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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루덴스와 황금연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 따르면 2016년 한국 노동자의 1인당 연평균 노동시간은 2069시간이다. OECD 평균 노동시간이 1764시간이니 무려 305시간이나 더 많다. 노동시간이 가장 많은 나라는 2255시간을 일하는 멕시코. 한국이 그 뒤를 이어 두 번째 오래 일하는 나라가 됐다. 하루 법정 노동시간인 8시간을 기준으로 치자면 38일을 더 일했다는 결과다.그렇다면 잠은 얼마나 잘까. OECD 자료로는 한국인 하루 평균 수면 시간은 7시간 41분. OECD 평균 수면시간 8시간 22분을 기준으로 치자면 40분이나 적게 잤다.네덜란드 역사학자 요한 하위징아는 인류가 만들어낸 모든 문화현상의 기원을 놀이에 둔다. 놀이는 문화의 한 요소가 아니라 문화 그 자체가 놀이의 성격을 띠고 있다는 것이다. 하위징아는 자신의 명저 <호모 루덴스(Homo Ludens)-놀이하는 인간>에서 고대제례의식부터 현대의 정치행위까지 모든 인류의 행위 양식이 모두 놀이에서 근거한 것임을 다양한 지식을 동원해 논증해낸다. 특히 생로병사와 관련된 모든 삶의 통과의례였던 고대인들의 제의를 주목한 그는 인간의 몸과 영혼을 동원해 사물을 표현하려는 자연스러운 욕구에서 발생한 이 제의의 음악과 춤과 놀이야말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창조의 원동력이 된다고 규정한다.그렇다면 오래 일하고 잠은 덜 자게 된 한국인들의 놀이문화는 어떨까. 적지 않은 연구자들은 오랫동안 한국인을 전형적인 호모 루덴스로 분류해왔다. 전통적으로 다른 나라와 비교해 훨씬 다양하고 독특한 놀이문화를 발전시켜온 특성 때문이다. 실제로 놀이의 경계가 구분되지 않는 삶을 지켜온 한국인들에게 일은 곧 놀이이고, 놀이는 곧 일이었다.놀이에 따르고 놀이에 승복하며 놀이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야말로 인간 문명을 빛나게 하는 것이란 하위징아의 주장대로라면 한국인들이 이루어온 찬란한 문화적 성과는 독특한 삶의 양식이 이어낸 결과인 셈이다.그러나 안타깝게도 오늘에 이르러 노동시간에 몰려 지쳐있는 한국인들에게 놀이는 더 이상 일상이 아니다.정부가 일요일과 추석연휴 사이에 끼어있는 10월 2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했다. 추석에 이어 주말을 지나면 공휴일인 한글날. 덕분에 9월 30일부터 이어지는 휴일이 장장 10일이나 된다. 지금껏 유례없는 일이어서 이 낯설기 만한 황금연휴가 가져올 변화가 궁금해진다. 벌써부터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 분야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게 될 상황이 전해지지만 모처럼의 긴 휴식시간이 한국인들의 놀이 정신을 회복시키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17.09.08 23:02

북핵 해법, 단계적 포괄적 접근

지난 3일 북한은 6차 핵실험을 단행했다. 상당히 우려스럽다. 북핵을 머리에 이고 산다는 것은 고통이다. 북핵은 임박한 위협이다. 한미동맹을 중심으로 주변국과의 협력하에 평화적 해결의 지혜가 요구된다. 북한은 핵보유국의 지위를 가진 상태에서 핵보유국인 미국과 동등한 입장에서 담판하려는 전략적 의도를 가진 듯하다. 지난 4일 유엔안보리 긴급회의가 소집됐다. 대북제재를 둘러싸고 논쟁에서 시작해서 논쟁으로 끝났다. 미국은 북핵문제에 대한 중국의 책임론을 강조했다. 중국이 대북압박과 제재를 소홀히 했기 때문에 북한의 핵능력이 고도화됐다는 주장이다. 세컨더리 보이콧을 비롯한 대북원유지원 중단을 강력히 제기했다. 중국은 미국의 책임론을 강조했다. 미국의 대북적대시정책이 북핵 개발의 원인이고 압박제재 일변도가 북한의 핵능력을 더욱 고도화시켰다는 주장이다. 북미간의 쌍중단(핵미사일 실험 중단과 한미합동군사훈련 중단)과 양병행(비핵화와 평화협정)을 제시했다.원유는 북한의 생명줄이다. 산업 전력용, 군대 훈련용, 주민 왕래수단용이다. 중국은 3회 정도 송유관을 통한 대북원유 중단 사례가 있다. 국제사회에 보여주기 위해 일주일에서 보름 정도 중단했다. 북한에게는 고통을 주지 못했다. 중국이 대북원유지원을 중단하는 것은 북한을 포기하는 것이다. 미국이 한미동맹과 미일동맹을 내세워 중국을 포위한다고 느끼는 중국이 북한을 포기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미국은 중국에 대한 전방위 세컨더리 보이콧을 예고한다. 중국은 경제금융을 포함해서 명실상부한 G2 국가이다. 미중간의 년간 교역액은 6,200억 달러를 상회한다. 미중간의 경제전쟁은 양국 모두 거대한 손실을 수반한다. 경제적 셈법에 능통한 트럼프 대통령이 스스로 손실을 감당하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정치권 일각에서 전술핵 재배치를 제기한다. 북핵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면 검토의 필요성은 있다. 도움보다 손실이 크다면 의미가 없다. 첫째, 전술핵이 있는 상태에서 북한에게 비핵화를 요구할 명분이 없다. 둘째, 전술핵이 있어도 우리가 운용할 수가 없다. 셋째, 한반도 핵우산을 약속한 미국에 대해 불신한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 넷째, 군비경쟁에 의해 한반도가 화약고가 될 수 있다. 다섯째, 중국과 러시아의 보복으로 제2의 사드화가 될 수 있다. 일부에서 독자 핵무장의 주장도 있다. 수령독재국가로써 연일 고난의 행군을 하는 제2의 북한화를 각오하면 가능하다.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하고 국제사회의 제재는 피할 수 없다. 핵무기는 도미노 현상이 강하다. 한국이 핵무기를 가지면 일본과 대만의 핵보유는 시간문제일 뿐이다. 한국ㆍ일본ㆍ대만이 핵을 가지면 미국의 영향력이 사라진다. 미국이 한국의 핵을 용인할 수 없는 이유이다.북한 핵문제는 1989년 프랑스 상업위성 SPOT-2가 촬영한 영변핵시설이 언론에 공개됨으로써 처음으로 국제사회에 등장했다. 오늘날 북한핵의 고도화를 보고 28년 동안 대화ㆍ제재의 무용론이 확산되고 있다. 지나친 결과론적 해석이다. 1994년 북미간에 북핵동결의 제네바합의가 있었다. 2005년 919 공동성명에 토대한 북핵동결의 213합의, 북핵불능화의 103 합의가 있었다. 2008년 12월 6자회담이 전면중단 후 북한은 5회의 핵실험과 60여 차례의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 대화중에는 북핵 해결의 방향으로 나아가고 대결중에는 북핵고도화로 나아감으로 보여준다. 북핵문제의 과정론적 해석에 해법이 담겨 있다. 문재인 정부의 단계적포괄적 접근은 과정론적 해석에 토대한다. 현재핵의 동결, 미래핵의 해체, 과거핵의 폐기가 단계론이다. 비핵화관계정상화평화협정 등의 연계가 포괄적 접근이다. 비핵화와 평화체제는 합의이행검증새로운 합의 과정을 통해 신뢰를 쌓으면서 진전한다. 시간인내비용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문재인 정부의 대북전략 기조는 대화와 압박의 병행전략이다. 북한의 도발에 압박의 모습은 보이지만 대화의 목소리는 없다. 한편으로는 국제사회와 함께 압박에 동참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남북대화북미대화6자회담 재개를 위한 환경과 여건 조성에 시동을 걸어야 한다. 위기 속 대화의 출발점은 물밑접촉이다. 물밑접촉은 협상의 ABC이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7.09.08 23:02

[대상 포진] 발진 부위 긁으면 전염 위험

대상포진 하면 붉은 발진, 물집, 그리고 심한 통증을 연상하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이러한 분들을 주위에서, 또 다양한 매체에서 어렵지 않게 대할 수 있다.대상포진(帶狀疱疹)은 한자 뜻 그대로 띠 모양의 포진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과거에 수두를 앓았던 환자에서 발생하며 이는 수두를 일으키는 바이러스(varicella-zoster virus)가 신경절에 잠복하고 있다가 면역 저하 등의 상황에서 재활성되어 재감염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동일한 바이러스에 의해 두 개의 다른 질환이 발생하는 것이다.대상포진은 거의 대부분 몸의 편측에 발생하며 통증과 감각이상이 생기고 발진과 수포가 뒤따른다. 남의 살 같다거나 쿡쿡 쑤신다는 표현을 하며 외래에 방문하는 경우가 많은데, 수포에 딱지가 지면서 보통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 지나면 좋아진다. 하지만 침범하는 신경에 따라 안면 마비, 시력이나 청력 이상, 배뇨 장애 등 심각한 신경계 증상이 발생할 수 있고, 또 피부 발진이 소실되고 대상포진에서 회복한 후에도 통증의 후유증이 남는 경우도 있다. 이를 대상포진후 신경통이라고 하며 심한 통증으로 환자의 삶의 질이 심각하게 저하되는 경우도 있다. 포진후 신경통은 나이가 많을수록, 발병시 통증이나 발진의 정도가 심할수록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대상포진은 다른 사람에게 잘 전염되지 않는다. 다만 대상포진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를 수두를 앓지 않은 사람에게 옮겨 수두를 앓게 할 수 있다. 그래서 수두를 앓지 않았고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임산부, 영유아 등은 접촉을 피해야 한다. 대상포진은 수포에 있는 체액을 통해 전염되기 때문에 피부 발진을 긁거나 수포를 터뜨리면 안된다. 발진 부위를 보호하고 손을 대지 않는 것이 좋다.대상포진의 치료의 목적은 통증을 완화시키고 병의 경과를 줄이며 합병증을 줄이는 데에 있다. 통증 치료를 위한 약물과 함께 항바이러스제를 처방하게 되는데 항바이러스제 투여로 바이러스를 박멸할 수는 없다. 하지만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하여 신경 조직의 손상을 막고 그 사이 우리 몸의 면역 체계가 바이러스의 활동을 억제하도록 돕는다. 대부분 7일간의 항바이러스제 복용이 필요하며 증상이 심하거나 면역이 저하된 환자에서는 항바이러스제의 주사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발진이 일어난 후 72시간 내에 약물 투여를 해야 병의 경과를 완화시키고 합병증, 후유증의 발생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 따라서 대상포진의 증상을 숙지하고 있다 의심되는 증상이 발생했을 때 가능한 한 빨리 진료를 받아야 한다.2006년 개발되어 접종되고 있는 대상포진 백신은 대상포진 발병 위험을 51%까지 감소시키고 포진후 신경통을 67%까지 줄일 수 있다. 50대 이후 접종하도록 되어 있으나 60대에 예방효과가 가장 좋아 우리나라에서도 대상포진 병력에 상관없이 모든 60세 이상에 대해 예방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1회만 접종하며 생백신이기 때문에 항암치료, 고용량 스테로이드 치료 등으로 면역이 억제된 사람이나 면역결핍이 있는 환자에서는 금기이다. 또한 젤라틴이나 네오마이신 등의 성분에 과민반응이 있는 사람도 맞아서는 안된다.대상포진을 앓고 난 후 예방접종을 언제 받아야 하는가에 대해 정립된 바는 없다. 하지만 대상포진의 피부증상이 완전히 소실된 이후에 접종을 받는 것이 좋다. 또한 대상포진 예방접종은 독감이나 폐렴구균 접종과 동시에 받아도 된다.대상포진은 한 번 걸린 후라도 재발할 수 있다. 병에 걸린 후 다시 걸리는 정확한 통계가 나와 있지 않지만 낮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병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는 예방 접종과 함께 바이러스가 재활성되게 만드는 영양부족, 과로, 스트레스 등 면역이 약화되는 상황을 피해야 한다.

  • 주말
  • 기고
  • 2017.09.08 23:02

[건강 100세 시대 - 위암 정기검진] 쓰라린 현대인 속 제때 들여다 봐야

현대인들은 각종 스트레스와 격무, 불규칙한 생활습관과 대기환경의 오염 등으로 각종 질병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따라서 미리미리 건강상태를 체크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소화기계통 질환은 현대인들이 가장 우려하는 질환 가운데 하나로, 이에 대한 검진이 정기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증진의원 전북지부 최영득 원장의 도움말로 위암 정기검진에 대해 알아본다.△건강검진 미루다직장인 A씨는 정기적으로 건강검진 받을 것을 권유받았지만 차일피일 미루기만하고 받지 않았다. 별 증상이 없기도 하고 업무가 바쁘기도 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시간이 날 때 맞춰 건강검진을 받는 방법도 있었지만 아이들 교육비가 늘어나면서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자 건강검진은 더욱 나중일이 되었다. 몸에 이상을 느끼기 시작했을 때도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려니 하고 참기만 할 뿐이었다. 그러다 더는 참을 수 없는 때가 찾아오고야 말았다. 소화가 잘 안 되고, 속이 쓰리고, 간헐적으로 배가 아픈 증상이 반복되고 급기야 구토증상까지 보인 것이다.△뒤 늦은 검사에서 발견한 위암증상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 위내시경 검사를 하고 보니, 위에서 십이지장으로 통하는 부위를 종괴가 거의 막고 있었다. 그래서 음식물이 장으로 넘어가지 못하고 구토를 거듭하게 했던 것이다. 조직검사를 하니 위암 중에서도 분화가 잘 되지 않는 ‘미만형 위암’으로 나타났다. 위암은 최 씨의 경우처럼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되면 예후가 지극히 불량한 병이다. 그러나 조기에 발견하여 적절히 치료한다면 완치율 100%에 이를 수 있는 병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일본, 중국, 남미의 여러 국가와 더불어 위암 호발국가이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위암이 조기에 발견되어 적절히 치료될 수 있도록 2년마다 40세 이상의 전 국민을 대상으로 위장조영촬영술 또는 위내시경을 시행하고 있다. 위장조영촬영술이란 X-선을 이용한 검사로, X-선에 투과되지 않는 조영제를 마신 뒤 위를 여러 각도에서 촬영하여 내부의 굴곡을 알아보는 것이다. 이때 정상 굴곡과 상이한 경우 위암을 의심할 수 있는데, 이러한 경우엔 위내시경을 해서 병변을 확인한다. 위내시경은 내시경 기계의 선단에 소형 카메라가 달려있어 육안으로 위 점막을 관찰 가능하게 한다. 위 점막의 굴곡 변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나지 않는 조기 위암, 위 선종 진단도 가능하다.△위암을 부르는 짜게 먹는 습관우리나라에 위암환자가 많은 이유를 단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암의 발병요인을 생활습관 등을 포함한 환경적 요인에 비중을 두고 볼 때, 한국인의 식생활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우리의 식탁에는 고추장, 김치, 된장, 젓갈 등이 매 끼니마다 거르지 않고 오른다. 또한 직장인의 회식 자리에는 삼겹살과 소주가 단골로 등장한다. 즉, 한국인 식단의 커다란 특징은 바로 짜다는 것이다. 소금에 절인 채소나 생선, 젓갈류처럼 짠 음식이 위암 발병률을 높인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내용이다. 소금 자체가 발암 물질은 아니지만 고염상태는 위 점막에 손상을 주어 결과적으로 위내 발암물질의 작용을 돕는 보조역할을 하므로 위암뿐 아니라 고혈압, 뇌졸중 등의 질병과도 많은 관련성을 가지고 있다. 김치, 고추장에 길들여진 한국인은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짜게 먹어 위 점막의 상처가 아물 날이 없고, 발암물질이 들어 있는 음식물의 섭취가 반복돼 정상세포의 돌연변이로 암이 발병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과거에 비해 고기를 많이 먹는 식습관도 위암 발생률을 높이는 한 요인이다. 고기는 살짝 탈 정도로 구워야 제 맛이라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불에 탄 단백질을 먹으면 그 속에 포함된 발암물질이 위 점막에 들어간다. 여기에다 짠 음식까지 먹으면 위 안에서 소금과 탄 성분 속의 발암물질이 결합해 위 점막을 파괴하게 된다.위암 예방을 위해서는 염분 섭취를 줄이고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우리나라에서 위암 발생률은 40세 이후 급격히 증가한다. 위암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거나 소화 불량, 속 쓰림, 식욕부진 등 가벼운 증상만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진단이 늦어질 수 있다. 따라서 위암의 조기 발견을 위해서는 위내시경 등의 주기적인 검진이 필요하다.

  • 주말
  • 기고
  • 2017.09.08 23:02

화학물질의 역습, 극복할 것인가?

주제 다가서기지난 8월에 발생한 화학물질과 관련된 일련의 사건들은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겨 주었다.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준다고 믿어온 화학물질이 도리어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는 존재가 된 것이다. 정부의 미온적인 대처로 국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확대되었고 값이 비싸더라도 안전한 먹을거리와 생활용품을 찾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심지어 화학물질이 들어간 제품을 거부하는 노케미족(No-chemi族)도 늘어나고 있다.불안이라는 감정은 무엇인가에 주의를 기울이라는 신호이다. 적절한 불안은 부정적인 결과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긴장하고 경계하여 상황을 극복할 수 있게 도와주지만 과도한 불안 및 공포심은 개인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큰 손실을 초래하기도 한다.따라서 이번 호에서는 화학물질 공포증(케미포비아)의 원인과 의미를 알아보고 화학물질의 올바른 사용 방안에 대하여 생각해보고자 한다.주제 관련 교과 단원△초등학교 도덕 4-2-6. 내가 가꾸는 아름다운 세상△초등학교 사회 5-1-4. 우리 사회의 과제와 문화 발전△초등학교 사회 6-1-2. 건강한 식생활의 실천△초등학교 사회 6-2-4. 변화하는 세계 속의 우리생각 열기〈자료 1〉믿고 먹을 것도 쓸 것도 없다일상 파고든 케미포비아대한민국 전역에 케미포비아(chemi-phobia:화학 성분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케미포비아란 화학을 의미하는 케미컬(Chemical)과 혐오를 뜻하는 포비아(phobia)가 합쳐진 말이다. 생활화학용품에 대한 불신공포감을 느끼는 현상을 의미하는데 국내에서는 지난 2011년 논란이 됐던 가습기 살균제 사태 이후 이 단어가 본격적으로 사용됐다.케미포비아가 다시 증폭된 것은 올해 초부터 브라질 닭고기 파동, 분쇄육 햄버거 파동, 용가리과자 사태가 잇달아 터지고 최근에는 살충제 계란과 간염 소시지 사태까지 벌어지는 등 끊임없이 화학물질과 관련한 먹거리 안전 논란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생필품도 마찬가지다. 지난 3월에는 한 외국기업의 기저귀에서 극미량이지만 다이옥신과 살충제 성분이 검출돼 논란이 일었으며, 최근에는 생리대 제품 릴리안의 부작용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아울러 스마트폰 케이스 일부 제품에서 카드뮴과 납 등이 다량 검출되기도 했으며, 과거에는 유아용품과 물티슈 등에서 유해성분이 함유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의 불안을 가중시킨 바 있다.이와 관련 최근 네이버 등 인터넷포털사이트에는 도대체 뭘 먹고, 뭘 써야 할지 모르겠다 두렵고 답답하다 정부도 기업도 믿을 수가 없다 는 등의 불만이 쇄도하고 있다.일각에서는 최근 잇따라 벌어진 일련의 사태들로 인해 화학제품을 무조건 쓰지 않으려는 과도한 대응까지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이처럼 사람들의 불안이 케미포비아로 극대화돼 나타나는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소비자의 신뢰 하락을 가장 큰 이유로 꼽는다. 논란이 된 제품들은 모두 정부의 안전성 인증 시스템을 거쳐 시중에 판매돼 왔다. 이는 인증 시스템뿐만이 아니라 생산유통 전 단계에 대한 불신을 키웠다. 여기에 비슷한 사건이 반복됐음에도 불구하고 논란이 터질 때마다 정부는 늑장대응으로 파문을 키웠다. 결국 정부와 기업 차원의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소비자에게 정부가 정확한 정보를 적시에 제공하는 것은 물론, 화학제품 허가 단계부터 평가 제도 전반을 보완하고 제품군 별로 평가 방식도 다양화하는 등 근본적이고 구체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이승신 건국대 소비자정보학 교수는 전에 인식하지 못했던 문제들이 가습기 살균제와 같은 사건을 통해 밝혀지니 소비자들이 신경 쓸 수밖에 없다며 기업뿐만 아니라 정부가 제공하는 정보도 소비자들이 잘 믿지 않는다는 조사 결과가 있는데 정부가 올바른 정보를 빨리 제공해야 국민들의 불안을 해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출처: 신아일보 2017.8.27.〉1. 케미포비아(chemi-phobia)는 어떤 두 단어의 합성어입니까?2. 케미포비아((chemi-phobia)의 의미를 찾아 써 봅시다.3. 전문가들은 사람들의 불안이 극대화되어 케미포비아((chemi-phobia) 현상으로 나타나는 가장 큰 이유를 무엇으로 보았습니까?4. 케미포비아((chemi-phobia)와 관련된 사건을 찾아 써 봅시다.생각 키우기〈자료 2〉성숙한 화학안전 문화 이루자출근을 준비하는 아침, 샤워를 하고 화장품을 바르고, 깨끗하게 빨아서 다림질한 옷으로 갈아입고 집을 나선다. 입는 옷만 달라질 뿐 여느 때와 별반 차이가 없는 아침 풍경이다. 이런 평범한 일상 속에서 우리는 미처 인식하지 못한 채 수많은 화학제품을 사용하며 그것에 둘러싸여 있다. 비누, 샴푸, 치약, 로션, 합성세제는 물론이고 각종 전자기기, 의류, 건설자재 등 현대사회의 대다수 제품들은 화학소재를 기반으로 생산된다.화학산업의 성장은 인류의 삶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 화학비료의 사용은 농업의 생산량을 폭발적으로 증대시켜 인류가 배고픔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또한, 석유화학 산업의 부산물로 얻어진 각종 원료들은 생화학적인 조합을 거쳐 의약품으로 재탄생하게 되어 인류를 각종 질병으로부터 안전하게 지켜주었다. 이로 인해 우리의 삶의 질은 향상되었고, 평균수명도 급격히 늘어나게 되었다.이처럼 화학제품은 우리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인 존재가 되었지만, 그 이면에는 인체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부작용도 내포되어 있다. 최근 사회적 문제가 되었던 가습기 살균제, 물티슈와 치약, 방향제 등 생활제품에 포함된 유해물질의 안전성 문제로 인해 많은 국민들이 피해를 보았고, 케미포비아(chemi-phobia)란 신조어가 만들어질 정도로 화학물질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지난 2012년 발생한 구미 불산가스 누출사고에서 5명의 사망자와 1200명의 피해자가 발생하고, 사고수습에만 554억원이 소요된 데서 알 수 있듯이 화학사고는 인체에 치명적 피해를 입히고 많은 후유증을 남기기도 한다.현재 우리나라에는 약 4만 5000종의 화학물질이 유통되고 있으며, 유통되는 화학물질의 종류와 양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이다. 하지만, 취급 시설은 노후화되어 대규모 화학사고 발생이 우려되는 실정이다. 화학사고는 대규모 환경재난으로 확대될 수 있으며, 여러 복합적인 반응을 통한 2차 피해가 수반될 수 있어 수습이 어렵다는 점에서 무엇보다 예방이 더욱 중요하다.이러한 특성을 고려해 정부는 화학물질관리법과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을 제개정해 기업들이 스스로의 책임을 강화하는 등 화학물질을 더욱더 안전하고 촘촘하게 관리하도록 하였다. 아울러 기존에 환경부와 지자체에서 따로 관리하던 유해화학물질 관련 업무를 환경부로 일원화하였으며, 신규 화학물질 또는 연간 1톤 이상 제조수입되는 기존 화학물질에 대한 유해성 심사를 의무화 하였다. 더불어 화학사고 발생 시 사업장 인근 주민이나 환경 등에 미치는 영향을 사전에 평가하는 장외영향평가서를 제출토록 하고 있다. 또한 사고 발생 시 피해규모가 클 것으로 우려되는 사고대비물질을 취급하는 사업장에 대해서는 사업장 자체점검 계획 등을 포함한 위해관리계획을 수립해 지역사회 고지하는 것과 환경책임보험가입을 의무화하였다. 법령상의 규정 외에도 화학물질에 대한 수준 높은 안전관리 기술과 경험을 보유하고 있는 대기업이 중소기업과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화학안전공동체 제도를 운영하는 등 화학사고 사전예방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아울러, 정부와 공공기관이 법령이나 제도를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화학물질 사고로부터의 안전함을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산업계에서는 화학안전에 대한 관심과 투자 등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하며, 국민들은 정부와 기업들의 미흡한 점을 지적할 수 있는 촘촘한 사회적 감시망을 갖추어야 할 필요가 있다. 유해화학물질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관심과 노력을 기울일 때 우리 사회는 화학물질의 공포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화학물질의 안전성을 확보하여 우리의 삶과 생활이 더욱더 윤택해지는 그날이 빨리 오기를 기대해 본다.〈출처: 영남일보 2017.5.29.〉1. 〈자료 2〉를 읽고, 화학산업의 성장이 가져온 변화를 구분하여 정리해 봅시다.2. 1982년 미국에서 발생한 타이레놀 위기는 우리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많습니다. 아래 글을 읽고, 현재 한국 사회에 퍼져있는 케미포비아(chemi-phobia) 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기업과 정부 및 국민들의 대처 방안에 대하여 논술하여 봅시다.1982년에 시카고에서 일어난 유명한 타이레놀 사건이 있다. 9월 어느 날 12세 아이가 타이레놀을 먹고 사망하는 사건을 시작으로, 똑같은 날 오전에 한 우편부가 사망했다. 그 충격을 받고 애도를 하러 온 그의 형 부부도 너무나 슬픔에 젖어 있다가 머리가 아파 타이레놀을 먹고 죽게 된다. 이렇게 이틀간 8명이 사망하게 됐는데, 이들의 죽음을 연결시키는 요인은 딱 하나, 타이레놀이었다. 갑자기 소문이 퍼지기 시작하면서 타이레놀 공포가 덮치게 됐다. 그 당시 잘 나가던 타이레놀 제조업체 존슨앤드존슨은 비상대책을 펼쳤다. 일단 그 지역 매장에 배치된 타이레놀을 모두 회수해 제조과정에 문제가 있는지를 알아보았으나 아무것도 찾을 수 없었다. 그럼에도 이 회사는 충격 받은 시민을 안정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일단 전국의 모든 타이레놀을 다 회수하고 정부에 신속한 도움을 요청해 조치 방안을 만들어 대처했다. 사망 원인은 제조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누군가 타이레놀에 독극물을 투입한 것임이 밝혀졌고 사건은 2주 만에 종결됐다. 회사의 명예라든지 이후 평판을 두려워하지 않고 또 손해를 보면서도 과감히 회수하고 복용하지 말라는 공지까지 내보내는 책임 의식이었다. 이 과정이 신속하고 투명하게 이루어졌고, 이에 대한 정부의 지원도 적극적이었다. 결국 이 사건 후 이 회사는 도리어 더 신뢰할 수 있는 기업으로 인정받고 더욱더 상승세를 타게 됐다. 〈출처: 세계일보 2017.8.31.〉생각 나누기△아래 글을 읽고, 화학물질 없는 인류의 삶은 가능한가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정하고 근거를 찾아 친구들과 함께 토론하여 봅시다.〈헨리 소로와 케미컬포비아〉에이브러햄 링컨 전 미국 대통령이 태어난 오두막은 가난을 의미하지만 헨리 소로의 오두막은 현대 문명에 대한 통렬한 비판을 상징한다. 하버드대를 졸업한 소로가 세속적인 성공의 길을 마다하고 매사추세츠 월든 호숫가 숲속에 오두막을 지은 게 1845년 그의 나이 28세. 그는 이곳에서 대자연의 순리를 받아들이며 농사를 짓고 물고기를 잡아먹으며 살았다. 2년 2개월간의 오두막살이 경험을 쓴 월든은 문학적인 평가뿐 아니라 인간과 자연, 물질문명에 대한 깊은 통찰을 보여 줘 큰 반향을 일으켰다. 미국의 경제학자인 스콧 니어링 역시 소로와 같은 길을 걸었다. 그는 1930년대 뉴욕의 문명에서 탈출해 버몬트주 숲속으로 들어가 부인 헬렌과 함께 손수 지은 돌집에서 소박한 삶을 살았다. 그는 산업자본주의가 인간의 삶을 공허하게 만든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단순한 생활이 필요하다고 봤다. 거액의 유산 상속까지 거부하면서 선택한 것이 숲속의 삶이었다. 스콧과 헬렌은 필요한 물건을 자급자족하고, 돈을 모으지 않고, 동물을 키우지 않으며 고기를 먹지 않는 채식을 원칙으로 한 조화로운 삶을 평생 실천했다.세계 최대의 아이스크림 기업인 배스킨라빈스의 상속자인데도 이를 포기하고 아내와 함께 작은 섬으로 이주해 자급자족의 생활을 한 배스킨라빈스 창업자의 아들 존 로빈스도 소로의 후예다. 그는 아이스크림을 비롯한 각종 유제품과 축산물에 대해 감춰졌던 진실을 폭로한 환경운동가로 유명하다. 그는 저서 육식, 건강을 망치고 세상을 망친다, 음식 혁명 등에서 항생제와 호르몬제가 투여된 육식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생략)〈출처: 서울신문 2017.8.28.〉학생 글정직한 달걀을 생산해야 한다2017년 8월 21일 대한민국 한 농가에서 생산된 달걀에서 살충제가 검출되었다. 그리고 점점 더 많은 농가들에서 검출되어 소비자들은 공포에 떨고 있다. 현재 정부에서는 유아는 24개, 성인은 126개까지 먹어도 이상이 없다고 하지만 과연 누가 전처럼 맘 편히 달걀을 먹을 수 있을까? 믿었던 친환경 달걀에서 오히려 살충제 성분이 더 검출된 것이다. 심지어 현재 살충제 달걀이 생산된 나라가 10개국이나 된다.어떻게 하면 달걀을 안심하고 먹을 수 있을까? 일단 농장주들은 많은 달걀을 얻으려고 하는 것 보다는 적은 양이라도 안전하고 정직한 달걀을 생산하려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닭들을 넓은 공간에 풀어주는 게 좋다. 현재 양계장은 매우 비좁아서 닭들이 진드기나 벼룩을 스스로는 잡는 게 어렵다. 그래서 동물복지를 위해서도 양계장을 확장하면 더 좋은 달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그리고 소비자도 값싼 달걀보다는 정직하게 생산된 계란을 더 선호하여 생산자들의 의식도 바뀌도록 해야 한다. 정부도 국민들이 믿고 먹을 수 있게 감독과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김태길(김제 동초등학교 5학년)케미포비아로부터 안전한 대한민국을 위하여최근 살충제 계란과 화학물질이 발견된 생리대 부작용 논란으로 인해 사람들이 불안과 걱정에 시달리고 있다. 그렇다고 아예 화학물질이 들어간 물건을 사용하지 않을 수도 없다. 이럴 때 일수록 정부와 국민이 힘을 합쳐 이 문제점을 해결해야 한다.정부는 국민들에게 정확한 해결 방안과 사실들을 알려 국민들의 신뢰감을 높이고 불안감을 해결해 줘야 한다. 그리고 국민은 정부에게만 의지하며 해결 방안만 기다리지 않고 국민들도 서로 머리를 맞대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그리고 화학물질 사용을 줄이기 위해서 기업에서는 안전이 입증된 물질만 제품에 사용하고 학교나 가정에서도 비누, 샴푸, 치약 등의 위생용품은 되도록이면 화학물질이 적게 사용된 제품이나 천연제품을 선호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지금은 화학물질에 대한 공포로 불안한 대한민국이지만 정부, 기업, 국민 모두가 함께 노력하여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을 그 날을 손꼽아 기다려 본다.신아현(김제 동초등학교 5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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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9.08 23:02

[新팔도유람 - 경남 산청약초축제] 자연 속 힐링 담은 쌉싸름한 축제 속으로 떠나요

■ 열흘간 열리는 아토피 치유의 장△산청한방약초축제, 15일부터 24일까지건강힐링여행! 아토피 치유의 특별한 만남을 주제로 하는 산청한방약초축제가 오는 15일부터 24일까지 10일 동안 산청군 금서면 동의보감촌 일원에서 열린다. 올해로 17회를 맞은 산청한방약초축제는 산청군이 주최하고 산청한방약초축제위원회 주관하며 산청에서 열리는 사계절 축제 중 가을에 열리는 축제이자 1년 중 가장 큰 축제라고 할 수 있다. 한방약초라는 이름에 걸맞게 올해는 현대인들이 가장 관심 있어 하는 아토피 치유와 증상 완화의 해답을 찾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일 계획이다. 아토피 진단과 상담은 물론 알레르기 개선 방법에 관해서도 소개한다. 또 디톡스와 피부 트러블 개선 등 항노화 관련 체험 행사도 마련된다.산청군은 이번 17회 산청한방약초축제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 각 분야 전문가들을 초빙해 개선점을 살필 수 있는 심포지엄을 개최할 만큼 공을 들였다. 지난달 18일에 열린 심포지엄에서는 산청한방약초축제의 콘텐츠 개발과 운영방안, 대한민국대표축제의 성공사례로 본 산청한방약초죽제의 발전방안, 산청한방약초축제의 글로벌화 전략 등에 대해서 심도 있는 논의가 다뤄졌다. 산청군 관계자는 3년 연속 최우수축제로 선정된 만큼 이제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발돋움하기 위해 준비했다. 새로운 콘텐츠 개발은 물론 지역주민들이 자부심을 느끼고 참여할 수 있는 글로벌 축제로 육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웰니스 관광 선정된 동의보감촌지난 7월 산청에 큰 경사가 났다. 산청의 대표 관광지인 동의보감촌이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하는 웰니스 관광 25선에 들었기 때문이다. 웰니스 관광은 건강과 힐링(치유)을 목적으로 관광을 떠나 스파와 휴양, 미용, 건강관리 등을 즐기는 것을 말한다.웰니스 관광 25선은 그 주제를 한방과 힐링(치유)명상, 미용스파, 자연숲 치유 등 4가지로 분류된다. 우리나라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정신적육체적 건강 증진에 도움이 되는 특별한 프로그램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설을 대상으로 전국에서 25개가 선정됐다. 이번 선정으로 산청군은 앞으로 해외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홍보마케팅과 여행상품 개발, 외래 관광객 수영여건 개선 등을 지원받게 됐다.앞서 동의보감촌은 지난 2013년 산청세계전통의약엑스포가 개최된 곳으로 세계에 널리 그 이름을 알렸다. 이뿐만 아니라 이곳에서 매년 개최되는 산청한방약초축제는 문체부 선정 3년 연속 최우수축제로 선정될 정도로 공신력과 인지도가 높은 축제로 자리 잡고 있다.■ 다양하고 특색있는 행사들△건강힐링여행 즐기기올해 축제는 동의보감관과 항노화&아토피 처함관 등 축제 대표프로그램과 축제장 곳곳에서 활력 넘치고 몸도 마음도 건강해지는 체험 거리를 가득 준비한다. 조선시대 국립병원인 혜민서가 재현돼 사상체질 진단과 침뜸 등 개인별 체질에 맞는 한방 진료를 무료로 받을 수 있도록 준비했다. 특히 올해 축제부터 한방으로 다스리는 아토피 치유의 특별한 체험관이 신설돼 아토피와 면역력, 피부관리, 알레르기 등 전문가의 진료상담은 물론 항노화 상담체험을 받을 수 있다.△산청 특색 살린 한방촌거리 조성한방촌거리에서는 한의원 체험을 비롯해 약초채취도구 전시체험, 어의의녀복 체험, 전통대왕약탕기 약차 체험, 약초주 시음, 약초떡 만들기, 동의보감 책 만들기 등의 다양한 행사도 열린다.△기(氣) 찬 공연 풍성개막식에서 대왕 약탕기 점화 퍼포먼스를 시작으로 약초골효자전, 오작교아리랑, 이순신 등 마당극도 다채롭게 펼쳐져 축제의 흥을 붇돋아준다. 특히 축제기간 도전! 허준 골든벨이 개최될 예정이다. 제11회를 맞은 도전! 허준 골든벨은 9월 23일 오후 1시 30분부터 4시 30분까지 3시간 동안 동의보감촌 야외 특설무대에서 열린다. 한의과 대학생 140여명과 산청군 내 중고교생 100여명, 관람객 760여명 등 1000여명이 상금 900만원을 놓고 열띤 경쟁을 벌일 예정이다. 최우수 시상자에게는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상장과 500만원의 상금을 주며 우수상은 경상남도지사상과 200만원, 장려상 100만원, 노력상 2명에게는 50만원이 전달된다.△가족과 함께 즐기는 여유무엇보다 축제장 내 곳곳에 있는 소나무 숲 사이에는 구절초가 심겨 있어 꽃길을 걷는 경험을 체험할 수 있다.또 한방약초테마공원에는 12지신과 십장생 조형물이 설치돼 볼거리를 선사하며, 특히 어린이를 위한 약초풀 행사장에서 시원한 물놀이를 즐기며 추억을 쌓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외에도 축제장에는 광장과 폭포, 십장생동산, 대형 조형물에 야간 경관조명을 밝혀 이색적인 풍경을 자아낸다.△특색있는 먹거리 풍성축제당에는 산청의 특산물로 만들어진 힐링차, 약초지짐, 약초 튀김, 약초 비빔밥 등 한방음식, 기바위빵, 약초과자 등 향토음식과 지리산 자락의 청정환경에서 생산된 약초와 농특산물 등 건강 먹거리도 풍성하게 준비된다.■ 올해 주목해야할 행사올해 축제부터는 축제장 광장 주변에 한의원과 한방 카페, 약초 음식점 등 한방촌거리를 조성해 즐길 거리를 더했다. 한방촌거리에는 산&청 청정골 장터가 운영되는 이곳에서 산청을 대표하는 청정 흑돼지와 한방약초술 칵테일을 맛볼 수 있는 한방향토음식 체험장도 개설된다. 한방촌거리를 비롯한 축제장 아랫쪽에는 각종 체험 부스와 먹거리 위주의 장소가 구성되며 윗쪽은 약초향기 터널을 비롯해 맨발로 걷는 황토미로 공원 등 힐링공간으로 조성했다. 이뿐만 아니라 약초 천연염색 등을 체험할 수 있는 한방약초 체험관과 약초화분 만들기, 누에생태체험 등 다양한 참여행사가 마련된다. 문화공연도 한곳에 마련됐다. 송순섭 무형문화재의 판소리 한마당을 비롯해 음악극 아줌마는 아무도 못말려, 목화 시배지인 산청의 전통무화인 무명 배짜기 재현, 지난해부터 개최된 전국실버합창대회, 지역 대표 문화예술단체인 극단 큰들의 마당극 공연, 기산국악제, 불교문화제전 등 다채로운 공연행사가 펼쳐진다.경남신문=고휘훈 기자사진 제공=산청군

  • 주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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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9.08 23:02

군산 은파 물빛다리서 '가을 음악회'

이제 내 의지대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올해 뮤직포유(MUSIC4U)를 찾은 연주자들이 당연하게 내년을 기약합니다. 늦게 보람과 재미를 찾은 듯합니다. 그 모습을 볼 때마다 저는 하던 일을 할 수 있는 데까지 해야겠다고 다짐합니다.2003년, 사비를 들여 매주 토요일 토요 음악감상회와 토요 영화감상회를 무료로 개최하기로 했을 때는 뮤직포유 강석종 대표의 의지가 컸다. 좋은 소리를 많은 사람이 함께 들었으면 좋겠다는 것. 15년간 뮤직포유를 이끌어 온 지금, 토요 음악감상회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이뤄졌다고 봐도 무방하다. 10년 이상 함께 무대를 만들어온 연주자들을 통해 자생력을 갖춰나간 셈이다. 연주자들이 자족감을 느끼는 만큼 무대도 풍성해졌다.뮤직포유가 오는 16일 오후 7시 군산 은파물빛다리광장에서 제174회 토요 음악감상회이자 뮤직포유 초청음악회인 은파의 메아리, 뮤직포유 가을음악회를 연다. 뮤직포유 초청음악회는 1년 두 차례 진행하는 야외공연.1부 클래시컬 군산에서는 소프라노 김진희정자영, 테너 김규욱, 바이올리니스트 꼬냐힌 아렉산더 샤샤, 비올리스트 스키바테티아냐, 피아니스트 김수미 등이 아름다운 클래식 선율을 선사한다. 2부 아름다운 노래(FM)에서는 금요일마다 뮤직포유에서 노래하는 FM 노래모임 회원들의 무대가 이어진다. 특히 1부 시작과 2부 끝은 오은미와 친구들이 훌라댄스와 라인댄스로 여닫는다.

  • 문화
  • 문민주
  • 2017.09.08 23:02

사랑방에 들어앉은 색지공예 가구

윤소희 색지공예가가 한지공예 인생 19년 만에 첫 개인전을 연다.수많은 국내외 단체전 참여와 공모전 입상을 했고 이를 인정받아 한지대전축제의 심사위원, 집행위원 등도 맡은 그지만 오롯이 자신의 작품세계를 선보이는 개인전은 아직도 시기상조라고 생각했다.지난해 스승인 김혜미자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60호 색지장의 제의로 용기를 내 올해 20여 년간 보듬어온 작업물을 선보이게 됐다. 17일까지 전주 한지산업지원센터 2층 기획전시실에서 윤소희 색지공예- 첫번째 이야기.윤 색지공예가는 책장, 의걸이장, 머릿장, 한지등, 관복함, 경상 등 묵직한 전통 목가구들을 주로 작업한다. 전통 목가구의 크기 그대로 골격을 짠 다음 흰색 속지를 붙인다. 그 위에 한지를 겹겹이 붙인 후 색지를 오려 문양을 장식하고 옻칠로 마무리 한다. 소품 위주의 공예 작업은 많이 볼 수 있지만 부피가 크고 작업과정이 긴 실생활가구는 흔히 보기 쉽지 않다.따라서 전시 주제는 실생활가구와 생활소품이 어우러진 사랑방. 거의 유일한 전통 벽 가구인 고비와 책을 올려놓는 경상, 책을 보관하는 반닫이책장, 화병과 항아리 등을 놓아 전통적인 방의 모습을 재현했다. 2007년 전국한지공예대전 대상작인 의걸이장 등 대회 출품작도 함께 선보인다.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전통 공예품을 꼼꼼히 연구해 전통을 잘 살리는 것이고, 그러면서도 단조로운 오방색보다는 다양한 배색을 쓰는 등 현대적으로 변용하고 있다고 말했다.김혜미자 색지장은 한지로 하는 색지공예는 고운 자태만큼 많은 시간, 많은 정성과 손길로 매만져 만드는 작업이라며 윤소희 작가는 가르치는 것보다 더 잘하려고 아등바등 거리고 사소한 지적에도 마음을 다해 고쳐나가는 한결같은 제자이자 공예인이라고 말했다.

  • 문화일반
  • 김보현
  • 2017.09.08 23:02

4대종교 화합·상생의 손 잡는다

4대 종교(개신교, 천주교, 불교, 원불교)가 마음으로 만나는 2017 세계 종교문화축제가 13일부터 16일까지 전북지역 일대에서 펼쳐진다.올해 세계 종교문화축제는 마음을 듣다(Listen to Your Heart)를 주제로 여는마당, 종교열린마당, 종교문화마당, 종교어울마당, 닫는마당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연출한다.13일 오후 6시 전주 풍남문에서 여는마당을 개최한다. 4대 종교 지도자들의 환담, 4대 종교 성직자로 구성된 하늘소리의 중창, 스님과 목사의 색소폰 연주, 정태춘박은옥의 축하 공연 등으로 꾸려진다.종교열린마당은 14일부터 16일까지 전주한옥마을 경기전, 한국전통문화전당, 김포 중앙승가대에서 이어진다. 원불교는 소태산 대종사의 일생을 연극으로, 천주교는 전동성당 건립에 힘쓴 보두네 신부의 일대기를 다큐멘터리 영화로, 개신교는 예수병원 설립에 중요한 역할을 한 선교사 마티 잉골드의 생애를 연극으로 재현한다. 불교는 월주스님의 행원과 한국 불교의 발전 양상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한다.종교문화마당은 14일부터 16일까지 전주시, 익산시, 김제시, 완주군 일대에서 열린다. 종교 기록과 종교 성물, 종교 음식, 종교 건축, 종교 탐방, 종교 음악, 종교 명상 등으로 채워진다.특히 11일부터 15일까지 전주시청 로비에서는 거인의 어깨 위에서라는 부제로 아름다운 사연이 담긴 종교 기록과 성물을 전시한다. 김대건 신부 편지(복본)와 바티칸 서신(복본), 미륵전 탱화, 이순이 루갈다 십자가 등을 마주할 기회다. 전북 일대의 종교 유산을 돌아보는 종교 탐방은 풍남문에서 서문교회, 천호성지, 송광사, 좌포교당을 둘러본다.종교어울마당은 세계종교문화축제 기간 전주한옥마을 경기전에서 종교인 7인이 릴레이 버스킹으로 채운다. 릴레이 버스킹을 통해 모인 기금은 전주 한지로 제작한 공책을 아프리카 청소년에게 전달하는 데 사용할 예정이다.또 16일 오후 2시 익산 원불교중앙총부에서는 세계 속 종교의 역할을 주제로 세계종교포럼이 열린다. UN CONGO 대표를 역임한 리베라토 바티스타(Riberato Bautista)의 강연과 종교 지도자들의 대담을 진행한다. 김혜봉 원불교 전북교구장, 백남운 전북기독교연합회 회장, 성우 대한불교조계종 제17대 교구장, 김선태 천주교 전주교구장이 참석해 대담을 나눈다.

  • 종교
  • 문민주
  • 2017.09.08 23:02

60. 곰팡이 - 원래 형태는 '곰''곰이 피다'등으로 쓰여

곰팡이는 몸 구조가 간단한 하등 균류의 총칭으로, 동식물에 기생하며 어둡고 습기가 있을 때 음식물이나 옷이나 가구 등에 생겨나는 것으로 그 종류가 많다. 이 곰팡이는 가끔 ‘곰팡 나다’처럼 ‘곰팡’으로도 사용되기도 하는데, ‘팡이’라는 말은 그리 흔히 사용되는 단어는 아니다. 또한, 곰팡이와 동일하게 사용된 단어가 또 하나 있는데, 그것은 ‘곰탕’이다. 먹는 음식의 이름이 아니고, 지금도 함경도 방언에서는 곰팡이를 곰탕이라고 하고 있다.곰팡이는 그 원래의 형태가 ‘곰’이었다. 그리고 이 곰이란 단어는 늘 ‘곰피다’, ‘곰이 피다’ 등으로 쓰이었다. 그러면 팡이는 무엇일까? 곰탕이란 단어도 ‘곰탕 피다’처럼 사용되었던 단어이다. 예를 든다면 ‘장마에 곰탕 피다’처럼 쓰이었다. 이때의 ‘탕’은 또 무엇일까? 곰은 곰팡이란 뜻의 단어인데, 탕은 그 어원을 알 수 없는 것이다. 팡이는 ‘피다’의 어간 ‘피-’에 작은 것을 나타내는 접미사 ‘-앙이’가 붙은 것이다.곰팡이란 말은 누구에게나 매우 친숙한 용어이다. 국어사전을 보면, 곰팡이란 뜻을 가진 방언들이 상당히 많다. 이 사실로 미루어 우리 민족은 오래전부터 곰팡이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불행히도, 곰팡이란 말은 더러운 것이나 썩은 것들을 연상하게 한다. 놈팡이(건달 같은 사내)나 좀팽이(자질구레하여 보잘것없는 것)란 말을 보면, 팡이라는 말은 어떤 작은 존재를 낮추어 부르기 위하여 사용된 것을 알 수 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17.09.08 23:02

"세상살이에 지친 마음 글로 치유하세요" 김학 열네번째 수필집 〈쌈지에서 지갑까지〉

“육체적인 자녀인 아들딸을 낳으면 잘났던 못났던 누구나 족보에 이름을 올립니다. 정신적인 자녀인 수필은 잘 썼건 못 썼건 수필집으로 묶어야 하지요. 그래야 균형이 맞지 않겠습니까?”55년간 수필가로서 활동하고, 16년간 문하생들을 길러낸 김학 수필가가 열네 번째 수필집 <쌈지에서 지갑까지>(도서출판 북매니저)를 펴냈다. 그가 열심히 수필을 빚은 이유는 문하생들에게 본보기를 보이기 위해서다. ‘나를 따르라 정신’으로 살아온 그에게 가르치는 일이 곧 배우는 일이었다. 강의를 시작한 뒤로만 <아름다운 도전>, <실수를 딛고 살아온 세월> 등 6권의 수필집을 냈고, <수필의 맛 수필의 멋>, <수필의 길 수필가의 길> 등 2권의 수필평론집을 발표했다. 이번 수필집에서는 읽기 쉬운 글을 쓰면서도 즐거움과 재미를 주는 것에 중점을 뒀다. 세상살이에 지친 독자들이 뉴스보다는 수필에서 더 즐거움과 재미를 느끼고 스트레스를 풀 수 있도록 했다. ‘지구를 아름답게’, ‘수필은 좋겠네’, ‘한반도 통일은 어디쯤 오고 있을까’, ‘내 딸 선경이’, ‘반성문 쓰는 아버지’, ‘애국가를 부르자’, ‘쌈지에서 지갑까지’ 등 총 7부로 구성된 책은 일상적인 이야기부터 환경, 정치, 국제 정세 등을 아우르는 글 70여 편이 수록돼 있다.또한 김 수필가는 “사람 사는 이야기를 담은 수필에는 정이 넘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신간에도 가족 간의 정이 깃들어있다. 수필집 표지는 미국에 사는 손녀 윤서가 그렸다.

  • 문화일반
  • 김보현
  • 2017.09.08 23:02

환갑되어 세상에 내놓은 시·소설들

전주 출신의 김경은 시인이 시와 소설, 사진을 함께 담은 신간 <빨간 풍선>(밥북)을 펴냈다.1986년 표현문학신인상에 시 ‘연가’가 당선돼 등단한 그는 동인시집으로 <벽>, <강물 흘러 흘러 봄은>, <우리는 그늘진 후원에 모여>, <부지런한 물고기> 등을 발간했다. 1977년 갈밭문학동인을 만들고, 1981년 전국 대학생 해변시인학교를 여는 등 1970~80년대 왕성한 문학 활동을 했지만, 개인 시집은 <빨간 풍선>이 처음이다.20대 초반에 쓴 단편소설 ‘빨강 풍선’, 등단 시 ‘연가’부터 최근작인 시 ‘발치’까지 그의 활동 작품을 망라해 수록했다. 작품에 어울리는 풍경, 인물 사진을 더해 공감을 높였다. ‘이제는 모두들 일어나 내려놓으라 한다/ 잇몸에 염증은 발치가 최고/ 새로운 이빨을 심는 것이라 했다/ 그동안의 썩은 고름에 참았던 것이 억울해서/ 수백만 수천만의 촛불을 밝혔나 보다’ ( ‘발치’ 중)특히 가장 최근에 쓴 시 ‘발치’는 정의롭고 공정하며 상식이 통하는 사회, 노력한 만큼 거두고 누구나 기회가 균등한 나라가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그는 드디어 세상 속으로 첫 시집 <빨간 풍선>을 날려 보냈다.“시를 써 세상을 바꾸어야 한다고, 그래서 시인이 되어야 한다고 참 오랫동안 앓았다. 20대 등단 이후 지금까지 개인 시집 한 권도 없이 세상은 변하고, 청년은 어느새 환갑이 되었다. 다시금 비상하는 그 날을 기다린다.”

  • 문화일반
  • 김보현
  • 2017.09.08 23:02

박성우 시집 '웃는 연습'…반짝거리는 일상의 시편들

박성우 시인이 6년 만에 네 번째 시집 <웃는 연습>(창비)을 펴냈다. 한국 서정시단을 대표하는 박 시인답게 이번 작품들 역시 누가 읽어도 쉽고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는 친숙함이 배어 있다.시집 해설을 맡은 문신 시인은 시집 <웃는 연습>을 두고 도처에서 반짝거리는 일상의 아름다움을 포착해, 역사적이고 아름다운 삶의 순간들이 고스란히 한편의 시가 되는 진경이라고 말했다.고향 마을에 들어 내가 뛰어다니던 논두렁을 바라보니 논두렁 물도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사내의 몸에서 나온 소년이 논두렁을 따라 달려나갔다 뛰어가던 소년이 잠깐 멈춰 서서 뒤를 돌아봤다// 논두렁 멀리 멀어져간 소년은 돌아오지 않았고 사내는 그만 돌아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논 거울 전문)여리고 부드러운 시편들에 생활 밀착형의 찰진 언어들과 삶속에서 우러나는 입말들이 정겨움을 더한다.제10차 촛불, 12월 31일 전주 풍남문광장/ 길 위의 문학 콘서트, 사람들이 몰려왔다/ 전주는 전주답게 판소리 촛불을 이어갔다// 현태 탄핵 가결, 나쁜 대통령 즉각 구속/ 딸애에게 줄 새해 선물 목록을 써보았다( 수첩에는 수첩 중)때로는 부정한 세태를 향한 날카로운 눈매를 보내기도 하고, 위로 받아야 할 사람들을 품어 안기도 한다. 문신 시인은 박성우의 <웃는 연습>을 읽는 동안 서로에게 스며드는 것들을 생각했다며 박성우는 이질적인 두 존재의 우연한 만남을 운명의 시어로 포섭해낸다고 말했다.우리의 삶을 지탱하는 것은 거대한 이념이나 자본이 아니라 그것들의 틈을 오차 없이 메워주는 소소한 일상. 문 시인은 독자가 <웃는 연습>을 읽는 동안 발견하게 되는 것은 이와 같은 역사적이고 아름다운 삶의 순간들이지만 이처럼 도처에서 반짝거리는 일상의 아름다움을 포착해내는 일은 쉽지 않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정읍 출신인 박 시인은 200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시 거미가 당선돼 등단했다. <거미>, <가뜬한 잠>, <자두나무 정류장>, 청소년 시집 <난 빨강>, <사과가 필요해> 등을 펴냈고, 신동엽 문학상, 윤동주 젊은작가상 등을 받았다.

  • 문학·출판
  • 김보현
  • 2017.09.08 23:02

'시로 노래하는 전라북도' 구석구석 전북산천의 아름다움 시가 되다

노령산맥 남서로 힘차게 달려/ 마지막 힘 솟구쳐 800미터/ 엄뫼 모악산이네// 아침 햇살에 정겹다 정상 삼 형제/ 무제봉 장군봉 주봉 호남을 지켜라// 아기 안은 엄마라/ 품이 넉넉하다 ( 모악산 中)한국국제협력단(KOICA) 창립 멤버인 송인엽(63) 한국교원대 교수가 여행 시집 <시(詩)로 노래하는 전라북도>를 펴냈다. 전 세계 80개국을 돌면서 마주한 풍광역사사랑을 담은 <시(詩)로 노래하는 세계여행>, 대한민국 100대 명산10대 강15대 섬을 누비고 쓴 <시(詩)로 노래하는 우리 산하>에 이은 세 번째 여행 시집이다.<시(詩)로 노래하는 전라북도>는 천년의 비상이라는 부제가 말해주듯 전북 14개 시군의 명산과 강의 아름다움, 역사, 문화를 시로 노래한다.전주 건지산, 익산 미륵산, 고창 선운산, 순창 강천산, 정읍 내장산, 무주 덕유산 등 전북 구석구석을 49편의 시로 옮겨 담았다. 고향을 향한 애정은 물론 전북 역사와 문화에 관한 그의 깊은 지식이 듬뿍 담겨 있다.전 세계를 둘러보니 우리나라가 더욱 아름답게 느껴졌습니다. 그러고 나니 인생의 유년기와 소년기를 보낸 제 고향 전북에 대한 시도 쓰고 싶어지더군요. 그렇지만 출간하는 데 가장 애를 먹기도 했습니다. 전북 명산과 강 25곳을 둘러본 뒤, 소재 찾기로 고민했습니다.그러나 이 같은 고민은 기우(杞憂)에 불과했다. 동학농민혁명 봉화를 올린 정읍 두승산, 홍길동이 주 무대로 활동한 고창 방장산, 고려 태조 왕건과 조선 태조 이성계의 개국설화가 서린 임실 성수산 등 지인들에게 추천받은 숨은 명소들이 가득했기 때문이다. 고향 전북을 다시 알게 된 순간이었다.정세균 국회의장은 추천사를 통해 이 책은 전북 산천에 대한 아름다운 보답이자 귀한 선물이라며 전북 곳곳을 누비며 순간과 영원을 함께 담아내고자 한 작가의 노력은 때론 서정적으로, 때론 강력한 마력처럼 우리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라고 밝혔다.송인엽 교수는 김제 출신으로 전주고와 한국외대를 졸업했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 창립 멤버로 아이티, 이라크, 에티오피아 등 8개국 소장을 역임했다. 정년 퇴임 후 2014년부터 한국교원대에서 국제협력학을 가르치고 있다. 현재 사단법인 한국국제봉사기구 자문위원 겸 친선대사, 행정자치부 새마을운동 자문위원 등으로도 활동하고 있다.최근에는 청춘에게 들려주고픈 사랑 이야기 <청춘 데카메론- 지뜨세>를 출간했다. 지뜨세는 지순한 사랑과 뜨거운 민족혼으로 세계를 향하여의 줄임말. 이 밖에 저서로는 <우리의 일터는 5대양 6대주다>, <역사발전과 인류공영>, <강뉴- 에티오피아 전사들의 한국전쟁 참전기>, <페쉬메르가의 연인> 등이 있다.

  • 문학·출판
  • 문민주
  • 2017.09.08 23:02

[길 따라 맛 따라 ③ '풀꽃세상' 허인교 대표를 만나다] "음식도 조경도 시각보다 손님이 편안함 느끼게"

먹거리 포비아(불안증)가 확산되고 있다. 구제역조류독감(AI)이 일상적인 전염병이 된데다가 최근에는햄버거병과살충제 계란,E형간염 돼지고기문제까지 불거지면서다. 먹거리에 대한 불신과 불안감은 자연스럽게 채식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학가를 중심으로 채식 동호회가 속속 생겨나고, 여러 형태의 채식축제도 매년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한국채식연합은 국내 채식주의자 규모를 100만~150만명 규모로 추산하고 있다. 완전 채식주의자인 비건뿐 아니라 오보락토 등 여러 형태의 채식주의자를 포함해서다.채식에 대한 일반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채식 전문 식당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그러나 우리의 외식문화가 육식 중심이어서 채식만으로 식단을 꾸리고 있는 식당은 지금도 그리 많지 않다. 특히 도내의 경우 채식 전문으로 자리를 잡은 식당은 손으로 꼽을 정도다. 그 중 전주 도심의 영화의거리에 있는무심과 금산사 가는 길목의 해성고 근처에 있는풀꽃세상이 전북지역의 채식문화를 이끌었다. 채식 전문점들이 그리 오래 버티지 못한 것과 달리 이들 두 음식점은 각각 2001년도에 개업한 후 나름의 단골들을 확보하면서 입지를 다졌다. 좀 더 대중적인 이미지로 풀꽃세상을 이끌고 있는 주인 허인교씨(57)를 만났다.△18년째 채식 전문 뷔페식당으로채식에 관한 일반의 관심이 높지 않던 시절에 일찌감치 채식 전문 뷔페식당을 연 것이 먼저 궁금했다. 허씨는 자신의 건강 때문이었다고 했다. 90년대 중반까지 환경 관련 업체를 운영하던 중 혈압으로 쓰러진 것이 계기였다. 술담배를 끊고, 채식으로 건강관리를 하던 중 기왕이면 생업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방안으로 음식점을 차리게 됐단다. 현재의 음식점 바로 옆에서 채식건강부페라는 상호로 출발했다.음식점 운영 경험이 없고, 조리 자격증 하나 없었던 그가 어떻게 대형 채식뷔페식당을 꾸릴 수 있었을까. 채식 관련 단체에서 활동한 것이 힘이 됐다. 그는 한국채식연합회 공동 대표도 지냈다. 연합회를 통해 요리사들을 영입할 수 있었던 것이다. 처음 두부 만들기 정도만 하고, 주차관리 등 허드렛일을 맡아보았던 허씨는 하나둘씩 요리를 배웠다. 지금은 이 식당에서 나오는 주요 음식들이 거의 그의 손을 거치고 있다. 벌써 음식점 경력 18년째이니 그럴 만도 하다.채식에 관한 그의 생각을 들어보았다. 그는 음식을 인생과 같다고 보았다. 사람이 성장하는 것처럼 음식관도 진화한다는 거다. 1단계는 배를 채우는 데 관심을 두고, 맞을 찾는 게 2단계며, 그 다음에 미적 아름다움을 찾는다. 마지막 단계가 건강과 평화로운 음식을 추구하는 데, 그것이 채식이라는 것이다.12~13년간 동물성 음식을 입에 대지 않는 비건(vegan) 채식을 했으나 그 스스로 극단적 채식주의자는 아니다. 운영하는 식당의 식단 역시 세미 베지테리언(semi vegeterian)으로 꾸렸다. 채식이 중심이지만, 생선(고등어)과 닭고기가 식당 구석에 따로 분류돼 놓여 있다. 단골이었던 스님들 중에서 일부 거부감도 드러냈지만, 자신의 소신을 꺾지 않았다. 채식의 범주를 어디까지나 개인의 신념 문제라고 본단다.△냉정한 맛 감별사는 고객점심을 중심으로 저녁 식사까지 하루 평균 400명 남짓의 손님들이 찾을 만큼 전주의 대표적 채식 뷔페점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 전주 도심에서 벗어나 접근성이 떨어질 수 있는 단점을 오히려 슬로우 푸드 측면에서 장점으로 활용했다. 중인리 가는 2차선 도로 주변에는 풀꽃세상과 같이 민물장어, 생태탕, 코다리, 보리밥, 추어탕, 국수, 중식 등의 메뉴로 단골들을 확보한 맛집들이 적지 않다. 조금이나마 한적한 곳에서 여유를 즐기려는 이용자들이 고객이다. 풀꽃세상이 자리한 곳은 본래 논이었다. 그곳에 건물을 만들고, 꽃과 나무를 심었다. 10여년에 걸쳐 주인 허인교씨가 1600평의 나대지를 울창한 숲의 정원으로 손수 가꾼 것이란다.음식과 마찬가지로 주변이 평화로워야 합니다. 조경전문가들이 너무 밀식했다지만, 시각보다 손님이 편안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습니다.식사 후 자연으로 나와 여유롭게 사색과 대화를 이어갈 공간을 갖춘 것이 음식 이외 이 집이 갖고 있는 자랑이다.지역에서 3년 이상 버티는 곳이 없을 정도로 채식뷔페 식당의 운영이 어려운 것은 신선도가 생명인 야채류 관리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전북프랜차이즈협회를 만들어 초대 회장을 맡기도 했던 허씨는 전주 고사동에 분점을 낸 적이 있으나 적자 끝에 곧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던 것도 그런 관리 문제 때문이었다.음식의 맛은 식재료의 특성을 잘 살리는 데서 나옵니다. 발효해야 할 때 발효하고, 오래 끓여야 할 것은 그렇게 해야 합니다. 구워야 할 것을 볶는다든지, 익혀야 할 것을 굽게 되면 제 맛을 낼 수 없습니다.허씨는 외국인들도 엄지를 든다고 하는, 현재 음식점에서 가장 사랑받는 통밀빵을 예로 들었다. 이 빵을 내놓기까지 5차례에 걸쳐 24시간 반복적으로 발효를 시키는데, 손쉽게 할 수 있는 유혹을 떨쳐야 했다. 한 때 제빵사를 뒀으나 그런 유혹을 떨치지 못하더란다. 시간이 걸린 노력만큼 편안한 결과가 나온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손님은 냉정한 평가자입니다. 내가 아무리 좋다고 하더라도 손님이 손을 대지 않으면 잘못된 것으로 여깁니다. 현재 우리 식당에 나오는 음식들은 그렇게 해서 살아남은 메뉴들입니다.△음식 다양성 망치는 조미료는 노허씨의 살림집은 식당 2층에 있다. 거실 서가에는 음식 관련 책들이 빼곡히 꽂혀 있었다. 샐러드, 소스, 두부, 된장, 파스타, 커피와 샌드위치, 녹즙, 디저트 등 음식 전문 서점을 방불케 했다. 식당을 차린 후 늦은 나이에 대체의학 석사학위를 받기도 한 그는 음식 관련 책과 함께 현장의 벤치마킹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지금도 한 달에 한두 번은 꼭 서울의 특급 호텔을 비롯해 전국의 호텔들을 다니며 음식의 흐름을 읽는다. 자만하지 않기 위한 목적도 있단다.허씨는 음식점들이 조미료를 쓰는 걸 부끄럽게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조미료의 유해성 여부를 떠나 맛의 획일화를 가져오는 게 조미료다. 화학조미료를 벗어나야 비로소 식재료에서 나오는 맛을 느낄 수 있으며, 음식점마다 다양한 색깔의 맛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허씨는 전통음식의 세계화에 관심이 많다. 전통음식을 고루하게 여기며 이에 기반을 두지 않는 세계화는 허구다. 전주시가 한식의 세계화를 목적으로 미슐랭가이드의 별을 따기 위한 노력은 자칫 프랑스화 된 한식으로 잘못 흐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뉴욕에서 별 2개의 미슐랭 평가를 받은 한식당 2곳을 가봤더니 불고기육개장의 양이 너무 적더란다. 미슐랭의 평가에 맞추다보니 한식의 푸짐함이 사라졌다. 미슐랭 평가에서 국가별지역별 음식의 다양성이 존중되지 않으면서다. 반면 수구적인 자세도 문제로 보았다. 진한 맛의 전통 고추장이 과연 세계적으로 통할 수 있을지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허씨는 한식으로서 채식의 깊은 맛을 내고 싶은 게 향후 꿈이란다. 허씨의 풀꽃세상은 거창하게 채식주의를 앞세우지 않으면서도 지역의 채식문화를 확산시키는 데 직간접적으로 큰 역할을 했다. 슬로시티를 지향하는 전주에 이런 식당 하나 없다면 낯이 안 설 것이다. 채식이 만능이 될 수 없지만, 식문화의 트렌드와 생명환경의 중요성 측면에서도 풀꽃세상의 더 큰 역할을 기대해본다.△음식 가격 1만 2900원.

  • 기획
  • 김원용
  • 2017.09.08 23:02

전주MBC 앵커의 마지막 방송

KBS와 MBC노조가 지난 4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갔다. 두 공영방송의 동시 총파업은 2012년 이후 만 5년 만이다. 두 방송사 노조의 공통된 요구사항은 공영방송 개혁과 공영방송을 망쳐놓은 경영진의 퇴진이다. 지난 1일 전주MBC 김한광 앵커가 파업에 참여하면서 마지막으로 방송한 메인뉴스 오프닝 멘트가 전국적인 화제다. 오늘이 제가 진행하는 마지막 뉴스데스크입니다. 돌아보니 온통 무안하고,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대한민국의 공영방송은 그 신뢰가 바닥까지 떨어졌습니다. MBC는 참담하게 망가졌습니다. 지역방송 전주 MBC는 그 역할을 다할 수 없었습니다. 이명박, 박근혜 정권 10년, 공영방송 장악은 집요하고도 무도했습니다. 저희들 안에서 저항하고 한순간도 싸움을 멈춘 적 없었지만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여러분, 또 실망하고 화나 있는 것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저희 여기서 포기할 수 없어서 다음 주부터 어쩌면 마지막이 될 공영방송 정상화, 파업 투쟁에 나섭니다. 올해로 기자생활 25년차인 김한광 기자의 오프닝 멘트는 오늘날 MBC사태의 모든 것이 담겨져 있으면서 참으로 용기 있는 반성이자 쓰디쓴 자기고백이다. 2009년 4월 13일 의 신경민 앵커가 뱉은 뼈있는 클로징 멘트 이후 MBC뉴스를 본 적이 없는 필자는 김한광 앵커의 오프닝 멘트를 페이스북을 통해 접할 수 있었다. 신경민 앵커가 강제하차하면서 MBC뉴스는 사실상 뉴스시장에서 스스로 하차하였다. 뉴스는 물론이고 등 시사고발 프로그램 등을 통해 최고의 보도매체로 자리매김했던 MBC는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고 측근인 김재철 사장이 낙하산으로 내려오면서 보도기능은 포기하고 오직 오락매체로 전락하였다. 김재철-김종국-안광한-김장겸 등 특정 대학의 선후배가 연달아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MBC는 망가질 대로 망가지고 만다. 최고의 방송사가 이명박 박근혜 정권 9년 동안 국민들로부터 외면 받고 멸시받는 최악의 방송사로 추락하고 말았다. MBC는 취재 잘하고 프로그램 잘 만드는 기자나 PD보다는 정권에 충성하거나 말 잘 듣는 언론인을 요구하였다. MBC경영진은 언론다운 언론을 만들어 보려는 수백 명의 방송인들에게 해직과 중징계를 가했다. 이들의 빈자리엔 시용직이나 경력직을 뽑아 메우면서 오직 정권과 경영진의 입맛에 맞는 권력의 주구방송, 어용방송이 되고 말았다. 지금으로부터 8년 전인 2009년에 시사주간지 〈시사IN〉의 조사에 의하면 당시 신문과 방송 중 가장 신뢰받는 매체는 MBC로서 32.1%의 신뢰도를 보였고, KBS(29.9%) 보다도 더 높았다. 이랬던 MBC가 오늘날 어떻게 되었나. 지난 8월에 한국기자협회가 기자들을 상대로 한 조사에 의하면 기자들은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매체, 가장 신뢰하는 언론매체 모두 JTBC(각각 27.4%, 30.3%)를 꼽았다. MBC는 어떤가? 가장 영향력 있는 매체에서 겨우 1.0%로 8위, 가장 신뢰받는 매체에서는 1.3%로 9위에 불과했다. 종편 JTBC에 비해 인력, 조직, 제작비 등 모든 면에서 압도적으로 우월하고, 2009년까지만 해도 최고로 신뢰받던 MBC가 이렇게까지 형편없는 방송으로 추락하였다. 공영방송 KBS와 MBC가 많이도 말고 JTBC만큼만 해도 떠났던 시청자들이 다시 돌아오지 않겠는가? 최고의 방송을 최악의 바닥방송으로 실추시킨 장본인인 김장겸 사장이 정권에 의한 언론탄압이라고 하면서 언론자유 수호 운운하고 있다. 참으로 가소로운 일이다. 지난 9년 동안 억압받았던 언론자유를 회복하고, 권력의 시녀와 국책방송으로 전락한 양방송사의 공영성과 신뢰성을 바로잡는다는 측면에서 이번 KBS와 MBC의 파업을 지지한다. 아울러 이번 기회에 공영방송이 권력으로부터 제대로 독립할 수 있도록 법적, 구조적 개혁이 조속히 이뤄지기를 바란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7.09.08 23:02

문 대통령·푸틴 "북핵 용납 못해"

문재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6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북핵(北核)을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그러나 현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검토 중인 대북 원유공급 중단 등 고강도 제재 조치를 놓고는 견해 차이를 드러냈다.문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이날 오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에서 2시간 40분 간에 걸쳐 단독 및 확대 정상회담을 갖고 북핵 문제를 비롯해 극동지역 개발과 양자 실질협력 증진 방안을 중점 논의했다.이날 회담은 문 대통령이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따른 대응조치로서 보다 강도 높은 안보리 차원의 제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한 반면 푸틴 대통령은 제재와 압박보다는 대화와 협상으로의 방향전환을 적극 주문하면서 북핵 해법을 둘러싼 뚜렷한 입장차를 드러냈다.문 대통령은 회담에서 “북한을 대화의 길로 끌어내기 위해서는 안보리 제재의 강도를 더 높여야 한다”며 “이번에는 적어도 북한에 대한 원유공급을 중단하는 것이 부득이한 만큼 러시아도 적극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이에 대해 푸틴 대통령은 “우리도 북한의 핵개발을 반대하고 규탄하고 있지만 원유(공급) 중단이 북한의 병원 등 민간에 피해를 입힐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한편 문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한·유라시아 FTA(자유무역협정) 체결을 추진하기로 했다.또 한·러 수교 30주년인 2020년까지 양국 간 교역액을 연간 300억 달러로 확대하고, 인적 교류는 연 100만 명 이상으로 늘리기 위해 경제교류 사업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 정치일반
  • 연합
  • 2017.09.07 23:02

"새만금 공공주도 매립 재원 농지관리기금 활용이 최적"

문재인 정부가 추구하는 공공주도매립을 통한 새만금 사업의 속도감 있는 추진을 위해서는 농지관리기금을 재원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공공주도의 매립을 위한 재원으로 국고나 공공기관 자체 재원, 농지관리기금을 활용할 수 있으나 가장 최적의 재원은 농지관리기금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국고 투입의 경우 특정한 세입이 없고 새만금 특별법상 토지조성은 국고 지원대상에 포함돼 있지 않아 재원 조달이 쉽지 않다.공공기관 자체 재원은 향후 민간투자유치의 불확실성에 따른 부채부담 및 투자비 회수의 장기화로 공기업들이 매립공사의 참여를 기피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가칭)새만금 개발공사가 설립된다고 해도 부채부담가중과 투자비회수의 장기화란 문제점에 봉착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특히 국무총리 소속인 새만금 사업추진단과 국토교통부 소속인 새만금 개발청 등 기존 새만금 사업 추진기구가 있는 상황에서 새만금 개발공사가 설립될 경우 공공주도매립을 명분으로 관련 기구만 늘린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반면 농지관리기금을 활용할 경우 재원조달이 용이, 속도감 있는 사업추진이 가능하고 향후 민간투자자에게 이 기금을 다시 환수할 수 있어 기금의 활용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다.새만금 관계자들은 새만금의 공공주도매립과 속도는 기구가 아니라 재원조달이 관건이다고 들고 정부는 농지관리기금을 통한 원활한 재원조달로 공공주도의 매립이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 경제일반
  • 안봉호
  • 2017.09.07 2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