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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교육지원청 교육장에 이강⋯전북교육청 456명 인사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은 유·초·중등 교육공무원 456명에 대한 9월 1일자 정기인사를 지난 9일 단행했다. 이번 인사에서 유·초등 교(원)장, 교(원)감 및 교육전문직 186명이 자리를 옮긴다. 승진이 42명, 전직 43명, 전보 38명, 정년퇴직 16명, 명예퇴직 12명, 공모교장 8명 등이다. 또한 중등 교장·교감 및 교육전문직은 승진 33명, 전직 29명, 전보 31명, 정년퇴직 23명, 명예퇴직 3명, 공모교장 1명 등 총 126명 규모다. 유·초·중등 교사 146명(신규임용 포함)도 각각 자리를 옮긴다. 먼저 남원교육지원청 교육장에 박영수 운봉초 교장이 임명됐다. 무주교육지원청 교육장에 이강 창의인재교육과장, 부안교육지원청 교육장에 김수안 위도중∙위도고 교장이 각각 발령됐다. 전북교육청 미래교육과장에는 오선화 청하초 교장이 임용됐고, 유초등특수교육과장에는 김윤범 군산 내흥초 교장, 창의인재교육과장에는 문형심 전주솔내고 교장을 전보했다. 한성하 전북교육청 대변인은 익산 외국어교육센터 원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또한 미래교육연구원 미래교육기획부장에 엄정영 장학관, 전주교육지원청 학교업무지원센터장에 최미숙 장학관, 완주교육지원청 학교업무지원센터장에 김숙현 장학관이 임명됐다. 직속기관장 교체도 이뤄졌다. 민완성 미래교육과장은 전북교육청 교육연수원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전북교육청 학생해양수련원장에 장기선 부안교육지원청 교육장이 임용됐다. 도교육청은 "이번 인사는 지난 2년간 전북교육이 추진해 온 정책을 뿌리내리고 전북교육이 한국교육의 중심으로 나아가는 정책을 추진하는 데 적합한 인사를 발탁·중용하는데 주안점을 뒀다"고 전했다. 이어 "향후 2년 추진하고자 하는 미래교육, 기초·기본학력 신장, 교권과 학생인권의 조화와 균형, 지역과 함께 소통과 협력이라는 핵심 정책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교(원)장, 교(원)감, 교육전문직원 임명장 수여식은 오는 21일 열린다. 또한 신규교사 임명장 수여식은 오는 23일 진행될 예정이다.

  • 교육일반
  • 육경근
  • 2024.08.09 15:56

"직업계고 학생 해외 취업 협력"⋯전북교육청, 호주 한인회와 '맞손'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이 도내 직업계고 학생들의 안정적인 해외 취업을 돕기 위해 호주 한인회와 힘을 모으기로 했다. 도교육청은 8일(현지시각) 도내 직업계고 학생들이 글로벌 인턴십을 진행 중인 호주 시드니에서 한인회 등과 간담회를 가졌다. 직업계고 학생 50명은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24일까지 4주 동안(1기) 시드니와 브리즈번에서 기계가공, 전기전자, IT·미디어콘텐츠, 원예조경, 말사육 분야의 직무영어와 분야별 직무교육을 이수 중이다. 도교육청은 올해 처음으로 시드니 지역 한인회 등과 간담회를 개최해 교류의 폭을 넓히고 현지 사정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오혜영 시드니 한인회장, 김동우 상공인회의소 부회장, 이창석 호남 향우회 부회장 등이 참석해 글로벌 인턴십 사업에 대한 호주한인회와 유기적인 협력 및 향후 글로벌 인턴십 참여 학생의 안정적인 현지 취업 지원 협력을 약속했다. 특히 시드니 레스토랑에서 근무하는 박수성(덕암정보고) 씨와 시드니 무역유통회사에 일하는 오택진(줄포자동차고) 씨 등 글로벌 인턴십을 통해 현지 취업에 성공한 졸업생들이 함께해 인턴십 경험과 해외취업 사례를 공유하기도 했다. 오택진 씨와 박수성 씨는 각각 2011년과 2016년에 글로벌 인턴십에 참여했다. 박 씨는 "글로벌 인턴십을 통해 더 큰 꿈을 꾸고, 이를 실현해 나가는 힘을 찾을 수 있었다"면서 "후배 여러분들도 자신의 꿈을 크게 갖고, 반드시 이루어 나길 수 있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고 말했다. 도교육청은 직업계고 학생들에게 다양한 해외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글로벌 마인드 함양을 위해 글로벌 인턴십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참여 인원을 대폭 늘려 호주 시드니와 브리즈번에서 1기와 2기로 나눠 총 98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달 30일부터 10월 12일까지 6주 과정으로 진행되는 2기에는 조리·제과·제빵 17명, 헤어·피부·네일 10명, 서비스·사무·회계 7명, 용접 4명, 조적·미장·타일 2명, 애견미용 4명, 자동차 정비 3명 등 총 47명이 참여한다. 이강 창의인재교육과장은"글로벌 인턴십과 이번 간담회는 학생들에게 글로벌 직무능력 향상과 해외 취업의 기회를 제공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면서 "향후 우리 학생들이 글로벌 인재로서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취업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 교육일반
  • 육경근
  • 2024.08.09 15:18

전북교육청 "대한민국 인재상 도전하세요"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이 '2024 대한민국 인재상 후보자'를 찾는다. 접수는 오는 9월 1일까지다. 교육부와 한국장학재단이 주관하는 대한민국 인재상은 다양한 분야에서 역량을 발휘하는 청년 우수인재를 발굴해 지원하는 사업이다. 수상자 1인에게는 국무총리상(상금 300만원)을, 99인에게는 부총리겸 교육부장관상(상금 200만원)이 수여된다. 지원 자격은 도내 고등학교에 재학 또는 휴학 중인 학생으로 만 15세 이상 만 34세 이하 청년이다. 선발 인원은 총 100명(고등학생 50명, 대학생·청년일반인 50명)이며 이 가운데 도내 고등학생 지역 추천 인원은 6명이다. 특히 올해부터는 지역심사 시 특정 고교유형(과학고, 외국어고·국제고, 자율고, 과학영재학교, 국제학교, 외국인학교)이 지역별 추천 인원의 50% 미만이 되도록 제한했다. 아울러 중앙심사 시에도 특정 고교유형 선발자 수를 총 선발 인원의 20%(최대 10명)로 상한을 뒀다. 희망자는 오는 9월 1일까지 대한민국인재상 접수포털(https://injaeaward.saramin.co.kr)로 이력서 및 자기소개서 등 지원서류를 제출하면 된다. 단, 추천서는 공고문의 유의사항을 참고해 반드시 도교육청 민주시민교육과로 제출해야 한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장학재단 누리집(www.kosaf.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 교육일반
  • 육경근
  • 2024.08.09 14:55

박철원 익산시의원, 송학동 주차 민원 해결 발품팔기 눈길

익산시의회 박철원 의원(모현∙송학)이 송학동 상가밀집지역의 고질적인 주차장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분주한 발품팔기에 나섰다. 박 의원은 지난 8일 익산시 교통행정과 관계자와 함께 송학동 주변 주차난 발생 지역을 찾아 현장을 살피는 등 민원 해결 방안 모색을 위한 의정활동을 펼쳤다. 특히 박 의원은 이날의 행보를 통해 송학동 235-73번지 일원 도로에서의 주차 공간 조성 민원을 제기한 상인회와 현장 간담회를 갖고 공용주차장 추가 확대 설치 가능 여부에 대해 머리를 맞댔다. 앞서 상인회는 주차공간이 가뜩이나 부족한 상황에서 최근에는 불법주정차 단속 마저 강화돼 상인들이 심긱한 생존권 위협을 받고 있음을 지적하며 익산시 주정차 단속알리미서비스 개선과 공용주차장 확대 설치 등을 강력 요구하고 있다. 박 의원은 “소상공인 활성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만성적인 주차장 문제가 선행되어야 한다”며, “공용주차장 추가 조성을 위해 나대지주차장 및 노상주차장 등 주변 환경을 고려한 주차공간 확보에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익산시 관계자는 “올해 계획되어 있는 송학동 일원 도심권 임대형 공영주차장 사업을 조속히 추진하는 한편, 대로변 노상 주차장 지정과 관련해서는 익산경찰서와 적극 협의 해 나 가겠다”고 덧붙였다.

  • 익산
  • 엄철호
  • 2024.08.09 13:07

제25대 전북예총 회장에 최무연 당선

제25대 한국예총 전북특별자치도연합회장 보궐선거 결과 기호 1번 최무연 후보(72)가 당선됐다. 최 후보는 9일 오전 10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국제회의장에서 치러진 ‘한국예총 전북특별자치도 연합회 임시총회(제25대 회장 보궐선거)’에서 총 169표 중 74표를 얻어 김형중(77), 나아리(45) 후보를 따돌렸다. 임기는 오는 2028년 2월까지다. 최 후보는 이날 소견 발표를 통해 "우여곡절 끝에 보궐선거에 임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선거관리위원장을 비롯한 집행부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전북예총이 험난한 소용돌이에 놓여 있었고, 그 속에 제가 있었다는 점에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햇수로 40년간 전북예총에 몸담고 있었다"며 "전북예총 발전을 위해 헌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신임 회장으로 선출된 최 후보는 전주 출신으로 전주기접놀이보존회 운영위원 및 상임이사, 단장 등을 지내고, 전주예총 4~6대 회장을 맡기도 했다. 현재 한국음악협회 부이사장, 대한민국 국제음악제 운영위원장, 국립전주박물관회 이사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편, 제25대 전북예총 회장 보궐선거에는 총 169명의 대의원이 투표에 참여했다. 이 가운데 최무연 후보가 74표를 얻어 당선됐으며 김형중 후보 65표, 나아리 후보 29표, 무효 1표 순으로 집계됐다.

  • 문화일반
  • 박은
  • 2024.08.09 12:17

[2024 파리 올림픽] 태권도 이틀 연속 ‘금빛 발차기’⋯한국, 13번째 금메달

태권도 종주국 대한민국이 이틀 연속 금빛 발차기를 선보였다. 이로써 한국은 13번째 금메달을 획득, 하계 올림픽 사상 역대 단일 대회 최다 금메달 타이기록을 세웠다. 도쿄 올림픽에서 ‘노골드’ 수모를 당했던 한국 태권도는 벌써 2개 체급에서 모두 금메달을 수확하며 종주국의 위상을 회복했다. 김유진(울산광역시체육회)은 9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그랑팔레에서 열린 태권도 여자 57㎏급 결승전에서 나히드 키야니찬데(이란)를 라운드 점수 2-0(5-1 9-0)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라운드 초반부터 김유진이 큰 신장으로 상대 견제에 나섰고, 키야니찬데는 좀처럼 공격 활로를 찾지 못했다. 오히려 라운드 종료 13초 전부터 세 차례 감점을 받는 등 고전했다. 1라운드를 5-1로 이긴 김유진은 2라운드 시작 34초 만에 머리 공격을 성공해 기선을 제압했다. 이후에도 긴 다리를 활용해 상대 공격을 무력화했고, 몸통 공격도 2차례 성공했다. 다급해진 키야니찬데는 경기 종료 24초 전부터 두 차례 감점을 받았고, 종료 6초 전 0-9까지 격차가 벌어지자 승부를 포기하고 결과를 받아들였다. 특히 세계 랭킹 24위인 김유진은 16강부터 결승까지 세계 랭킹 1·2·4·5위를 모두 제압하고 이 종목에서 한국 선수로는 16년 만에 패권을 되찾았다. 16강에서 하티제 일귄(튀르키예·5위), 8강에서 스카일러 박(캐나다·4위)을 잡은 김유진은 준결승에서 체급 내 최강자로 꼽히는 뤄쭝스(중국·1위)도 꺾더니 키야니찬데(2위)까지 연파하고 우리나라의 13번째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이는 2008 베이징 대회, 2012 런던 대회 때 한국이 수확한 역대 단일 올림픽 최다 금메달과 타이다. 한국은 남은 사흘간 태권도 두 종목과 역도, 근대5종에서 금메달 1개를 보태면 정부 수립 후 태극기를 들고 올림픽 무대를 밟은 1948년 런던 대회 이래 한국 하계올림픽에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된다.

  • 태권도
  • 강정원
  • 2024.08.09 10:54

[세계기록유산이 된 '동학농민혁명기록물']  ⑬ 동학임명장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동학농민혁명기록물은 총 185건이다. 이를 작성주체별로 구분해 보면 동학농민군이 생산한 기록물이 30건(16%), 민간인이 생산한 기록물이 33건(18%), 조선정부가 생산한 보고서와 공문서가 122건(66%)으로 조선정부가 생산한 문서가 대부분이고 동학농민혁명의 주체인 동학농민군이 생산한 기록물은 매우 적은 편이다. 동학농민군이 생산한 기록물이 많지 않은 것은 당시 역적으로 몰리는 상황에서 동학농민군들이 기록을 남길 수 있는 상황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동학농민군이 생산한 기록물 중에 가장 많은 수량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바로 동학임명장이다. 동학임명장은 당시 동학교단의 최고책임자인 최시형이 북접법헌의 이름으로 동학농민혁명이 발발한 1894년에 발급한 임명장이다. 현재 기록유산 목록에 포함된 동학임명장은 18건이다. 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세계기록유산 목록에 포함된 동학임명장을 소장처별로 보면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11건, 천도교중앙총부 6건, 독립기념관 1건이다. 이러한 임명장은 현재 상당히 많이 남아 있는 편이다. 필자가 확인한 바로는 시기를 1891년부터 1904년까지 확대하면 남아 있는 동학임명장은 대략 80건 정도이다. 나머지 동학임명장이 세계기록유산 목록에 포함되지 않은 이유는 선정기준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기준은 추진과정에서 여러 기관의 자문을 통해 정해졌는데 이는‘국가기관이나 이에 준하는 기관이 소장한 동학농민혁명 관련 기록물로 보존 및 관리 대책이 명확한 자료’였다. 이에 따라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천도교중앙총부, 독립기념관에 소장되어 있는 기록물만이 목록에 포함되었던 것이다. 나머지 동학임명장도 세계기록유산으로서 충분한 가치와 의미가 있다고 생각된다. 이 동학임명장은 모두 당시 동학교단의 최고책임자인 최시형의 이름으로 발급되었다. 전봉준의 이름으로 발급된 동학임명장은 현재 존재하지 않는다. 아마도 발급되지 않았을 것이다. 왜냐하면 전봉준은 동학임명장을 발급할 위치에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1894년 동학농민혁명 당시 동학교단의 최고책임자는 최시형이었고, 동학농민군을 이끌었던 최고책임자는 전봉준이었다. 전봉준은 동학교단의 틀을 이용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전봉준이 동학농민혁명을 이끌면서 농민군을 조직화한 것은 백산대회 때이다. 이때 전봉준은 총대장, 김개남, 손화중은 총관령, 김덕명, 오시영은 총참모, 최경선은 영솔장, 송희옥, 정백현은 비서로 정하여 농민군대로 조직을 갖추었다. 그러나 그 하부단위에 대한 조직은 구성하지 못하였다. 전봉준의 입장에서는 새로운 형태의 조직을 만들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따라서 기존 동학교단의 조직을 활용할 수 밖에 없었다. 즉 최시형이 임명하고 그에 대한 역할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조직을 운영하였다고 보여진다. 위의 표에서 임명장이 만들어진 시점을 보면 주로 1894년 7∼8월임이 확인된다. 이는 이 시기에 많은 조선의 농민들이 동학에 입도하고 여기에 더하여 동학농민군으로 활동하였음을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하다. . 동학교단 조직은 포접제(包接制)로 운영되었다. 즉 접(接) → 포(包) → 동학교단의 체계를 가지고 있다. 가장 기본이 되는 조직은 접(接)이다. 접에는 접주(接主)와 접사(接司)의 직책이 있다. 접주는 접의 책임자로서 교도를 관리하고 교리를 전파하는 일이 주요한 임무이다. 접사는 접주를 보좌하는 역할을 하였다. 이 문서는 1894년 9월 최시형이 이수방을 접주로 임명하는 임명장이다. 이러한 접주임명장은 동학교단의 계통과 계보를 보여주고 있다. 문서의 오른쪽부터 보면 용담(龍潭)은 교조 최제우를 말하며 무극대도대덕(無極大道大德)은 최제우가 제시한 동학의 궁극적 목표이자 지향점이다. 대선생(大先生)은 교조 최제우의 존칭이며 시포덕(侍布德)은 최제우가 이 동학을 개창했다는 의미이다. 북접(北接)은 최시형을 말하며 무극대도대덕은 동학이 추구하는 목표로서 이를 최시형이 계승한다는 의미이다. 대도주(大道主)는 최시형의 존칭 또는 직책이다. 다음 태인(泰仁)은 지역을 말하며 지역의 책임자로서 이수방을 접주로 임명하고 있다. 다음 눈여볼 것은 도장이다. 접주임명장과 접사임명장의 경우, 도장이 5개가 찍혀 있다. 도장의 글자는 최시형의 호인 해월(海月)이다. 그런데 여기서 1894년 당시 최시형은 주로 보은에 거주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이 임명장이 만들어지고 전달되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당시는 교통과 통신이 제한된 상황에서 각 포의 대접주 명의로 임명장을 발급하지 않았고 모두 최시형 명의로 임명장이 발급되었다. 이를 어떻게 해결했을까? 전해지는 바에 따르면 백지 한지에 ‘해월’이라고 하는 도장 5개를 찍어서 각 포에 내려주면 각 포에서 대접주가 문서의 형식에 맞게 글자를 쓰고 직책을 부여하였다고 한다. 때문에 모든 임명장의 글씨체가 다르고 도장 위에 글씨가 씌여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수방 접주 임명장'과 '정성영 접사 임명장'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다음으로 여러 개의 접을 관리하고 통할하는 조직이 포(包)이다. 포의 책임자를 대접주(大接主)라고 한다. 김개남, 손화중, 김덕명 등은 바로 이러한 대접주로서 많은 접을 거느린 포의 책임자였다. 동학농민혁명 과정에서 각 지역별로 봉기한 지도자들은 대개 이러한 대접주들이 대부분이었다. 대접주는 여러 접을 관할하기 때문에 이를 운영하기 위한 별도의 조직이 필요하였다. 그것이 바로 육임직이다. 육임이란 교장(敎長), 교수(敎授), 도집(都執), 집강(執綱), 대정(大正), 중정(中正)을 말한다. 교장은 알차고 덕망있는 사람(質實望厚員爲敎長), 교수는 성심수도하여 가르칠 사람(誠心修道可以傳授員爲敎授), 도집은 위풍을 갖추고 기강을 세워 다스릴 사람(有風力明紀綱知境界員爲都執), 집강은 시비를 밝혀 기강을 잡을 사람(明是非可執紀綱員爲執綱), 대정은 공평을 유지하며 근후한 사람(持公平勤厚員爲大正), 중정은 능히 직언할 수 있는 강직한 사람(能直言剛直員爲中正)으로 임명하였다. 각 포(包)에서 교장이나 교수에 임명된 사람을 보면 모두 포내(包內)의 장로나 덕망있는 사람들이고, 도집과 집강은 실질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들이며, 대정이나 중정은 비교적 젊은 사람들로서 포내의 실무를 추진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이 육임직의 임명장은 북접법헌이라는 명의로 발행되었으며 한지 백지에 3개의 도장을 찍은 뒤에 각 포에 전달하여 각 포의 대접주가 직책과 이름을 기입하였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여러 개의 포를 비롯하여 모든 동학의 조직을 관할하는 것이 바로 동학교단이다. 동학교단의 최고책임자는 최시형이다. 최제우가 1860년 동학을 창도한 뒤 1864년 처형되었다. 이후 동학교단의 종통은 최시형이 이어받았다. 최시형은 경전을 간행하고 제의와 조직을 체계적으로 정비하여 동학교단의 기틀을 만들었다. 이후 1894년 동학농민혁명 과정에서도 동학교단은 최시형이 교주로서 역할하였으며 그가 체포되어 처형된 1898년까지 이러한 체제는 지속되었다. 동학교단에서도 육임직은 운영되었다. 동학임명장은 1894년 동학농민혁명 과정에서 최시형의 동학교단과 전봉준의 동학농민군 사이의 관계를 알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다. 향후 이에 대한 깊이있는 연구가 필요하다. /이병규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연구조사부장

  • 기획
  • 기고
  • 2024.08.09 08:44

국힘 한동훈 대표 전기료 감면·반도체 특별법 추진 등 민생정책 ‘시동’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취약계층 전기료 감면과 반도체 특별법 추진을 발표하며 ‘민생·정책 드라이브’에 시동을 걸었다. 한 대표는 8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에너지 취약계층 130만 가구를 대상으로 전기요금 1만 5000원을 추가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반도체 특별법을 당론으로 추진할 것을 시사했다. 지난 5일 최고위 회의에서 취약계층 전기료 부담 완화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발언한 지 사흘 만으로 정부와 전기요금 감면에 대한 협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한지아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전기료 감면에 대한 당내 이견과 관련해 “특별한 대립은 없었다. 취약계층 지원이 필요하다는 민생 정책에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며 “정부와도 협의하고 있고 거의 마무리가 됐다”고 설명했다. 국힘 송석준·박수영·고동진 등 의원들이 발의한 반도체 산업 지원 관련 개별 법안도 하나로 묶는 방안이 거론되는 등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한 대표는 주식 폭락과 관련한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에도 힘을 싣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의 특검·탄핵 공세에 맞서 민생을 우선시하는 정책을 벌여 국민 호응을 얻어내겠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 정치일반
  • 이강모
  • 2024.08.08 19:09

전북자치도, 재정 특례·자주 재원 확보 '난항 여전'

전북자치도가 재정 특례와 자주 재원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다. 중앙정부와의 협의 과정에서 교착 상태에 빠진 것이다. 지역 균형 발전과 특별자치도의 근본 취지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전북의 고유한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재정 지원이 요구된다. 8일 전북특별법 2차 개정안에 담긴 40건의 전체 특례 가운데 재정 특례는 총 7개다. 그 중에서도 핵심으로 꼽히는 기후에너지투자공사 설립은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으며, 나머지 6개 특례는 부수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다. 도는 당초 1차 개정안에 232개의 조문을 제안했으나, 최종적으로 131개만이 통과되는 과정에서 재정 관련 조항들이 대거 삭제됐다. 이는 타 시도와의 형평성 문제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전북자치도는 제주나 세종에 준하는 재정 특례를 희망하고 있으나, 현실적 장벽에 직면해 있다. 제주와 세종은 국가 차원의 특수 목적(국제자유도시·행정복합도시)으로 설립돼 다양한 특례를 부여받은 것과 달리, 전북은 지방 발전을 위한 요구에서 출발했기 때문이다. 강원은 전북과 함께 재정 특례가 전무한 상황이다. 그러나 중앙 정부의 반발이 큰 만큼 비재정적 특례에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반면 재정자립도가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전북의 경우 안정적인 재원 확보가 더욱 시급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특별자치도 출범으로 중앙의 권한이 이양되면서 업무 범위는 확대됐지만, 이에 상응하는 인력과 예산 지원도 여전히 미흡한 실정이다. 도는 현재 자주재원 발굴과 세수 확대를 위한 방안 모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북특별법 전부개정안 통과 이후 JDC와 같은 국가공기업 설립 등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이에 전북 정치권에서는 지역 재정 확보가 담겨진 전북특별법 2차 일부개정안을 발의했다. 그러나 법안 처리 과정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높고, 중앙 부처의 수용 여부도 불투명하다. 균형발전특별회계 내 전북계정 신설의 경우 자치분권특별법에 근거 조항이 마련됐으나 실제 예산 배정을 위해서는 국가균형발전특별법 개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태양광과 해상풍력 등과 같은 신재생에너지 분야를 활용한 자체 재원 확보 방안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지만, 이 역시 실현 가능성은 불투명한 상태다. 전북자치도 관계자는 "현재 재정 특례는 쫓아다니며 요구하는 수밖에 없다. 정부가 전향적인 태도로 바뀌지 않은 한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전북의 강점은 농생명 분야를 중심으로 특례를 부여받아 집중적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자치·의회
  • 김선찬
  • 2024.08.08 18:39

자생2

사람은 사는 모양새가 다 다르니 내가 사는 방향과 속도는 알아서 나아가야 한다 생각했다. 그래서 그 길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딱히 내 인생에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는걸 깨닫는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20살, 고등학교 졸업 후에 나는 독립을 했다. 아버지의 술주정이 심해 이사를 자주 했던 난 마지막 초등학교로 전학갔을 때 만난 괜찮은 친구들을 어머니가 보신 후 더 이상 전학을 가면 안된다고 생각하신 거 같다.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아버지는 기다렸다는 듯이 다른 지역으로 어머니와 이사를 갔고 난 살던 동네에 남아 다니던 학원에 보조강사로 취업해 독립했다. 아버지 술주정 때문에 어머니가 걱정되긴 했지만, 아버지가 만들어놓은 지긋지긋한 집구석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해방감에 뭔가 좋기도 했다. 그곳에서 벗어났으니 하루빨리 내 스스로 성공해서 어머니를 모셔야겠다 생각했었다. 하지만, 아버지의 주정을 안보면서 생긴 안도감일까, 안쓰러운 어머니를 자주 못보면서 무뎌진 독함이었을까. 방울만 달리고 독은 다 잃어버린 방울뱀처럼 성공을 위한 이야기만 뱉어낼뿐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는 나태하기 짝이 없는 나였었다. 그렇게 군대를 가게 됐다. 전역할때쯤에는 이미 친구들은 대학 졸업을 앞두고 취업을 위한 준비에 바빴었고 휴가때마다 뵙는 어머니는 갈수록 늙어가는게 눈에 보였었다. 많은 복기를 한 뒤에 전역할때는 다시 난 독기를 품을 수 있었다. 26살에 대학교를 신입생으로 다시 들어갔다. 내가 좋아하는 그림으로 꿈에 다가갈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기에 수업이든 학과생활이든 후회없게 열심히 학교를 다녔다. 그러던 중에..일이 터졌다. 1학년 방학 전 쯤에 아버지 전화로 전화가 왔었다. 음주로 아버지가 운전하는 차에 어머니도 동승을 하셨고 큰 사고가 나서 어머니가 많이 위독하다는 전화였다. 하던 기말고사 과제는 내팽겨치고 택시를 타고 어머니가 계신 병원으로 갔었다. 도착한 병원 응급실에서 어머니는 거의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계셨고 아버지는 조금 떨어진 병원침대에서 아직 술에 취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수술에 들어간 어머니는 결국 다리를 하나 잃으셔야 했다. 이 후에는 모든게 다 무너졌다. 그냥 난 나를 지웠다. 그냥 돈이나 벌어야겠다고 생각했다. 해봤던 일이 학원강사일이니 일했던 미술학원 강사일을 다시 시작했다. 그곳에 먼저 있던 만화반 동료강사인 형이 있었다. 그 형은 나에게 계속 이야기를 했다. 네가 아깝다. 네 작품을 시작도 안해보고 꿈을 놓기에는 너무 아깝다. 라고. 처음에는 그냥 위로를 받는다 생각하고 넘겼다. 그렇게 한해,두해가 지나도 형은 사석에서 만화이야기를 나눌때면 그 얘기를 꼭 나에게 말해줬다. 그리고는 웹툰제작을 위한 디지털 작업방법도 많이 알려줬다. 그러면서 용기를 얻었던거 같다. 죽어가던 나에게 만화가가 되고 싶단 불씨에 바람을 불어줬다. 그렇게 형과 함께 공모전을 준비하고 대상을 탄 뒤 웹툰작가가 될 수 있었다. 생각해보면, 꿈으로 가는길엔 형의 도움이 젤 컸지만 사는데 여러번의 좌절에서 친구들에게도 많은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을 수 있었다. 자생1에서 나를 인정하고 그에 어울리는 무기가 될만한 숙련도가 필요한 이야기였다면 이글에선 나의 모자른걸 가르쳐주고 채워주는 인생의 동료가 한명이라도 있으면 그래도 살만한 인생이지 않을까란 이야기다. /홍인근 웹툰작가

  • 오피니언
  • 기고
  • 2024.08.08 18:38

올림픽에 가려진 전북 체육

역대급 열대야와 파리올림픽 중계로 밤잠을 설치는 요즘이다. 그나마 연일 금메달 소식을 전하는 한국 선수단의 놀라운 활약상에 통쾌함을 만끽하며 더위를 이겨내고 있다. 그중에서도 전북 출신 사격의 양지인, 김예지 선수가 각각 금메달과 은메달을 따면서 도민들에게 묵직한 감동을 선사했다. 김예지는 일약 SNS 스타로 등극, 전 세계 팬들을 열광케 하며 또 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영화속 주인공 같은 저격수의 이미지로 유튜브 조회수 1위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정강선 선수단장도 금메달 목표치의 2배가 넘는 12개의 돌풍을 일으키자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전북체육회장을 겸하고 있는 그는 평소 딱딱한 이미지와 달리 연일 환한 미소가 떠나질 않는다. 세느강 개막식 때도 손을 번쩍 들고 함박웃음을 짓는 등 여느 때와 다른 모습을 선보였다. 이번 한국 선수단의 올림픽 출발은 상당히 불안해 보였다. 48년 만에 역대 최소 규모로 꾸려진 데다 구기 단체 종목은 여자 핸드볼이 고작이었다. 인기 프로 종목은 세계 벽을 넘지 못해 금메달 5개, 종합 15위를 목표로 잡았다. 그런데 초반부터 사격과 펜싱에서 반전 드라마를 통해 금메달 5개를 수확하자 선수단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다. 자신감을 되찾은 상승세는 양궁 여자 단체전의 10연패를 포함해 전 종목 5개 석권이라는 금자탑으로 절정을 이뤘다. 이 같이 한 여름밤 파리에서 금메달 행진이 계속되자 선수단 총괄 책임의 정강선 단장에 대한 언론 관심도 부쩍 높아졌다. 현장 응원 모습과 그의 동정이 SNS를 통해 삽시간에 퍼지기도 했다. 파리올림픽에서 전북 출신의 존재감은 가뭄의 단비처럼 한 줄기 생명력을 느끼게 한다. 열악한 지역 현실의 벽을 뚫고 세계 무대 가능성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전북 체육에 던져 준 메시지는 분명했다. 선수의 경기력 향상에 대한 숙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하위권을 맴도는 전국체전 성적표가 대표적이다. 그런 점에서 전북 체육의 수장 정강선 단장은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지구촌 최고 선수들이 펼치는 올림픽의 뜨거운 함성 뒤에 숨겨진 고민이다. 직접 체험한 글로벌 스포츠의 흐름을 어떻게 전북 체육에 접목시키느냐가 관건이다. 도내 체육인의 숙원 '전북 체육역사기념관' 건립이 추진되면서 스포츠 스타의 유품 기증이 잇따르고 있다. 정강선호를 함께 이끌었던 유인탁(레슬링) 신준섭(복싱) 사무처장은 물론 박성현(양궁) 김동문(배드민턴) 전병관(역도) 임미경(핸드볼) 등이 그들이다.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수많은 금메달 리스트가 배출돼 이곳에 그들 유품이 더 많이 전시되었으면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불통' 이미지의 정 회장이 유관 기관과의 연대, 협치 노력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그의 패기와 젊은 리더십이 올림픽 경험을 통해 한층 성숙되길 기대해 본다. 김영곤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영곤
  • 2024.08.08 18:38

인간은 음악과 함께 성장한다

생각해보면, 나란 사람은 음악과 함께 성장했다. 음악을 벗 삼은 덕분에 모난 인격도 조금은 둥글어 졌을 테다. 내 젊은 시절, 서울엔 ‘르네쌍스’, ‘필하모니’, ‘크로이체’ 같은 음악감상실이 버티고 있었다. 나는 자주 그 음악강상실을 찾아가 고전음악을 들었다. 다들 팝이나 포크송, 혹은 유행가에 휩쓸릴 때 꼿꼿이 고전음악에 심취했다. 처음엔 쥬페의 ‘경기병 서곡’이나 무소르그스키의 ‘전람회의 그림’ 같은 표제 음악을 듣다가 바흐나 파가니니 등의 기악곡에 빠졌다. 그러다가 베토벤, 차이코프스키, 말러 등이 창조한 교향곡의 세계에 입성하면서 음악이 무지를 깨부수는 절대의 미와 순수한 기쁨, 숭고함을 품었다는 걸 확신했다. 며칠 전 한 라디오 방송에 초대 손님으로 나갔다. 구성작가와 통화를 하던 중 방송 중 듣고 싶은 세 곡을 추천해달라고 했다. 나는 주저하지 않고 사라 본(Sarah Vaughan)의 ‘썸머타임’, 리 오스카(Lee Oskar)의 ‘샌프란시스코 베이(San Francisco Bay)’, 조용필의 ‘바람의 노래’를 여름에 들으면 좋은 곡으로 골랐다. 세 곡 다 내가 아끼고 즐겨 들으며 남에게도 추천하는 곡이다. ‘썸머타임’은 누구나 다 알만큼 유명한 재즈 보컬 명곡이다. 본디 미국의 작곡가 조지 거쉰의 가극 ‘포기와 베스(Porgy ane Bess)’ 중 1막에서 자장가로 소개되었다. ‘썸머타임’을 들을 때 나는 행복한 슬픔을 맛본다. 여름밤에 보채는 아이를 품에 안은 엄마는 혼자 흥얼거린다. 강에서는 물고기가 뛰고 목화는 잘 자랐단다. 네 아빠는 부자이고, 네 엄마는 멋지지. 우리가 너를 지켜줄 테니, 아가야 울지 말거라. 시골 외할머니에게 맡겨진 탓에 엄마의 감미로운 자장가를 듣지 못한 채 자란 나는 이 곡을 들으면 숨이 막히도록 슬퍼진다. 이 결핍은 채워지지 않은 채 나란 존재 어딘가에 그대로 남아 있다. 30대의 어느 날, 한 카페에서 리 오스카의 연주곡을 들었다. 뱃고동 소리, 갈매기의 끼룩거림, 자동차의 경적이 어우러진 화사한 여름 항구 풍경이 떠오르는 전주만 듣고 단박에 반했다. 음반 매장에서 CD인지 음반인지를 구해서 헤아릴 수도 없이 들었다. 여름 저녁 햇볕 냄새가 밴 면 셔츠를 입고 여름의 정취가 물씬 나는 이 곡을 들으며 나는 덧없는 행복에 빠진다. 나중에 이 연주곡이 한 광고의 배경 음악으로 이 곡이 쓰이면서 대중에게도 널리 알려졌다. 음악이 주는 기쁨은 무엇인가? 몇 달 전 내가 겪은 일이다. 2022년 6월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에서 열린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의 전 과정을 보여주는 다큐멘터리 영화 ‘크레센도’를 극장에서 관람했다. 18세 청년 임윤찬은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연주했는데, 그걸 듣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그 연주는 어디에서도 듣지 못한 것이었는데, 기절할 만큼 아름다워 놀랐던 것이다. 그는 피아노 건반을 누른 게 아니라 내 영혼을 눌러 깊은 무의식이 솟아오르게 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나는 주책없이 펑펑 눈물을 쏟았다. 그건 벅찬 환희와 함께 나란 존재가 순정해지는 드문 경험 탓이다. 내 음악 취향이 넓어진 건 30대를 지나서다. 이슬람 근본주의자들 같이 고전음악만을 고수하던 나는 재즈나 비틀즈, 스모키, 딥퍼플, 사이먼 앤 가펑클, 빌리 조엘 같은 이들의 노래에도 마음의 문을 열었다. 조용필이나 최백호, 배호 같은 이들이 부른 가요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알게 되었는데, 이런 취향의 변화는 세상을 알 만큼 나이를 먹으면서 얻은 범속한 트임 결과일 테다. 늦게나마 다른 장르의 음악에도 또 다른 기쁨과 아름다움이 오롯했다는 걸 깨치고, 취향의 협량함에서 벗어나게 된 것은 퍽 다행이다. 음악은 무릎이 꺾인 나를 일으켜 세운 참다운 벗이다. 음악의 위로가 없었다면 인생은 얼마나 쓸쓸했을까? 그건 상상조차 하기 싫은 끔찍한 재앙이다. 음악은 내 평생 감미로운 피난처였으니 세상이 어둡고 삭막할지라도 나는 그걸 능히 이겨낼 수 있었을 테다. /장석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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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8.08 18: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