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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여행] ⑨전주지역 양념족발집

매콤한 양념장 바른 족발 석쇠에 구워 '독특한 맛'…비닐장갑 끼고 먹는 번거로움도 'OK'

1968년부터 3대째 가업을 잇고 있는 전주시 팔복동 '가운데집' 의 상차림. ([email protected])

전주의 대표적인 음식이라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콩나물국밥과 비빔밥 등을 떠올린다. 그러나 소주 한잔 생각날 때, 스트레스를 받아 매운 음식이 생각날 때는 이 곳으로 향한다. 바로 매콤새콤한 양념족발집이다. 서울에 장충동 왕족발집이 있다면 전주에는 족발에 매콤한 소스를 얹은 양념족발이 있다.

 

 

족발은 친근한 대중적인 음식이다. 젤라틴 성분이 풍부한 족발은 피부미용과 노화방지에 탁월하고 다이어트에도 좋다는 이유로 각광받고 있다. 그렇다고 족발에 빨간 소스를 묻힌다고 다 같은 양념족발이 아니다. 매우면서도 입 맛을 돋구는, 뒤돌아서면 아쉬움이 남는 원조 양념족발집들이 있다.

 

흔히 알고 있는 기존의 족발은 족을 푹 삶은 후, 양념장에 조리지만 전주 양념 족발은 매콤한 양념장을 발라 석쇠에 구운 족발이라는 것이 특징이다. 또 돼지의 발목부분(일명 미니족)이 주재료인 전주 양념 족발은 다른 지역에서는 맛 볼 수 없는 고유 음식이다.

 

이로인해 비닐장갑이라는 장비(?)를 착용하고 먹어야 하는 번거로움도 마다하고, 해가 지면 도민들은 이 곳으로 향한다.

 

▲원조 양념족발집은 어디?

 

전주시 팔복동 추천대교(구 용산다리) 인근에서 양념족발을 판매하는 음식점은 모두 3곳. 나란히 자리한 음식점들은 '원조' 를 내세우고 있다.

 

'가운데집' 은 상호 그대로 족발집 세 집 중 가운데에 있다고 해서 '가운데집'이다.

 

1968년부터 이어져오고 있는 가운데집은 3대째 가업을 이어오고 있는 양념족발 집이다. 현재 '가운데집'은 2대인 조재용씨(74)의 뒤를 이어 아들 정환씨(40)가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조재용씨는 족발 손질부터 양념까지, 최상의 맛을 손님들에게 전하기 위해 주방을 지키고 있다.

 

"맛의 비결은 다름아닌 양념입니다. 좋은 재료를 쓰는 것은 어느 음식점이나 다 똑같지만, 손님들의 입맛을 자극하는 양념을 만들기 위해서는 엄청난 노력이 필요합니다."

 

조 씨는 "자리가 없어 한참 동안을 기다리다가 먹고 가는 손님들은 이구동성으로 확장 또는 체인점을 내라고 하지만 그럴 수가 없다"면서 "지금 이 자리는 어머니때부터 하고 있고 앞으로도 변함없이 이 곳에서 족발을 팔 것이다"고 말했다.

 

매콤한 양념족발과 찰떡 궁합인 콩나물국과 미역국은 놀란 혀를 식혀준다. 매운맛과 보통맛을 선택해 주문할 수 있으며 1인분당 가격은 12000원이다.

 

'가운데집'과 용호상박을 이루는 '용산다리 원조 양념족발집'도 돼지 특유의 비린 맛이 없고 자체적으로 개발한 소스를 사용, 식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어떤 곳이 더 훌륭하다고 평가할 수 없을만큼 세 곳 모두 맛있기 때문에 '백문이 불여일견', 직접 맛을 보고 평가해야 한다.

 

가운데집(063-211-5666), 용산다리 양념족발집(063-211-6150)

 

▲연탄불 석쇠구이만 있다면 그건 착각

 

전주 중앙시장에는 연탄불 석쇠구이로 유명한 진미집과 오원집이 있다. 그러나 돼지불고기만 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이 곳에서도 매콤한 양념 족발을 먹을 수 있기 때문.

 

쫄깃쫄깃한 족발의 맛은 기본이고 매콤함과 달콤함이 어우러졌다. 이 곳에 오면 체면은 버려야 한다. 양 손에 비닐장갑을 끼고 족발 째 들고 뜯어먹어야 제 맛이기 때문.

 

맛집 출연에 많이 소개 돼, 일일이 설명할 필요도 없다. 연탄에 구운 돼지불고기와 김밥의 조화가 일품이지만,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양념족발과 김밥도 하나의 색다른 맛(?)을 창출한다.

 

진미집과 오원집이 있어 다이어트를 하지 못한다는 김민수씨(30·전주시 금암동)는 "불고기와 양념 족발, 닭똥집 등 골라먹을 수 있는 재미와 맛이 있어 야식으로 많이 먹는다"면서 "친구 또는 선후배들과 소주 한잔 마실 때는 항상 중앙시장으로 온다"고 말했다.

 

족발을 먹지 않았다는 손님들도 두 손에 비닐장갑을 착용하게 되면, 족발 매니아로 바뀌고 이 후 맛에 반해 단골이 된 경우도 부지기수다.

 

구제역이 전국에서 발생, 피할 법도 하지만 양념 족발의 인기는 좀처럼 사그러지지 않는다. 특이한 점은 같은 중앙시장에 있지만 도로 하나를 두고 진미집은 서노송동, 오원집은 태평동이다.

 

진미집(063-254-0460), 오원집(063-275-1123)

 

▲ 한 입에 먹는 미니 양념족발

 

전주 구도심에 자리잡은 '마차집'(중앙동)은 세월의 흔적이 묻어날만큼 옛날식 건물이다. 내부도 아담해 테이블도 10개가 채 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 곳은 비닐장갑이라는 도구가 필요없다. 한입에 쏙 먹을 수 있는 미니 양념족발이기 때문. 손님들의 주문을 받으면 삶아진 미니족발에 즉석에서 양념을 발라 연탄불에 굽고 다시한번 양념을 바른다.

 

포장마차 아닌 포장마차집인 이 곳, 주당들에게 인기가 많다는 이 곳, 양념족발을 고집한 지 어느덧 30년이 됐다는 이 곳은 전주의 명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차집(063-288-5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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