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공감 2024 시민기자가 뛴다]살기 좋은 도시, 선형공원 사례와 전주시 정책과제
코로나19 이후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 여가 활동 시간의 확대 등에 따라 공원과 하천을 찾아 운동을 하고 여가를 즐기는 시민들이 많아졌다. 이와 같은 라이프스타일의 변화에 따라 최근 주목받고 있는 공공공간이 선형공원이다. 선형공원(linear park, 線形公園)은 도로, 철도, 하천, 강을 따라 조성한 선형 녹지공간을 의미하며, 보통 산책, 걷기, 달리기 등으로 이용되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전주와 서울의 선형공원 사례를 비교해보고, 이를 바탕으로 전주시 공원·녹지 정책과제를 제안해본다. △서울 광화문광장과 세종대로 사람숲길 광화문광장은 대한민국 역사·문화의 중심공간이며 민주주의의 상징공간이기도 하다. 2016년 광장 재구조화 및 개선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어 4년 동안 시민 토론회, 설명회 등 300회 이상의 소통과정이 있었고, 기본계획과 실시설계를 거쳐 ‘20년 11월 착공하고 ‘22년 8월 준공하여 광장을 재개장하였다. 새로 조성한 광화문광장은 역사성을 강화하고, 보행 접근성과 주변 건물과의 연계성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조성되었다. 예를 들어, 서측부에 있던 차로를 광장 영역 안으로 편입시켜 광장 폭이 기존 35m에서 60m로 확대되었고, 면적도 약 2배 넓어졌다. 또한, 광장에는 약 5,000그루의 수목을 식재하고, 사람들이 쉬며 즐길 수 있는 분수, 쉼터 등의 휴게공간을 조성하였다. 한편, 세종대로 사람숲길은 세종대로 사거리부터-숭례문-서울역까지 이어지는 1.55km 구간의 도심 가로숲이다. ‘21년 5월 준공한 세종대로 사람숲길은 차로 축소를 통해 보행로를 확장하고 자전거도로를 조성하였으며, 소나무·느티나무, 관목, 초화류 등 도심 가로숲을 조성하여 사람·문화·녹지가 어우러지는 보행거리로 조성하였다. △전주 첫마중길과 백제대로 바람길숲 서울에 광화문광장과 세종대로 사람숲길이 있다면 전주에는 첫마중길과 백제대로 바람길숲이 있다. 먼저, 첫마중길은 전주를 방문하는 관광객이 처음 마주하게 되는 곳으로 전주역 앞에서 명주골 네거리까지의 720m 구간 폭 15~20m의 선형 보행광장이다. ‘16년 산림청 도시숲 조성사업에 선정되어 ‘17년 12월 조성 완료되었다. 전주시에서는 첫마중길을 보행권이 확보된 생태도로로 조성하기 위하여 도로 다이어트를 통해 왕복 8차선 도로를 6차선으로 축소하고, 도로 중앙에 가로숲과 보행광장을 조성하였다. 또한, 시민 헌수를 받아 느티나무, 이팝나무 등 수목 약 400그루를 식재하였으며, 방문한 시민들과 관광객들을 위한 여행자도서관과 이동형갤러리, 편의시설 등도 조성하였다. 그리고, 첫마중길 일대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2019년부터 2024년까지 전주역세권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였다. 지난 8년간의 첫마중길 및 도시재생사업 추진 결과 기존 전주역 앞 유흥주점, 모텔 등이 카페, 식당, 호텔로 업종이 변경되었으며 건물 리모델링과 간판 개선사업 등을 통해 쇠퇴한 상권 이미지가 새롭게 변화하고 있다. 다음으로 백제대로 바람길숲은 첫마중길이 끝나는 명주골 네거리부터 꽃밭정이 네거리까지 13km 구간에 폭 6~10m로 조성한 긴 가로형 숲길이다. 미세먼지 저감 및 열섬현상 완화를 위해 인도 공간에 가로수, 관목, 초화류를 식재하고 보도와 자전거길을 조성했다. 바람길숲에 접해 있는 공원에는 공원까지 숲을 확장하고, 아파트 단지에는 담장을 낮추거나 없애서 단지 내 녹지공간과 연결했다. 또한, 관공서와 은행 앞에는 디딤숲이라는 정원형 숲과 쉼터를 조성했다. △전주와 서울의 선형공원 사례 비교 서울 광화문광장·세종대로 사람숲길, 그리고 전주 첫마중길·백제대로 바람길숲은 광장과 숲길을 조성한 배경과 목적, 위치, 규모, 형태 등 많은 점이 다르지만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첫 번째는 차량보다는 보행자와 자전거, 즉 사람과 생태교통 중심으로 전환한 도시혁신 사례라는 점이다. 두 번째는 선형 녹지공간으로서 가로숲을 조성하여 도시 내 중요한 녹지축을 형성하였다는 점이다. 세 번째는 공원을 도시재생 및 문화관광 사업과 연계하여 상권 등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가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서울과 전주 두 지역 사례 모두 아직 완성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특히, 전주시의 경우 첫마중길과 백제대로 바람길숲에서 확장하여 추가로 논의가 필요한 공원·녹지 정책과제들이 있다. △전주시 공원·녹지 정책과제 첫째, 도시 내 공원, 녹지, 하천을 연결하는 그린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 전주에는 모악산, 남고산, 황방산 등이 있고, 만경강, 전주천, 삼천이 흐르는 등 좋은 자연환경 여건을 갖고 있다. 다만, 산과 강이 도시 외곽에 위치한 경우가 많고, 보행을 통한 접근성도 좋지 못한 편이다. 백제대로·기린대로 등 대로를 중심으로 조성한 바람길숲을 도시 전역으로 확장하고, 생활권을 중심으로 연결녹지를 확충하는 방식으로 그린 네트워크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둘째, 전주천과 삼천에 대한 접근성을 향상시키고, 천변 보행환경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전주에 있는 선형공원 중 가장 많은 시민들이 방문하는 곳은 전주천과 삼천일 것이다. 하지만, 전주에 있는 하천은 도로와 언더패스로 인해 단절되어 있어 보행 및 자전거 접근성이 떨어지고 보행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그러므로 천변 도로에 신호등과 횡단보도를 추가 설치할 필요가 있으며 하가지구-여울초 사이와 같이 학생들의 등하교 안전을 위해 인도교 조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또한, 전주천동로의 경우 보도폭이 좁아 보행이 불편한 구간이 많은데, 차로수를 축소하여, 보도를 확장하고, 천변 바람길숲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셋째, 충경로 보도에 가로정원과 화분을 설치할 필요가 있다. 최근 충경로는 보행환경 특화거리 조성사업을 통해 차로폭은 줄이고, 보도폭은 확장하며 차량속도를 40km로 낮추는 등 보행친화형 가로로 새롭게 조성하였다. 하지만, 차도와 보도의 높이가 같아 보행자 교통사고가 우려되며 보도 위 주·정차로 인해 보행환경이 침해될 수 있다. 그러므로 가로수와 한전박스 사이에 대형 화분을 설치해 보행자 안전을 확보하고, 추가로 가로정원과 쉼터를 조성하여 전주천에서 시내로 이어지는 그린 네트워크를 연결할 필요가 있다. 장우연 독립연구자, 전) 전주시 정책연구소 연구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