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일(전북일보 판매광고국장)
바야흐로 정치 계절이 왔다.생활자치를 표방하고 출범했던 지방자치가 중앙정치에 예속되면서 줄서기 정치를 벗지 못하고 있다.기초의원까지 정당공천제를 실시하면서 생활자치는 실종되고 말았다.중앙당 중심의 중앙정치만 횡행한 바람에 풀뿌리 민주주의라 일컫는 지방자치는 무늬만 남아 있다.중앙에서 재정권을 틀어 쥐는 통에 지방자치가 중앙정치로부터 독립한다는 말은 요원하다.말로만 지방자치 일뿐 지방자치가 당리당략에 의해 춤추고 있다.
벌써부터 지방선거가 다음 대통령 선거에 이용 당하고 있다.아무리 지역주의를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하지만 오히려 지역감정이 되 살아나고 있다.정치인들이 지역감정을 자극해서 득을 보기 때문에 지역주의가 활개 칠 수 밖에 없다.우리당은 우리당대로 한나라당은 한나라당대로 중부권 신당은 신당대로 민주당은 민주당대로 지역주의를 조장한다.이미 지역 구도 분할이 이뤄졌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런 선거 판에서 인물론이 먹혀 들 여지는 없다.인물본위의 유능한 후보를 선택해서 지역을 발전시키자는 건 말 잔치에 불과하다.기초의원 후보까지 정당공천제를 실시하기 때문에 자연히 인물론은 사그라 들 수 밖에 없다.정견이나 정책 대결은 오간데 없고 또다시 색깔론이 고개를 쳐들고 있다.한국병에 해당하는 지역정서에 의존하는 고질병이 돋아난다.상당수 정치인들이 지역정서를 은연중 자극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내 상황도 예외는 아니다.전북이 정치기반인 우리당은 지난 총선에서 싹쓸이 하듯 이번 지방 선거에서도 싹쓸이를 기대하고 있다.물론 민주당이 고토회복을 위해 단단히 벼르지만 각종 여론조사에서 아직은 밀린다.도 아니면 모식으로 선택 폭이 제한돼 있다.이 때문에 우리당 후보 공천을 받아야 유리할 것으로 보고 대거 우리당에 줄서고 있다.입지자들 가운데는 국민경선을 의식해 여론조사와 기간당원 지지를 위해 위원장 눈도장 찍기에 바쁘다.이는 지역정서가 작용할 것으로 믿기 때문이다.
특히 이 고장 출신 정동영씨가 우리당 의장으로 선출되면서 표심이 오갈데 없는 것 아니냐는 여론도 한 몫 거든다.수도권과 경상도에서는 한나라당 쪽으로 줄서고 충청권에서는 중부권 신당 그리고 전남에서는 민주당으로 줄서기가 한창이다.한마디로 지역주의로 흘러가면 선거는 의미 없다.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도 우리당 도백 경선 쪽에 관심이 쏠린다.누가 우리당 도백 후보가 되느냐가 관전 포인트다.정서상 우리당 도백 후보가 차기 지사가 된다는 건 떼논 당상처럼 도민들이 믿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에서 거물급을 영입해서 한판 대결을 벌일 태세지만 여론은 아직까지는 우리당이 우위를 보이고 있다.지역주의의 두터운 벽이 생긴 결과다.시장 군수 선거에서 우리당의 장벽을 허물기 위해 나름대로 출사표를 던지지만 여론조사에서 대부분 밀린다.이는 지역구도가 잡혀 있다는 증거다.인물론이 지역구도를 뛰어 넘기가 여간 어려워 보인다.표심이 하루 밤사이에 감성으로 요동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지역주의는 선거를 통해 혁파돼야 할 과제다.지역주의가 있는 한 불행하다.유능한 지역 일꾼을 뽑자는 지방선거에서 지역주의를 활용하는 선거운동 방식이 통용되는 한 지역감정은 사그라 들지 않게 돼 있다.인물론이 사장되지 않도록 표심이 이성적으로 움직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백성일(전북일보 판매광고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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