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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兵務非理 철저히 수사하라

병역비리 합동수사반이 편법으로 병역을 면제받은 혐의가 있는 정치인과 사회지도층 인사 자제들에 대해 우선적으로 조사에 착수하겠다는 방침을 밝히자 정치권에 파문이 일고 있다. 합동수사반 발표가 나오자 한나라당을 비롯한 야권은 즉각 ‘야당탄압을 위한 총선용 기획공작수사’니 ‘후보자에게 타격을 주기위한 표적사정’이니 ‘진의가 불순한 권력남용’이니 하면서 원색적인 공격을 퍼붓고 있다. 그러지 않아도 혼탁한 선거판 분위기가 이번 병역비리 수사로 또 한바탕 소용돌이에 휘말리지 않을까 우려되는 상황이다.

 

합동수사반은 이번 수사에서 전·현직의원 아들 31명과 사회지도층 인사 아들 35명등 66명을 총선전에 차례로 소환하여 신체검사를 재실시하고 뇌물공여 등의 불법사실이 밝혀지면 엄정히 사법처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 그동안 반부패국민연대가 고발한 사회지도층 인사 2백10명에 대해 내사를 벌여온 합수반은 혐의내용을 입증할 수 있는 상당한 증거를 이미 수집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비리에 연루됐을 것으로 보이는 전·현직 군의관들이 처벌이 두려워 협조를 거부함에 따라 수사가 난관에 봉착하자 해당자들을 직접 불러 조사하는 방식으로 수사방향을 선회한 것이다. 합수반은 이번 수사에서 과거 군의관들의 판정내용에 의심이 가면 부모와 군의관 사이의 유착고리를 규명하여 고질적인 병무비리를 차제에 발본색원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검찰은 정치권의 공세에 대해서도 ‘우리 입장은 총선일정과 관계없이 정해진 일정에 따라 수사를 진행할뿐’이라면서 오히려 일부 정치인들이 총선전에 억울한 누명을 벗겨달라고 하소연하고 있는 점을 상기시키고 있다. 국가의 공권력 행사를 악의적으로 왜곡비방하는 정치권의 작태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태도다.

 

그러나 이번 수사가 총선을 목전에 둔 시점에 갑자기 고삐를 죈다는 점에서 정치권의 반발은 일견 이해가 갈만도 하다. ‘하필이면 이때냐’는 시기선택에 문제가 없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이번 수사를 ‘정치공작운운’하며 비난하는 야권의 태도는 결코 옳다고 볼 수 없다. 이번 수사는 이미 2월부터 시작됐고 사회지도층의 고질적인 병역비리에 대해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그동안 수사가 미적거린데 대한 반성이 따라야 한다고 우리는 생각한다.

 

기왕에 합수반이 수사에 착수했으므로 이번 수사에서는 한 점의 의혹도 없이 병무비리를 낱낱이 밝혀 ‘돈있고 백있으면 군대에 안간다’는 그릇된 사고방식이 이땅에서 더이상 통하지 않도록 응징해주기 바란다. 그래야 자식을 군대에 보낸 부모나 현역장병들의 사기도 진작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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