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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지방정치를 아무나 하나 - 백성일

백성일(전북일보 판매광고국장)

5.31 4대 지방선거가 성큼 다가섰다.무보수 명예직인 지방의원이 유급직으로 전환되면서 벌써부터 입지자들이 우후죽순격으로 난립하고 있다.지방 재정형편에 따라 보수가 결정될 전망이지만 광역의원은 연간 6∼7천만원 기초의원은 5천만원 정도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종전에 비해 지방의원에 대한 처우가 나아지게 됐다.회의 수당 정도만 받던 것에 비하면 크게 나아진 것이다.

 

지방의원은 기초나 광역자치단체가 살림살이를 할 수 있도록 예산안을 심의 의결하고 조례제정권을 갖고 있다.이밖에도 집행부를 견제 감시할 수 있도록 사무감사권을 갖고 있다.국회의원 마냥 주민대표기관으로 상당한 권한을 갖고 있다.정기회와 임시회가 열릴때마다 집행부를 상대로 질의를 할 수 있고 해당 상임위를 중심으로 의정활동을 할 수 있다.기초의원까지 정당공천제를 채택해 놓아 지방의원은 명실상부한 지방정치의 중심축이 되었다.

 

아무리 좋은 제도나 법이 있어도 이를 운용하는 인적 자원이 빈약하면 효율성은 크게 떨어질 수 밖에 없다.그간 지방의원 상당수가 각종 이권에 개입하거나 비리에 연루돼 법의 심판을 받았다.지방의회가 중앙정치의 닮은 꼴이 돼가고 있어 주민들로부터 비난과 원성을 사기도 했다.막강한 권한을 제대로 활용치 못해 자기 모순에 빠진 적도 있었고 경험 미숙으로 의회운영이 순탄치 못한 면도 없지 않았다.결국 문제는 지방의원의 자질 로 귀착될 수 밖에 없다.

 

단체장이나 지방의원을 잘 못 뽑으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주민한테 돌아갈 수 밖에 없다.이 때문에 사람을 잘 뽑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예로부터 사람을 판별하는 기준으로 신언서판을 들었지만 지금도 잣대는 같을 수 밖에 없다.도덕성을 으뜸으로 치는 이유는 우리 사회의 건강성 확보를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공무를 담당해야 하기 때문에 도덕성은 철저하게 따져 볼 필요가 있다.병역을 이행했거나 전과사실이 있다거나 재산 형성 과정이 투명한지를 검증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사회가 다기화 돼가고 행정 또한 전문화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를 능동적으로 수용해 나갈 능력이 있는지를 아울러 검증해야 한다.도지사나 시장 군수 등 자치단체장은 고도의 경영능력이 요구되는 자리다.아무나 할 수 있는 자리는 결코 아니다.돈만 벌었다고 할 수 있는 자리도 아닐 뿐더러 명망만 얻었다고 할 수 있는 자리도 아니다.위기관리 능력을 갖춰야 하고 조직을 장악할 수 있는 리더쉽을 확실하게 갖춰야 할 수 있다.시대의 흐름을 파악하는 능력은 단체장이 갖춰야할 기본 덕목이다.

 

아무튼 현행 선거법 하에서 입지자들은 자신을 알리기 위해 나름대로 동분서주하고 있다.자신만이 진정한 지역 일꾼으로 자임하고 나서지만 아직 옥석이 가려져 있지 않은 상태다.말로만 하는게 아니다.얼마나 진정심을 갖고 열정을 받쳐 나갈지를 살펴봐야 한다.자신의 입신영달만을 구하기 위해 교언영색으로 지역 주민을 혹세무민하는 입지자들은 아예 뜻을 접도록 해야 한다.실업자 신세를 면키 위해 지방정치 판을 기웃거리는 입지자도 가려내야 한다.지방의회나 단체장 자리가 결코 실업자 구제소가 아니다.

 

선거때만 되면 이당 저당 철새마냥 기웃거리는 정치 철새도 가려줄 필요가 있다.풀뿌리 민주주의라 일컫는 지방자치를 꽃 피우기 위해서는 역량있는 인재가 꼭 필요하다.

 

/백성일(전북일보 판매광고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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