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국토청, 국토부 규정 어겨가며 ‘비 오는데 아스콘 포장' 지시
익산국토관리청 전주국토관리사무소가 '우천 시 포장공사 금지'라는 국토교통부 규정을 준수하지 않고 아스팔트 덧씌우기를 진행해 부실공사 우려를 낳고 있다. 더욱이 감독기관인 전주국토관리사무소와 감리단은 관리감독 책무를 저버린 채, 비가 그칠 것이라는 자의적 판단과 포트홀에 의한 차량 파손 민원 발생을 이유로 오히려 공사 강행을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6일 전주국토관리사무소는 약 11억 원을 들여 전주~군산 간 전용도로(국도 21호선 중 개정~옥산 구간) 아스팔트 덧씌우기 공사를 진행했다. 문제는 이날 기상 여건이 도로포장 공사에 적절치 않았는데도 발주처 지시로 공사가 강행됐다는 점이다. 기상청 예보에 5일부터 6일까지 전국적으로 호우 특보가 발효된 상태였기 때문이다. 실제 기상청 강우량을 보면 공사 전날인 5일 옥산 116㎜, 대야 131㎜, 공사가 진행된 6일에는 옥산 16㎜, 대야 17㎜의 비가 내렸다. 국토교통부 도로공사표준 시방서에는 노면이 습하거나 작업 도중 비가 내릴 경우 아스콘 공사 등은 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아스콘 포장재에 빗물이 흘러 들어가면 접착력이 떨어지고 시간이 지나면 포트홀, 러팅(차류현상에 의한 함몰), 국부적 균열(가로, 세로, 밀림 등) 등이 발생해서다. 특히 아스콘 포설 온도는 150도 이상인데 이날 내린 비로 인해 포설 온도는 기준치보다 낮았을 것으로 추정되며, 충분한 양생기간을 거치지 않으면 도로 내구성에 하자가 발생한다. 이러한 손상은 시속 90㎞로 달리는 전용도로에서 급 핸들 조작, 타이어 펑크 등을 유발해 대형 교통사고를 일으킬 수 있다. 도로포장업계 관계자는 “비가 내린 직후 또는 내리는 날 진행하는 공사는 아스팔트 덧씌우기 공사의 기본 수칙을 지키지 않은 것이다”면서 “특히 여름철 비가 내리는 날 덧씌우기를 할 경우 기온이 급상승하면서 온도차에 의해 아스팔트 노면이 대형 차량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내려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전주국토관리사무소는 국토교통부 규정을 준수하지 않은 점은 인정하면서도, 덧씌우기는 부득이한 공사였다는 입장이다. 익산국토청 전주국토관리사무소 관계자는 “5일 내린 폭우 때문에 국부적으로 포트홀이 발생했으며, 이날 저녁 군산경찰을 통해 해당 도로 구간의 포트홀 신고가 10여 건 접수됐다"며 "현장 확인 결과 포트홀 발생 지점이 많아 응급 복구보다는 해당 구간에 대한 덧씌우기가 효율적일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비가 내리는 날 덧씌우기를 해서는 안 되지만, 포트홀 발생 구간이 통행량이 많은 곳으로 전용도로 이용객들의 안전을 위해 하자보수 등을 감수하고 어쩔 수 없이 공사를 강행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