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정수는 삶의 진실에 다가가는 길"
"전주에 오니 아름다운 인연이 떠오릅니다. 유종근 도지사 때 였던가요? 여성문학인 100여명과 함께 이곳을 찾았는데, 그가 저희를 위해 피아노 연주를 선물한다 했습니다. 무척 기대했죠. 그런데 급히 오다가 교통사고가 났지 뭡니까. 참 아쉬워했던 기억이 있는데, 간만에 오니 새삼 그런 추억들이 떠오르네요."
지난 18일 오후 4시 최명희문학관에서 열린'한국소설가협회 전주 가을 세미나'에 참석한 정연희 한국소설가협회 이사장(72)은 "전주는 문기(文氣)가 깃든 곳"이라며 모처럼의 전주 나들이를 반색했다. 사실 그는 출발 직전까지 한국소설가협회 회원들과 기자회견을 갖고, 거리시위를 나서는 등 마음 고생이 심했다. 전임 임원의 국고보조금 횡령 조치로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화부)와 갈등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문화부가 2000년부터 2003년까지 '스토리뱅크' 사업으로 협회에 지원한 20억 중 전임 집행부가 5억여원을 횡령한 것. 법정싸움 끝에 전임 집행부로부터 4억여원을 돌려받을 수 있게 됐지만, 문화부가 환수 조치를 내리는 바람에 갈등의 골은 깊어졌다.
"가장 큰 피해자는 우리 문인들입니다. 5억여원은 회원들 원고료지요. 그런데 문화부가 회수된 4억여원만을 받겠다는 우리와의 약속을 뒤집고, 전액 회수하겠다고 나선 것은 부당한 거죠. 사무실 압류, 검찰 수사 의뢰와 함께 저와 부이사장은 각각 징역 1년, 10개월 선고까지 받았습니다. 이게 말이 됩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이 자리가 협회를 응원하는 축제로 여겼기 때문에 올 수 있었다며 더욱 당당하게 맞서겠다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결국 문학의 정수는 삶의 진실에 다가가는 길 아니겠냐"며 이젠 문인들이 거리로 나설 때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번 세미나의 화두가 되는 전주 정신 핵심은 바로 선비 정신입니다. 이는 도덕성의 재발견이기도 하지요. 현 집행부의 위기 극복은 전주 정신의 부활과도 일맥상통하기에 의미가 깊습니다."
그는 "소설가협회 전용건물인 '소설가의 집' 마련은 물 건너간 것 같아 아쉽다"며 "이 정부가 문화강국만을 외치지 말고 정말 피부에 와닿는 정책 마련에 고심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주문화재단(이사장 라종일)과 전북소설가협회(회장 김상휘)가 주최한 이번 가을 세미나에 참석한 한국소설가협회 회원들은 전주의 맛과 멋을 즐기는 한옥마을 투어로 1박2일간의 일정(18~19일)을 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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