 연합
  • 2024.10.11 14:36

김승일 김제시의원 민주당 전국장애인위원장 선거 출마

김제시의회 김승일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전국 장애인위원회 위원장 선거에 입후보했다. 김 의원은 만 41세의 선천적 뇌성마비 2급으로 부모님 모두 중증 장애인이며, 와상환자이신 아버지를 돌아가시기 전까지 15년간 정성으로 모셨고 현재는 투석 환자이신 어머니를 보살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 의원은 기초생활수급자라는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도 로스쿨을 졸업하고, 학원을 운영하며 청년들과 지역보육기관과 발달 장애인기관에서에서 700시간이 넘는 봉사활동을 해오다 2021년 4월 보궐선거에 당선돼 제8, 9대 김제시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 의원은 의정 활동기간 동안 '특수학교 설립 추진', '반다비 체육시설 설치 제언' 등을 해왔고, 김제시의 신장 장애인 지원 조례, 관광 약자 지원 조례, 장애인 일자리 창출 및 고용 촉진 조례 제정 등 장애인을 위한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또한 20대 대통령 선거 당시 이재명 당대표의 경선과 본선에서 전북 청년본부장을 역임했으며, 더불어민주당 전국 장애인위원회 부위원장, 전국 청년위원회 운영위원 등을 지내며 활발한 정당 활동을 해왔다. 선거공약으로는 △장애인 및 장애인 가족의 20% 이상 당선권 공천 △전국 특수학교 설치 △신장 장애인 지원 법제화 △장애인의 의료 수급 중위소득 기준 완화 △장애인 가구 기본소득 △장애인 직업 교육 및 일자리 창출 △장애인 인권 강화 및 장애인식개선 교육 의무화 △문턱 없는 사회 기반 조성 △장애인위원회 조직 강화 등을 내세우고 있다. 한편 김 의원은 김제 덕암고, 건국대 법학과, 원광대학교 로스쿨을 졸업하고, 원광대에서 법학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 김제
  • 강현규
  • 2024.10.11 14:28

'나눌수록 커지는 삶'...전북 곳곳에서 헌혈 릴레이 이어져

지난 4일 ‘더불어 나누는 삶’을 실천하기 위한 ‘생명사랑 헌혈 릴레이’ 캠페인이 시작된 이후 전북 곳곳에서 도민들의 헌혈이 이어지고 있다. 헌혈 릴레이 캠페인은 ‘나눌수록 커지는 삶’의 가치를 실현하고, 전북지역의 헌혈문화 확산과 도민 자부심 고취를 위해 지난해부터 진행되고 있다. 오는 31일까지 진행되는 헌혈 릴레이 기간 중 전북 각 지역에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헌혈에 동참해 더불어 나누는 삶을 실천하고 있다. 지난 10일 완주군청에서는 임직원 및 군민 16명이 헌혈에 참여했다. 완주군청은 매 분기 생명나눔을 실천하기 위해 단체 헌혈을 기획하고 있다. 전북하이텍고등학교에서도 학생과 교직원 14명이 헌혈 릴레이에 참여했다. 전북하이텍고는 지난 2005년부터 지금까지 총 4108명의 학생과 교직원들이 헌혈에 동참했다. 무주 설천고등학교에서도 학생 13명과 교직원 3명이 헌혈을 진행했다. 앞서지난 8일에는 전북대학교 학생과 교직원 33명이 헌혈 릴레이에 참여했다. 호원고등학교에서도 학생과 교직원 26명이 헌혈릴레이에 참여했고, 전주 비전대학교도 24명이 헌혈 릴레이에 동참했다. ‘생명사랑 헌혈 릴레이’는 도민 헌혈의 날인 10월 4일부터 31일까지 28일간 진행되며, 총 1만 명 참여를 목표로 진행되고 있다.

  • 사람들
  • 김문경
  • 2024.10.11 14:27

[세계기록유산이 된 '동학농민혁명기록물'] (20)동학농민군 한달문 편지

“어머님께 올리나이다. 제번하고 모자 이별 후로 소식이 서로 막혀 막막하였습니다. 남북으로 가셨으니 죽은 줄만 알고 소식이 없어 답답하였습니다. 처음에 나주 동창 유기모 시굴점 등에서 죽을 고생하다가 한 사람을 만나서 소자의 토시로 신표를 하여 보내어 어머님 함께 오시길 기다렸더니, 12월 20일 소식도 모르고 오늘 나주 옥으로 오니 소식이 끊어지고 노자 한 푼 없어 우선 굶어 죽게 되니 어찌 원통치 아니하리요. 돈 300여 냥이 오면 어진 사람 만나 살 묘책이 있어 급히 사람을 보내니, 어머님 불효한 자식을 급히 살려 주시오. 그간 집안 유고를 몰라 기록하니 어머님 몸에 혹 유고 계시거든 옆 사람이라도 와야 하겠습〔니다. 부디부디 명심불망 하옵고 즉시 오시기를 차망복망 하옵니다. 남은 말씀 무사하나 서로 만나 말하옵기로 그만 그치나이다. 1894년 12월 28일 달문 상서 의복 상하 벌, 보신 한 벌, 토시 한 벌, 주의 한 벌, 망건, 노자 3냥 온 사람과 함께 가 과세를 편히 할 터이니 혹 가고 싶어도 올 수 없으면 옥동 가고골 한기에서 의복 지어 보내소서.” 『동학농민군 한달문 편지』는 전라도 나주에서 동학농민군으로 활동한 접주급 인사 한달문(韓達文, 1859~1895)이 관군에게 체포되어 나주 감옥에 있던 중에 고향집에 있는 모친 쌍동댁(雙同宅) 박씨에게 보낸 한글 편지이다. 작성일자는 1894년 12월로 추정되며 한달문의 당시 나이는 36세였다. 이 편지의 작성자 한달문은 1859년 6월 2일 전라도 화순 도암면에서 출생한 인물로, 한경진(韓敬鎭)과 밀양 박씨 사이에서 태어났고, 족보와 호적 명은 한영우(韓英愚)이며 호는 묵헌(黙軒)이다. 그는 전라도 남부지역에서 동학농민혁명에 참여하였다가 체포되어 ‘나주 동창 유기 모시굴 점등’에 잡혀 있다가 얼마의 시간이 지난 후에 나주 감옥으로 이송되었다. 한달문은 돈 300냥이면 목숨을 구할 수 있으니, ‘부디부디 명심 불망하옵고 즉시 오시기를 차망복망 하옵니다’라고 애원하고 있으며, 옥중생활의 어려움을 호소하며, 추운 날씨를 이기기 위해 ‘의복ㆍ보신(명주옷)ㆍ토지ㆍ주의ㆍ망건’ 등을 함께 요청하고 있다. 이 글에서 ‘노자 3냥(路子 三兩)’은 추가로 기록된 것으로 편지를 전해준 자에게 전달하는 돈으로 파악된다. 호남초토사이자 나주목사로 동학농민혁명 당시 농민군 진압 책임자였던 민종렬(閔種烈)이 전라도 각지에서 체포한 동학도(東學徒)들의 성명과 처리 상항 등을 중앙에 보고한 자료인 『전라도 각읍 소착 동도수효 및 소획집물 병록성책(全羅道各邑所捉東徒數爻及所獲汁物幷錄成冊)』(1894)에서 동학농민군 한달문이 잡혀 압송되었다는 기록이 확인된다. 당시 동학농민군의 활동을 기록하고 있는 『김낙철역사(金洛喆歷史)』에서도 나주 감영에 잡혀 온 농민군들이 가혹하게 다루어진 모습이 기록되어 있는데, 현재 나주초등학교 소각장 부근이 나주옥(羅州獄)이 있었던 곳으로 추정되며 많은 농민군들이 이곳에서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주옥’은 동학농민혁명 관련 기록인 이병수의 『금성정의록(錦城正義錄)』(1946), 오지영의 『동학사(東學史)』(1926), 이두황의 『양호우선봉일기(兩湖右先鋒日記)』(1894) 등에서도 언급되고 있다. 문헌 기록과 증언에 따른 한달문의 동학농민군 참여 내용을 보면, 그는 전남 화순 도암면 동두산 인근 부락에서 ‘한대장’이라 지칭되었다. 동학농민군의 주력이 태인에서 해산한 후 전라도 남부지방으로 밀려 내려와 12월 중순 격전장이었던 ‘나주 동창 유기 모시굴 점등’에서 토벌대와 싸워 농민군 13명이 전사하고 14명이 포로로 잡혔다. 이때 한달문은 14명의 포로 중 한 명으로 나주옥에서 모친에게 구원을 요청하는 편지를 작성했다. 유족 증언에 의하면 그는 다음 해 3월 석방되어 조카 한일수가 업고 집에 돌아왔으나 감옥에서 나오자마자 장독으로 사망하였다 한다. 2004년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등의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되어 동학농민혁명 참여자와 유족에 대한 명예회복사업이 진행되자, 한달문의 손자 한우회가 한달문을 참여자로, 한우회 등을 유족을 신청한 바 있다. 이에 2005년 동학농민혁명참여자명예회복심의위원회에서는 1894년 전투 중에 작성된 동학농민군 한달문 편지와 전라도 각읍 소착 동도수효 및 소획집물 병록성책 등을 근거로 한달문을 동학농민혁명 참여자로, 그의 손자 한우회를 유족으로 인정하였다. ※ A : 한달문 거주지, B: 나주 동창 유기 모시굴 점등, C: 나주옥 동학농민군 한달문 편지 및 관련 내용은 전남대 사학과 이상식 교수에 의해 광주일보(1994. 2. 16)에 처음 보도되었다. 편지의 원본은 한관용(1937년생)이 한달문의 직계 후손인 백부의 유품에서 발견하여 간직해온 것으로 손자인 한우회(1938년생)가 오랫동안 보관해 오다가 2019년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에 기증하여 현재 이 재단에서 소장하고 있다. 이 편지에는 나주 감옥에 갇혔던 농민군의 절박한 상황과 어려움을 잘 드러내고 있고, 짧은 편지이지만 동학농민군의 상황을 생생히 전해주는 역사성과 진정성, 19세기 전라도 방언을 국어사적으로 작성했다는 희귀성 등의 측면에서 매우 귀중한 사료이다. 동학농민군 활동과 관련한 문서의 대부분은 관변자료나 양반 유생들의 기록이고, 동학농민혁명에 직접 참여한 농민군이 남긴 기록 중 특히 서간문은 한문으로 작성된 유광화 편지를 제하면 찾아보기 어렵다. 이 편지의 주요 내용 및 특징을 보면, 한달문이 나주 감옥에 갇혀 목숨을 구하기 위한 자금으로 300냥을 모친에게 부탁하고 있는데, 이는 농민군의 옥중생활과 나주 감옥의 실상을 알려주는 내용이다. 그가 모친에게 돈 300냥과 노자, 의복 등을 요구하는 것은 자신의 집안이 300냥을 융통할 수 있는 집안이었음을 짐작하게 하며, 당시 목숨 거래를 담보로 부패한 자금을 요구했던 세태를 보여주는 것이다. 또한 ‘나주 동창 유기 모시굴 점등에서 죽을 고생하다가’라는 글을 통해 농민군 격전지인 이곳에서 격렬한 전투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한달문 편지는 문화재적 가치도 높다. 한달문이 모친에게 보내기 위해 직접 한글로 작성한 유일한 옥중 한글 서신은 전북대 국어교육학과 서형국 교수에 따르면 조선 후기의 한글 편지 형식으로 국어사적 가치가 뛰어나다고 한다. 그가 작성한 한글은 19세기 말 사용되었던 한글로 전라도 방언을 그대로 표현하고 있으며, 서간문 형식 등을 보여주고 있어 국어사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판명되었다. 여기서 ‘고상’은 ‘고생(苦生)’의 한자어 모음 ‘ㅐ’가 ‘ㅏ’로 변동된 것이고, ‘신표ㅣᄒᆞ여’에서 ‘표(標)’를 ‘표ㅣ’로 적은 것으로 중간 단계를 거쳐 정착한 표기이다. ‘어마임 항게’는 ‘ᄒᆞᆫᄢᅴ’에서 온 ‘한께’가 변동된 발음을 그대로 작성한 것이고, ‘지달이던이’는 ‘기다리더니’로 ‘기’가 ‘지’로 구개음화된 표현, ‘업신이’, ‘깊피’, ‘직시’는 각기 ‘없으니’, ‘급히’, ‘즉시’의 모음으로 ‘ㅡ’가 ‘ㅣ’로 발음된 것이고, ‘모로고’는 ‘모르고’를 적은 것으로 모음 동화를 겪어 어간이 고정된 것이다. 이 편지는 전봉준, 손화중, 김개남 등을 비롯하여 동학농민군 주도세력과 그들을 진압한 조선 정부, 일본군의 입장에서 동학농민혁명을 이해해 왔던 기존 인식의 틀에서 벗어나, 이름 없이 빛도 없이 싸우다 죽을 수밖에 없었던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농민군들을 새롭게 조명하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도 보존 및 연구 가치가 충분한 자료이다. 1894년 동학농민혁명 당시, 특히 동학농민혁명에 참여했던 농민군이 직접 작성한 자료가 현재 거의 남아있지 않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유물로서 이 편지가 갖는 사료적 및 문화재적 가치가 매우 높으며, 대표성․희소성도 충분하다. 동학농민군 한달문 편지는 2022년 2월 국가유산청 국가 등록문화재로 등록되었다. 국가유산청 설명문에는 다음과 같이 되어 있다. “동학농민군 한달문 편지는 전남 화순에서 동학농민군으로 활동하다 나주 감옥에 수감 중이던 한달문(韓達文, 1859~1895)이 고향에 계신 어머님께 직접 쓴 한글 편지 원본이다. 본인의 구명을 요청하는 내용이 담겨 있으며, 양반가의 자제로서 동학농민군의 지도부로 활동한 유광화가 동생에게 보낸 한문 편지와는 다른 면에서 동학농민군의 처지와 실상을 보여주고 있다.”

  • 기획
  • 기고
  • 2024.10.11 13:25

업무 느는데…전북지역 지구대 파출소 인력, 정원보다 부족

전북지역 내 지구대와 파출소가 극심한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제주 서귀포시)실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전북의 지구대와 파출소 정원 미달 인원수는 147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전북 지역 미달 인원수인 91명보다 증가한 수로, 212명이 부족한 경기 남부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다. 인원이 부족한 만큼, 절반이 넘는 전북 일선 지구대와 파출소도 정원 미달 상태로 운영되고 있었다.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상식 의원(용인갑)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북 지역 파출소 162곳 중 88곳이 정원에 미달해 대전청, 대구청, 울산청에 이어 전국에서 4번째로 높은 54.3%의 미달률을 보였다. 일선 경력이 부족함에도 오히려 업무는 증가하고 있다. 지난 9월 경찰청은 2시간마다 순찰차 위치 및 정차 사유를 기록하고 수시로 위치와 업무 상태를 무전 보고하는 등의 내용을 포함한 ‘지역관서 근무감독 및 관리체계 개선’ 정책을 시행했다. 이 정책으로 인해 일선 경찰의 업무 증가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3일 해당 조치에 불만을 가진 현직 경찰관이 “경찰청장이 연이은 경찰관들의 죽음에 대책을 내놓는 대신 오히려 경찰관과 무고한 시민들을 미필적 고의에 의한 죽음으로 내모는 지시를 강행하고 있다”라며 국회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에 경찰청장 탄핵 청원을 게시하기도 했다. 위 의원은 “지구대, 파출소 현장에 맞지 않는 관리체계 개선안까지 내놓아 일선 경찰들이 일손 부족에 탁상행정까지 이중고를 겪고 있다”라며 “지역별 현장을 고려한 대책 마련과 인력 재배치가 필요하다”라고 전했다.

  • 사회일반
  • 김문경
  • 2024.10.11 10:51

[일문일답] '놀랐다' 5번 되뇌인 한강…"오늘밤 아들과 차마시며 조용히 축하"

10일(현지시간) 한국 작가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은 이날 노벨위원회와 전화 인터뷰에서 수상 소식을 전화로 듣고 매우 놀랐다면서 "오늘밤 아들과 차를 마시면서 조용히 축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강은 이날 노벨위원회 유튜브 계정에 공개된 인터뷰에서 수상 사실이 "매우 놀랍고 영광스럽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의 자택에서 아들과 저녁을 막 마친 시점에 연락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영어로 약 7분간 진행한 인터뷰에서 침착하고 낮은 목소리로 천천히 수상 소감을 이어 나갔다. 인터뷰 동안 "놀랐다(surprised)"는 말을 다섯 번이나 반복한 그는 수상 소식을 듣기 전까지는 "책을 읽고 산책을 한 편안한 하루였다"고 회상했다. '삶의 의미를 탐구한 선배 작가들의 노력과 힘'이 자신의 영감이었다고 밝힌 한강은 자신의 수상 소식이 한국의 독자들과 동료 작가들에게도 좋은 소식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다음은 한강과 노벨위원회와의 일문일답. --현재 기분이 어떤가. ▲ 매우 놀랐고 정말 영광스럽다. -- 수상 소식을 어떻게 알게 됐나. ▲ 누군가 내게 전화를 했고 그가 내게 이 소식에 대해 말을 했다. 물론 나는 놀랐다. 나는 아들과 저녁 식사를 막 끝낸 참이었다. 한국 시간으로는 저녁 8시쯤이었고, 매우 평화로운 저녁이었다. 나는 정말로 놀랐다. -- 현재 서울의 자택에 있는 것인가. ▲ 그렇다. 지금 서울의 집에 있다. -- 오늘 하루 동안 무엇을 하고 있었나. ▲ 오늘 일을 하지 않았다. 책을 조금 읽고 산책을 조금 했다. 내게 매우 편안한 하루였다. -- 수상 소식에 아들의 반응은 어떤가. ▲ 아들 역시 놀랐다. 하지만 아직 이에 대해 얘기할 시간이 많지는 않았다. 그저 우리는 놀랐고, 그게 다다. -- 노벨 문학상 수상은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가. ▲ 영광스럽고 (노벨상 측의) 지지를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저 감사할 뿐이다. -- 한국 최초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데 이는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가. ▲ 그렇다. 알다시피 나는 어릴 때부터 번역서 뿐 아니라 한국어로 된 책들을 읽으며 자랐다. 그러니 나는 내가 매우 가깝게 느끼고 있는 한국 문학과 함께 자랐다고 말할 수 있다. 이 소식이 한국 문학 독자들과 내 친구 작가들에게도 좋은 일이 되기를 바란다. -- 문학적 배경에서 자랐다고 했는데, 어떤 작가가 가장 중요한 영감의 원천이었나. ▲ 내가 어릴 때 옛(old) 작가들은 집단적인(collective) 존재였고, 그들은 삶에서 의미를 찾고 때로는 길을 잃고 때로는 결연했다. 그리고 그들의 모든 노력과 힘이 나의 영감이었다. 따라서 내게 영감이 된 몇몇 이름을 고른다는 것은 내게 매우 어려운 일이다. --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스웨덴의 아동문학 작가)이 영감을 준 작가 중 한 명이었다고 말한 것을 읽었는데. ▲ 어렸을 때 그의 책 '사자왕 형제의 모험'(The Brothers Lionheart)을 매우 좋아했다. 그러나 그가 내 어린 시절에 영감을 준 유일한 작가라고는 말할 수 없다. 왜냐하면 나는 그 책을 인간이나 삶, 죽음에 관한 나의 질문들과 결부 지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 방금 당신에 대해 알게 된 사람에게 어떤 책부터 읽으라고 제안하고 싶나. ▲ 내 생각에 모든 작가들은 자신의 가장 최근 작품을 좋아한다. 따라서 나의 가장 최근 작품인 '작별하지 않는다'가 시작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이 책에는 인간의 행동이 일부 직접적으로 연결이 돼 있다. 또 내게 매우 개인적인 작품인 '흰'도 (추천한다). 왜냐하면 이 책은 꽤 자전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채식주의자'가 있다. 그러나 나는 (최근작인) '작별하지 않는다'부터 시작하기를 바란다. -- 국제 독자들에게는 '채식주의자'가 가장 잘 알려져 있는데, 이 작품은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가. ▲ 나는 그 작품을 3년간 썼고, 그 3년은 내게 어떤 이유에서인지 꽤 힘든 시간이었다. 내 생각에 나는 주인공을 둘러싼 인물들의 이미지를 찾고 나무 등 작품 속 이미지들을 찾는 것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 같다. -- 이 상을 어떻게 축하할 계획인가. ▲ 차를 마시고 싶다. 나는 술을 마시지 않는다. 그래서 아들과 차를 마시면서 오늘 밤 조용히 축하하고 싶다.

  • 국제
  • 연합
  • 2024.10.11 06:44

'손·황 없어도…' 홍명보호, 요르단에 2-0 설욕…WC 예선 2연승(종합)

홍명보호가 아시안컵에서 아픔을 안긴 요르단에 승리로 설욕하고 월드컵 예선 2연승을 달렸다. 홍명보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1일(한국시간) 요르단 암만국제경기장에서 끝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3차전 원정 경기에서 전반 이재성(마인츠)의 선제골과 후반전 오현규(헹크)의 추가골을 엮어 요르단에 2-0으로 완승했다. 팔레스타인과 1차전에서 0-0 무승부, 오만과의 2차전에서 3-1 승리를 거둔 한국은 이로써 2연승을 달리며 요르단(승점 4)을 제치고 B조 선두(승점 7)로 뛰어올랐다. 홍명보호는 보다 여유롭게 조 3위(승점 4) 이라크와의 홈 4차전을 준비하게 됐다. B조의 강호 요르단, 이라크와 연달아 맞붙는 이번 2연전은 북중미로 향하는 길의 최대 고비로 여겨진다. 홍명보호는 또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대표팀을 이끌던 올 초 카타르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요르단에 당한 뼈아픈 0-2 패배를 설욕했다. 이 패배로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에 실패한 한국 축구는 대회 중 선수단에서 내분이 있었던 사실이 드러난 데 이어 클린스만 감독이 경질되면서 혼란을 겪어왔다. 우여곡절 끝에 선임된 홍 감독을 두고 선임 과정에 대한 공정성 논란이 일면서 홍 감독과 대한축구협회를 향한 부정적 여론은 극에 달한 상황이다. 다만, 대표팀의 캡틴이자 주포인 손흥민(토트넘)이 부상으로 빠진 데다 그다음으로 강력한 득점포인 황희찬(울버햄프턴)마저 이날 전반 중반 부상으로 교체 아웃된 상황에서 무실점 완승을 지휘해낸 점은 홍 감독을 향한 비판 여론을 어느 정도는 희석할 만한 성과다. 매 경기를 결승전처럼 치르는 홍명보호는 전세기편으로 귀국, 15일 오후 8시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킥오프하는 이라크와 4차전을 준비한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한국은 23위, 이라크 55위, 요르단 68위다. 한국은 요르단과 역대 전적에서 4승 3무 1패로 격차를 벌렸다. 홍 감독은 주민규(울산)를 최전방에 세우고 왼쪽부터 황희찬, 이재성,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을 차례로 2선에 세우는 4-2-3-1 전술을 꺼내 들었다. 황인범(페예노르트)과 박용우(알아인)가 중원을 책임졌고, 왼쪽부터 이명재(울산), 김민재(뮌헨), 조유민(샤르자), 설영우(즈베즈다)가 포백 수비라인에 포진했다. 골키퍼 장갑은 조현우(울산)가 꼈다. '임시 주장'을 맡은 김민재가 주장 완장을 차고 경기에 임했다. 부상을 당한 요르단 공격진의 '원투펀치' 무사 알타마리와 야잔 알나이마트는 모두 선발 출전하지 못했다. 알나이마트는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고, 알타마리는 출전 명단에서 빠졌다. 알나이마트는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요르단의 선제 결승골을 책임진 선수다. 전반 23분 황희찬이 왼쪽 발목 부상으로 들것에 실려 나갈 때만 해도 분위기는 암울했다. 황희찬은 전반 10분 압달라흐 나시브로부터 깊은 태클을 당한 뒤 왼쪽 발목에 고통을 호소했다. 약 2분 정도 의무팀 처치를 받은 뒤 다시 경기를 소화하던 황희찬은 전반 21분 에산 하다드와 경합하다가 엉켜 넘어졌다. 같은 부위에 다시 충격을 받은 듯한 황희찬은 결국 들것에 실려 나갔고, 엄지성(스완지시티)이 교체 투입됐다. 일본인 주심은 두 상황에서 모두 옐로카드를 꺼내 들지 않았다. 전반 38분 이재성이 헤더골을 폭발하며 분위기를 확 바꿔버렸다. 설영우(즈베즈다)가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에 문전으로 달려 나가던 이재성이 훌쩍 뛰어오르며 머리를 갖다 대 오른쪽 골망을 흔들었다. 이재성의 A매치 12호 골이다. 코너에 몰린 요르단은 후반 시작과 함께 갈비뼈를 다쳤던 알나이마트를 투입하며 변화를 모색했다. 알나이마트는 후반 9분 골대 오른쪽에서 조현우까지 제쳐 알리 올완에게 슈팅 기회를 안기는 등 매서운 플레이를 펼쳤다. 반면에 한국은 황희찬 대신 들어간 엄지성마저 무릎에 통증을 호소, 후반 6분 배준호(스토크시티)와 교체되는 등 부상 불운이 이어졌다. 다시 찾아온 암운을 걷어낸 건 배준호, 그와 함께 주민규와 교체되며 투입된 오현규 두 '영건'이었다. 후반 23분 배준호의 패스를 받은 오현규가 골 지역 왼쪽에서 수비수 둘을 앞에 두고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골대 왼쪽 하단 구석에 꽂아 2-0을 만들었다. 오현규는 A매치 12경기 만에 데뷔 득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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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0.11 06:34

한강 노벨상에 외신도 '서프라이즈'…"K컬처 국제적 위상 반영"(종합)

10일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우리나라 소설가 한강이 선정되자 외신도 이 소식을 긴급 타전했다. AP, AFP, 로이터,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은 이날 스웨덴 한림원이 한강을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발표하자 이 소식을 긴급 뉴스로 전했다. AP는 한강이 한국 작가로는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며 한국 사람이 노벨상을 받은 것은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평화상을 받은 이후로 두 번째라고도 소개했다. 특히 한강의 이번 노벨 문학상 수상은 "점점 커지고 있는 한국 문화의 세계적 영향력을 반영해준다"며 앞서 봉준호 감독이 영화 '기생충'으로 오스카상을 받았고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도 성공을 거뒀으며 그룹 방탄소년단(BTS)과 블랙핑크 등 K팝 그룹도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다고 짚었다. AP는 또 한강이 지난 2016년 육식을 거부하기로 한 여성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 '채식주의자'로 맨부커 국제상을 받은 이력도 있다고 소개했다. NYT는 올해 유력한 수상 후보로는 중국 작가 찬쉐 등이 거론됐었다는 점을 들며 한강의 수상은 놀라운 일(surprise)이라고 전했다. 또 그의 소설 채식주의자는 우울증에 걸린 주부가 육식을 중단하기로 하면서 가족에게 충격을 안기고 햇빛과 물만으로 살아가려고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또 한강의 작품 중 '흰'(영문명 'The White Book')도 부커상 후보에 오른 이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교도통신은 "한국인이 노벨문학상을 받은 것은 처음이며 노벨상 전체로도 2000년에 평화상을 받은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2번째"라며 "여성의 문학상 수상은 통산 18명째이고 아시아인 여성으로서는 처음이 된다"고 보도했다. AFP 통신과 로이터, 블룸버그 통신도 한강의 수상 소식을 긴급 뉴스로 전했다. 로이터는 "1970년생인 한강의 아버지도 존경받는 소설가였다"며 그가 문학적인 배경을 가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강의 부친은 소설가 한승원씨다. 로이터는 또 한강이 1993년 '문학과 사회'에 시를 실으며 처음 작품활동을 시작했고 단편 소설집은 1995년 처음 냈지만, 국제적으로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은 소설 '채식주의자'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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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0.10 21:41

한강 작품 출간 佛출판사 "언젠가 노벨상 받을 걸로 확신"(종합)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작가 한강의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를 프랑스어로 펴낸 프랑스 출판사 그라세(Grasset) 측은 한강의 수상 소식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라세의 조하킴 슈네프 편집자는 10일(현지시간) 연합뉴스에 "한강의 수상 소식은 우리 모두에게 엄청난 놀라움과 기쁨이었다"며 환호했다. 슈네프 편집자는 "소식을 접했는데 너무 믿을 수가 없었다"며 "언젠가 그가 노벨문학상을 받을 거라고 확신은 했지만 오늘이 그날이 될 거라곤 생각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강의 수상이 발표되자 출판사 전체에 "기쁨의 함성이 터져 나왔다"며 "한강과 한국 문학계, 그리고 한국 전체에도 너무 기쁜 소식"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수상은 훌륭한 작품에 대한 보상이라고 생각한다"며 "한강은 앞으로도 더 많은 이야기를 책으로 쓸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그라세는 한강의 노벨상 수상 소식을 담은 띠지를 둘러 작품을 추가 인쇄할 예정이다. 내년엔 한강의 시 작품을 프랑스어로 출간할 수 있길 희망한다고 슈네프 편집자는 덧붙였다. 그는 현지 언론들의 관심도 뜨겁다고 전했다. 그는 "5분 뒤 프랑스 앵포와 전화 인터뷰가 잡혀 있고 다른 기자들도 계속 연락이 오고 있다"며 급하게 통화를 마무리했다. 한강의 작품을 프랑스어로 옮긴 이 중 한명인 최경란 번역가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기쁜 마음을 억누를 수가 없다"며 "한국 문학의 진가를 최고의 상인 노벨상으로 인정받은 것이니 참으로 기쁘다"고 말했다. 또 "역자는 작품이 훌륭하면 작업하면서 몰입도와 행복감이 굉장히 풍만해진다"면서 "그런 아름다운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해줘서 한강 작가에게 굉장히 감사하다"고 했다. 그라세가 '불가능한 작별'(Impossibles adieux)이란 제목으로 출간한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는 지난해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프랑스 4대 문학상 가운데 하나인 메디치 외국문학상을 받았다. 올해 2월엔 제7회 프랑스 '에밀 기메 아시아 문학상'에 선정되기도 했다. 기메 문학상은 프랑스 기메 국립동양박물관이 수여하는 상으로, 매년 프랑스어로 출간된 현대 아시아 문학 작품 가운데 수상작을 선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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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0.10 21:37

한강 노벨문학상 전당 입성…역대 121번째 수상자로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우리나라 소설가 한강이 한국 최초로 10일(현지시간) 선정됐다. 세계 최고 권위의 문학상으로 여겨지는 노벨 문학상은 노벨상 창시자 알프레드 노벨이 밝힌 선정 기준에 따라 "문학 분야에서 이상적인 방향으로 가장 뛰어난 작품을 생산한 사람"에게 돌아간다. 노벨 문학상은 1901년부터 올해까지 총 117차례 수여됐으며, 상을 받은 사람은 121명이다. 문학상은 과학 분야와 달리 여러 명이 공동 수상하는 경우가 드물어 1904·1917·1966·1974년 등 4차례가 전부였다. 제 1·2차 세계대전 기간 등에는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한강은 여성 작가로서는 역대 18번째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됐다. 노벨 문학상은 2012년 이후로는 거의 예외 없이 매년 남녀가 번갈아 수상자로 선정되고 있는데, 지난해 남성 작가 욘 포세에 이어 올해 한강이 수상하면서 그 전통을 이어가게 됐다. 역대 수상자들의 국적은 프랑스가 16명으로 가장 많다. 이어 미국 13명, 영국 12명, 스웨덴 8명, 독일 8명 등 수상자 대부분이 미국, 유럽 국적자였다. 아시아 국가 국적의 작가가 수상한 것은 이번이 2012년 중국 작가 모옌 이후 12년 만이다. 문학상에서는 수상자로 선정된 작가가 수상을 거부하는 일이 두 차례 있었다. '닥터 지바고' 등을 쓴 러시아 작가 보리스 파스테르나크는 1958년 수상자로 선정돼 처음엔 수락했으나 이후 당시 소련 정부의 압력 등에 의해 수상을 거부했다. 이후 1964년 수상자로 선정된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작가 장 폴 사르트르도 공식적인 상을 줄곧 거부해왔기 때문에 노벨상도 받지 않았다. 최연소 수상자는 '정글북'을 쓴 영국 작가 러디어드 키플링으로 1907년 41세의 나이로 수상했다. 최고령 수상자는 2007년 87세의 나이로 상을 받은 영국 작가 도리스 레싱이다. 문학상 의외의 수상자로는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가 있다. 정치인인 그를 많은 이들은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오해하곤 하지만 그는 1953년 회고록 등으로 문학상을 받았다. 2016년에는 미국 '포크록의 전설' 가수 밥 딜런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돼 논란이 되기도 했다. 다음은 1980년대 이후 역대 노벨 문학상 수상자 및 주요 작품. ▲ 2024년: 한강(대한민국·작가) =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 ▲ 2023년: 욘 포세(노르웨이·작가) = '새로운 이름:7부작 중 6∼7권' '아침 그리고 저녁' '가을날의 꿈' ▲ 2022년: 아니 에르노(프랑스·작가) = '단순한 열정' '사건' '세월' ▲ 2021년: 압둘라자크 구르나(탄자니아·소설가) = '순례자의 길' '낙원' '바닷가에' ▲ 2020년: 루이즈 글릭(미국·시인) = '아킬레스의 승리' '아라라트' '야생 붓꽃' ▲ 2019년: 페터 한트케(오스트리아·소설가, 극작가) = '관객모독' '마을들을 이리저리 걷다' '반복' '여전히 폭풍' ▲ 2018년: 올가 토카르쿠츠(폴란드·소설가) = '야곱의 책들' '죽은 이들의 뼈 위로 쟁기를 끌어라' '플라이츠' ▲ 2017년: 가즈오 이시구로 (영국·소설가) = '창백한 언덕 풍경' '남아있는 나날' '나를 보내지 마' '녹턴' ▲ 2016년: 밥 딜런(미국·시인 겸 가수) = 미국 노래의 전통 내에서 시적인 표현을 창조 ▲ 2015년: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벨라루스·저널리스트/작가) = '체르노빌의 목소리' '전쟁은 여자의 얼굴이 아니다' ▲ 2014년: 파트리크 모디아노(프랑스·소설가) =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 '도라 브루더' '슬픈 빌라' 등 ▲ 2013년: 앨리스 먼로(캐나다·소설가) = 단편소설집 '행복한 그림자의 춤' '소녀와 여인들의 삶' '미움, 우정, 구애, 사랑, 결혼' ▲ 2012년: 모옌(중국·소설가) = '붉은 수수밭' '봄밤에 내리는 소나기' ▲ 2011년: 토머스 트란스트뢰메르(스웨덴·시인) = '창문들 그리고 돌들' '발트해' '기억이 나를 본다' ▲ 2010년: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페루·소설가) = '판탈레온과 특별봉사대' '녹색의 집' ▲ 2009년: 헤르타 뮐러(독일·소설가) = '저지대' '우울한 탱고' ▲ 2008년: 르 클레지오(프랑스·소설가) = '조서' '사막' '대홍수' ▲ 2007년: 도리스 레싱(영국·소설가) = '마사 퀘스트' '다섯' ▲ 2006년: 오르한 파무크(터키·소설가) = '내 이름은 빨강' '하얀성' ▲ 2005년: 해럴드 핀터(영국·극작가) = '축하' '과거 일들의 회상' ▲ 2004년: 엘프레데 옐리네크(오스트리아·소설가) = '피아노 치는 여자' '욕망' ▲ 2003년: J M 쿳시(남아공·소설가) = '불명예' ▲ 2002년: 임레 케르테스(헝가리·소설가) = '운명' ▲ 2001년: V. S. 네이폴(영국·소설가) = '도착의 수수께끼' ▲ 2000년: 가오싱젠(중국·극작가) = '영산(靈山)' ▲ 1999년: 귄터 그라스(독일·소설가) = '양철북' ▲ 1998년: 주제 사라마구(포르투갈·소설가) = '눈먼 자들의 도시' '수도원의 비망록' ▲ 1997년: 다리오 포(이탈리아·극작가) = '어느 무정부주의자의 우연한 죽음' ▲ 1996년: 비슬라바 쉼보르스카(폴란드·시인) = '끝과 시작' ▲ 1995년: 셰이머스 히니(아일랜드·시인) = '어느 자연주의자의 죽음' ▲ 1994년: 오에 겐자부로(大江建三郞·일본·소설가) = '개인적 체험' ▲ 1993년: 토니 모리슨(미국·소설가) = '재즈' '빌러브드' ▲ 1992년: 데렉 월코트(세인트루시아·시인) = '또 다른 삶' ▲ 1991년: 나딘 고디머(남아공·소설가) = '보호주의자' ▲ 1990년: 옥타비오 파스(멕시코·시인) = '태양의 돌' ▲ 1989년: 카밀로 호세 세라(스페인·소설가) = '파스쿠알 두아르테 일가' ▲ 1988년: 나기브 마푸즈(이집트·소설가) = '도적과 개들' ▲ 1987년: 요세프 브로드스키(미국·시인) = '연설 한 토막' '하나도 채 못 되는' ▲ 1986년: 월레 소잉카(나이지리아·극작가) = '사자와 보석' '해설자들' ▲ 1985년: 클로드 시몽(프랑스·소설가) = '사기꾼' ▲ 1984년: 야로슬라프 세이페르트(체코슬로바키아·시인) = '프라하의 봄' ▲ 1983년: 윌리엄 골딩(영국·소설가) = '파리 대왕' ▲ 1982년: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콜롬비아·소설가) = '백년 동안의 고독' ▲ 1981년: 엘리아스 카네티(영국·소설가) = '현혹' ▲ 1980년: 체슬라브 밀로즈(폴란드/미국·시인) = '대낮의 등불' '이시의 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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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0.10 21:35

한국 작가 최초 노벨문학상 받은 한강은 누구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의 영예를 거머쥔 작가 한강(54)은 1970년 11월 전라남도 광주(현 광주광역시)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저명한 소설가 한승원이다. 이후 서울로 올라온 그는 풍문여고를 거쳐 연세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1993년 대학 졸업 뒤 이후 잡지 '샘터'에서 기자로 근무하면서 본격적으로 습작을 하기 시작해 그해 계간 문예지 '문학과사회' 겨울호에 '서울의 겨울' 등 시 4편을 실으며 시인으로 먼저 등단했다. 이듬해인 1994년에는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 '붉은 닻'이 당선되며 소설가로 데뷔했다. 한강은 이후 '여수의 사랑', '내 여자의 열매', '그대의 차가운 손', '검은 사슴', '바람이 분다 가라', '희랍어 시간' 등 다양한 소설집과 장편소설들을 발표하며 한국 문단에서 가장 주목받는 소설가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한다. 소설 외에도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와 동화 '내 이름은 태양꽃', '눈물상자' 등을 펴내는 등 시와 소설 아동문학을 넘나들며 전방위로 작품활동을 했다. 한국 작가 최초로 영국 부커상을 수상한 소설집 '채식주의자'(영어판 제목 The Vegetarian)는 2004년 계간 '창작과비평'에 처음 연재된 연작소설로, 국내에서는 2007년 단행본으로 출간됐다. 그는 2007년부터 2018년까지 서울예대 미디어창작학과(구 문예창작과)에서 예비 작가들을 상대로 소설 창작론을 가르치기도 했다. 서울예대 학생들은 한강에 대해 "섬세함과 카리스마로 학생들을 사로잡는 교수"라는 평가를 하기도 했다. 한강은 문인 가족으로도 유명하다. 아버지는 소설 '아제아제 바라아제', '추사', '다산의 삶' 등을 펴낸 작가 한승원이다. 85세인 한승원과 올해 초 자전적인 내용의 장편소설 '사람의 길'(문학동네)을 펴내는 등 여전히 왕성하게 집필을 이어가고 있다. 한승원은 과거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딸 한강은 전통사상에 바탕을 깔고 요즘 감각을 발산해 나는 작가"라며 "어떤 때 한강이 쓴 문장을 보며 깜짝 놀라서 질투심이 동하기도 한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한승원과 한강은 국내 최고 소설문학상으로 꼽히는 이상문학상을 부녀 2대가 수상하는 진기록도 세웠다. 한강의 오빠 한동림 역시 소설가로 작품활동을 했다. 한강은 어려서부터 익힌 피아노와 노래 실력도 수준급인 것으로 알려졌다. 2007년에는 산문집 '가만가만 부르는 노래'를 펴냈는데, 흘러가버린 노래 스물두 곡 속에 작가의 아련한 추억을 담아낸 이 책에 작가 자신이 작사∙작곡하고 보컬까지 맡아 부른 노래 10곡을 담은 음반(CD)을 함께 수록했다. 음반엔 "어느 날 갑자기 머릿속에 떠오르는 노랫말과 선율들을 악보를 쓸 줄 몰라 가사를 적고 계이름을 적는 방식으로" 작가가 직접 한 곡 두 곡 만들어온 노래를 담았다. 산문집에서는 어린 시절 피아노가 배우고 싶어 "십 원짜리 종이 건반을 가지고 피아노를 '연주'하곤 했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한강의 가장 최근 작품은 제주 4·3의 비극을 다룬 장편 '작별하지 않는다'(문학동네)다. 이 소설로 지난해 프랑스 4대 문학상 중 하나인 메디치상의 외국문학 부문을 수상하고, 올해 3월 프랑스 에밀 기메 아시아 문학상도 받았다. 지난해 11월 기자간담회에서 한강은 "소설을 써오면서 제일 기뻤던 순간이 2021년 4월 말 이 '작별하지 않는다'를 완성한 순간"이라면서 "워낙 오래 걸리고 힘들게 썼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2014년작 장편 '소년이 온다'와 이번 4·3의 비극을 다룬 '작별하지 않는다' 까지, 한국 현대사의 깊은 어둠과 상처를 소설로 형상화해온 작가는 이 회견에서 앞으로 '밝은 얘기'를 써보고 싶다는 얘기도 했다. "(현대사의 비극을 다룬 소설은) 이렇게 두 권을 작업했는데, 이제는 더는 안 하고 싶어요. '작별하지 않는다'에서도 눈이 계속 내리고 너무 춥고, 이제 저는 봄으로 들어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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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
  • 2024.10.10 21:31

소설가 한강, 한국 최초 '노벨 문학상' 쾌거

소설가 한강(53)이 한국 작가 최초로 노벨 문학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스웨덴 한림원은 10일(현지시각) 소설가 한강을 2024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한국인이 노벨상을 수상한 것은 지난 2000년 평화상을 탄 고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다. 한림원 노벨위원회는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생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수상자에게는 상금 1100만 크로나(한화 약 13억4000만 원)와 메달, 증서가 수여된다. 1970년 광주에서 태어난 한 작가는 연세대 국문과를 졸업한 뒤 1993년 '문학과사회'에 시를 발표했다. 이듬해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붉은 닻'이 당선되어 본격적인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주요 작품으로는 장편소설 <채식주의자> <바람이 분다, 가라> <희랍어 시간> <소년이 온다>, 소설집 <여수의 사랑> <내 여자의 열매> <노랑무늬영원> 등이 있다. 만해문학상, 황순원문학상, 동리문학상, 이상문학상, 오늘의 젊은예술가상, 한국소설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한 작가는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평단의 호평을 받아왔다. 지난 2016년 <채식주의자>로 맨부커상 인터내셔널을 수상했고, 2018년 <흰>으로 같은 상 최종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2023년 <작별하지 않는다>로 한국인 최초로 프랑스 4대 문학상 중 하나인 메디치 외국문학상을 받았다.

  • 문화일반
  • 박은
  • 2024.10.10 21:05

박현경,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 1R 18위로 출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장타 1위 방신실이 '버디 경연장'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 첫날 선두에 나서 대회 2연패를 향해 힘찬 시동을 걸었다. 방신실은 10일 전북 익산시 익산 컨트리클럽(파72)에서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으로 열리는 이 대회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9개를 쓸어 담았다.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은 앨버트로스 8점, 이글 5점, 버디 2점, 보기 -1점, 더블보기 -2점 등 점수를 부여하고 합산으로 순위를 정한다. 보기를 피하는 수비 골프보다 버디를 노리는 공격 골프를 유도해 '버디 경연장'으로 불린다. 작년 이 대회에서 장타를 앞세워 정상에 올랐던 방실신은 이날도 장타로 무더기 버디를 뽑아내며 18점을 얻어내 이가영과 함께 공동 선두에 올랐다. 16번 홀까지 버디 9개를 솎아내며 순항한 방신실은 이글까지 노릴 수 있는 17번 홀(파5)에서 1.5m 버디 퍼트가 빗나가 아쉬움을 삼켰지만, 18번 홀(파4)에서는 그린을 놓친 뒤 4m 파퍼트를 집어넣어 선두를 지켰다. 방신실은 "오늘은 첫 홀부터 마지막 홀까지 공격적으로 쳤다"면서 "새벽에 내린 비로 그린이 부드러워져서 핀까지 거리를 딱 맞춰 공략했다"고 말했다. 방신실은 "아무래도 짧은 클럽으로 그린을 공략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경기 방식은 장타자가 유리하다"면서 "이런 방식 대회가 1년에 한 번밖에 없는 게 아쉽다. 모든 대회가 다 이런 방식이면 좋겠다"며 웃었다. 방신실은 "올해는 첫날부터 다들 버디를 많이 뽑아냈다. 남은 사흘도 가능하면 많은 버디를 잡겠다"며 공격 골프를 이어가겠다고 예고했다. 2022년 이 대회 챔피언 이가영도 보기 없이 버디 9개를 뽑아내 2년 만에 우승 트로피 탈환에 나섰다. 이가영은 전반에는 1, 3번 홀 버디로 4점밖에 따내지 못했지만 10번 홀부터 14번 홀까지 5개 홀 연속 버디로 선두권으로 치고 올라왔고 16, 17번 홀 연속 버디로 4점을 보태 공동선두에 합류했다. 이가영은 "샷도 좋았지만, 퍼트가 잘 됐다"면서 "공격적인 플레이를 즐기는 선수는 아니지만, 보기를 하면 안 된다는 부담감이 적다 보니 더 자신 있게 홀을 공략하게 된다"고 말했다. 지난 7월 롯데 오픈에서 우승한 뒤 다소 침체에 빠졌다는 이가영은 "어제 저녁에 2년 전 이 대회 우승했을 때 내 경기 영상을 다 봤다. 그게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오늘 저녁에도 다시 보겠다"고 말했다. 작년 신인왕 김민별, 박예지, 강지선 등이 13점으로 뒤를 이었다. 출전권 순번이 하위권이라서 대기 선수였다가 막판에 출전 기회를 잡은 박예지는 7일과 8일 이틀 동안 충남 부여에서 열린 드림투어 대회를 뛰고 서울 집으로 돌아갔다가 부랴부랴 내려온 데다 캐디 없이 어머니 서정아 씨한테 백을 맡겼지만, 버디 7개에 보기 1개를 곁들였다. 박예지는 "어머니가 캐디를 해주셔서 마음이 편했다"면서 "3위 이내에 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메이저대회인 KB금융 스타 챔피언십을 제패한 슈퍼루키 유현조와 스크린 골프 투어에서 올해 2승을 포함해 9번이나 우승한 홍현지, 그리고 황정미와 서어진 등이 10점을 따 공동 6위에 포진했다.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 KLPGA 투어 버디 1위 윤이나는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묶어 9점을 얻어내는 데 그쳤다. 윤이나는 지한솔, 현세린 등과 공동 10위에 올랐다. 2주 연속 우승에 도전한 김수지는 공동 13위(8점), 익산이 고향이고 익산 컨트리클럽을 꿰고 있는 박현경은 공동 18위(7점)로 첫날을 마쳤다.

  • 골프
  • 연합
  • 2024.10.10 20:54

한국 첫 노벨 문학상 탄생…'채식주의자' 작가 한강 영예

소설가 한강(53)이 한국 작가로 최초로 노벨 문학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한국인이 노벨상을 받은 것은 지난 2000년 평화상을 탄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두번째다. 스웨덴 한림원은 10일(현지시간)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한국의 작가 한강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한림원은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생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수상자에게는 상금 1천100만 크로나(약 13억4천만원)와 메달, 증서가 수여된다. 이날 문학상에 이어 11일 평화상, 14일 경제학상 수상자가 발표될 예정이다. 앞서 7일에는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마이크로RNA 발견에 기여한 미국 생물학자 빅터 앰브로스와 게리 러브컨이, 8일에는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로 인공지능(AI) 머신러닝(기계학습)의 기초를 확립한 존 홉필드와 제프리 힌턴이 선정됐다. 9일 발표된 노벨 화학상은 미국 생화학자 데이비드 베이커와 구글의 AI 기업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 최고 경영자(CEO)·존 점퍼(39) 연구원이 받았다. 노벨상 시상식은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생리의학·물리·화학·문학·경제상)과 노르웨이 오슬로(평화상)에서 열린다.

  • 문학·출판
  • 연합
  • 2024.10.10 20:27

제51회 고창모양성제 신유섭 추진위원장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자리매김 앞장"

오는 10월 9일부터 13일까지 고창읍성에서 열리는 제51회 고창모양성제가 '온고Z신: 옛 것에 MZ를 얹다'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다. 이번 축제는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모든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화합의 장으로 마련됐다. 축제를 이끄는 신유섭 추진위원장은 고창 출신으로, 75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젊고 활기찬 모습으로 지역 사회에 헌신해온 인물이다. 1949년 고창군 아산면에서 태어나 평생을 고창에서 살아온 신 위원장은 동리창극단 단장, 선운사 신도회장을 거쳐 현재는 동리문화사업회 이사장, 고창문인협회, 모양수필 회원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며 지역 문화 발전에 기여해왔다. 모양성제 추진위원장으로 선임된 그는 "묵묵히 일하고 모두와 함께하는 장점을 인정받아 이 자리에 서게 된 것 같다"며 "각 분야 전문가들의 능력을 모아 축제를 성공적으로 이끌겠다"고 다짐했다. 고창모양성제를 '600년 역사와 함께 살아 숨 쉬는 군민의 자부심'이라고 표현하는 신 위원장은 "이번 축제를 세대 간 화합의 장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제51회 모양성제를 통해 가성비 높은 축제, 세대가 하나 되는 축제를 만들어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모양성제의 대표 프로그램인 거리퍼레이드와 답성놀이, 강강술래는 전통을 현대에까지 잇는 중요한 행사로, 이번 축제에서는 특히 야간 답성놀이가 펼쳐져 가을밤의 운치를 더할 예정이다. 또한, 각 세대가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어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모두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축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신유섭 추진위원장은 고창모양성제를 통해 고창의 역사와 문화를 널리 알리고, 지역 주민들과 관광객 모두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하겠다는 각오다.

  • 사람들
  • 박현표
  • 2024.10.10 18: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