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기자 전주 일상] 눈이 즐거워지고 입이 행복해지는 ‘전라감영길 데이트 코스’
최근 전주에는 특유의 분위기와 개성을 가진 거리가 많아졌습니다. 그중에서도 전라감영길은 프랜차이즈 대형매장보다 아담하면서 각자의 컨셉을 가지고 있는 가게들로 채워져 있는데요. 방문하는 이들에게 아지트 같은 친숙하면서도 특별한 느낌을 주는 것 같습니다. 가격대비 훌륭한 서비스와 질, 그 특유의 감성 때문에 연인들이 데이트코스로도 안성맞춤이라고 할 수 있죠. 이번 글에서는 전라감영길에서 연인과 느긋하게 대화하기 좋은 곳, 서로에게 집중하기 좋은 분위기와 맛있는 음식 혹은 디저트를 곁들일 수 있는 곳을 분위기별로 추천해 드리려고 합니다. 매주 볶은 콩으로 신선한 커피를 내리는 오트! 아담한 매장이지만 벽면이 큰 유리창으로 트여있어 답답한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습니다. 카페 내부는 아늑함을 주는 원목 소재의 테이블과 의자들. 감성 뿜뿜 유발하기에 부족함이 없이 곳곳에 놓여있는 꽃과 화분들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남녀노소 부담 없이 힐링하기 좋은 곳이라 생각됩니다. 굉장히 넓은 카페는 아니지만, 곳곳에 놓인 다채로운 소품들 덕분에 단조롭지 않고 구경하는 즐거움도 있습니다. 이날 저희 일행은 오트의 인기 메뉴 플랫오틀리, 비밀의 숲! 그리고 쇼콜라라떼, 치즈케이크를 주문했습니다. 역시 카페 OAT가 인기 있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구나 싶었습니다.
제가 골랐던 오트의 인기 메뉴, 귀리 음료가 들어간 커피 플랫 오틀리입니다. 저는 커피 메뉴 중 우유의 고소함과 유당에서 나오는 은근한 달달함, 커피의 쌉쌀함이 어우러진 카페라떼를 가장 좋아하는데요. 플랫 오틀리를 맛보자마자 눈이 번쩍! 뜨였습니다. 한 모금 홀짝 마시는 순간 우유가 따라올 수 없는 귀리 특유의 진~한 고소함이 커피의 향긋함과 함께 입안 가득 퍼지는데 며칠 동안 자꾸 생각나더라고요. 카페라떼를 좋아하시는 분, 혹은 좋아하지만, 우유가 들어간 제품은 속이 안 좋아 부담스러우신 분들에게 강추 또 강추 합니다.
또 다른 오트의 특별한 메뉴는 비밀의 숲이에요. 라즈베리와 직접 담은 라임레몬청의 톡톡 튀는 만남. 비주얼부터 상큼함 터지는 메뉴. 너무 시지도, 너무 달지도 않으면서 독특한 맛이었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맛까지도 제 취향을 저격당해버렸지만, 이 메뉴만의 맛과 향이 뚜렷해서 호불호가 살짝 갈릴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한 번쯤 도전해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쇼콜라 라떼는 말 그대로 카카오의 쌉싸름한 맛과 초콜릿의 달콤함이 진득하게 어우러져 스트레스받을 때 몇 잔이고 원 샷 하고 싶은 맛이었습니다.
그 이후 한 번 더 방문했을 때 비슷한 초콜릿이 들어간 메뉴로 BAD FOR DIET를 먹어봤는데요. 에스프레소, 초콜릿, 생크림, 마쉬멜로우가 올라가는 달콤쌉쌀한 음료입니다. 이 두 메뉴는 스트레스받을 때 마셔주면 효과 제대로 일 것 같습니다. 무턱대고 달지 않도록 쌉싸름함이 잘 잡아주어 달고 쓴 맛의 장점만 진하게 입에 머무르는 느낌이랄까요?
카페에서는 디저트도 빠질 수 없겠죠? 저희는 디저트로 '치즈케이크'를 주문했습니다. 일행 중 한명은 평소 '치즈케이크'에 손을 잘 안 대는 편이었는데도 맛있다며 먹더라고요. 순식간에 사라져버렸습니다. 굉장히 꾸덕꾸덕한 치즈케이크라기보단 '토도독' 부서지는 가벼운 식감이 느껴졌습니다. 과하게 달지 않아 누구나 쉽게 즐기기 좋은 메뉴입니다. 오트(OAT) 주소ㅣ전주시 완산구 충경로 20 연락처ㅣ063-902-5399 운영시간ㅣ11:00 ~ 22:00(화요일 휴무) 외관부터 탁 트인 유리창과 깔끔하면서도 엔틱한 인테리어가 시선을 잡는 빈티지 컨셉의 온리핸즈! 손(hands)으로 직접 만드는 정성의 온리핸즈는 지역브랜드 육성과 지역 구도심 개발을 위한 식품, 외식, 문화 사업 영위를 통한 청년학생 일자리 창출 및 국제개발 지원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글로벌푸드컬쳐협동조합(Global Food Culture Cooperative)의 첫 번째 프로젝트라고 합니다. 조합의 설립 취지에 따라 전북대학교 농생대 연구기반의 지역 축산 브랜드인 두지포크와 지역 수제맥주 브랜드인 전주 크래프트가 전략적으로 참여하여 탄생한 곳이라고 하니 맛과 품질은 보장되었다고 할 수 있죠.
메뉴가 생각보다 다양해서 놀랐는데요. 돼지고기요리 뿐만 아니라 피자, 감바스, 리조또, 프리타타, 물뱅이 등등 모두 입맛 다시게 하는 알찬 메뉴들로 구성되어있었습니다. 하지만 온리핸즈까지 왔으니 돼지고기 요리를 먹어봐야겠죠! 가장 추천하는 메뉴는 뼈 없는 수비드 학센 입니다. 스타우트에 장시간 숙성시켜서인지 보들보들 썰리더군요. 살코기 비중이 커서 퍽퍽한 줄 알았는데 전혀 그런 게 없었어요. 입에 넣는 순간 육즙의 풍미가. 엄치척! 반전매력. 자꾸 생각나는 맛입니다. 적극 추천. 야끼마요 목살볶음&라이스 큼직하게 썰린 목살과 데리야끼 소스, 그 위에 얹어진 퐁듀치즈와 눈꽃치즈는 맛이 없을 수가 없죠. 그대로 먹어도 맛있지만 상큼한 특제와사마요에 찍어먹으면 색다른 매력이 있답니다. 밥이랑도 굉장히 잘 어울리고요! 맛있는 안주에 술이 빠질 수야 없죠. 100% 우리 보리를 전통주 비법으로 주조했다는 온리핸즈의 생맥주. 세 가지 모두 맛보았습니다. 굉장히 개성이 강한 맛이었어요. 잔잔한 분위기에 훌륭한 안주와 맥주를 곁들이며 둘만의 깊은 대화를 진득이 나누기 좋은 곳. 온리핸즈 적극적으로 추천합니다. 온리핸즈(Only Hands) 주소ㅣ전주시 완산구 전주객사1길 100 연락처ㅣ070-4038-5023 운영시간ㅣ16:00 ~ 2:00(월요일 휴무) 빈티지하면서도 깔끔한 인테리어, 높은 천장, 따뜻한 색감의 조명, 술집답게 적당히 어둡고 소란스러지 않은 내부, 맛있는 안주와 술까지! 부담스럽지 않을 정도의 분위기 좋은 곳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하루를 마무리하고 싶을 커플들에게 추천해 드리고 싶은 펍 그룸입니다.
2~4인 테이블 4개, 안쪽 6인 테이블 하나 정도밖에 놓이지 않은 작고 아담한 홀, 한 편에는 혼술을 즐기기에도 부담 없는바, 그 바 형태의 테이블에 둘러싸인 오픈키친으로 전체적인 매장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저는 술이 센 편도 아닌지라 안주가 맛있어야 술도 잘 들어가는 법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인데요. 메뉴 하나하나에 손글씨로 눌러 적은 친절한 설명을 읽다보니 모두 먹고 싶어져서 고민이 깊어집니다. 보기만 해도 먹음직스러운 메뉴들에 부푼 기대만큼 데이트 성공률도 up! up! 조금 생소한 이름의 주류들도 많이 보이네요. 궁금하긴 했지만 이 날은 무난하게 생맥주를 주문했습니다. 하하 메뉴를 주문하면 바로 사장님이 오픈된 주방에서 요리하는 모습을 보실 수 있습니다. 기본으로 제공되는 뻥과자를 간단한 안주 삼아 먼저 나온 생맥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이어 주문한 메뉴가 나옵니다. 저희가 처음 방문했을 때 주문했던 메뉴는 소고기 나베였어요. 일본식 간장으로 우려낸 육수에 소고기와 채소를 넣어 끓인 샤브샤브 느낌의 나베라고 합니다. 양은 2인분 정도 되는 것 같았어요. 귀여운 냄비에 소복이 담겨 나오는 재료들의 숨이 죽어갈 즈음 육수에 촉촉이 적셔진 야들야들한 고기와 채소는 그냥 먹어도 맛있고 소스에 콕콕 찍어 먹으면 또 다른 매력이 느낄 수 있죠. 건더기를 다 건져 먹고 넣어 먹는 면 사리도 간이 금방 베어 금방 또 하나의 별미가 되지요.
모든 메뉴가 실패 없이 맛있기로 유명한 그룸 좋은 사람과 독특한 분위기를 풍기는 가게에서 예쁘게 담겨 나오는 안주들, 여기에 곁들어지는 한두 잔의 술이라면, 특별하고 따뜻한 기억으로 남을 만한 하루가 되지 않냐는 생각이 듭니다. 그룸(Groom) 주소ㅣ전주시 완산구 전라감영2길 36 연락처ㅣ010-4538-1450 운영시간ㅣ18:00 ~ 3:00
전라감영길은 프렌차이즈 보다는 각각의 개성을 뽐내는 외관을 가진 가게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거리의 풍경을 눈으로도 즐길 수 있어 데이트 내내 지루할 틈이 없었는데요. 황금같은 휴일에 연인과 어디에서 데이트 해야할지 고민이시라면, 떠오르는 전주의 데이트 명소 전라감영길을 추천해드립니다! /글사진=전주시 블로그 기자단 백다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