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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여행] ④전주 한옥마을 '알짜' 음식점

'착한' 가격에 맛도 좋고 양도 듬뿍

'쌈지돈'최영숙 씨가 남편과 함께 손으로 돈가스 재료를 만들고 있다(왼쪽). '경기전 중앙숯 임정임 씨가 고기를 손질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올해 320만명이 다녀갔다는 전주 한옥마을. 지난 4일 오후 파워블로거 김병대 씨를 맛집 길잡이로 삼아 찾은 그곳은 쌀쌀한 날씨에도 외지인의 여유로운 발걸음이 이어졌다.

 

평소 먹성 좋은 기자로 알려진 터, '맛잇는 한옥마을'에 맞는 먹잇감의 기준은 '가격 대비 만족'으로 정했다. 한옥마을에는 양반가·갑기원 등 한정식으로 유명한 식당도 있지만 부담없이 먹을 수 있는 분식도 다양하다. 베티랑분식 칼국수, 진까소바와 함께 한옥마을에서 조금 벗어난 동문길 쪽으로 장가네 왕족발, 동포만두 등 '골라먹는 재미'가 있다. 수제 돈가스와 카레, 다른 지역보다 저렴한 쇠고기 소금구이를 맛볼 수 있는 한옥마을의 알짜 음식점을 소개한다.

 

▲부부의 정성이 가득한 수제 돈가스 쌈지돈

 

전동성당 앞 태조로를 따라가다 교통국수에서 오른쪽으로 꺾어 들어간 곳에 쌈지돈이 자리한다. 크기 때문에 과거 속칭'A4돈가스'를 파는 집이라 불렸다. 전국적으로도 가격 대비 맛·양이 우수한 곳이라는 평가다. 대표적 메뉴는 돈가스와 함박 스테이크, 쫄면이다. 쫄면은 겨울이 되면서 3위로 밀렸지만 여름에는 함박 스테이크를 제치기도 한다.

 

이날 식당을 찾았을 때는 마침 최영숙 씨(57) 부부가 양념에 잰 고기에 달걀옷과 빵가루를 입히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이집 돈가스의 맛은 주인장 부부의 정성에서 비롯된다. 어른 손바닥보다 큰 진안 홍삼 먹인 돼지고기를 공수, 일단 불필요한 지방을 제거한다. 망치로 일일이 두드린 뒤 양념에 3일간 숙성시킨다. 이 과정을 모두 거쳐야만 달걀옷을 입을 수 있다.

 

"재료를 받아서 하면 조금 편하지만 음식맛이 나질 않아요. 고기를 두드리다보면 어깨가 무너질 거 같지만 맛있게 먹었다는 손님의 말이면 보람을 느껴요."

 

최 씨는 원래 도토리 칼국수 식당을 운영하다 건강상 이유로 휴지기를 뒤에 지난 4월 이곳을 인수했다. 전 주인장으로부터 비법을 전수받아 소스도 그대로다.

 

그는 "옛날에는 경양식이라고 해서 칼질 하는 곳에나 가야 돈가스를 먹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누구나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됐다"며 "한옥마을을 찾는 가족·연인·친구끼리 부담없이 먹고 또 다시 찾는 음식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메뉴 돈가스 4500원, 함박 스테이크(호주산 쇠고기) 5500원, 쫄면·오징어 덮밥 4000원.

 

전화 063-285-1017

 

▲깔끔한 카레 상덕커리

 

태조로에서 경기전길로 들어서면 중앙초를 지나 상덕커리가 나온다. 소담한 내부 장식과 잘 어우러진 깔끔한 맛의 카레 음식점이다. 2년 전 문을 연 이곳은 두 주인장이 워낙 카레를 좋아해서 시작했다고 한다. 단일 메뉴로 2가지 맛의 선택지가 있으며, 쿠폰제도 실시한다.

 

최대 수용 인원은 20명이지만 최근에는 마니아층을 넘어 주말에는 줄을 서야 할 정도다. 인근에 상덕커리를 벤치마킹한 음식점이 문을 열기도 했다.

 

이날은 청소를 위해 문을 닫은 상태였지만 주인장이 가게에 있다는 말에 다짜고짜 얼굴을 들이밀어 주인장 유승아 씨(37)를 만날 수 있었다.

 

해맑은 미소의 소유자인 유 씨는 "일단은 우리 입에 맛게 한다"며 "야채는 바로바로 공수하고 소스는 일본산 고형 카레에 우리의 비법이 담긴 여러 향신료를 넣는다. 카레 맛이 강해 매운 맛을 상쇄하는 요거트를 후식으로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메뉴 매운맛 또는 부드러운맛 카레+상덕빵+요거트 6000원

 

전화 063-288-0824

 

▲고품질 한우 소금구이 경기전 중앙숯불

 

상덕커리를 나와 어진길 방향으로 직진하면 바로 저렴한 가격에 고품질의 쇠고기를 맛볼 수 있는 중앙숯불갈비가 위치한다. 타지에 비해 저렴하고 편안한 분위기로 약간의 셀프 서비스는 염두해야 한다. 손님은 단골 아니면 관광객이다.

 

4일 점포 왼쪽 한 켠 '작업실'에서 고기를 써는 주인장 임정임 씨(61) 부부를 만났다. 김병대 씨가 "고기를 써는 모습은 담기 어렵다"며 사진기의 셔터를 누르자 고기 굽는 집이라 내부가 좀 지저분하다는 말이 뒤따른다.

 

"다른 집이 1인분에 1만3000원 할 때 우리는 9000원에 팔았어. 여기 오는 타지 사람들은 가격은 싸고 고기맛은 훌륭하다고 좋아하지."

 

임 씨 부부는 원래 경상도 소백산 아래서 같은 콘셉트의 식당을 했다. 임 씨의 남편 고향이 전주라는 이유로 18년 전 한옥마을에 터를 잡았다. 처음 3년은 이름도 알려지지 않고 한우에 대한 수요가 적어 고생을 하기도 했다.

 

"정읍과 전주 등의 도축장에서 하루 숙성한 한우를 공수, 1등급에서 1++ 등급을 사용하지. 고기 지방을 제거해서 바로 구워 먹는 방식은 우리가 원조라고 자부해. 불은 인근에서 주문한 활성탄을 이용하는데 소금구이는 고기 자체가 좋아야 장사를 할 수 있어. 고기맛은 손님이 더 잘 알아."

 

인터뷰 도중에도 임 씨는 주문을 받자마자 정해진 무게의 고기를 하얀 플라스틱 접시에 담은 뒤 굵은 소금을 거침없이 뿌린다. 나가는 고기를 보니 굳이 설명을 듣지 않아도 굽지 않아도, 선명한 선홍색과 그 사이를 메운 하얀 마블링은 이미 침샘을 자극했다.

 

메뉴 쇠고기 170g 2만1000원, 안창살 150g 2만3000원, 소면 2000원.

 

063-231-17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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