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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전통음식도 文化자원이다

우리 전북은 옛부터 예절과 풍류를 즐기는 멋의 고장 못지 않게 맛의 고장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그 가운데서도 전주를 생각해 보면 말 그대로 멋과 맛이 어우러진 도시가 분명하다. 특히 전주 비빔밥은 평양의 냉면, 그리고 개성의 탕반(湯飯)과 함께 조선시대 때부터 우리나라 3대 음식의 하나로 꼽혀왔으며 그 중에서도 으뜸이라 할 정도로 유명했다.

 

이밖에 전주 콩나물국밥과 순창 고추장, 남원 추어탕 등은 전북의 전통 음식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전국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런 도내의 대표 전통 음식들이 음식의 국제화와 평준화의 바람을 타고 그 고유의 맛이 변질되거나 퇴색하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해 주고 있다. 만일 이런 추세라면 맛의 고장이란 명성도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위기감마저 고조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전북의 전통음식이 이처럼 그 명성을 잃어가고 있는데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꼽을 수 있는 것은 어린이들이나 청소년들이 햄버거나, 피자 등 외래음식과 라면 등 인스턴트 식품에 점차 길들여지면서 전통음식을 찾는 사람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그 보다는 우리만의 고유한 전통의 맛을 잃은데 가장 큰 원인이 있다고 해야 맞을 것이다. 전북을 찾는 외래객들이나 옛 맛을 잊지 못하는 어른들 사이에서 ‘값만 비쌀 뿐 그 맛이 그 맛’이라는 불평을 쉽게 들을 수 있는 것이 그런 사실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 또 하나 도내에는 18개 종류에 47명의 도 지정 무형문화재가 있으나 전통음식과 관련된 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는 단 한명도 없다. 말만 맛의 고장일 뿐 당국이 우리 전통음식 보존에 얼마나 소홀히 했는가를 여실히 드러내주고 있는 것이다.

 

현재 도나 전주시 등이 자체적으로 향토 전통음식의 발굴 육성을 위해 ‘향토 전통 지정업소’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소프트웨어 측면의, 기능인 중심이 아닌 업소 환경중심의 제도에 불과한 것이어서 전북 전통음식의 계승 발전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도나 전주시 등 행정당국은 이제라도 비빔밥을 비롯한 고유의 전통음식들이 전북만이 갖는 독특한 맛과 비법이 계승 발전할 수 있도록 무형문화재 지정에 남다른 관심과 지원책을 강구해야 한다. 21세기는 문화의 세기가 될 것이라는게 학계의 예고이다. 여기에는 음식문화도 예외가 될 수 없다. 맛과 멋은 전북만이 갖고 있는 훌륭한 문화이다. 수백년의 전통을 자랑하고 있는 고유 음식에 대한 보존은 우리의 책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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