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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시, 정부혁신 평가서 대통령 표창

지난 26일 행정안전부 주관으로 전국 243개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2017년도 혁신 추진실적 평가에서 김제시가 기초자치단체로는 유일하게 최우수 기관에 선정 돼 대통령 표창과 함께 포상금 1200만원을 받는 영광을 안았다. 새정부 들어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처음으로 실시한 이번 혁신평가는 혁신동력 확보와 기반 구축에 중점을 두고 시민 주도적 참여 및 공공이익, 공동체 발전 요소를 지표에 반영 하여 계획 수립과 기반 구축, 자율적 과제 발굴 등을 중심으로 평가했으며,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정부혁신평가단과 200명의 국민평가단이 측정한 혁신과제 실질체감도가 반영된 평가다. 김제시의 경우 정부혁신 평가계획에 발맞춰 정부정책에 부응한 체계적인 계획 수립과 기반 구축, 선도과제 발굴 육성 등 선제적인 활동 성과들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또한 시민참여 플렛품 조성 및 맞춤형 서비스 혁신, 스마트한 행정 구현 등 정부정책에 부합 하는 4대 혁신전략을 마련했고, 시민 혁신 아이디어 공모 및 열린정책 혁신콘테스트 등을 통한 경쟁력 있는 선도과제를 적극 발굴, 시민 개개인에게 행복을, 마을 곳곳에 따뜻한 활력을 불어 넣을 30개 선도과제를 선정 하여 추진했다. 특히 집수리 청소 및 보일러 점검 등 독거노인 생활민원 처리, 세대 방문 봉사를 실시 하는 희망드림 움직이는 복지기동대와 우체국, 우유보급소, 한국전력공사 등과 협업시스템을 가동 하여 독거노인의 안전을 확인 하는 오늘도 안녕하세요? 매일 안심서비스의 경우 우수 과제로 뽑히기도 했다. 이밖에도 범죄탈법보호차량을 신속하게 찾아낼 수 있도록 한 특이차랑 빅데이터 플렛품 구축 사례는 특이차량의 실시간 위치와 예상 경로 등을 실시간 전송, 추적을 용이하게 한 행정혁신사례로 공공부문 혁신 확산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준배 시장은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한 평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원동력은 시정의 주인인 시민 체감형 행정을 펼친 결과로 생각한다면서 이번 성과를 올해 혁신계획에 발전적으로 연결시켜 지방분권과 주민자치의 초석을 공고히 할 정부혁신 확산에 행정력을 모아 나가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 김제
  • 최대우
  • 2018.07.29 19:07

군산시 "전문성·능력·양성평등 고려, 승진인사"

▲ 강임준 시장 강임준 군산시장이 공직자의 전문성과 능력, 양성평등을 고려한 첫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군산는 민선 7기 출범에 따른 조직안정을 위해 지난 27일 직급 승진 48명을 비롯해 직위 승진 1명 등 모두 49명의 하반기 정기인사 승진 내정자를 발표했다. 강 시장 취임 후 첫 승진 인사로 큰 기대를 모았던 이번 인사는 연공서열과 학연지연을 파괴하고 전문성과 능력을 기본으로 한 균형 인사를 강조해 온 강 시장의 인사 원칙이 잘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승진 인사의 기준을 보면 그간 승진 인사 체계의 불합리성과 장기간 승진에서 소외된 공직자와 직렬 불 부합 등의 고질적인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 업무 전문성에 가장 큰 비중을 둔 것으로 보인다. 강 시장은 이번 인사에서 토목직 A씨를 서기관(4급)으로 승진시켰으며, 사무관(5급) 승진자 6명 가운데 4명(사회복지1, 전산1, 수산1, 시설1)을 소수 직렬에 배려했다. 특히 양성평등을 위해 21년간 6급에 머물렀던 전산직 B씨를 사무관으로 승진시키며 전문성과 업무 능률성 중심의 인사를 단행했다. 이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소수 직렬의 발탁 및 안배 등을 통해 공직자들의 사기진작을 고려한 측면이 상당부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군산시 향후 인사에 업무 전문성을 살린 임용이 대폭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조만간 단행될 보직인사에도 이 같은 원칙이 지켜질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시의 한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소수 직렬의 전문분야 능력을 우대한 것이 눈에 띈다며 뜻밖의 승진자가 나오면서 일부 직렬에서 불만의 목소리도 있지만, 그동안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도 승진에서 소외당했던 공무원들이 승진의 기쁨을 맛보게 됐다는 점에서 신선한 충격과 함께 무난한 인사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출신과 직렬에 관계없이 향후 장기 근무 공무원들의 승진 적체가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 군산
  • 문정곤
  • 2018.07.29 19:07

남원 광한루원 무료 개방 연장 운영

여름 휴가철을 맞아 지리산 계곡을 찾는 관광객을 남원의 대표 관광명소와 연계하기 위해 광한루 등의 시설 개장시간을 연장하기로 했다. 남원시 관광시설사업소는 28일 아름다운 광한루 및 주변 야경을 즐기면서 편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정감있는 나들이 정원을 운영하기 위해 개장시간을 오후 9시까지 연장한다고 밝혔다. 광한루원은 연중 오후 8시까지 개방해 하절기(4월~10월)에는 오후 7시부터 1시간 무료개방하고 동절기(11월~3월)에는 오후 6시부터 2시간 무료 개방해 왔다. 이번 개장시간 연장으로 하절기에는 오후 7시부터 오후 9시까지 무료입장이 가능해져 시민뿐 아니라 남원을 찾는 광한루원 주변의 숙식 관광객들의 유입도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광한루원의 무료개장시간 연장 목적은 시민들이 언제든지 찾아 편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사랑받는 휴식공간이 되고 남원을 찾는 주변 숙식 관광객이나 고향을 찾는 출향인들에게 머물고 쉬어가는 관광남원을 만들기 위한 편익제공이다. 이외에도 관광시설사업소는 광한루원 서문주차장과 광장주차장의 주차요금을 남원시민에게는 1시간에 한해 무료 주차할 수 있도록 관련조례를 개정중에 있다. 광한루원을 찾는 관광내방객의 여름철 무더위 예방을 위하여 춘향관에는 무더위 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여름철 폭염대비를 위해 광한루원 경내에 시원한 물안개가 나오는 선풍기형 쿨링포그를 설치할 계획이다.

  • 남원
  • 신기철
  • 2018.07.29 19:07

윤여일 무주 부군수, 현장 소통행정 '호평'

무주군 윤여일 부군수가 발로 뛰는 행정을 몸소 실천해 보이며 지역민들의 칭송을 얻고 있다. 지난 9일부터 무주군에서의 업무를 시작한 윤 부군수는 부임 이후 신뢰받는 군정, 일하고 싶은 직장 만들기를 꾸준히 외치며 공무원들은 물론 주민들과의 공감대 형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평을 듣는다. 27일 안성면 에코빌리지 사업장을 시작으로 관내 주요현장방문을 계획한 윤 부군수는 중부권톱밥배지센터 조성사업, 삼가마을 하수도 정비사업, 대티 위험도로 구조개선사업, 무풍면 농촌중심지 활성화사업과 태권마을 조성사업, 산림생태문화단지 조성사업 등 지역현안사업 챙기기에 나섰다. 현안사업들의 추진 과정에서의 어려움과 발전방안 등에 대한 현장의 소리를 귀담아 듣고 군정에 반영하기 위해 윤여일 부군수를 비롯한 관련사업 담당과 읍면 공무원들은 35도를 웃도는 폭염 속에서도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윤여일 부군수는 관광과 농업을 중심으로 발전 가능성이 무한한 무주가 무주답고 행복하게 발전해 나가기 위해서는 소통과 단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현장에 직접 나가 각 읍면 상황을 살피고 주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으면서 그 기반을 확실히 다져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윤 부군수를 필두로 한 관련공무원들의 지역순회 현안사업 챙기기는 31일 무주읍 관내 사업장의 현황파악을 마지막으로 끝을 맺게 된다.

  • 무주
  • 김효종
  • 2018.07.29 19:07

임실군 치매안심센터 "치매 걱정없는 마을 만들어요"

임실군이 치매 국가 책임제에 따른 대통령 공약사업에 맞춰 치매걱정 없는 건강한 임실만들기에 주력하고 있다. 군은 치매환자가 급증함에 따라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다양한 프로그램 추진과 함께 치매안심마을 육성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를 위해 임실군치매안심센터는 치매 고위험군 및 취약지역 주민들에 치매예방 콘텐츠 제공과 인지훈련 프로그램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중점사업은 치매안심마을 조성사업으로서, 주민의 치매 발병 가능성을 감소하고 이를 조기에 발견해 삶의 질을 향상한다는 것. 따라서 군은 치매발병 가능성이 높은 오수면 둔덕보건진료소와 강진면 학석보건진료소를 대상으로 치매안심마을 만들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들 마을은 그동안 보건사업 대상에서 소외, 주민의 65세 이상이 44%를 차지해 치매 발병 가능성이 높은 위험지역으로 알려졌다. 군은 이곳에 치매고위험군 및 치매환자 등 지역민들에 인지증진 프로그램을 제공, 주민들의 건강과 보건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심민 군수도 민선 7기를 맞아 찾아가는 맞춤 복지의 일환으로 치매로부터 자유로운 임실 만들기를 적극 주문하고 있다. 김형진 치매안심센터장은 치매가 진행되는 속도를 지연하는 효과적인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며 치매생활에 불편이 없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 임실
  • 박정우
  • 2018.07.29 19:07

동물복지 간 곳 없고 장삿속만 남은 전주동물원

전주시가 전주동물원 휴게소에 지난 12일 입점시킨 ‘전주점빵’ 매상 지원을 위해 어린이 물놀이장을 만들겠다고 나선 것은 행정권력의 남용이다. 식당과 카페, 상품판매점 등으로 구성된 전주점빵을 기왕의 휴게공간에 입주시킨 것이야 무리가 없겠지만, 단지 전주점빵 매출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어린이 물놀이장을 설치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불과 석달 전 외쳤던 동물복지를 거스르는 결정은 표리부동이다. 전주시가 8월1일 개장할 예정인 간이 물놀이시설은 수심 70㎝짜리 어린이용과 수심 40㎝짜리 유아용이다. 예산 2200만 원이 투입된다. 동물원에 느닷없이 어린이 수영장을 설치하는 것은 지난 12일 이곳 구내 휴게소에 자리잡은 사회적경제 플랫폼 ‘전주점빵’ 입주업체들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최근 계속되는 폭염으로 동물원 입장객이 줄면 전주점빵 업체들의 매출이 줄 것이니, 간이수영장을 설치해 입장객이 늘어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요청이라고 한다. 전주시의 생각이든, 전주점빵 입주업체측 요청이든 입장객 감소는 허구다. 전주동물원의 최근 입장객은 전년 동기보다 무려 6,223명이나 늘어났다. 전주시가 다양한 방식으로 사회적기업을 지원할 수 있을 것이다. 일자리 등 사회적경제의 긍정적 면이 많기 때문이다. 또 전주시는 사회적경제에 남다른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아 왔다. 지난 2014년 전국 최초로 국 단위 행정조직인 ‘사회적경제지원단’을 신설했고, 지난해에는 사회적경제 온라인 플랫폼도 만들었다. 최근 개점한 전주점빵도 전주시 관내 사회적경제조직이 생산하는 상품과 서비스 판매를 지원하는 공간이다. 그러나 행정의 ‘관심’은 자유지만 실제 예산이 투입되는 ‘지원’에는 특혜시비도 따르기 때문에 그 폭이 넓지 않다. 전주시의 동물원 내 어린이수영장 개장에 대해 전북환경운동연합 이정현 사무처장의 지적을 김승수 시장은 귀담아 들어야 한다. 전주시 생태동물원 다울마당 위원인 이 사무처장은 ‘생태동물원’의 원칙을 가지고 노력한 시민 사회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고, 또 단지 전주점빵 매상을 올리기 위해 수영장을 만드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했다. 지난 4월 동물원 야간개장을 중단하며 동물복지를 말했던 전주시, 그게 포퓰리즘적 조치가 아니었음을 증명하기 바란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18.07.29 19:02

국가식품클러스터 속도전이 필요하다

‘글로벌 식품시장의 중심’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박차를 가해야할 국가식품클러스터 조성사업이 지지부진함을 면치 못하고 있다. 2단계사업 추진이 더딘데다 특별법 제정이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사업은 우리나라 농식품분야 기술혁신과 해외 수출시장 개척을 위해 세계 식품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목적으로 2009년부터 익산시 왕궁면 일대에서 펼쳐지고 있다. 우리나라 유일의 식품산업전문단지로, 국내외 150개 식품기업과 10개 연구소를 유치해 식품 R&D 및 생산 산업시설을 결합한 식품산업의 메카를 꿈꾸고 있다. 이곳에는 식품기능성평가센터 등 6개의 기업지원시설도 들어선다. 232만㎡ 규모로 지난해 말 준공된 식품산업전문단지에는 하림과 풀무원 등 54개 기업이 들어와 일부가 가동 중이다. 하지만 이 사업이 좀 더 탄력을 받기 위해서는 곧바로 2단계사업과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특별법 제정이 필수적이다. 그런데 농식품부는 1단계사업의 분양률이 36%에 그치고 있어 아직 2단계사업을 추진할 차례가 아니라고 머뭇거리고 있다. 올 연초에 1단계사업의 분양률이 50%를 넘기면 추진하겠다고 했다가 지금은 80%가 넘어야 추진하겠다고 입장을 바꾸는 등 오락가락하고 있다. 그러나 2단계사업은 식품산업단지의 연속성과 통상 6년 가까이 걸리는 행정절차를 고려할 때 지금 서두르지 않으면 안 된다. 이와 함께 특별법 제정도 시급한 현안이다. 현재 식품산업단지는 식품산업진흥법을 근거로 하고 있어 전문단지로서의 혜택이나 지원이 거의 없다. 일반 산업단지와 다를 바 없다는 뜻이다. 국가식품클러스터가 명실상부한 식품의 메카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마땅히 식품기업 육성 및 지원에 대한 법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체계적인 지원을 통해 기술개발은 물론 규제완화와 특례, 세제 혜택 등 별도의 지원책이 절실하다. 농식품부는 올해 초부터 “정부 입법과 의원발의 중에서 효율적인 방안으로 추진하겠다”는 원론적인 말만 반복하고 있어 답답하기 이를 데 없다. 세계 식품시장은 2015년 6.1조 달러에서 2019년 7.3조 달러 규모로 급성장하는 신성장 산업이다. 자동차나 IT시장보다도 4∼5배 크다. 이들 세계시장을 따라잡고 글로벌 식품시장의 중심에 서기 위해서는 속도전이 필요하다. 정부는 뒷짐 지고 여유 부릴 때가 아니다. 전북도와 정치권도 2단계사업 추진과 특별법 제정에 힘을 모았으면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18.07.29 19:02

또 물갈이

21대 국회 진입을 위한 샅바싸움이 벌써 시작된 느낌이다. 민주당은 다음달 25일 당 대표 경선에 나설 최종 후보로 김진표 송영길 이해찬 의원을 확정했다. 민주평화당도 내달 5일 정동영 유성엽 최경환 의원 등 6명이 당 대표·최고위원 경선을 치른다. 당 대표가 되면 20대 국회 후반기를 이끔과 동시에 차기 국회의원 공천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커 정치적 영향력 확대를 위해 총력을 경주하고 있다. 민주당이 집권 여당이 됐지만 이번에는 전북 출신 가운데 당 대표나 최고위원으로 나서는 사람이 한명도 없다. 전북정치의 현주소를 보는 것 같아 뒷맛이 씁쓸하다. 예전 같으면 도세가 약함에도 큰 목소리를 내는 국회의원이 있었다. 이 때문에 국가예산 확보나 어느 정도 숙원사업도 수월하게 해결됐다. 지난 대선 때나 이번 지방선거에서 죽어라고 민주당을 밀었으나 전북이익을 반영시킬 큰 정치인이 없어 전북이 곧장 패싱당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나 한국지엠 군산공장이 문 닫아 군산경제가 반토막 났는데도 아직껏 뾰족한 대안이 마련되지 않는 것만 봐도 얼마나 전북정치인들이 중앙정치 무대에서 무기력한가를 알 수 있다. 지난 6·13 전북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해 이같은 추세로 갈 때는 21대 국회서도 20대 국회처럼 국회의원을 전면 갈아 치울 태세다. 물론 21대 총선까지는 시간이 2년 가까이 남고 각종 변수가 많아 예단하기가 쉽지 않지만 지금 같은 분위기로 가면 한두명 빼고는 살아 남을 사람이 없을 것 같다. 민주당 지지도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국정운영 지지도와 맞물려 현 정부가 남북문제나 경제문제 등을 잘 풀어가지 못하면 위기로 치닫을 수 있다. 촛불정국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가 적폐청산을 잘 하고 최저임금 인상으로 고통받는 자영업자나 청년실업 그리고 미·중 간 무역전쟁으로 인해 우리기업이 새우등 터지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북한의 비핵화나 경제문제 등이 꼬이고 어려워지면 문대통령의 지지도가 하락하면서 민주당도 동반하락할 것이다. 민심은 조석으로 변하기 때문에 전북도 경제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도민들이 민주당 등 돌리는 건 시간 문제다. 그래서 민주당 이춘석·안호영 의원이 중앙에서 발벗고 뛰어 송하진 지사를 적극 도와야 한다. 다음으로 민주평화당 5명 바른미래당 2명 무소속 1명도 국가예산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면 배지를 뗄 생각을 해야 한다. 전북 의원들은 이번 국회가 자신들의 정치생명이 달려 있다고 생각하고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의정활동에 나서야 한다. 도민들은 잘 한다고 생각할 때는 힘껏 밀어 주지만 그렇지 않으면 팽(烹)시켜 버린다. 백성일 부사장 주필

  • 오피니언
  • 백성일
  • 2018.07.29 19:02

독서를 죄책감으로 하는 이에게

▲ 김신철 독립서점 북스포즈 공동대표 내가 동화책을 읽었을 무렵이다. 아버지는 삼국지 전권 세트를 사주며 말했다. 삼국지를 3번 읽지 않은 사람과는 대화하지 마라. 덕분에 수년간 아버지와 대화 다운 대화를 할 수 없었다. 중학생이 되고 나서야 삼국지를 3번 읽게 되었다. 문제는 그 사이 아버지는 삼국지를 더 읽었다는 것이다. 삼국지를 5번 읽지 않은 사람과는 말을 섞지 말거라. 아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한국에서 독서량이란 그 사람의 수준을 평가하는 지표다. 하지만 이런 외침도 독서량 통계라는 팩트 앞에서는 겸손해지기 마련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17년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성인 1명이 연간 평균 8.3권의 책을 읽는다고 한다. 독서자만을 대상으로 하면 평균 13.8권이다. 그리고 항상 이 통계의 말미에는 지난해에 비해 독서량이 너무 떨어졌다, 세계 최하위 수준이라는 설명이 붙곤 한다. 그런데 독서량이 적은 게 나쁜가? 아니 애초에 우리의 독서량은 적은 것인가? 우리는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책을 읽는 세대다. 알랭 드 보통의 <무신론자를 위한 종교>를 보면 1250년에는 잉글랜드의 제법 부유한 가정에서도 책을 3권(성서, 기도서, 성인의 전기)을 가진 경우는 비교적 행운에 속했다며 말한다. 우리는 아직 읽지 못한 책들에 대해서 죄의식을 느끼지만, 실제로는 우리가 아우구스티누스나 단테보다 이미 더 많은 책을 읽었음을 간과하고 있다.라고 밝힌다. 우리는 이미 이름을 대면 알만한 위인들보다 책을 많이 읽었다. 지금 이 글을 읽을 정도의 독자라면 소크라테스! 넌 날 따라오려면 멀었다라고 당당히 외쳐도 된다(아니다). 우리가 흔히 보는 독서량 통계는 종이 책만을 포함한 것이다. 여기에는 전자책, 만화, 잡지, 학습지, 교과서 등이 빠져있다. 또한 우리가 스마트폰으로 접하는 많은 정보는 어떠한가? 분명 쓸모라고는 눈곱만큼?찾을 수 없는 것들도 많다. 하지만 가끔 책 보다 괜찮은 가르침을 주기도 한다. 나는 책이 사람과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밝혀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이것들은 왜 책이 아닌가? 지난 금요일 북스포즈의 심야책방에서는 종이책이 아닌 만화책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이나중 탁구부라는 엽기 만화였다. 이 책을 인생 만화로 꼽은 분은 탁구대를 훔쳐간 할아버지와 되찾으려는 아이들 사이에서 말다툼하는 이야기를 소개했다. 할아버지와 아이는 누가 탁구대를 사용하는 것이 더 가치 있느냐로 나름의 논리대결을 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만화를 소개해준 분은 그 장면에서 늙음에 대해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고 했다. 그냥 웃긴 장면을 이렇게 해석할 수 있다니. 얼마나 많이 읽었는가를 생각해지면 독서가 피로해진다. 적게 읽어도 좋으니 혹은 그것이 책이 아니어도 좋으니 재미있는 것을 찾고 곰곰이 깊게 생각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에서도 이런 대사가 나오지 않은가. 어떤 이들은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를 읽고 단순한 모험 이야기라고 생각하며, 다른 어떤 이들은 껌종이에 쓰인 성분표를 읽고 우주의 비밀을 풀 수 있다. 물론 책을 많이 팔아야 행복한 서점 주인이 할 말은 아닌 것 같지만.

  • 오피니언
  • 칼럼
  • 2018.07.29 19:02

취임 한달 맞은 최용석 전북문화콘텐츠산업진흥원장 "콘텐츠 산업 발전 위해 '전북 어벤져스' 구성 계획"

▲ 취임 한달을 맞은 전북문화콘텐츠산업진흥원 최용석 원장이 구상 중인 사업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조현욱 기자 지난달 28일 취임한 전북문화콘텐츠산업진흥원 최용석 원장은 디지털콘텐츠 분야에서 기업가로, 정책가로 20년간 활동한 실무형 정책전문가이다. 취임식 없이 조용히 업무를 시작한 그는 남들보다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면서 부지런히 전북을 알아가는 중이다. 최용석 원장으로부터 취임 이후 소회와 향후 전북문화콘텐츠산업진흥원 운영 방향 등에 대해 들어봤다. - 취임을 축하드립니다. 소감이 어떠십니까? 지역적 연고는 없지만, 전북과는 인연을 느낍니다. 2000년대 초부터 중앙 정책전문가로 활동할 때 경상권보다 전라권 정책 자문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면서 지역 콘텐츠산업과 콘텐츠산업진흥원의 애로사항,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소망하는 바를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중앙 정책이 국민에게 다가가지 못한다는 걸 느꼈습니다. 그래서 기회가 된다면 정책자문가로서 사명감을 갖고 실무 단위인 지역에서 일해보고 싶었습니다. - 경영인으로 직접 회사도 운영하고, 교수로 학문도 교육하셨습니다. 공직자로 전향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우리나라 콘텐츠산업은 글로벌 선진국보다 시장, 자본, 기술, 인력 등에 있어 종합적인 열세에 있습니다. 이러한 열세를 극복하고, 세계 시장에 진출해 산업적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업인, 교수 등 다양한 전문가들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마지막 10%는 정부의 몫입니다. 공직자로 예측책임 경영을 통한 콘텐츠산업의 성공신화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 현장에서 느낀 아쉬움도 있을 것 같습니다. 원장이 된 지금 바꾸고 싶은 정책이 있습니까? 콘텐츠산업은 연속성이 필요하나 우리나라는 정부별 단위 사업화로 연속성이 부재합니다. 특히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가진 실행 주체들로 인해 정책이 왜곡변형되면서 실질적인 성과가 도출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이 순간에도 세계 시장은 빠르게 발전변화하고 있습니다. 이 속도를 따라가기 위해서는 파괴적인 혁신과 빠른 실행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저는 전북 콘텐츠산업 발전이란 공동의 목표를 가진 전북 어벤져스를 구성할 계획입니다. 정관학산연글로벌 단체죠. - 전북 콘텐츠산업의 현주소를 짚어주신다면. 전북은 산업전시장이나 교육시설, 체험시설 등 콘텐츠산업 발전을 위한 기반시설과 환경이 턱없이 부족합니다. 문화원형에 기반한 지속적인 활동이 있었으나 미래 시장에 맞는 콘텐츠산업으로 발전하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또 전문인력과 전문인력 양성 프로그램도 미비합니다. 이와 관련 전북문화콘텐츠산업진흥원은 전북대, 원광대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현장 중심형 전문인력을 양성할 계획입니다. - 그동안 여러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콘텐츠산업의 부진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제대로 된 자본과 시간을 투자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10억(1개)으로 3년 할 사업을, 1억(10개)으로 1년 안에 끝냅니다. 재원 분배의 문제로 모래알 사업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죠. 그런데도 전북은 충분한 가능성이 있습니다. 천년 문화 유산유물이란 원석을 갖고 있기 때문이죠. 이젠 이 원석을 가공할 단계별 전문가들이 필요합니다. 우리나라 콘텐츠 기업들이 절대 못 만들어 망하지 않습니다. 팔릴 수 없는 걸 만들어서, 팔지 못해서 망하는 거죠. - 그렇다면 기존 사업 외, 구상 중인 사업이 있으신가요? 전북의 전통 문양, 시서화를 소재로 디지털 아트 신사업을 육성할 계획입니다. 새만금 세계잼버리대회를 고려한 스마트 관광플랫폼을 비롯해 문화상품 글로벌 유통플랫폼, 문화 융복합 테마파크 구축도 구상 단계입니다. - 1990년대부터 가상현실 콘텐츠 개발에 매진하셨죠. 20년 전과 후 가상현실 콘텐츠는 무엇이 달라졌습니까? 1990년대 후반 가상현실은 이론과 개념만 있었습니다. SF영화로만 설명이 가능했죠. 지금은 기술 구현 단계입니다. 하지만 소비자에게 돈을 받을 만큼 기술이나 서비스가 완벽하진 않습니다. 이 부분이 과제죠. - 디즈니랜드와 유니버셜 스튜디오도 백번 이상 가셨다고 들었습니다. 무엇이 보이던가요? 미국 LA 디즈니랜드, 플로리다 올랜도 월트 디즈니랜드 등 전 세계 디즈니랜드는 다 가봤습니다. 처음에는 영상만 보였습니다. 3~5년에는 기술이, 5~7년에는 운영 방법이, 7~8년에는 디자인이 보였습니다. 그러다 10년째 마음을 두드리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따뜻한 날 벤치에 누워있는데 백인 아이가 머리를 툭 치고 가면서 환하게 웃더군요. 그걸 보고 이 모든 게 사람을 위한 거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모와 와서 행복한 아이의 마음, 아이에게 좋은 걸 보여주고픈 부모의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 끝으로 재임 기간 내, 이루고자 하는 바는 무엇입니까? 전북의 문화 유산유물을 디지털 상품화, 서비스화해 세계 시장 진출을 통한 성공신화를 만들고 싶습니다. 김연아라는 슈퍼스타가 나오기까지 코치진 등 종합적인 지원, 트리플악셀이라는 기술, 박쥐라는 콘텐츠가 필요했습니다. 일명 김연아 프로젝트를 통해 전북 글로벌 콘텐츠 기업을 키워낼 계획입니다. ●최용석 원장은 형식보다 실리 추구하는 콘텐츠산업 분야 전문가 1971년 서울에서 태어난 최용석 전북문화콘텐츠산업진흥원장은 강남대 경영정보학과를 졸업하고 광운대 정보통신대학원 디지털멀티미디어 석사, 광운대 정보디스플레이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주)빅아이 대표로 1990년대부터 가상현실 콘텐츠 개발에 매진했다. 미래창조과학부 디지털콘텐츠 CP, 미래성장동력 실감형 콘텐츠 추진단장 등 중앙 정책전문가로 활동했다. 서경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를 역임하기도 했다. 전북지역에 연고가 없는 최 원장은 민선 7기 송하진 도정이 밝힌 학연지연혈연 없는 인사의 대표적 예이다. 그 역시 실력으로 자신을 증명해 보이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최 원장은 자신을 형식보다 실리를 추구하는 실사구시파라고 소개한다. 지난달 28일 임명받았지만, 사흘 전인 24일부터 업무를 시작했다. 취임식도 없이 업무에 들어갔다. 업무를 보기 시작하면서 오전 6시 출근해 오후 11시 퇴근한다. 전북문화콘텐츠산업진흥원이 2년 6개월 된 신생 조직인만큼 세심하고 주도면밀하게 파악하는 중이라고 했다. 20대 후반부터 첨단기술로 전 세계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디즈니랜드와 유니버셜 스튜디오를 돌아다니면서 꿈을 키웠다. 몰래 사진 찍다가 걸리기도 수차례. 2013년 직원에게 적발돼 험한 욕을 들은 뒤, 유니버셜 스튜디오 슈렉 4D관 벤치에서 울던 날을 잊지 못한다. 후배들은 같은 설움을 겪지 않게 만들겠다는 게 그의 최종 목표다.

  • 기획
  • 문민주
  • 2018.07.29 19:02

[전북작가회의와 함께하는 전라북도 길 이야기] 그 여름 숲길 - 한지선

숲길을 걷는 것은 마약과 같다. 어느 순간 숲에 들지 않으면 목마른 것처럼 갈증이 난다. 섬세한 활엽수들로 꽉 찬 숲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난다. 여름엔 태풍이 있고, 폭우가 쏟아지면 드센 물살이 넘어지고 뒤집어지며 아래로 아래로 내달리는 풍경. 숲도 태풍을 겪으면 아프고 상처받은 후에야 다시 고요해진다. 고요한 숲엔 깊은 자정의 한숨 같은 체취가 배어 있다. 그것들이 머금은 그리고 내뿜는 공기 속에 푹 젖으면 살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은 왜일까. 마치 파도치는 바다를 앞에 두고 앉아 있으면 속이 뻥 뚫리는 것처럼. ― 녹음이 짙은 숲속에서는 나무 숲속에서 뿜어내는 방향성 물질이 있는데 이 물질을 피톤치드라 하며, 나무가 자라는 과정에서 자신을 보호하려고 내뿜는 물질로 자체에 살균, 살충, 성분이 포함되어 있으며, 나무가 왕성하게 잘 자라는 초여름부터 가을까지 많이 발산하며, 사람이 피톤치드를 호흡하면 피부와 마음이 맑아져 안정을 가져오며. 백과사전엔 그 공기에 대하여 그렇게 쓰여 있었다. 숲, 피톤치드. 나는 도시와 시골집을 오가며 살고 있다. 내가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마당을 가꾸며, 일주일의 반을 지내는 시골집 작업실은 내장산이 눈앞에 버티고 있다. 그래서 일주일의 반 중 하루를 내장산 숲길을 걷는다. 유월 어느 오후, 씩씩하게 숲길을 걷고 있는데 누군가 내게 인사를 했다. 늘 꿈꾸기는 했다. 이 숲길에서 누군가 아는 사람을 만났으면, 하는 그런 생각. 그러나 걸을 때는 아무 생각 없이 걷고 스치는 누구도 바라보지 않는다. 숲을 향유하기 위해서 숲의 소리와 냄새와 바람에 몸을 맡기고 그저 걷는다.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그저 걷고 있는데 약간 먼 거리에 있던 나무 아래 벤치에서 누군가 선생님,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해서 깜짝 놀라 그 와중에 안경을 꺼내 쓰고 그에게 가까이 갔다. 가까이 가보니 아는 얼굴이었다. 바퀴가 초록색인 근사한 자전거를 손으로 잡고 서서 싱긋 웃고 있는 키가 훤칠한 꽃미남. 잘 아는 사람은 아니었으나 친근한 사람에 속하는 젊은 성직자이며, 언니의 제자인 그를 숲에서 우연히 만났다. 그는 예쁜 초록색 베네통 자전거를 끌고 내 옆에서 나란히 걸었다. 오후가 저무는 시각이었다. 나의 코스 나머지를 자전거를 끌며 같이 걷고 되돌아서 숲길을 걸어 내려왔다. 숲길을 걷는 내내 무언가 끊임없이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어폰을 꽂고 있던 나는 이어폰을 내렸고, 끝없이 단풍나무로 이어진 내장산 숲길을 걸었다. 왠지 우리의 이야기는 끝이 없었는데 숲길 어딘가에 주차해 놓은 내 차 가까이 가서는 끊이지 않는 이야기로 어두워질 때까지 벤치에 앉아 있었다. 그는 아직 대학원에 재학 중이었고, 방학이 되어 내 작업실 가까운 정읍시의 집으로 와 있던 참이었다. 자전거를 타고 숲으로 와 책을 읽다가 나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별로 말을 나눠본 사이는 아니었다. 식구들하고 언니와 만났을 때 언제부턴가 그 옆에 그가 있었고, 몇 번 인사를 나눈 게 다였다. 그런데 무척 친근했다. 그리고 무슨 이야기라도 할 수 있을 듯싶었다. 우리는 외로움과 그리움과 슬픔 같은 감정에 대해 얘기를 나눴고, 외로울 때 하는 행동에 대한 윤리적 잣대와 어쩌면 윤리와 상관없는 그들 감정에 대해 격론을 벌였다. 숨 쉬고 살아야 하는데 자꾸 숨을 참으라고 하는 것 같은 그 잣대라는 것의 잔인함에 대하여, 혹은 인간의 도덕이나 윤리적 지표에 의한 행동양식은 진정한 것인가, 혹은 그냥 원하는 대로 하면 나쁜 것인가, 등등 여기서 표현하기는 어려우나 그날 나눈 격론은 매우 현실적인 세태에 대한 것이었다. 우리 스스로도 다 겪고 있는, 벗어나지 못하는 인간의 삶의 굴레에 대한 얘기였다. 지나고 보니 그날 나눈 대화들은 불쑥 꺼낸 내 이야기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우리를 변하게 하는 것, 그것은 오직 사랑뿐이다라고 나는 말했다. 코엘료의 책 <불륜> 뒤표지에 적혀 있는 말이었다. 그렇게 사랑이라는 것의 언저리를 형성하고 있는 많은 감정들과 거미줄같이 얽혀 있는 줄과 그 거미줄에 걸려 헐떡이거나 죽거나 숨죽이고 있는 것들에 대하여 우리는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는 사이 시간이 훌쩍 지났고, 이윽고 어두워져서 그는 자전거를 타고 내려갔고 나는 내 차에 올랐다. 그리고 저녁에 아쉬운 이야기를 다시 나눠야 한다고 해서 저녁에 다시 만나 이야기를 계속했다. 결론은 없었다. 우리는 그냥 살아봐야 하고, 사는 것을 보면서 깨닫고 느끼고 고개를 저을 것이다. 우리는 빙수를 먹으면서 그렇게 서로에게 위로하듯 말했다. 아무튼 결론은 필요 없었다. 숲이 있었으므로. 어쨌든 살아봐야만 아는 것들이므로. 인간의 이야기들은 복잡하나 숲은 고요하다. 우리는 그런 격론은 아무 필요가 없다는 걸 알았다. 그래서 더워지기 전에 사랑의 다리가 있는 원적암 코스를 오르기로 했다. 숲이나 걷자고. 우리는 말없이 걸었다. 나는 더위를 심히 타는 사람이므로 입을 열면 안 되었고, 그저 묵묵히, 천천히 산을 올랐다. 여름에는 죽어도 산을 못 오르는 사람인데 중간쯤 가서야 그것이 생각났고, 그냥 내려가기에는 너무 늦어 있었다. 더워지기 시작하면 숲길도 걷기 힘들다. 그날이 그 여름의 숲길 걷기 마지막이었다. 장마가 시작되면서 폭우가 내린 후 거친 물살을 보기 위해 달려갔고, 장마가 끝나면 숲에 들기 어려울 만큼 더웠으므로 가지 못했다.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될 무렵, 그는 오후가 되면 나의 작업실로 와서 노을을 보러 다녔다. 우리는 오래된 북면천의 둑길을 걸으면서 날마다 노을을 마중하러 나갔다. 칠월부터 팔월의 반을 넘기면서 노을을 실컷 보러 다녔다고 할까. 때론 모항의 언덕 위에서, 적벽까지 노을을 보기 위해 차를 몰고 다녔다. 그해 여름이 그렇게 끝났다. 구월은 다시 숲이 소곤거리기 시작하는 계절이었다. 숲은 고요하지만 늘 속삭임이 있었다. 여름의 뜨거운 양광을 담뿍 받은 단풍나무들은 조용히 여러 가지 감정처럼 각기 다른 색들을 띠고 움직이기 시작한다. 감정이 미묘하듯 숲은 미묘하고, 숲길을 걷는 것은 뭔가 평화롭다. 내적인 평화가 무엇인지는 표현하기 어렵지만 고요한 아름다움이라고 느낀다. 숲이 그렇다. 학기가 시작되어 학교로 돌아갔던 그는 가을에 어쩌다 자전거를 갖고 숲길에 나타났다. 집에 올 때면 그도 늘 숲길을 걷거나 자전거를 탔으므로. 우리는 몇 번 더 같이 걷던 그 숲길에서 코엘료의 그 말에 대해 언급하였고, 그는 남녀 간의 사랑 말고, 더 큰 사랑에 대해 논하고 싶어 하였다. 그러나 나는 인간의 사랑에 대하여 얘기하고 싶어 했다. 그래서 우리는 항상 부딪쳤고, 격론을 벌이곤 했으나 결론은 없었다. 우리의 삶이 그렇듯. 그것이 결론이었다. 혹은 결론은 필요 없었다. 우리는 숲길을 걸었고, 그것으로 아름다운 시간이었다. 숲속에서 지저귀는 새소리나 나뭇가지를 스치고 지나가는 바람소리나 향긋한 나무 향기나 바람에 날리는 풀덤불처럼 우리의 이야기들은 스쳐 지나갔고, 또 언젠가 스쳐 올 것이었다. 숲을 스쳐가는 봄, 여름, 가을, 겨울처럼. /한지선(소설가) * 장편소설 『그녀는 강을 따라갔다』, 『여름비 지나간 후』, 소설집 『그때 깊은 밤에』, 『여섯 달의, 붉은』이 있다. 9인테마소설집 『두 번 결혼할 법』과 『마지막 식사』를 냈다. 제1회 전북소설문학상과 제2회 작가의눈작품상을 수상하였다.

  • 문학·출판
  • 기고
  • 2018.07.27 14: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