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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여행] ⑥전주 교동 한벽루 '오모가리탕' 음식점들

얼큰한 민물고기 매운탕…깊은 맛 간직

전북의 대표도시 전주. 전주하면 많은 사람들이 한옥마을을 가장 먼저 떠올린다. 그리고 맛있는 먹을거리가 많은 곳이라는 생각도 함께 하게 된다. 전주에는 어떤 맛있는 먹을거리가 있을까? 대표선수로 꼽을 수 있는 음식은 비빔밥, 콩나물국밥, 한정식, 전주백반 등이 있다.

 

 

그중에서도 비빔밥, 콩나물국밥과 함께 전주의 3대 먹을거리로 자리 잡고 있는 음식이 있다. 천년전주의 깊은 맛을 자랑하는 '오모가리탕'이 그것이다. 전주 오모가리탕은 전주시 교동 한벽루를 찾아가면 쉽게 만날 수 있다. 현재 이곳에서는 60~70년 된 오모가리탕 전문점 3곳이 영업을 하고 있다.

 

▲오모가리탕은?

 

오모가리탕은 뭘까? 전주에 살고 있으면서도 단 한 차례도 오모가리탕을 먹어본 적이 없었던 기자는 무작정 오모가리탕 전문점이 밀집돼 있는 한벽루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곳에서 전문점을 운영하는 주인장들의 입을 통해 들은 오모가리탕은 메기·쏘가리 등 각종 민물고기를 주 재료로 하는 민물매운탕이었다. 그렇다면 민물매운탕이라는 이름을 놔두고 굳이 오모가리탕이라 불렀을까? 각종 민물고기를 탕으로 끓여 내놓는 용기가 바로 오모가리여서다. 오모가리는 뚝배기의 전라도 사투리다.

 

전주 한벽루 오모가리탕은 전주지역 목욕문화와 함께했다는 것이 주인장들의 설명이다. 우리나라에 목욕문화가 발달하지 않았던 1950년대 지금의 한벽보가 있는 한벽루는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목욕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찾았던 곳이라고 한다.

 

'화순집' 김종희 대표가 오모가리탕을 조리하고 있다. 추성수([email protected])

이처럼 사람들이 많이 오가게 되면서 덩달아 유행처럼 번진 것이 오모가리탕이다. 당시에는 전주천에서 물고기를 잡아 탕을 끓였다고 한다. 하지만 현재는 전주천에서의 낚시가 금지되면서 용담호를 비롯해 운암호 등지에서 오모가리탕의 주 재료인 메기, 동자개(빠가사라), 쏘가리, 피라미 등을 공급받고 있다.

 

▲ 1년간 천일염에 시래기 재워 - 2대째 이어진 깊은 맛 '한벽집'

 

전주 교동 한벽루에 있는 3곳의 오모가리탕 전문점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는 한벽집. 한벽집은 진만택(58)·김경자씨(49) 부부가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아버지 어머니가 운영하던 가업을 물려받아 2대째 이 곳에서 장사를 해오고 있다.

 

"오랜만에 고향을 찾아와 저희 집을 방문한 손님이 옛맛이 그대로 남아있다는 말씀들을 많이 하십니다. 큰아들로서 가업을 물려받은 큰 보람입니다." 한벽집의 가장 큰 자랑이자 힘은 변함없는 맛이라는 게 이들 부부의 설명이다.

 

한벽집 오모가리탕 특징은 1년 전부터 천일염에 재워둔 시래기다. 특별한 육수를 사용하지는 않는다. 메기, 동자개, 쏘가리 등 민물고기의 맛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서란다. 밥은 그때그때 손님들의 숫자에 맞춰 짓는다. 밥을 먹고 난 뒤 후식으로 나오는 누룽지와 '깜밥'은 손님들이 누리는 또 다른 특권이다.

 

음식가격은 4인 가족 기준으로 쏘가리 7만원, 동자개 5만원, 메기 4만원이다. (063)284-2736.

 

▲ 검은콩밥 ·갈치속젓 인기 - 주인장의 정성 가득한 '화순집'

 

60년 전통의 맛을 자랑하는 화순집은 30년 전부터 현재의 사장인 김종희씨(62)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김종희씨는 옛부터 내려온 화순집 고유의 깊은 맛을 내기 위해 철저하게 국산 재료만을 엄선해 사용한다. 특히 1년 동안의 숙성과정을 거쳐 유해성분을 말끔히 제거한 천일염을 사용해 맛을 낸 시래기가 일품이다.

 

오모가리탕과 함께 화순집의 맛을 사로잡는 것은 1년 365일 제공되는 검은 콩밥과 갈치속젓이다. 콩밥에는 고객들에게 질 좋은 쌀과 콩으로 맛있는 밥을 먹게 해주겠다는 김 사장의 발품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농가를 직접 찾아가 쌀과 콩의 품질을 꼼꼼히 살펴본 뒤 직접 구매한다.

 

갓 구운 김에 싸먹는 갈치속젓의 맛은 한 번 맛본 사람은 절대 잊을 수 없다고 한다. 때문에 갈치속젓을 직접 구매하는 손님도 많다. 음식가격은 4인 가족 기준으로 쏘가리 7만원, 동자개 5만원, 메기탕 4만원, 피라미탕 4만원, 새우탕 4만원 등이다. (063)284-6630

 

▲ 쌀뜨물·갖은 양념으로 육수 - 직접 재배한 농산물로 믿음 주는 '남양집'

 

고부(姑婦)간에 60년 전통의 깊은 오모가리탕 맛을 만들어내고 있는 남양집. 시할머니부터 시작된 남양집 오모가리탕은 시어머니(신점례·62)를 거쳐 10년 전 시집온 며느리(곽연희·30)에 의해 그 맛이 이어지고 있다. 남양집 오모가리탕은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쌀뜨물과 갖은 양념을 넣어 만든 이 집만의 특별한 육수가 깊은 맛을 우려낸다.

 

여기에 손님상에 올라오는 10여 가지의 맛깔나는 반찬은 모두 시골에서 직접 재배한 채소로 만들어진다. 때문에 이 곳을 찾는 손님들은 맛이 깊고 안전한 농산물을 사용해 믿음이 간다고 입을 모은다. 곽연희씨는 "국산재료가 아닌 수입재료를 사용하면 전통의 맛을 낼 수 없습니다. 재료가격이 많이 들어가도 직접 재배한 농산물을 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음식가격은 4인가족 기준 쏘가리 7만원, 동자개 5만원, 메기탕 4만원, 피라미탕 4만원이다. (063)284-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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