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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여행] 아! 차라리 눈 감고 싶어라…진안 용담호 갈대밭

물안개 피어오르는 쪽빛호수…가을바람에 넘실대는 은빛물결…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산다는 것은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

 

인간 존재의 원초적 슬픔을 그린 시인 신경림의 '갈대'란 시다. 가을의 사연과 추억을 한껏 쏟아내는 갈대밭처럼 자연은 인간에게 있어 풍경 그 이상인 존재다.

 

그래서 억새와 함께 시작되는 가을은 그 자체로도 즐겁다. 낭만 가득한 만추의 호반을 낀 곳이라면 더할 나위 없다.

 

용담호 갈대숲 사이로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날 아침 환상의 드라이브를 즐겨도 좋다. ([email protected])

고즈넉한 수면 위로 춤추듯 피어오르는 하얀 물안개가 가히 몽환적인 진안 용담호소. 장엄한 새벽 물안개의 군무는 물굽이 따라 소리 소문없이 펼쳐진다.

 

도민의 젖줄과도 같은 용담호는 8년 전 진안군 금강 상류에 용담댐을 건설하며 생겨난 인공호소다.

 

본래 수몰전 용이 승천하는 듯한 비경의 용담소를 지닌데다, 마치 용처럼 굽이치는 물줄기들이 빼어난 경관을 펼쳐보여 '용담호'란 이름이 붙여졌다 한다.

 

범상치 않은 이름만큼 볼거리 일색이다. 산 허리를 더듬는 호수의 흰손(물안개) 곁으로 은빛물결을 이룬 갈대밭은 '가을의 낭만'을 논하기 부족함이 없다.

 

아예 차를 세워두고 물안개를 감상하기로는 용담호 하류지인 진안 정천면 갈두리 일대가 제격이다. 수초와 갈대가 멋스럽게 자라 그 풍미를 더해주기 때문이다.

 

반도처럼 튀어나온 지형에다 이른 아침이면 그물걷이 배들도 들락거려 그야말로 한 폭의 풍경화를 목도할 수 있다.

 

가을의 전령사 억새꽃. 갈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기에 지금이 제격이다.

 

댐이 만들어지기 이전인 지난 1998년도 용담면 송풍리 일원 8000여 ㎡ 호소 주변에 조성된 이 갈대밭은 수자원공사 용담댐관리단에서 관리해오다 지금은 진안군이 넘겨 받아 관리를 이어가고 있다.

 

성인 키 높이로 자란 갈대숲 사이로 거닐어도 좋고, 호소 둘레를 따라 50km에 이르는 포장길을 통해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날 아침 환상의 드라이브를 즐겨도 좋다.

 

진안읍 운산리 삼거리가 용담호 물안개 드라이브의 출발점이다. 정천면 소재지를 지나 용담댐∼13번 국도∼안천면 소재지∼불노치터널∼월포대교로 이어지는 호반 길을 따르면 된다.

 

호반 곳곳에 마련된 전망대에 오르면 시원스레 펼쳐진 호수와 산세, 그리고 억새풀을 조망할 수 있다. 호수 주변 산줄기를 따라 물길을 내며 섬이 된 죽도 풍경도 덤으로 얻을 수 있다.

 

가을 아침이면 물에 잠겨 섬이 된 산봉우리들 사이로 깔리는 물안개 곁으로 가면 마치 구름에 떠 있는 기분을 만끽할 수도 있다.

 

일부 주민들의 허가를 받아 용담호에서 민물고기를 잡는데, 저녁에 그물을 치고 이른 아침에 나가 거둬들인 붕어·쏘가리·메기 등으로 매운탕과 찜을 내는 집들이 있어 먹을거리 또한 알싸하다.

 

쪽빛 호소를 끼고 은빛물결을 이룬 갈대밭, 그리고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물안개 등 멋진 풍광 탓에 주말이면 가족단위 관광객들이 찾아 가을 정취를 느껴가고 있다.

 

키를 훌쩍 자란 억새풀이 산 정상 위에 수 놓아진 여타 지역 갈대밭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자아내는 용담호 갈대밭.

 

달빛이라도 비추는 날이면 갈대숲은 은밫 파도로 그 찬란한 물결이 때론 가슴깊은 곳의 사연을 드러내기도 한다. 바람이 불면 누구에게 속삭이듯 사각대는 소리로 가득찬다.

 

갈대숲을 낀 호반 경치를 감상하며 곳곳에 숨어있는 명소를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용담호 주위에는 진안대표 관광지 마이산과 운일암반일암 계곡, 운장산 자연휴양림 등이 산재해 있다.

 

이 명소들과 연계하면 용담호는 아주 휼륭한 여행지로 손색이 없다.

 

▲가는 길 : 전주-26번 국도-진안읍내-30번국도-백화3거리-13번국도-용담호

 

▲문의 : 진안군 문화관광과 063) 430-2228, 용담댐 물문화관 063) 430-4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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