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칼럼] 건선 - 한의(韓醫) 치료
우석대학교 부속한방병원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 이동효 교수 건선은 염증성 피부질환으로 은백색 인설이 덮인 홍반성 구진과 판을 특징으로 한다. 다른 피부질환과는 달리 병변과 정상 피부와의 경계가 뚜렷한 편이다. 점차 크기가 커지면서 퍼져나가는 형태를 보이며 때로는 전신에 분포하기도 한다. 두피, 사지의 신측부, 무릎, 팔꿈치, 엉덩이 등 자극을 많이 받는 부위에 호발하며 병의 경과가 다양하고 예측하기 어렵다. 일반적으로 만성이며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고, 재발이 빈번하다. 발병 원인은 아직 완전하게 밝혀져 있지 않으나 면역체계의 이상으로 보는 추세이다. 또한 유전적 요인, 환경적 요인, 피부자극, 상기도 감염 등이 건선을 일으키거나 악화시키는 원인으로 보고되고 있다. 만성 피부질환은 사회적, 심리적 측면에서 환자의 삶의 질에 큰 영향을 초래할 수 있는데, 특히 건선의 경우 정신적 스트레스, 사회적 편견 등과 밀접한 연관이 있어 당뇨, 암 또는 심혈관계 질환이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과 동등한 정도로 알려져 있다. 건선은 임상 형태별 분류가 다양하며 유형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질 수 있다. 또한 재발과 악화가 반복되는 만성 질환으로 완치의 개념보다는 적절한 치료와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치료 시 건선의 형태와 심한 정도, 환자의 건강 상태, 연령, 환자의 스트레스 취약도 및 병에 대한 이해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건선 치료에 있어서 피부 도포식 국소치료법, 광치료 및 광화학치료, 약물 복용을 통한 전신치료법 등이 사용되는데 부작용을 방지하고 치료 효과를 지속적으로 유지시키는 것이 관건이며 시의적절하고 적극적인 치료가 중요하다. 한의학에서는 건선을 백비(白?), 은설병(銀屑病) 등의 범주로 보고 있다. 그 원인을 혈열(血熱), 혈조(血燥), 혈어(血瘀), 간신부족(肝腎不足), 충임부조(衝任不調), 혈허(血虛) 및 풍사(風邪), 풍습(風濕), 풍열(風熱), 풍한(風寒), 습열(濕熱), 한습(寒濕), 열독사(熱毒邪) 등으로 구분한다. 건선 치료 시에는 동반 증상 및 전신적인 상태를 고려해야 하며 발병 시기 및 증상의 정도에 따라 변증 및 처방이 이루어지게 된다. 특히, 한의학에서는 인체 내부의 면역력을 활성화해 인체 스스로 질병을 이겨낼 수 있게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에 방풍통성산, 건선방, 가미소요산, 당귀음자, 귀비탕, 승마갈근탕, 구미강활탕, 평위산, 백호가인삼탕, 갈근해기탕, 거풍산, 양격산화탕, 독활지황탕 등의 처방을 활용하며 여기에 침구 치료 및 한의 외용제 사용을 병행한다. 건선은 완치가 어려운 피부질환이나 인체의 면역력을 높이는 치료와 적절한 생활 관리가 함께 이루어지면 충분히 극복 가능한 질환이다. 건선의 증상이 발생한 경우 반드시 빠른 시일 내에 전문의 진료가 필요하다. 최근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 대사증후군이 건선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보고가 있으며 이들 질환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 역시 필요하다. 또한 피부자극이나 손상은 건선을 일으키거나 악화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한다. 건조한 피부 역시 건선을 더욱 악화 시킬 수 있다. 건선 환자의 피부는 계절 변화에 따른 피부기능 조절능력이 정상인의 피부보다 크게 떨어지므로 환절기에는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더불어 평소 과로나 흡연, 음주, 스트레스를 줄이고, 적당한 운동과 휴식을 통해 면역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