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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책임의료기관 예수병원의 공공보건의료사업

예수병원은 올해 신규 전주권 지역책임의료기관으로 선정돼 지역사회 유관기관들과 지역 완결형 필수의료 서비스 제공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권역 책임의료기관은 시∙도 단위에서 고난도 필수의료를 제공하며 권역 내 의료기관 협력체계를 기획, 조정하는 역할을 한다. 예수병원은 현재 필수 사업 분야인 중증·응급환자 이송, 전원 및 진료 협력과 퇴원환자 지역사회 연계 사업을 중점 사업으로 추진하는 동시에 감염 및 환자 안전관리, 재활의료 및 지속관리 협력 사업, 산모∙신생아/어린이 협력 사업을 통해 지역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정부의 의대 증원 등 필수의료 개혁 정책으로 인한 갈등이 해결이 나지 않고 있다. 국내 필수 보건의료체계 붕괴는 이미 가시화됐으나, 지방은 더욱 심각해진 것을 체감한다. 전문 의료진이 부족하고, 이로 인해 지역 환자들은 수도권으로 돈과 시간을 들여서 가고 있는 상황이 됐다. 이런 환경에서 지역 의료 기관들은 생존을 위해 과잉진료를 하고, 결국 의료비 급증과 의료 재정의 비효율적 집행이 이루어지고 있다. 결국 지역 의료기관은 지속적 재정 압박과 정부 지원의 한계로 인해 열악한 시설과 장비, 인력 유출과 수급 불안, 불안정한 거버넌스로 인해 압박을 받게 된다. 지역책임의료기관 개선을 위해 가장 중요한 사항 중 하나는 의료인력의 불균형 해결이라고 생각한다. 현재처럼 의료인력이 수도권으로 쏠리면 아무리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도 그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더해 9개 대형 대학병원이 추진 중인 분원 11개가 수도권에 들어서면 2028년 이후 수도권에 최소 6600개 병상이 추가된다. 이러면 의사 3000명, 간호사 8000명이 더 필요할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들은 대부분 지방에서 수급될 것이다. 이는 책임의료기관을 세우고 지역 완결형 필수의료 서비스 환경을 구축하려는 방향과는 완전히 상반되는 흐름이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지역 내 전문성을 가진 의료진을 확보하는 것이다. 지역 의료기관들의 역할 분담을 확립하고, 전문 의료 센터를 통한 인력 확보가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이를 위해 필수 의료 수가 조정과 지원 확대를 포함한 적극적 정책이 필요하다. 지역 내 환자 회송 시 충분한 수가를 지원하게 하고, 회송 실적을 평가 지표에 반영하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다. 현재 환경에서는 지역 의료원이나 공공 의료기관들이 지역 공공보건의료를 모두 책임지기는 불가능하다. 민간 책임의료기관들에게 국가지정사업 참여 기회를 확대하고 공공 보건의료기관들과 지속적 협력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역 민간 책임의료기관의 사업 결정 권한을 확대하고, 현실화할 수 있도록 예산 집행 권한도 충분히 부여해야 한다. 실제적 혜택 없이 협력만 강조하면 사업의 장기적이고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지역 내 종합병원이 공공보건의료 전담부서를 확보해 활동해야 하는데, 이에 대해 활동비와 인건비를 지원하고 공공-민간 연계 인프라 구축을 의무화해야 한다. 이에 더해 지역 민간 책임의료기관이 공익참여병원으로 지정받게 해주고, 공익 의료법인의 제도화 및 공공 병원에 준하는 지원을 통해 실제적 사업 활성화가 되도록 해야 한다. 이상적인 모습을 단기간에 이루어내는 것은 불가능해 보이지만, 적극적 정책 개발과 적절한 예산 지원을 통해 한 단계씩 성장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대영 예수병원 공공보건의료사업단장(외과전문의∙의학박사∙이문화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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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0.21 18:21

IB교육은 하나의 맞춤형 브랜치(branch)로 도입되어야 한다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는 스위스의 국제 교육재단(IBO)에 의해 만들어진 교육 프로그램으로, 우리나라는 제주와 대구에서 운영의 본보기를 보였다. 철저한 관리와 인증 시스템을 가동하는 IB교육은 독서와 에세이를 두 축으로 하면서, 학생 주도의 분석, 탐구, 응용, 토론 등으로 진행된다. 자발적 성장을 돕는 이 교육 요소들은 과거 이념 정책이었던 혁신교육, 2015 이후의 개정교육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아 오늘날의 궁극적인 교육 지향점을 그대로 보여준다. 그래서 IB교육 도입이 설령 정책적 이슈의 일면이 있다 하더라도 우수하고 방향성 있는 교육 모델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그러나 다른 곳에서 최적화된 교육 모델을 상이한 조건 안에 도입하거나 적용할 때는 반드시 수용적 측면의 여건과 가치를 점검해야 한다. 우리 것으로 재탄생되는 수정 모델을 감안해야 하고, 어떤 학생에게는 오직 실험에만 머물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도입 지점의 제반 여건을 충분히 분석한 학교-학생-교사 중심의 적용만이 성공을 담보한다. 교육 특성에 부합하는 학생이 그 대상이 되어야 하고, 수업설계 역량을 발휘할 교사가 한 몫을 해야 한다. 그렇다고 IB교육이 그 자체로 상위 학습 모델은 아니다. 다만 각 단계마다 적용 가능한 수준의 기본 학력이 요구되기에 대상 학생들에게는 기초를 넘어선 학력 수준이 선결되어야 한다. 그런 이유로 IB교육은 학교 단위로 도입해 모든 학생에게 일괄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위험이 있다. 단계를 소화하기 어려운 학생들에게까지 적용하는 것에는 일면 그들의 교육적 희생을 방관하는 안일함이 있다. 제주의 IB교육 도입이 굳이 표선 지역을 대상으로 했던 것, 대구의 도심에서 학교 단위가 아닌 학급 운영으로 IB교육을 시도한 것은, 그만큼 적용의 제반 조건을 심도 있게 고민한 것이었다고 본다. 이미 경험한 지역의 결과 보고서는 마땅히 우리 지역에 맞는 IB교육 도입 방법을 고민할 수 있는 중요한 바탕이 된다. 중도 이탈 또는 만족도가 낮은 학생, 적용 자체를 부정하는 교사, 학교 운영상의 갈등과 고민 등을 그 이유와 해결책 차원에서 반드시 챙겨봐야 한다. 고민의 방향은 정책의 이슈화가 아니라 소수라도 교육적 수혜를 탁월하게 받아갈 학생이 중심이어야 한다. 관심학교, 준비학교, 인증학교로 가는 단계에서 교육적 효용이 증대되면서 그 적용 학생이 점차 늘어날 수 있는 시스템을 긴 과정으로 담아야 한다. 이슈적 정책으로 성급한 학교 모델링을 시도한다면 과도한 예산 감당과 함께 운영이 주객전도로 빠질 수도 있다. 상당한 수준의 정점에서 IB교육을 소화할 DP 과정은, 원론적으로는 대입 지원이 가능하다지만 절박한 우리의 입시 현실에서는 어려움이 있다고 판단되기에 우리의 IB교육을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집중 적용하도록 만들고 있다. 하지만, 어느 단계든 IB교육을 철저하게 하나의 브랜치로 적용해 간다면, 소수의 맞춤형교육은 점진적인 성공을 보장할 것이고, 양적, 질적인 교육적 효용의 확산도 기대함직하다. 결국, IB교육을 비롯한 맞춤형교육의 다양한 브랜치가 각각 적절한 학생을 중심으로 진지하게 적용되는 것은 그 자체가 미래교육의 큰 축이 될 것이다. 학교교육이 하나의 교육 모델로 전체 학생을 일률적으로 통괄할 수 없는 것, 그것이 바로 미래 교육이고 미래학교이기 때문이다. /송영주(<고등학교 교육을 말하다> 저자∙전 군산동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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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0.20 18:38

가을의 선물,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

가을은 자연의 선물이다. 햇살이 눈 부시고 바람이 좋다. 이토록 아름다운 계절을 선사하려고 지난여름 그토록 더웠나 보다.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한상대회) 개막을 앞둔 전북대학교 캠퍼스는 젊음의 활기로 물씬하다. “드디어 다음 주에 그날이 시작됩니다.” 기업전시관과 시군 홍보부스가 조성된 대운동장 대형텐트 옆, 소운동장은 축제가 개봉박두한 국제대회로 들떠있었다.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는 10월 22일부터 10월 24일까지 전북대학교를 중심으로 전주시 일원에서 열린다. 2002년부터 시작된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는 매년 세계 각지의 재외동포 경제인들과 국내 기업인들이 참여하는 국제행사다. 60여 개 나라, 3천여 명의 기업인이 수출과 무역 정보를 교환하고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한민족 경제영토를 넓히는 국제 비즈니스의 장(場)이다 변변한 컨벤션센터 하나 없는 전북특별자치도에서 국내외 동포 기업인들의 잔치인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가 열린다는 것은 기적이다. 김관영 지사의 발상 전환과 이상덕 재외동포청장을 비롯한 국내외 동포 경제인들의 고국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고귀한 애국심의 발로다. 전북대학교는 그 대전환 발상지이자 개최지다. 이번 전북특별자치도에서 열리는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 개최를 보고 지난 제33회 파리올림픽이 떠오르는 것은 비단 필자만이 아닐 것이다. 파리올림픽의 가장 큰 성과는 대형 올림픽 콤플렉스 대신에 파리를 대표하는 명소를 경기장으로 활용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대표팀이 5개의 금메달을 땄던 양궁 경기는 나폴레옹 보나파르트가 안치된 앵발리드 광장에서 펼쳐졌고 승마 경기는 베르사유 궁전 정원에서 실시되었다. 압권은 에펠탑 앞의 비치발리볼 경기장으로 주연(비치발리볼 선수)보다 조연(에펠탑)이 빛나는 장면이었다. 기존 시설과 임시시설을 활용한 파리올림픽은 최소비용으로 최대효과를 창출해 대형 국제행사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그런 측면에서 미래를 꿈꾸는 청년들의 아지트, 전북대학교 일원에서 치러지는 제22차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는 제2의 파리올림픽이 아닐 수 없다. 우리 전북특별자치도는 대한민국 그 어느 곳과 견줄 수 없는 자연과 문화 그리고 역사의 집적소다. 1960년대부터 밀어닥친 공업화의 물결에서도 전북은 푸른 강산과 황금빛 농경지를 보유・보존해왔다. 후백제의 왕도와 조선왕조의 발상지로 한옥마을을 비롯한 전북 14개 시군은 가는 곳마다 전통문화 보유지이자 유적지다. 파리에서 자유・평등・박애의 프랑스 혁명이 발생했다면 정읍을 비롯한 전북특별자치도는 ‘사람이 곧 하늘이다.’라는 인류 보편적 가치를 실현한 동학농민혁명의 발상지다. 세계한인비즈니스는 이런 전북특별자치도의 브랜드가치를 알리고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또한 새만금 잼버리대회 파행 책임 전가로 예산삭감의 수모를 겪어야 했던 도민의 상흔을 치유하고 윤석열 정부의 후안무치를 만천하에 재확인할 수 있는 천우신조다. 도민의 자존감을 높이고 지역경제를 살리는 전환점이 될 대형 국제대회의 성패 요인은 유형의 공간이기보다는 '온정'이라는 전북자치도 특유의 무형 자산이다. 손님들에게 보내는 따뜻한 눈길과 웃음은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가 전북특별자치도에 주는 가을의 선물이 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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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0.15 18:12

새만금국제공항은 세계적 공항이 필수적

대한민국은 과거의 대한민국이 아니다. 현재 세계 10위권에 있는 나라임을 똑똑히 알아야 한다. 따라서 무역 국가라는 사실과 세계인으로부터 주목받는 국가라는 점을 깊이 헤아려야 한다. 이런 대한민국을 정부 당국이 국가 백년대계를 저버리고 지극히 근시안적인 사고로 지방 소규모의 국제공항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에 치졸한 국가정책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전북에 세워지는 새만금국제공항이라는 단순한 소이기주의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22세기에 대비하는 그런 원대한 국제공항을 설계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필자는 1978년 전북일보 기자 재직 당시 식량안보와 국토확장이라는 목표 아래 오늘의 새만금사업을 해야 한다는 국가정책기사를 최초로 쓴 사람으로서 가장 주요한 사업은 세계적인 국제공항, 국제항만, 국제규모의 산업단지, 벨트형 국제 관광 단지 등 4대 사업을 수없이 제시한 바 있다. 그 이유는 새만금이 무려 1억2천여만 평에 이르는 광활한 땅이 있기 때문이다. 인천국제공항이나 일본 간사이국제공항보다 요건에 우월해서다. 국제공항의 경우 마하 속력의 항공기 이착륙에 아무런 지장이 없을 정도의 활주로는 10km 이상 가능하며 내용 면에서는 여객전용공항과 화물전용공항으로 분리, 이착륙할 수 있는 2개의 터미널을 건설해야 명실상부한 세계적인 국제공항건설이 돼야 한다고 주창했다. 이제는 우리나라 국가 지위가 급속도의 성장으로 발전함에 따라 21세기는 물론, 22세기에 대비하는 혜안으로 공항과 항만건설이 돼야 한다고 본다. 이미 진행형이지만 중국과의 무역은 대미 무역 이상의 주요국이기 때문에 공항과 항만은 절대적 요건이 갖추어져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정부는 새만금국제공항에 현재의 군산공항 활주로 2,745m이고 새만금국제공항은 2,500m로 아무렴 새만금국제공항이 745m나 짧은 거리의 국제공항이라는 난센스적인 설계가 누구의 머리에서 누구의 장난에서냐고 묻지 않을 수 없는 정책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늦지 않다. 지금이라도 졸렬하고 지역의 편차를 과감히 버리고 국가백년대계를 설계하는 범정부적 보완설계가 필요한일이다. 보도에 따르면 ‘새만금 기반시설사업 적정성 재검토를 이유로 8개월이나 미뤄진 국제공항사업이 본궤도에 올랐으나 계획된 활주로 공항 규모로는 허울뿐인 국제공항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계획한 2,500m 활주로는 운항 가능한 기종(機種)으로는 C급(항속거리 최대 6,850km, 좌석 124-190명)만 수용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고 보면 이러함은 새만금사업이 활발해 항공수요가 증폭하게 되면 감당을 못하는 너무도 뻔한 일이 될 것이다. 무안국제공항 활주로가 현재 2,800m로는 항공수요 감당이 어려워 3,160m 거리로 늘린 것과는 대조적이다. 청주국제공항은 현재 2,744m로 E급(항속거리 1만4,100km, 좌석 290명)으로 운항 중이다. 하물며 세계적인 국제공항건설이 절대적인 입장인데 그 두 공항보다 작은 새만금국제공항건설계획이라니 누구도 웃지 못할 지경이다. 이를 계획하고 설계하는 사람이나 정부는 새만금의 규모로나 앞으로 세계적인 국제공항건설이어야 한다는 사실에 한 번도 생각해본 일이 없는지 묻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특히 우리가 주목해야 할 일은 가덕도 신공항과 대구, 경북 신공항계획 활주로 거리는 3,500m로 초대형 항공기수용이 가능토록 설계했다는 점이다. 새만금국제공항건설과 가덕도나 대구, 경북의 공항건설과는 비교 자체가 될 수 없다는 내용이다. 정부가 진정 국토균형발전의 차원을 넘어 새만금국제공항은 대한민국의 앞을 내다보는 획기적인 국제공항의 필요성을 절감해주기 바란다. 다시금 촉구하건대 『새만금국제공항은 세계적인 공항이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대통령은 정부 정책에 백년대계를 설계할 줄 알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과 나라발전에 저해요인에 불과하다. /김철규 시인∙전 전북도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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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0.14 17:52

남북한 관계, 통일 부정과 포기를 경계한다

핵무기 개발에 치중해온 북한은 2024년에 들어오면서 '적대적 2국가 논리'를 통해 북한 대내적으로 통일 지우기와 함께 대한민국과의 체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전술 전략을 취하고 있다. 그나마 최근 수년간에는 남한의 영향을 차단하고 사상 통제를 강화하는 법령들을 제정하며 체제 유지에 몰두하고 있다. 나아가 북한은 핵무기를 이용하여 남한을 군사적으로 제압하려는 의도를 드러내면서 남북 간의 적대적 관계를 증폭시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남한 내 일부 정치인은 통일을 후세로 미루자고 주장하며 북한의 논리에 편승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는 북한의 위협을 간과하게 하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라 아니할 수 없다. 북한 정권이나 일부 정치인의 통일 부정 혹은 통일 포기는 단순히 시간이 해결해 줄 문제라고 보기 어렵다. 우리는 흔히 서서히 다가오는 위험을 감지하지 못하는 상황을 비록 과학적으로 사실은 아닐지라도 '데워지는 물 속의 개구리'처럼 비유하는 경우가 많다. 통일운동을 하면서 북한의 핵무기 개발이 남한 위협용이 아닐 것으로 봤다면 이는 그야말로 큰 착각이 아닐 수 없다. 세계사적으로 주변의 위협과 긴장이 극심한 상황에서 적정 국력이나 군사력이 없이 평화공존이 지속적으로 유지된 사례를 찾아보기는 힘들다. 북한이 핵무기로 남한을 위협하는 현실에서 평화공존은 이상적인 기대에 불과하며, 북한의 도발 가능성만 높아질 뿐이다. 현 시점에서 북한이 남한을 끊임없이 위협하는 상황에서 통일 부정이나 통일 포기는 논리적으로도 모순될 수밖에 없다. 끊임없이 통일을 강조하던 인사가 갑작스럽게 통일을 후세로 미루고 평화공존을 주장하는 것은 자신의 기존 입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북한 정권의 주장에 편승하는 것이라는 강한 의구심을 자아낸다. 대한민국 운영과 지속의 근간이 되는 우리 헌법의 전문과 대통령의 책무나 선서에서 강조되는 통일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이러한 통일 부정이나 통일 포기와 같은 입장은 우리의 헌법 정신에도 위배된다. 북한이 통일을 거부하는 것은 단순히 대한민국을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남한을 적으로 규정하고 체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의도를 반영함을 분명히 직시해야 한다. 폐쇄적인 북한의 3대 세습 체제가 개방성과 다양성으로 자유민주적 질서를 강조하는 남한과의 평화공존을 통해 생존할 수 없다는 점이 북한 정권이 적대적 논리를 강화하는 것이 아닐까? 북한 정권의 논리에 동조하는 것이야말로 남한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약화시킬 수 있음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우리가 통일을 포기하고 국가의 안위를 확보할 수 없이 힘이 없어 평화공존에 매달리는 경우 핵무기를 앞세운 북한의 위협이 어느 정도일지는 불을 보듯 뻔하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북한의 적대적 2국가 논리에 편승한다거나 통일을 포기해서는 안된다. 능동적인 자세로 국력을 기반으로 하는 평화통일을 준비해야만 북한 이탈 주민은 말할 것도 없고, 북한 주민들에게 자유와 인권을 보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불교의 <중아함경>에서는 사람이 독화살에 맞았을 때, 즉시 뽑아 치료하지 않고, 누구에게 맞았는지, 화살을 쏜 사람의 신분과 외모는 어떤지, 화살은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 등만 궁금해 하면 치료 지연에 따른 중독으로 목숨을 잃게 된다고 말한다. 이를 테면 ‘독화살 이야기’에서처럼 위협에 즉각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큰 재앙을 맞이할 수 있다는 경고를 직시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통일 부정이나 포기는 우리의 미래를 위협하는 단기적인 해결책에 불과하다. 이 점에서 우리는 헌법이 강조하는 통일의 가치를 견지하며, 북한의 위협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할 일이다. /송현만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전북부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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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0.13 17:27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의 성공을 기대하며

전례 없던 추석 폭염이 지나가고 천고마비의 계절이자 풍요로움의 상징인 가을이 찾아왔다. 청명한 날씨를 만끽하고 무미건조한 일상생활에서 벗어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재미와 감동, 즐거움을 찾고자 다양한 축제를 찾아 나서는 시기이기도 하다. 과거 농경사회에서의 축제가 지역민의 단결, 화합 또는 종교적 색채를 가진 단편적 행사였다면 현대사회의 축제는 사회, 경제, 문화, 교육, 환경 등 장르를 불문한 다채로운 내용이 영화제, 뮤직페스티벌, 지역축제, 대학축제 등 다양한 형태로 개최되고 있다. 최근에는 문화, 관광 자원과 결합하여 새로운 산업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으며, 성공리에 치러진 축제가 지자체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반면, 행사가 실패했을 때 치르는 대가 또한 만만치 않다. 전북지역도 지난해 8월 새만금 잼버리 대회로 뼈아픈 아픔을 겪은 바 있다. 새만금 잼버리라는 성장통을 겪은 전북은 또 한번의 중요한 국제행사를 앞두고 있다. 국내외 한인 경제인 간 교류 촉진과 투자유치의 장인 제22차 세계한인비즈니스 대회가 10월 22일부터 24일까지 전북대학교 일원에서 열리게 된다. 이번 대회는 전북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치러지는 첫 국제행사로 그 의미가 남다르며, 특히 잼버리대회로 인해 실추된 전북의 이미지를 개선하고 나아가 국제사회에서 위상이 높아진 대한민국의 역량을 뽐낼 수 있는 중요 행사이다. 세계 각 국의 한인 최고경영자들이 귀한 시간을 할애하여 전북을 방문하는 만큼 가시적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철저한 대회 준비가 선행되어야 한다. 또한, 전북을 찾은 방문객들에게 전통의 맛과 멋을 선보일 뿐 아니라 새로운 비즈니스적 영감으로 무엇을 선사해야 하는지 고민해보아야 한다. 기존 사업을 영위하고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도 비즈니스의 한 영역이지만 새로운 사업을 개척하여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더 큰 미래를 준비하는 것 또한 비즈니스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며 신사업 발굴, 시장 개척, 사업 확장에 있어 ‘새만금’은 새롭고 차별화된 비즈니스적 영감을 충분히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우리 공사는 지난 8월과 9월, 대한민국 대표 부동산 박람회인 『2024 대한민국 부동산 트렌드 쇼』와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스마트시티 국제행사인 『2024 월드 스마트시티 엑스포』에 참가하였으며, 새만금 사업지역의 첫 도시인 ‘새만금 스마트 수변도시’를 선보였다. 박람회를 통해 기업의 혁신적 비즈니스 모델을 실현하고 주민과 함께 성장하는 계획도시임을 적극 홍보하였고, 내방객들과 기업인들에게 큰 관심과 호응을 얻을 수 있었다. 투자진흥지구,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정과 다양한 정책에 힘입어 새만금 산업단지는 기업 친화적 투자환경이 마련되었고 이를 통해 윤석열 정부 들어 10조원이 넘는 투자유치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수변도시는 이러한 기업 투자수요의 배후도시로서 산업단지 종사자들이 업무와 주거, 여가를 같이 누릴 수 있도록 직(Work), 주(Live), 락(Play) 플랫폼 구축을 추진 중이다. 또한, 단순한 배후 주거단지를 넘어 입주기업과 정주민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하기 위한 토지규제 완화와 생활 인프라 시설 도입 등 모두가 살기 편한 매력적인 도시이자, 친환경·고효율 에너지 시스템을 결합하여 자족 생활기능을 갖춘 지속 가능한 도시가 될 것이다. 이처럼 다양하고 매력적인 요소를 갖춘 새만금은 기업 경영자의 입장에서 큰 기회가 될 수 있다. 다가오는 세계한인비즈니스 대회가 단순한 경제교류와 협력을 넘어 재외동포 경제인들과의 연대를 강화하고 새만금의 미래 비전과 가능성을 확인, 체험할 수 있는 교류의 장으로 펼쳐질 수 있길 간절히 기대해 본다. /나경균 새만금개발공사 사장∙법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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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0.10 17:29

완주군 자체 시(市) 승격에 대한 5대 불가론

요즘 전주시와 완주군의 통합문제로 인해 전북도민들의 관심과 열기가 매우 뜨겁다. 지금까지 3번의 전주∙완주 통합시도가 있었지만 모두 실패로 끝났으며, 앞으로의 통합 시도 또한 완주군의 통합 반대 여론이 매우 높아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최근 완주군 의회는 전주시와의 통합보다는 자체 시 승격을 위한 연구용역 착수보고회를 갖고 본격적인 연구활동에 돌입했다. 하지만 완주군의 시 승격은 발전보다는 퇴보를, 희망보다는 절망의 도시로 변모시킬 수밖에 없는 이유 5가지를 들어보고자 한다. 첫째, 완주는 전북 14개 시군중에 전주, 익산, 군산, 정읍 다음으로 인구수가 많지만 10만명을 넘기지 못하는 상황이다. 대부분의 지방 도시들이 인구 소멸과 지역 소멸을 걱정하는 상황에서 자체적인 시 승격은 자족도시로서의 기능을 과연 가능하게 할까 라는 우려를 낳는다. 전주와 완주의 각자도생은 완주가 도시로서 살아남을 수 있는 특별한 장점을 갖고 있는지 의문이며, 전주의 브랜드 가치의 후광을 얻어 기업 유치 등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완주만의 독자적인 행보가 시대적인 흐름에 맞는 것일까 라는 생각이 든다. 둘째, 완주시의 교육관련 대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완주군 학생은 교육적인 인프라가 전주보다 부족한 상황에서 수준 높은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전주 소속 관내학교로 넘어와 미래의 꿈을 꾸고 있다. 완주군의 시 승격은 완주군 학생들의 시군간의 자유로운 학교 이동을 제한하게 되며, 이는 완주시 학생들이 더 나은 교육환경을 위해 불법적으로 전주 관내 학교로 올 수 있도록 위장전입 같은 위법 행위를 양산할 수 있다. 셋째, 완주시 승격은 앞으로 자급자족 도시로의 역할을 해야되는 책임이 따른다. 현재 전주에 있는 혐오시설(쓰레기매립장, 화장터)은 전주 완주시민들이 함께 사용하지만, 앞으로 완주시 승격은 자족도시로서 혐오시설이 완주시로 입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완주군민들이 전주 완주 통합을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중에 하나가 혐오시설이 완주군에 입주할 우려가 있다 라는 것인데, 이는 완주군민들의 자기부정이며, 제발에 발등 찍기라고 할 수 있다. 넷째, 전주라는 도시 브랜드 가치는 기업들에게 입주하기에 매우 매력적인 요소중에 하나다. 완주에 입주해 있는 기업들이 대부분 전주공장이라는 네이밍을 만든 이유도 전주라는 도시 가치가 대외적으로 매우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완주시 승격은 이제 전주 대신 완주라는 네이밍을 쓸 수밖에 없으며 이윤추구가 최종 목표인 기업 입장에서 완주라는 도시 브랜드로 과연 기업들이 입주를 결정할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 다섯째, 지금까지 완주 군민들은 전주시민들과 동등한 혜택을 받아왔다. 전주와 완주는 엄연히 타시군 관계이다. 전주완주간 이동은 시내버스가 아닌 시외버스가 다녀야하며, 완주군민들은 앞으로 시외버스 요금을 지불하고 전주를 다녀야 하는 불편함을 초래할 수 있다. 위와 같이 전주완주 통합을 거부하고 완주시 승격을 위한 노력의 목적은 득보다는 실이 많을 수 있다. 완주시로서의 승격은 발전보다는 퇴보를, 희망보다는 절망이 눈앞에 보이는데도, 기득권들의 자리 유지를 위해 군민들의 눈과 귀를 막고 있는 실태가 개탄스러우며, 완주군의 운명이 걸린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이상덕 전북교육장학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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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0.09 19:06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담배소송에 적극적인 관심과 응원을 보내며...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14년 4월, 흡연으로 인한 건강보험 재정누수 방지와 담배회사 책임 규명을 위해 담배회사를 상대로 533여억 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공단의 주장은 크게 세가지로 ‘흡연과 폐암 발병의 인과 관계’, ‘담배회사 제조물 책임’, ‘담배회사 불법행위 책임’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첫째, 수많은 연구 결과로 ‘흡연과 폐암 발병의 인과관계’는 확정된 사실로 흡연으로 인한 질환이라는 것이다. 둘째, 담배제조 과정에서 위해성을 감소시키지 않았고, 담배 위해성(중독성)에 대한 경고로 충분치 않다는 것이다. 셋째, ‘담배회사 불법 행위책임’으로 담배 첨가재료 위험성을 증대시켰고, ‘저니코틴․저타르’ 단어로 덜 해로운 담배인 것처럼 소비자를 기망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2014년 11월 재판부는 대상자들이 흡연에 노출된 시기와 정도, 생활습관, 가족력 등 흡연의 다른 위험인자가 없다는 사실들이 추가로 증명되어야 한다며 공단 청구 기각을 선고하였다. 공단은 1심 판단의 문제점을 확인하고, 2014.12월 항소장을 제출하여 항소심 7차 변론 중이다. 과거에는 흡연이 개인의 기호로만 여겨졌지만 이제는 자신의 건강은 물론 간접흡연을 통해 주변 사람의 건강까지 해치는 위해요인으로 규정되고 있다. 질병관리청의 19세 이상 성인 5253명을 대상으로 흡연율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 성인의 흡연율은 2022년 현재 17.7%이며, 남자 30.0%, 여자 5.0%로 성별 차이가 매우 큰 것으로 조사되었다.(여성 흡연을 금기시하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여자들의 흡연율은 실제보다 낮게 보고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 한국 남자의 흡연율은 60% 이상으로 매우 높았으나 2000년대에 들어 정부의 금연정책 영향과 사회적 인식의 변화로 최근 40% 아래로 낮아진 상태라고 한다. 연령별로는 40대가 가장 높고 이후 나이가 들수록 낮아지는 경향을 보이기는 하나 노인인구의 10% 이상이 흡연을 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다. 직접적인 흡연자의 경우 타르와 일산화탄소, 니코틴 등 수많은 발암물질로 인해 건강을 해치게 되는 것은 모두 아는 사실이다. 다른 사람이 피우는 담배연기를 흡입하는 간접흡연을 보면 술집에서 두 시간을 간접흡연에 노출되었다고 하면 담배 4개비, 흡연하는 차량에 동승하였다면 1시간에 4개비의 직접 흡연을 한 것과 같다고 한다. 하루에 담배 한 갑을 피우는 집에서 24시간 노출되었다면 담배 4개비, 흡연 사무실에서 6시간 노출되었다면 담배 5개비, 음식점 흡연석에서 2시간 노출되었다면 1개비 반에 해당하는 흡연을 한 것과 같다고 한다. 이러할 경우 큰 피해증상으로는 두통이라고 하며 인후부 통증, 호흡기, 가슴통증 등의 피해증상이 있다고 한다. 더욱 놀라운 것은 담배연기를 직접 맡지 않고도 몸이나 옷, 카펫, 커튼 등에 묻은 담배 유해물질을 통해 흡연 효과를 나타내는 3차 흡연이 있다. 이러한 담배 속 유해성분으로부터 국민의 건강을 보호할 수 있도록 늦게나마 법적인 장치가 마련되고는 있지만 공단이 담배소송에서 승소하는 것이야 말로 국민의 건강과 복지를 위한 중요한 사회적 이정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담배회사를 상대로 흡연폐해의 책임을 묻기 위한 공단의 담배소송 진행에 많은 관심과 응원을 보내며 더 건강한 대한민국을 위한 사법부의 현명한 판결을 기대해 본다. /구순옥 국민건강보험공단 정읍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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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0.07 17:01

포퓰리즘 정책의 고리를 끊자!

우리 국민은 정말 근면하고 성실하여 제2차 세계대전 이후 6·25전쟁을 겪으며 최빈국의 대열에서 최단기간 내에 선진국으로 도약하고, 이제는 경제원조국으로 탈바꿈하여 세계에서 전무후무한 국가를 이룩한 자랑스러운 국민이었다. 오늘날 한류는 문화, 체육, 관광, 방산을 망라한 산업 분야에서 전 세계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는 우리 국민의 핏속에 근면·성실에 바탕을 둔 지칠 줄 모르는 도전과 개척 정신이 면면히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한강의 기적과 IMF 극복이 증명하듯이 나라가 어려우면 어떠한 개인적 희생도 기꺼이 감내하면서 국난을 극복하는데 앞장서는 국민이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공동체 의식보다는 극도의 이기주의에 빠져드는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일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음에도 일할 의지가 없는 실업자나, 땀 흘려 지속해서 일하기보다는 실업급여나 쇼핑하는 비정상적 근로자를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육체적으로 힘든 일은 철저히 기피하여 건설현장은 이미 외국인 근로자가 아니면 도저히 지탱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으며, 이런 현상은 비단 건설현장에 국한되지 않고 산업 전반에 걸쳐 만연되고 있다. 과거 열사의 땅 중동에서 피땀 흘려 노력한 우리 근로자의 신화 같은 성취는 지금은 기대조차 난망하다. 일하지 않으면 먹지도 말라던 근면 정신은 도서관의 고서처럼 퇴색한 지 오래고 오로지 공짜점심만 기웃거리는 안타까운 현실을 부인할 수 없다. 누구를 막론하고 대출을 받으면 이전에는 채무변제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했다. 그러나 지금은 변제능력과는 별개로 아예 생각조차 안 하는 채무자들도 종종 있다. 이들은 채무변제 회피를 당연시할 뿐만 아니라 은행의 정상적 채권 회수 활동조차 방해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이런 도덕적 해이는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그동안 수차례 거듭된 각종 채무탕감제도가 내성을 키웠다고 할 수 있다. 즉, 빚을 갚지 않고 버티다 보면 결국은 면책받는다는 병든 믿음이 만연하게 된 것이다. 불의에 분노하고 신의에 공감하며 성실하게 살아온 선량한 우리 국민을 무엇이 이렇게 병들게 했나? 잘살아 보자는 일념으로 열심히 일하면서 더 나은 앞날을 설계하던 근면한 사람들을 요행을 바라는 게으른 국민으로 타락시킨 요인은 도대체 무엇인가? 과거 일하면서 싸우자는 구호에서 보듯이 철저했던 안보시스템이 간첩들이 활개 칠 정도로 무너진 까닭이 무엇인가? 세계 제일이었던 마약 청정국의 대학에 버젓이 마약동아리가 생긴 이유는 또 무엇인가? 국가의 백년대계는 아랑곳하지 않고 정치권과 정부에서 시행하는 숱한 포퓰리즘 정책이야말로 국민을 서서히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독약이 아닐 수 없다. 자원이 풍부했지만 포퓰리즘 정책으로 몰락한 중남미의 교훈에서 우리는 왜 아무것도 배우지 못하는가?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라고 했거늘 능력이 있음에도 의지가 없는 나태한 국민까지 보듬는 무차별적 선심 정책의 고리는 이제 끊어야 한다. 포퓰리즘 입안자들은 국가가, 국민이 어떻게 되든지 상관없이 오로지 진영논리에 바탕을 둔 당장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다면 후세에 치욕스러운 이름으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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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준호
  • 2024.10.06 17:49

난공불락의 최고 요새, 남원 운봉! 이제는 제2중앙경찰학교로!

최근 남원시가 경찰청이 추진 중인 제2중앙경찰학교 건립과 관련하여 전국 47개 지자체 간 치열한 경쟁 끝에, 충남 아산시, 예산군과 함께 1차 심사를 통과하면서 최종 선정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남원(南原)은 예로부터 비옥한 땅이 펼쳐져 있어 하늘이 고을을 정해준 땅 ‘천부지지 옥야백리(天府之地 沃野百里)’로 불리우던 곳으로 지명 그대로 남쪽의 근원이자 중심으로 통일신라시대 5소경 중 하나였고, 조선시대에는 남원도호부로 1군 18현을 관할 할 정도로 규모가 큰 도시였다. 특히 제2중앙경찰학교 후보지로 선정된 운봉은 풍수지리적으로는 조선시대에 저술된 정감록에 전쟁, 재해, 질병 발생으로부터 안전한 명당으로 꼽히는 십승지로 기록될 만큼 치안과 거주환경이 뛰어난 곳이다. 게다가 운봉은 역사적으로 삼국시대 이래 난공불락의 최고 요새로 특히 조선을 개국한 이성계가 고려 말 왜장 아지발도를 맞아 전투를 벌여 대승을 거둔 황산대첩의 전승지로 나라를 지킨 곳이다. 또한 6.25전쟁 빨치산 격전지로 치안을 담당하는 경찰관으로서의 인성과 소양을 습득하는 경찰학교로서는 최적지이다. 이와 더불어 백두대간과 지리산의 고봉으로 둘러싸인 운봉고원은 백두대간의 동쪽 고원지대로서 백제와 가야 및 신라가 교류하는 중요한 길목으로 1500년 전 동서 교류의 현장을 오늘날 영호남을 잇는 길로 광주대구고속도로가 지나가고 달빛철도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사실이 자못 의미심장하다. 이처럼 운봉은 지리산 천혜의 자연환경과 영호남이 소통하고 화합하는 통로로 풍요와 희망의 공간이자 수천 년을 이어온 천혜의 요새로서 왜 남원이 제2중앙경찰학교를 유치해야 하는 이유는 분명해진다. 현재 경찰학교가 중부권인 충주에 위치한 상황을 고려할 때, 제2경찰학교는 지역 균형 발전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다른 후보지인 충남 아산시와 예산군은 같은 충청권에 속해 있어, 이 지역이 제2경찰학교의 후보지로 선정될 경우 지역 균형 발전의 취지에 역행한다고 생각한다. 이와 함께 이번에 후보지로 꼽힌 남원 부지는 기재부 소관 100% 유휴 국공유지로 토지매입 부담이 없어 정부의 긴축재정기조와도 부합하는 데다 영호남 교통 중심지인 남원은 고속도로(광주대구, 순천완주)·고속철도(KTX·SRT)·2030년 달빛철도 개통 등으로 경찰학교 유치에 유리한 입지 조건을 갖추고 있다. 따라서 영호남 남부권 경찰관 교육생들의 접근성과 국토 균형 발전, 그리고 설립 예정 부가 국유지로서 가진 용이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남원의 역사적 의미까지 더해져 남원 운봉 지역이 제2경찰학교의 최적지라 할 수 있다. 경찰청에서는 2차 평가를 거쳐 연내 대상지를 최종 선정할 계획으로 제2중앙경찰학교가 설립될 경우 신임경찰 연 5천명이 입교해 1년 가까이 머물며 교육을 받게 된다. 이로 인해 한 해 300억원 정도의 경제효과와 상주인력 300여명의 인구유입 등 지역에 많은 유·무형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가져다줘 남원의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다. 정부의 현명한 결정으로 지난해 폐교 서남대가 글로컬대학 30선정으로 소생됐듯, 제2중앙경찰학교 유치로 남원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이 피어나길 기대해 본다. /권덕철 남원발전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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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0.01 16:06

2025 멈춰버린 예술강사 지원사업, 이제 전북교육청이 나서야 할 때다

외국인들이 한국을 떠올릴 때 먼저 생각하는 이미지는 무엇일까? 비빔밥 같은 음식일까? 영화 <기생충>이나 드라마 <오징어 게임>일까?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지난 4월에 발표한 ‘2024년 해외 한류 실태조사’(2023년 기준)에서 1위는 ‘K-POP’이었고, 가장 좋아하는 가수는 방탄소년단(BTS)을 꼽았다. 문화예술의 힘을 알려주는 단적인 예다. 학교예술강사 지원사업은 2005년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출범하면서 시작됐다. 19년 동안 한국은 초·중·고등학교에서 문화예술교육을 시행하며 공교육을 통해 문화예술의 인적·물적 기반을 꾸준히 쌓아온 것이다. 그사이 한국의 문화예술계는 방탄소년단, 드라마 <오징어 게임>, 영화 <기생충> 등 세계에서 주목받은 콘텐츠를 생산했다. 한류의 밑거름인 학교의 문화예술교육이 심각한 위기에 몰렸다. 정부가 내년 학교예술강사 지원사업 예산을 72%나 삭감한 것이다. 이기헌 국회의원실이 문체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내년 예술강사 사업 예산은 80억 8,700만원으로, 사업운영비와 처우 개선비가 각각 42억 500만 원과 38억 8,200만 원이다. 이 중 예술강사 인건비는 0원이다. 이 사업은 국고와 지방비, 지방교육재정으로 편성되는데, 전북은 지방비마저 책정되지 않아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의 지방교육재정만 바라보는 처지가 됐다. 학교예술강사 지원사업은 총 8개 분야로, 국악, 무용, 연극, 영화, 공예, 만화·애니메이션, 디자인, 사진이다. 전북은 778개 학교 중 599개 학교에 358명의 강사가 파견된다. 교육청마저 예산을 책정하지 않는다면 전북 지역 학교의 약 77%가 이 사업을 못하는 것뿐 아니라, 358명의 예술강사도 일자리를 잃는다. 가장 우려되는 문제는 문화예술교육의 공공성 훼손이다. 시 지역을 제외한 도내 지자체는 예술 관련 학원도 적고, 도시와 거리가 멀어 학교에서 직접 예술 강사를 섭외하기도 무척 어렵다. 그렇지 않아도 수도권과 교육 격차가 벌어지는데, 예술가들이 도서·산간 지역의 학생들을 직접 찾아갔던 학교예술강사 지원사업을 멈추면 전북은 문화예술 소외지역이 아니라 ‘문화예술 폐쇄지역’이 된다. 초·중·고등학생에게 학교의 문화예술교육은 참여를 넘어 예술 행위와 예술작품 생산으로 이어진다. 이 사업이 사라지면 학생들은 단순한 구경꾼으로 전락하며, 학생들이 누릴 수 있는 행복권을 박탈당한다. 방탄소년단 구성원 중 한 명이 학교예술강사 지원사업으로 무용 수업을 듣고 가수의 꿈을 키웠다는 고백은 학교의 문화예술교육이 학생들의 꿈과 미래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가를 말해준다. 2005년부터 2023년까지 진보와 보수 정권이 엎치락뒤치락하면서도 학교예술강사 지원사업 예산은 그대로 유지됐다. ‘모든 학생이 차별 없이 문화예술을 누릴 수 있도록 하자!’는 최소한의 양심 때문이었을 것이다. 내년에 지방교육재정이 책정되지 않는다면 전북특별자치도는 통째로 학교 문화예술교육의 사각지대가 된다. 현 정부는, 정권의 뒤바뀜에도 문화예술교육이 공교육으로 유지됐던 중요성을 인식하고, 예술강사 사업 예산을 복원·증액해야 한다. 또한, 진영 논리와 여야 대치, 정치적 해석과 관계 없이 학생들이 온전히 학교에서 문화예술교육을 누릴 수 있도록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도 적극 나서야 한다. /김정영(문화예술교육가, 어린이희곡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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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9.29 16:07

가을의 단상-책이란 무엇인가?

더위가 물러나고 가을이 온다! 천고마비(天高馬肥)로 하늘은 높고 말이 살찌는 계절이요, 천고인독(天高人讀)으로 사람에겐 독서의 계절이다. 책 속에 길이 있고, 길 속에 들어있다는 책이건만, 독서인구가 줄어서 아예 책이 소멸할 거라는 전망이 팽배한 현실에서 되묻지 않울 수 없다. 도대체 책이란 무엇인가? 앙드레 지드가 말한 대로, ‘책이란 거울과 같은 것’ 불립문자인 책 거울로는 미진한 점이 없지 않지만, 책이란 추우면 한기를 막아주고, 더우면 그늘을 만들어 준다. 외로울 땐 가장 가까이서 서권기(書卷氣)로 나를 감싸주어서 오롯한 시간을 그와 함께 펼쳐 보내길 그 얼마였던가. 무한 허공이 있듯이 무한 생각의 책도 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나는 감히 책이란 인간에겐 의식주요, 그중에서도 나 자신이 입고 사는 옷이라서 동고동락했느니, 신간 서적을 펼치는 순간마다 저자의 도서관 하나가 문을 열고 나에게로 다가왔다. 이 얼마나 가슴 뛰는 선물인가. 헌책이나마 그래도 옷이요 밥풀이 되어주었기로, 연애편지를 뒤져서 최상의 고백서를 일생이 모자라도록 쓰고 읽고, 쓰고 읽고, 평생을 희망의 옷깃으로 허기를 때우면서 거리를 활보할 수 있었느니...부자가 부럽지 않고, 가난이 부끄럽지 않은 건, ‘책 옷’의 훈 짐 때문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ㄱ자도 몰라보는 노치원 어른도 폐품으로 나온 서적 뭉치를 보면 반색을 하고, 단번에 리어카에 싣고 고물상으로 달린다. 도서관은 옷으로 넘쳐서 입하 사절이라니, 거세게 달려드는 밀물 공황장애랄까. 허풍산이 발병 난 몸뚱이, 불안한 뇌파만 살아서 울부짖는 뭉크의 ‘절규’ 같은 그림이 없어지지 않듯이 글자도 없어지지 않는다. 왜? 옷이니까. 입어야 사는 생명체니까. 그림 한 점이 많게는 수백억도 넘게 호가하는 현실에서 문자 한자의 예술성이 그림에 못지않다. 아버지와 어머니의 ‘아’와 ‘어’는 절묘한 예술의 경지를 잘 보여주는 명화 중의 명화다. 보라, 어머니의 어는 이에 점을 안에다 찍었다. 아버지는 이에 점을 밖에다가 찍었다. 얼마나 안팎으로 절묘한 세상 원리를 나타낸 예술 글자인가. 나무 목자 목(木)은 사람이 십자가를 보듬고 섰다. 승천하는 기상이 목(木)소리까지 살랑살랑 사랑을 풀어내는 현상이 얼마나 절묘, 신통 방통인가?!. • 점 하나를 어디에 두는가에 따라 ‘너’이고 ‘나’다. 님은 다른 이가 아니라 바로 ‘남’에서 점 하나를 지워버리면, 그렇게도 기리는 ‘님’이거늘... 극과 극, 두 획 사람 人, 서로가 부족한 2/1이니, 의지 가지 청홍으로 만난 단짝이요. 음양 좌우 두 손, 요철凹凸의 길, 배와 배를 맞추는 통통선 기울지 않는 수평으로 출렁인다. 서로에게 원수가 아니라, 진실로 형평의 안정과 균형을 이루는 구원의 신이다. 이름하여, 청홍의 옷을 입고 하나로 휘돌아 나아가는 천생연분, 태극의 길이다. 옷을 입어야 사는 목숨, 책이 부자라야 우리 몸뚱이도 부유한 삶을 누릴지니, 책이 곧 우리들의 의식주요, 그중에서도 글자와 글자가 몸을 데워 주는 생기의 원천인 옷이라는 걸 망각하지 말지니. 오늘에 나 자신에게 외쳐 댄다. 화성 너머 은하를 넘어 ‘미래의 거울’, 출렁이는 파도 ‘책 옷’을 입고 찰랑찰랑 가잔 구나. 생명의 열망을 읽고 쓰고 읽고 쓰고, 건너야 하는 고해의 바다 무쏘의 뿔처럼 찔러대는 파도가 바다를 철썩철썩, 책을 채워, 나를 채워 가잔 구나. 책을 읽는 것보다도 TV 같은 비디오에 접하면 접할수록 인지능력과 창의성이 떨어진다는 연구결과가 지적했듯이, 책을 읽고 자연과 더불어 교감하는 교육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책을 존중하는 사회로의 열린 교육! 바로 지금이, 대자연 ‘책’이라는 거울을 들여다보고 귀 기울이는, 일상의 독서 생활화를 제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랄 막장의 시점이다. 대자연 만유를 읽어야 할 책! 눈에 보이지 않는 무한 허공까지도 읽어야 할 공책 한 권!. 한 손엔 괭이를 들고, 또 한 손엔 드론의 책, 극과 극 청홍을 휘몰아 가는 상생(相生)의 길, 그게 곧 태극의 길 ‘책’이다. 드론을 채워 가는 이 가을의 단상, 온고지신(溫故知新) ‘책’을 삭여 먹으면, 밝아오는 생명의 정곡 진수를 털어내는 적멸일시 분명하다. 보라! 저 흩날리는 낙엽이랑 풀벌레 소리 이슬이 빛나는 책갈피마다, 열망의 끝에 불타는 ‘낙엽귀근’이자, 이 ‘가을 책’ 한 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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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9.26 17:56

폭염이 지나고 다가올 태풍을 대비하자

2024년 올 여름, 대한민국은 연일 체감온도 35도를 웃도는 유례없는 폭염과 열대야로 온열질환자가 급증하는 등 전 국민이 큰 어려움을 겪었다. 여름철 폭염과 더불어 대비해야 할 재난이 태풍과 집중호우이다. 국민재난안전포털에는 국민들이 태풍과 호우, 폭염 등 자연재해에 대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보와 행동요령을 제공하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태풍과 호우에 대한 대응 방법을 살펴보고, 자연재해에 대비하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요령을 제시하고자 한다. 먼저 태풍 전 준비사항이다. 가정에서는 창문이나 문을 강한 바람에 대비해 단단히 잠가야 한다. 창문에는 신문지나 테이프를 붙여 유리 파편이 튀는 것을 막고, 침수에 대비해 전기기기와 귀중품을 높은 곳으로 옮겨야 한다. 비상식량, 물, 손전등, 구급상자 등을 준비해두면 비상 상황에서 신속히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집 주변 배수로와 하수구가 막히지 않도록 미리 청소해 빗물이 잘 빠지게 해야 한다. 강풍에 날아갈 수 있는 물건들은 단단히 고정하거나 실내로 옮겨 피해를 최소화한다. 건물 외벽에 부착된 간판이나 구조물도 안전하게 고정되어 있는지 확인하고, 지붕이나 벽이 노후된 경우에는 사전에 보수 작업을 하는 것이 좋다. 이러한 준비는 태풍이 다가오기 전에 미리 해 두어야 하며, 예보가 발표되면 즉시 점검하여 추가 조치를 취해야 한다. 태풍 및 호우 시 행동요령은 다음과 같다. 실내에서는 태풍이 상륙하거나 호우가 시작되면 외출을 삼가고 실내에서 안전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창문이나 유리문 근처에는 가지 않도록 한하고, 라디오나 TV를 통해 기상정보를 계속 확인한다. 상황이 악화되면 안전한 장소로 대피할 준비를 해야한다. 외출 중 태풍이나 호우를 만났다면 즉시 가까운 안전한 건물로 대피한다. 하천이나 계곡 근처에 있다면 빠르게 높은 지대로 이동해야 한다. 태풍이 왔을때는 불필요한 차량 운행을 자제해야한다. 도로가 침수되기 시작하면 차량을 버리고 즉시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야 한다. 불가피하게 운전 시에는 속도를 줄이고 충분한 거리를 두며, 침수된 도로는 매우 위험하므로, 절대 지나가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 한편 태풍이나 호우로 인해 대피가 필요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때는 지역 주민센터나 안전 관련 앱(행정안전부 재난안전앱, K-안전앱 등)을 통해 대피소 위치를 미리 확인해 두는 것이 좋다. 대피할 때는 반드시 전기와 가스를 차단하고, 중요한 서류나 현금, 약품 등 필수품을 챙긴다. 가족과 함께 이동하며, 어린이나 노약자를 먼저 대피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침수나 고립 등의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즉시 119에 신고하고, 구조대가 도착하기 전까지 가능한 안전한 장소에 머무르며, 구조대가 도착한 후에는 지시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 안전은 준비에서 시작된다. 태풍과 호우, 폭염은 피할 수 없는 자연재해이지만, 기상특보가 발효되거나 재난 발생 시 당황하지 않고 차분히 대처할 수 있도록 국민들께서 사전에 철저히 대비하고 올바른 행동요령을 숙지한다면 자신과 가족의 안전을 지키고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점을 꼭 잘 알아두셨으면 한다. /권기현 전북특별자치도소방본부 119대응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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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9.25 17:59

전북도체육회 고문단은 자랑스럽다

전북특별자치도 체육회가 전북체육발전을 위해 구성한 31명의 고문단이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고문단은 체육원로인, 종목단체장을 하신 분, 체육발전에 헌신하신 시장, 군수 그리고 전북지역 인재를 키워주신 대학총장, 교장 등 전북지역을 사랑해 오신 애향인으로 구성돼 있다. 고문단 회장을 맡고 있는 필자와 강인형 총무(전 순창군수), 김향조 재무(마라톤 대표선수, 전 전북도체육회 사무처장)를 비롯한 31명 고문단은 일치단결해 전북도민의 건강과 전북체육발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프랑스 제33회 하계올림픽대회 때도 정강선 전북도체육회장이 대한민국 선수단장을 맡아 32개 금은동을 따내고 세계 8위를 하며 대한민국, 코리아를 세계만방에 빛내게 하는데도 희망과 용기를 심어주는 고문들의 위로 격려는 많은 힘이 되었으리라 믿고 있다. 국내에 돌아온 전북 출신 금은동 메달리스트 5명 및 감독, 지도자들을 환영하고 격려하는 자리에도 고문단 전원이 참석해 정강선 회장과 선수 및 지도자들을 격려하고 후배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심어줬다. 지난 6∼8일 순창군에서 열린 2024년 전북특별자치도 제61회 도민체육대회를 앞두고는 시설경기장 준비사항을 돌아보며 순창군수를 위로 격려하고 옥천인재숙(원로 강인형 군수), 슈랜드 관광지, 골동품 전시장 등을 관람하며 순창군의 발전상을 돌아보고 왔다. 고문단은 순창 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린 전북도민체전 만찬에도 전원이 참석해 전북도체육회 정강선 회장을 중심으로 뭉쳐 전북체육 발전에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도민체전 개막식과 폐막식에도 참여해 학생 우승자, 준우승자를 시상하며 격려했다. 이처럼 우리 고문단은 정강선 도회장을 보좌하고 함께 하며 도체육회를 돌봐주는 역할을 해 도체육회 발전은 물론 각 종목별 체육이 발전하도록 격려하며 전 도민이 건강하고 건강한 사회를 조성해 행복한 전북을 만드는데 열심히 노력하며 전북발전에도 최선을 다해 명실상부한 체육 고문으로 노력하고 있다. 체육은 건강이요, 국력이라고 했다. 전북도민들께서도 운동을 열심히 하셔서 건강하시고 행복한 생활을 하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건강을 지키면서 체육을 사랑하고 체육발전에 함께 관심을 갖고 노력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지난 파리올림픽대회에서 각 나라 선수들이 자기 나라의 명예를 위해 비지땀을 흘리며 승자가 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잘 봤다. 금메달을 획득하고 자기 나라 국기를 양손에 들고 관중을 보고 뛰면서 자기 나라를 홍보하는 광경을 수없이 봤다. 그래서 체력은 국력이고, 수출증대에도 기여해 잘사는 나라를 만들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지 않았는가. 체력, 즉 체육은 건강이요 국력이다. 우리 모두 국력을 배양해 잘살고 행복한 전북, 그리고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자고 외쳐본다. /강광 시인∙수필가∙민선4기 정읍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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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9.24 17:16

말은 그 사람의 인격이다!

우리 인간의 신체 부위 중에서 외부적으로 가장 잘 보이고, 중요한 곳은 얼굴이다. 얼굴에는 오관(5官) 즉 시각, 청각, 후각, 촉각, 미각 등이 있는데, 오관 중에서 미각 기관의 혀는 미각을 담당하면서, 말을 할 수 있는 기능을 한다. 옛날부터 혀를 잘못 놀리면 재앙과 근심을 일으킨다 하여, 조심성 있게 다루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렇게 우리 인간만이 누릴 수 있는 말을 할 수 있도록 한 조물주에게 감사를 드려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말은 그 사람 마음의 표현이고, 인격이므로 신중에 신중을 기하여야 탈이 없다. 옛 성현 공자는 말을 하기 전에 반드시 3번이상 숙고하라고 강조하였다. 그만큼 말을 할 때에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말이 이치(理治)에 맞지 아니하면, 천마디 말도 소용없고, 말을 아니함만 못 하다고 하였다. 말은 한번하면 주어 담을 수가 없으며, 활시위를 떠난 화살과 같으므로 함부로 할 수 없는 것이 말이라 하겠다. 더욱 중요한 것은 말에는 반드시 책임과 의무를 동반한다는 것을 명심하여야 한다. 옛날 고대시조에는 말을 조심하라는 시조가 있다. “말하기 좋다하고 남의 말을 말을 것이, 남의 말 내하면 남도 내 말하는 것이, 말로써 말이 많으니 말을 말까하노라”하는 이 시조는 남에 대하여 말을 하면, 또 남이 나에 대하여 말을 하게 되니, 함부로 남을 헐뜯는 말이나, 남에 대한 말을 조심하라는 경고성 시조라 하겠다. 옛말에 사람을 이롭게 하는 말은 따뜻하기가 솜과 같고, 사람을 상처 내는 말은 날카롭기가 가시와 같다고 하였다. 사람을 이롭게 하는 한마디 말은 천금(千金)과 같고, 한마디 말이 사람을 상처냄에 아프기가 칼로 베는 것과 같다고 하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마음이 선량하고 적극적이고 건설적인 생각을 지닌 사람은 결코 다른 사람을 손상시키는 말은 하지 않고, 다른 사람을 이롭게 말을 한다. 반면 마음이 비뚤어지고 파괴적이고 부정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은, 결코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이로운 말은 하지 않는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선량한 마음가짐과 올바른 생각을 가지고 올바르게 판단하고 바른 말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런 선량하고 올바른 바른 말을 하기는 쉽지 않다. 우선 이기심을 버리고 이타심을 바탕으로 말의 중요성을 명심하고 말을 함에는 신중을 기하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하게 되면 바른 말 또는 남을 이롭게 하는 말이 자연적으로 나오리라고 믿는다. 그러나 요사이 정치판에서 말하는 행태를 보면 당이 다르다거나, 생각이 다른 상대방에게 말할 때, 말의 중요성을 의식하지 못하고 상대방을 제압하기 위하여 근거도 없는 소문(가짜뉴스 포함)만을 앞세워 막말을 토해내 극한대립으로 치닫는다. 정치의 기본인 타협과 협상은 찾아볼 수 없고 오로지 정쟁만을 일삼고 있어 국가와 국민을 불안하게 만들고 국가발전과 국민의 행복을 저해하고 있어서 개탄을 금할 수 없다. 이제부터라도 정치권은 서로가 한발짝씩 양보하고 신중한 발언과 협치 정신을 발휘하여 오로지 국가의 미래와 국민의 안정을 위하여 헌신 노력하고, 생산하는 정치, 아름다운 정치, 정치다운 정치를 해주기를 학수고대한다. /조현건 전 전북지방병무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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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9.23 16:39

감사의 말로 건강찾자!

우리가 태어나서부터 운명할 때까지 말을 하고 살아가는데 신체에도 큰 영향을 미쳐서 크고 작은 질병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자기의 말이 자기를 98% 이상 지배한다는 이야기와도 관련이 있는 것이다. 대리언 리더와 데이비드 코필드 박사는 <우리는 왜 아플까?>의 저서에서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가 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하였다. 어떤 병에 잘 걸리는 이유는 바로 그 사람 말을 들어보면 안다는 것이다. 관절염에 걸리는 사람들은 관절염의 말을 자주 하고 암에 걸리는 사람은 암을 유발하는 말과 생활을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말의 성격, 생활의 습관에 따라서 그 육신의 병들도 다르다는 연구다. 다도가로 유명한 김의정 씨는 ‘마음에서 부는 바람’이라는 책에서 “입 속의 도끼를 버려라. 태어날 때부터 입 안에 무서운 도끼를 물고 있다”고 지적하였는데 그 도끼로 스스로의 몸을 찍어댈 뿐만 아니라 세상을 더럽히는데 그것은 입 안에서 뿜어져 나오는 나쁜 말 때문이라는 것이다. 말은 그 말에 해당하는 것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고, 특히 병을 낫게도 하고 병에 걸리게도 한다. 우리는 과거에 말한 대로 현재를 살고 있다는 것이고 오늘 이 시간에 어떤 말을 하느냐가 미래의 운명을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므로, 내가 자주 하는 말이 나의 행동과 삶을 지배한다. 안 되는 조직은 안 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잘 되는 기업은 잘 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실험의 내용을 보면 “사람들이 화를 낼 때 내뱉는 숨을 담은 봉지에 모기를 넣으면 얼마안가 죽어버리고, 반대로 웃을 때 뱉는 숨에서는 훨씬 오래 산다고 한다. 또한, 일본의 다케다제과의 경영주 다케다 회장은 과자, 빵을 만들 때 직원들에게 과자를 향해 ”감사합니다“라고 외치게 한다고 한다. 그리고, 녹음한 테이프를 작업 시간 내내 틀어놓는다고 한다. 그 결과 ”다케다제과“는 일본에서 성공한 기업이 되었다는 것이다. 농사의 명인이 벼가 모판에서 자랄 때 매일매일 논에 가서 ”잘 자라야 한다, 쑥쑥 튼튼하게 자라라“ 말을 하였더니 모통 100알 열리면 말과 정성으로 더 많은 400알을 만들었다는 실험도 있다. 존 바그 미국 예일대학교(사회심리학) 교수는 대학생을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은 부정적인 단어 쓰게 하고 한 그룹은 긍정적이고 고운 말을 사용하게 하였더니 부정적인 단어 문장 사용한 그룹은 신체능력이 떨어지고 긍정적인 단어나 감사 문장을 사용을 한 그룹의 학생들은 뇌에 긍정적 영향과 신체에 예의 바른 행동을 촉진하고 건설적인 인생으로 이끌어 주었다고 발표했다. 연세대학교 김재엽(사회복지학) 교수의 연구를 보면 부부 사이에 평소 주고받은 긍정적이고 따뜻한 말이 암 예방과 노화 방지에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노인 남성 30명을 대상으로 배우자에게 매일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라는, 표현을 한 그룹 사람들이 스트레스 지표가 50% 감소하였다고 한다. 우리들의 말 한 마디가 암 예방, 노화방지, 스트레스 감소의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다. ’물은 답을 알고 있다‘의 저자 에모토 마사루 박사의 유명한 실험에서 말이 물의 결정체 모양을 변화시킨다는 실험을 이미 발표하여 알고 있듯이 ’감사합니다’라는 말에 물도, 모든 사물도, 동식물도, 사람도 이렇게 큰 차이를 보여주는 것이다. 내가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말 한 마디가 나는 물론, 가족, 친구, 동료들에게 직간접으로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오늘부터 말과 행동을 긍정적이고 따뜻한 말로 바꿔가는 노력을 할 때면 건강한 삶! 즐거운 삶! 행복한 삶! 성공한 삶을 이룰 수 있다고 주장한다. /김양옥(우석대 평생교육원 전담교수.한국스피치 웅변협회 전북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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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9.22 16:57

기억은 그리움과 함께 온다

며칠간 시간을 내어 부산과 통영을 다녀오게 되었다. 이왕 나선 김에 울산을 거쳐 가는 길이니 세계문화유산 통도사에도 가보고 싶었다. 이 사찰은 부처의 진신사리를 안치하고 있어 불보사찰이라고도 부른다 하여 오래 전부터 마음에 점을 찍어 놓고 있었다. 천년고찰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경내에는 “백중기도”라고 쓴 직사각형의 흰 종이가 간격을 두고 벽에 붙어 있었는데 불교에서 중요시 여기는 의식 중의 하나로 여겨졌다. 천왕문 앞 양 옆으로 활짝 핀 배롱나무 두 그루에서 떨어진 연분홍 꽃잎이 8월에 내린 분홍 빛 눈 같아 밟으면 왠지 뽀드득 소리가 날 것만 같았다. 자장암으로 오르는 산자락에 붉게 핀 배롱꽃은 멀리서 바라보니 화사한 꽃다발이다. 산사로 접어드는 계단 옆으로 때 늦은 수국 몇 송이가 사랑스럽기 그지없고, 꽃들도 우리 사람들과 같이 다양한 피부색과 제 빛깔에 어울리는 향기와 이름을 가졌다는 것이 신기하다. 추녀를 살짝 들어 올린 곡선을 배경으로 하얗게 핀 배롱나무와 푸른 하늘은 뛰어나게 아름다운 풍경이다. 이번 여름은 이상하게 가는 곳마다 배롱나무만 눈에 들어오니 여럿이 섞여 있어도, 홀로 있어도, 저만치 있어도, 가까이 있어도, 어디를 가나 마주치는 꽃 고깔을 쓴 배롱나무를 보면 웬일인지 흥분이 되었다. 나는 딸이 다섯, 아들이 둘인 홀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아버지는 막내 동생이 두 살 때 하늘나라로 떠나셨으므로 아버지와의 그 어떤 일도 음미하고 기억할 게 없었다. 그러나 딸이 다섯이나 되는데도 딸들을 굉장히 예뻐하셨다는 딸 바보 아버지의 사랑을 당숙 할머니께 전해들은 이후엔 몰래 아버지를 그려보기도 하고 은근히 자부심을 갖게 되었다. 어머니는 군대 간 오빠 대신 큰언니를 데리고 하숙집을 하셨는데 어머니를 닮아 음식 솜씨가 좋고 얼굴이 예뻤던 큰언니는 하숙생이었던 형부와 눈이 맞아 일찍 결혼을 해 아기를 연년생으로 낳았다. 형부의 발령에 따라 거처를 옮겨야 했던 큰언니는 날 데리고 가고 싶어 했다. 어머니와 잠시라도 헤어지는 건 싫었지만 귀여운 조카들과 함께 지낼 수 있다는 점은 살짝 설레었다. 내 나이 열두 살 때의 일이다. 나의 도움에도 육아로 인한 큰언니의 체력적인 부담은 좀체 줄지 않았는지 언니는 우울증으로 감정의 기복이 심해지면서 나를 외롭고 힘들게 했다. 큰언니가 화를 내는 날엔 괜히 서럽고 속상해서 구석으로 숨어들어가 한없이 울었다. 집에 가고 싶다고 말하면 처음엔 나를 달래주시던 형부도 나중엔 큰언니 입장에서 변호하거나 묵인했다. 소심하고 외로움을 많이 탔던 나는 사택 한쪽에 있는 배롱나무를 바라보며 조용히 속울음을 토해내곤 하였다. 이제 와 생각해 보니 내 마음의 오래된 수장고에는 그 옛날 나의 위로자로 동무로 나의 눈물을 닦아주던 배롱나무가 있었고, 그 앞에서 어머니를 기다리며 그리워하며 눈물짓던 열두 살 어린 아이가 있었다. 이번 여행은 의도치 않게 내 안의 나를 만나는 시간이었다. 한편 고인이 된 어머니와 큰언니를 만나는 아름다운 해후의 시간이기도 하였으니 큰언니는 마흔을 갓 넘기고 배롱나무 꽃보다 더 짧은 생을 살다가 꽃잎처럼 덧없이 지고 말았다. 모두가 다 지나고 보면 외로움도 오해도 사랑도 여과되어 잠재된 기억 속에서 애틋한 그리움으로 피어나는가 보다. 아, 그립다! 어머니, 그리고 큰언니...... 차창 밖으로 배롱나무 가지마다 무량한 꽃잎들 피고 진다. 한없이 지고 핀다. 그리 무섭던 여름도 언제부터인지 한복판을 벗어 나 기가 꺾여 가고 있다. △최윤옥 시인은 계간 문예지 '자유문학'과 '시조문학'을 통해 등단했다. 전북문인협회, 전북시인협회, 전라시조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시집 '이만 사랑을 잠재우고 싶다', '흔들릴 때 더욱 푸르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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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9.19 18:20

‘불 밝히기 운동’으로 세계한상대회 손님을 맞이하자

1988년 서울에서 개최되었던 올림픽 당시, 서울시는 참여하는 선수와 경기를 관람하는 외국인들에게 활기찬 서울의 모습을 보여주고, 전 시민의 축제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해 질때부터 뜰 때까지 대대적인 시가지 ‘불밝히기 운동’을 벌였던 기억이 난다. 고층건물, 공공건물, 상가, 백화점, 음식점, 호텔, 문화재 등을 불 밝히기 대상으로 정하고 건물소유주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여 올림픽을 성공시키는데 ‘불밝히기 운동’이 크게 일조했다. 전주, 전북대학교에서 10월 22일부터 24일까지 3일간 열리는 세계 한인 비즈니스 대회는 한민족의 경제적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는 중요한 국제적 행사이다. 이러한 행사에 많은 국내외 참가자들이 모여드는 이 행사로 인해, 전주가 세계인들에게 비춰지는 모습과 느낌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이번 대회가 열리는 장소와 연계되는 전주 팔달로와 기린로는 전주 시내의 중심 도로로, 방문객들이 가장 많이 지나다니는 곳 중 하나이다. 그러나 저녁 시간대에 이 지역의 조명이 충분하지 않아 어둡다는 지적이 있어, 관광객들의 안전과 도시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크다. 전통과 현대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전주의 아름다움을 살리기 위해서는 도로 주변의 조명을 개선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특히, 세계 한인 비즈니스 대회와 같은 국제적인 행사가 열리는 시기에는 더욱 그러하다. 이 대회는 단순히 전북대학교 안에서만 이루어지는 행사가 아니기 때문에, 전주시 전체가 대회를 맞이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팔달로와 기린로는 전주의 주요 상권이 위치한 곳으로, 상인들은 한상대회에 참여하는 국내외 비즈니스맨들에게 첫인상을 심어줄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지역 상인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대회 기간 동안 거리를 밝히고 환영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은 전주를 방문하는 이들에게 잊지 못할 인상을 줄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조명을 밝히는 것은 단순히 밝고 어두움을 떠나, 전주의 따뜻한 환영과 정겨움을 표현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도로 주변의 건물과 가게들이 밝은 조명을 켜고, 길거리를 환하게 비춘다면 전주가 얼마나 활기차고 환영하는 도시인지 잘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상인들이 자발적으로 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창문을 통해 밝은 조명을 유지하는 것이다. 또한, 각 상점마다 작은 플래카드나 현수막을 걸어“세계 한인 비즈니스 대회 환영”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면, 방문객들에게 더 큰 환영의 느낌을 줄 수 있다. 이를 통해 방문객들은 단순히 대회에 참가하는 것을 넘어서, 전주 시민들의 따뜻한 환영을 직접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관광은 단순히 명소를 둘러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지역의 사람들과 문화를 경험하는 것이다. 조명을 밝히고, 상인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불 밝히기 운동’ 환영 행사를 통해 전주는 ‘환대하는 도시’로서의 이미지를 더욱 강화할 수 있다. 팔달로와 기린로를 비롯한 주요 도로의 조명을 밝히는 것은 작은 시작일 수 있지만, 이는 전주가 세계인들에게 얼마나 매력적인 도시인지를 보여줄 수 있는 중요한 한 걸음이 될 것이다. 따라서, 지역 상인들과 건물주들이 이번 세계 한인 비즈니스 대회를 맞아 조명을 밝히고, 방문객들에게 따뜻한 환영의 인사를 전하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며, 이러한 노력이 모여 전주는 국제 무대에서 더욱 빛나는 도시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민관이 힘을 합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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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9.18 17:07

나누고 비우고 채우는 즐거움

“사장님, 저건 뭐예요?” 예약실 안쪽 벽을 가리키며 손님이 물었다. ‘송광백련 나비채 음악회’를 알리는 현수막을 걸어 놓았던 것이다. 종종 마음이 소란스러울 때마다 가까운 절을 찾던 인연에 소식을 접하고 음악회를 여는 취지에 공감하며 나서 걸어놓은 것이었다. 폭염에 시달리던 긴 여름 끝, 풍요로운 가을을 고대하며 호젓한 산사에서 음악을 즐긴다는 것이 퍽 낭만스럽게 여겨지기도 했다. 현수막을 걸어놓은 이후 여러 손님들이 비슷한 즈음에 자신들과 관련된 행사도 열린다며 소식을 알려주기도 했다. 특히 국립전주박물관에서 열린 ‘가을날의 뜨락음악회’는 ‘송광백련 나비채 음악회’와 일시가 겹쳐 행복한 고민에 빠지게 했다. 나비채 음악회가 열리던 날, 조금 일찍 길을 나섰다. 본행사뿐 아니라 준비하는 모습도 궁금했기 때문이다. 송광사 입구에서부터 당황했다. 이미 주차장은 만원이고 인근 도로가에도 차가 즐비했다. 경내로 들어서며 깜짝 놀랐다. 평소 고즈넉했던 모습은 상상할 수도 없을만큼 관객들과 손님들로 이미 꽉 차 있었다. 경내를 둘러보며 반가운 얼굴들을 여럿 만났다. 인사를 주고받으며 묘한 위화감을 느꼈다. 몇 번쯤 비슷한 느낌을 받아 의아하던 차에 이유를 알고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방금 인사 나눈 분은 신부님, 조금 전 뵌 분은 목사님, 또 수녀님. 종교의 경계를 넘어선 어울림에 잔잔한 감동이 밀려들었다. 전국 각지에서 오신 스님들 또한, 아침에 가게에서 국밥을 드셨다는 이유로 반갑게 아는 체 해주셨다. 무대에 서지 못해 아쉽다던 판소리 명창, 다음 해 나비채 음악회에는 꼭 출연할 거라는 국악 연주자, 하늘거리는 옷을 입고 나비처럼 걷던 무용가도 음악회 전의 흥겨움을 함께 즐기고 있었다. 이날만큼은 부처님께 고요히 기도하는 도량이 아니라 멋진 공연장이 된 듯했다. 국내 유일이라는 십자형 전각이 신비로워 구경하다가 뜻밖의 손에 이끌려 공양간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행사 두 시간 전인데도 줄이 길게 늘어서 있어 공양밥 먹는 즐거움을 포기할까 잠깐 고민하기도 했다. 그러고 보니 공양간은 물론이고 곳곳에서 수고로움을 아끼지 않고 웃으며 봉사하는 분들이 셀 수 없이 많았다. 어떤 행사든, 관객보다 준비하는 이들이 첫 번째 손님이지 않을까 싶었다. 조금 시간이 지나니 봉사자들의 손을 잡은 어르신들이 경내로 들어섰다. 이어 장애인들의 모습도 보였다. 인근 지역의 사회적 약자들과 부녀회장님들이야말로 제일 먼저 모시고 싶은 이날의 VIP라던 주지스님의 말씀이 떠올랐다. 종교가 기도와 말씀뿐 아니라 문화예술을 비롯한 다양한 방법으로 이웃과 함께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거름부터 밤까지 이어진 산사음악회는 폭염에 지친 몸과 마음에 위로와 휴식이 되었다. 팔작지붕을 타고 흐르는 오케스트라의 선율은 선선한 가을바람처럼, 바리톤의 목소리는 촉촉한 단비처럼 느껴졌다. 기회가 닿는다면 국밥집에만 갇혀있지 말고 음악회나 전시회 등 문화예술 현장에도 자주 찾아가야겠다 싶었다. 생업에만 매여 사느라 그간 이런 감동을 몰랐던 자신이 안쓰럽기까지 했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여러 손님들이 연휴기간 펼쳐지는 행사 소식을 전해주었다. 경기전과 전라감영, 한옥마을, 국립전주박물관 등에서 무료로 열리는 공연과 체험행사가 많다. 추석에는 오랜만에 고향을 찾아온 손님들이 반가운 얼굴을 비추며 국밥집 아주머니를 찾기에 자리를 비우기 쉽지 않지만, 가까운 곳에서 열리는 행사 한두 개쯤은 좀 욕심을 내어보아도 되지 않을까. 그곳에서 또 어떤 인연을 만나고 깨달음을 얻을지 기대된다. /유대성 전주왱이콩나물국밥전문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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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9.12 14:49

대 철학자 헤겔이 프랑스혁명을 보고 정의한 ‘자유’에 대하여

인류사회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프랑스 혁명이 일어났던 파리에서 개최된 제33회 세계 올림픽대회를 보게 되자 필자의 뇌리에는 여러 생각들이 떠올랐다. 그리고 대 철학자 헤겔의 새로운 역사철학 ‘자유’(自由)에 대해서 쓰는 것도 이와 관계가 있다. 또한 성공적이었다고 평가 받는 ‘파리 올림픽’을 보면서 연일 계속되는 폭염을 잘 이겨낼 수 있어서 다행이었고, 큰 시차에 시달리면서도 재미있는 경기를 보는 중에는 자주 내 마음을 감동시키는 것들이 있었다. 그 하나는 우리 선수들이 기대와는 달리 선전하여 많은 금메달을 따는 순간이었고, 다음으로는 유학시절과 교수가 된 후에 두 번에 걸쳐 걸어 올라간 에펠탑이 나타나 지난날의 추억이 떠오를 때였다. 마지막으로는, 칼뱅 파 신교도인 ‘위그노들’이 가톨릭 귀족들에 의해서 파리에서만 6000여 명이 살해되어 센강에 버려졌고 센강 물이 붉게 물들어 흘러갔는데(바르톨로메오 축일 대학살 사건, 필자의 저서 <유럽의 종교개혁과 신학논쟁> 참고), 세상이 많이 발전·변화되어 바로 그 강물에서 세계의 수영선수들이 세찬 물살을 가르는 모습이었다. 그러면 이 정도로 혁명·올림픽과 관련된 파리에 대한 서론을 접고, 젊은 헤겔이 프랑스혁명을 보면서 생각해 낸 이 글의 주재 ‘자유(自由)의 개념과 속성’에 대해서 심도 있게 고찰하고자 한다. 프랑스혁명의 3대 슬로건이 자유(Liberté)·평등(Égalité)·박애(Fraternité)였는데, 프랑스혁명에 크게 감격한 젊은 헤겔은 인간의 역사를 한마디로 ‘자유의 증대과정’이고 이성화의 과정이라고 했다. 헤겔은 세계사의 주요 모티브가 자유의 세계화와 사회화이고, 이것은 국가와 사회를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았다. 환언하면 역사는 정치·사회면에서 지속적으로 자유의 발전이 실현되는 것을 말하며, 여러 단계의 ‘과정(過程)을 거치는 것’으로 생각했다. 즉, 역사의 과정은 현재의 인간 공동체상을 극복하여 자신을 넘어선 적절한 자유 형태의 실현이며, 국가적·개인적인 것의 ‘보편성(普遍性)에로의 극복’은 동시적으로가 아니라 통시적으로 이루지는 것이라고 했다. 나아가 헤겔은 역사의 보편성을 개개 민족정신을 초월하는 ‘세계정신’(Weltgeist)이라고 결론지었다. 또한 자유는 실재가 과정을 통해서 계속해서 동화해야 하는 본질 개념이 아니라 개념이 실재적 과정에서 비로소 ‘성장하는 것’으로 여겼다. 보다 구체적으로, 역사의 목적이 자유라면 그 곳에로의 길은 자연 규정의 중단 없는 전개가 아니라 여러 단계를 거치도록 되어 있으며, ‘독자적 구성 원리’를 가지고 있는 제 단계는 당해 전개가 지나기 전에 그리고 보다 높은 단계가 보이기 전에 ‘완전한 전개’가 이루어져야 하고, 시간 단축은 가능하지만 여러 단계 가운데 어느 하나도 포기할 수 없으며 뛰어넘을 수도 없다 라는 것이다(때문에 우리의 경우 기술·산업수준은 선진국 대열에 진입했지만 정치는 매우 낮은 수준임. 이 외에도 헤겔은 인류의 보다 큰 발전이 제 문화·민족의 변화 과정에서 완성되는 것으로 보았다. 그에 따르면 매 단계의 보다 높은 모습은 세계사의 현 시점을 대변하는 한 민족에 구현되어 있으며(그리스·로마·서유럽을 거쳐 지금은 미국이며, 중국이 그 지리를 노리고 있음), 다음 단계의 보다 높은 모습은 현 대표민족의 몰락으로 세계무대에서 물러나고 그 지배권을 타에 양도했을 때 비로소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했다. 간략한 맺음말로서, 북한 동포들이 인간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자유’를 모르는 가운데 제대로 해외나들이 한번 못하고 평생 규제와 통제 속에서 살아야 한다는 것이 매우 서글픈 일이고, 우리 남한은 많은 자유가 주어져 있어 매우 행복하지만, 아카데미커의 양산으로 취업이 어려워 사회가 불안정하고, 단계의 시간을 줄이지 못하는 정치계가 후진성을 극복하지 못함으로써 국민을 몹시 불쾌하고 불안케 하고 있다. 이것의 극복을 위해서는 즉시 대립과 투쟁을 멈추고 통 큰 소통·화합·협력이 요구된다. / 이규하 전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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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9.11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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