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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여행] 덕유산 자락 '무주리조트'

울창한 소나무 숲 속 은은한 나무향기 맡으며 산책로 걸어가니 이곳이 바로 '무릉도원'

무주리조트내 울창한 소나무 숲 전경. ([email protected])

회사 막내인 나. 선배들에게 귀여움(?)을 한 몸에 받고 있지만 몇 개월 후면 내 나이도 '계란 한 판'인 서른이다. 내가 서른 살이라니… '징그럽다'를 넘어 무섭고 피하고 싶다. 가수 비의 노래 '태양을 피하는 방법'이 아닌 '세월을 피하는 방법'을 찾고 싶다. 서른 중반에 다다른 노총각 선배님들 앞에서 명함도 내밀지 못하지만 내 생에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20대 마지막 여름을 멋드러지게 보내고 싶었다.

 

관객 840만 명을 동원한 영화 '국가대표' 촬영 장소였던 점핑파크 스키점프대. ([email protected])

 

여름휴가를 계획하기 일주일전부터 머릿속에는 '20대 젊음을 느낄 수 있는 서울 홍대로 가볼까' '아무도 찾지 않는 무인도로 훌쩍 떠나볼까' 라는 별별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고민 아닌 고민에 몸부림치고 있을 무렵, 친구로부터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휴가란 자고로 푹 쉬는 것이 제일이야, 무주로 떠나자"라는 말에 일순간 고민 끝 행복 시작이었다.

 

파란 하늘아래 흰 뭉개구름이 잔잔히 떠 있던 지난 8월 어느 멋진 날에 4명의 친구들이 모였다.

 

익산~포항고속도로 소양IC에 들어서 무주IC로 빠져나오기까지 걸린 시간은 1시간 20분 남짓. 통행료를 지불하고 나니 드디어 무공해 청정 지역인 무주군에 도착했다.

 

한국의 4대 명산으로 손꼽히는 덕유산 자락, 그 속에 자리 잡은 무주리조트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미니 알프스'라 불리는 무주리조트 내 콘도에 짐을 푼 순간 어리둥절했다. 방안에는 더위를 식혀 줄 에이컨이 구비 돼있지 않았다. '더위를 식히기 위해 이곳까지 왔는데 에어컨 없이 잠은 어떻게 잘까?' 의구심이 들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어리석었던 내 자신이 부끄러웠다. 인류가 만든 인위적인 바람 없이도 땀을 식혀주고 답답했던 가슴을 시원스레 뚫어주는 산바람을 간과하고 있었던 것이다.

 

덕유산 정상인 향적봉을 오르기 위해 무주리조트에서 설천봉을 운행하는 곤도라에 탑승했다. 그러나 고소공포증이 있는 소심한 '나'는 죄 없는 친구들과 곤도라를 탓하며 눈 앞에 펼쳐진 경관을 차마 볼 수 없었다.

 

'반갑습니다. 여기는 해발 1520m인 설천봉입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곤도라 안전요원이 문을 열어주는 순간, 한 폭의 그림 같은 무주의 수려한 자연경관이 눈앞에 펼쳐졌고 이를 보는 내내 감탄이 절로 나왔다.

 

 

친구들과 이곳저곳 무주리조트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울창한 소나무 숲이 조성된 삼림욕 코스. 소나무 숲이 주는 은은한 나무 향기를 맡으면서 산책로를 걷자, 괴로움도 아픔도 없는 '무릉도원' 에 온 것 같았다.

 

관객 840만 명을 동원한 영화 '국가대표' 촬영 장소였던 점핑파크 스키점프대. 국내 유일의 시설로 지난 1997년 동계 U대회 때 사용되었으며, 현재도 국내 스키 점프 선수들이 연습하는 곳이다. 이곳에 들어서자 마치 영화 속 국가대표가 된 기분이 들었고, 경건하게 애국가를 불러야 할 것 같았다.

 

리조트 안을 둘러보는 동안 옷은 땀으로 흥건히 젖어 있었다. 구경은 그만, 물놀이 할 시간이 다가왔다.

 

발이 시리도록 차가운 구천동 계곡물에 뛰어들자 덩치가 산 만한 우리들은 어린아이가 된 것처럼 신이 나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숙소로 돌아와 '삼겹살' 과 함께 폭탄주를 거나하게 마셨다. 취기가 올라왔지만 속마음까지 이야기 할 수 있는 '친구'들이 있어 마냥 행복했다.

 

여행이란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에 휴식을 주는 청량제 역할을 한다. 비록 한해를 마감하는 12월이 되면 '서른 살'이 된다는 기분에 울적하겠지만, 미리 앞서 나가지는 않겠다고 다짐했다.

 

◆ 가볼만한 곳

 

▲ 무주 반디랜드

 

무주리조트에서 30분가량 자동차로 달리다보면 무주 반디랜드(설천면 청량리)가 있다. 반디랜드에 도착하면 대형 애반딧불 모형이 반갑게 인사를 해준다.

 

반디랜드는 곤충박물관과 자연학교, 자연휴양림, 반디별 천문과학관이 조성돼 있어 관광객들의 신비한 체험학습을 만끽할 수 있다.

 

곤충박물관은 반딧불이를 비롯해 2000여 종, 1만3500여 마리의 희귀곤충표본과 150여 종의 열대식물, 날아다니는 수천마리의 나비들을 만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어 학생들과 관광객에게 배움의 공간과 휴식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 고생대에서 신생대까지의 대표적인 동·식물 화석을 비롯, 네발변이 하늘소와 발톱변이 풍뎅이, 암수자웅동체사슴벌레 등 희귀곤충들을 볼 수 있다.

 

돔 영상관은 직경 14.1m의 반원구 스크린에 6개의 영사기를 투시해 지구의 탄생과 우주탐험 등 입체적이고 실감나게 영상을 관람할 수 있다.

 

반디별 천문과학관은 건축 연면적 752.47㎡에 지상 3층 규모로 전시실과 영상실, 13m 돔 관측실 등을 갖추고 있다.

 

특히 인공위성 추적·감시 기능을 망원경이 갖춰져 있어 태양을 비롯한 행성과 성운, 천체들을 관측할 수 있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며, 곤충박물관과 천문과학관 관람료는 각각 성인 3000원, 청소년 2000원이다.

 

▲ 머루 와인동굴

 

적상산 중턱에 자리 잡은 머루와인동굴은 무주 산머루와인의 숙성, 저장 및 판매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다.

 

입구에는 농·특산물 판매장과 전통찻집 등을 조성, 관광객을 대상으로 무주 머루와인과 천마 등 지역특산물을 판매한다.

 

인근에는 산악 순환도로를 타고 적상산과 안국사, 적상산 사고지, 산정호수 등 관광지를 둘러볼 수 있다.

 

머루 와인동굴은 지난 1994년 양수발전소 건립 당시 작업터널로 사용됐으며 높이 4.7m, 넓이 4.5m, 길이 579m의 터널이다.

 

입장료는 무료이며 관람시간은 오전11시부터 오후4시까지다.

 

▲ 라제통문

 

28km에 달하는 절경이 펼쳐지는 구천동 33경의 제1경인 '라제통문' 은 옛날 백제와 신라가 국경을 이루던 지역이다. 통문을 사이에 두고 백제와 신라를 오고 갔던 이곳은 삼국시대에는 석모산을 경계로 무풍 땅은 신라, 설천 땅은 백제 지역이었다.

 

이렇듯 삼국시대부터 고려에 이르기까지 풍속과 문물이 판이한 지역이었던 만큼 지금도 언어와 풍습 등 특색을 간직하고 있어 설천장날에 가보면 사투리만으로 무주와 무풍사람을 가려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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