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100세시대] 불치병 대명사 치매의 희소식, 산화질소
산화질소(NO)는 전통적으로 화학자들에게는 다양한 화학연구실에서 매우 불안정해 다루기 힘든 기체분자였다. 매우 높은 온도에서 질소와 산소로부터 합성될 수 있다고 알려져 왔다. 산화질소는 인간의 거의 모든 세포에서 다양한 반응에 의해 자연적으로 생성되는 생체분자로 규명되어 있기도 하다. 또 호르몬 같은 생리적 기능을 갖고 혈관의 평활근에 작용해 탄력성을 높여 혈관 확장을 하거나 때로는 신경전달물질로의 작용 및 면역기능 등 인체 내 모든 기관에 관여해 인체의 항상성(homeostasis) 유지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물질이다. 산화질소에 대한 전반적 이야기를 전북대학교 의과대학 생화학교실 김종석 교수와 전북대학교병원 신경학교실 김고운 부교수의 도움을 받아 알아본다. △산화질소에 대한 연구 산화질소가 부족하면 혈관이 막혀 각종 질환이 유발된다는 사실이 1988년에 최초로 밝혀지기도 했으며 지난 1992년에 Science 지에 의해 ‘Molecule of the Year’로 선정되기도 했다. 또 로버트 퍼치고트(Robert F. Furchgott), 루이스 이그나로(Louis J. Ignarro)와 페리드 뮤라드(Ferid Murad) 박사가 심혈관계에서 산화질소의 신호분자로서의 역할을 발견해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함에 따라 산화질소에 대한 의학계의 비상한 관심이 이어졌다. 이와 함께 치매와 고혈압, 동맥경화, 성기능장애, 당뇨병, 항균 및 항바이러스 치료제 등으로 산화질소가 부각되기도 했다. 산화질소의 다양한 생리적 기능의 의학적 응용을 위해 많은 연구가 진행돼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산화질소와 관련된 연구 논문만 약 10여 만 편에 달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산화질소의 다양한 의학적 응용을 위한 산화질소 조절 시스템의 합리적인 설계를 위해 많은 연구들이 이뤄지고 있다. △국내의 산화질소 최근 국내 연구진에 의해서도 산화질소 대사체를 함유한 마늘 발효추출물이 말초 및 뇌혈류를 증가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해당 논문은 국제 저명 학술지 ‘nutrients’ 2022년 12월호에 발표됐으며 휴먼에노스(대표 천현수)와 부산대학교, 원광대학교 산화질소연구팀이 분석한 내용이다. 해당 논문에 의하면 58명의 연구 참여 대상자를 대상으로 산화질소 대사체 정제를 투여한 군과 가짜 정제를 투여한 군을 무작위로 배정하고 1회 투여 전후로 혈압 측정, 적외선 체열촬영을 통한 전신체표면 온도 측정, 도플러 초음파를 통한 경동맥 혈류속도 측정, 핵의학 뇌혈류검사를 시행했다. 그 결과 산화질소 대사체 정제를 투여한 군에서 가짜 정제를 투여한 군에 비해 손과 발의 체표열 증가소견이 뚜렷하게 나타났으며 또 말초혈류증가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아울러 수축기 및 이완기 혈압 저하와 경동맥 혈류속도 저하를 통한 혈관확장 효과도 확인됐다. 뇌혈류검사에서는 산화질소 대사체 정제를 투여한 군에서 양측 전두엽과 우측 두정엽부위에서 혈류증가 소견이 확인됐다. 이같은 연구결과는 산화질소 대사체가 말초혈관건강과 뇌건강 개선을 위한 치료제가 될 수도 있는 한편 향후 말초혈류장애를 가지는 질환, 수족냉증, 고혈압, 치매와 같은 퇴행성 뇌질환 등에 치료제로 활용 가능성을 시사한다. △산화질소와 치매, 그리고 과제 치매는 뇌의 퇴행성 질환으로 여러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진행한다. 따라서 치료제도 다양한 방향으로 연구되고 있다. 알츠하이머 치매의 대표적인 신약은 뇌 내의 아밀로이드를 제거하는 것이지만 그 이외의 병태생리학을 가진 약제들도 꾸준히 개발 중이다. 매년 발표되는 보고서 형식의 ‘알츠하이머 약제 개발 파이프라인’의 분류를 참고하면 2022년도 기준으로 143종류의 약제 후보에 대한 임상연구가 진행 중이다. 치매 메카니즘에 따라 약제 후보를 나눠보면 아밀로이드(amyloid), 타우(Tau), 혈관 (vasculature), 염증/면역 (inflammation/immunity), 대사/생물에너지학 (metabolism/bioenergetics), 신경발생 (neurogenesis), 신경전달물질 수용체 (neurotrasmitter receptors), 산화 스트레스 (oxidative stress), 단백질항상성/단백질병증 (proteostasis/proteinopathies), 시냅스 가소성/신경세포보호 (synaptic plasticity/Neuroprotection), 후생유전학 (epigenetic) 등 다양한 범주의 연구가 진행 중이다. 산화질소는 이러한 범주 중에서 염증/면역, 산화 스트레스와 관련되어 있다. 실제로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의 뇌척수액 질산염이 높을수록 인지기능 평가 점수는 낮아지는 역 상관관계를 보여 준 연구결과는 알츠하이머 치매에서 산화질소의 신경 보호 효과를 시사하고 있다.(Dement Geriatr Cogn Disord 2000) 그러나 조건에 따라서 산화질소는 알츠하이머병의 보호 요인으로도, 악화 요인으로도 모두 작용할 가능성이 있었다.(Nitric Oxide 2023). 따라서 산화질소가 AD 신경 보호 및 신경독성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더 이해하기 위한 후속 연구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