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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전주국제영화제] ③프로그래머들의 색다른 추천작

감동·재미는 제각각…때론 거북한 영화도

(왼쪽부터 시계방향)냉전 시절 ([email protected])

'자유·독립·소통'의 정신을 이어오고 있는 '제12회 전주국제영화제'가 28일 개막을 앞두고 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9% 줄어든 총 38개국 190편(장편 131편·단편 59편)이 관객과의 만남을 준비한다. 누군가는 자유롭게, 또 누군가는 상상하면서, 때로는 반성적으로 성찰하면서 영화를 보게 될 것이다. 하지만 모든 영화가 똑같은 감동을 주는 것은 아닐 터. 유운성 맹수진 조지훈 전주영화제 프로그래머들이 꼽은 '이런 사람이라면 피해야 할 영화'를 추려봤다. 단, 이것은 선택이며, 취향이다.

 

▲ 2시간 이상 앉아 있기 힘들다면

 

러닝타임이 2시간 이상만 되면 불편한 관람객들은 다음의 작품들을 재고해봐야 한다. <카라마이> (감독 쒸 신)는 1994년 어린이 전용 극장에서 323명의 목숨을 앗아간 화재 사건을 담은 작품. 상영 시간이 6시간에서 딱 4분 모자란다. <카를로스> (감독 올리비에 아사야스)는 냉전 시절 전설적인 테러리스트 카를로스 자칼의 일대기. 상영 시간은 무려 5시간30분이다. 핀란드 작은 마을 영화제에서 만난 감독과의 유쾌한 대화를 담은 <소단큘러 포에버> (감독 피터 폰 바흐)도 4시간30분, <리스본 미스터리> (감독 라울 루이스)는 인간의 욕망과 삶의 비밀을 다룬 대서사시로 4시간 26분이다.

 

▲ 가족과 함께 왔다면

 

<고백> (감독 유지영)은 가족이 보기엔 다소 '거북한' 영화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 박씨는 초등학생 아들 친구 영배로부터 낯뜨거운 고백을 받는다. 믿어야 할까, 말아야 할까. <가족 x> (감독 요시다 고키)는 세상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가장, 비정규직 아들, 정체성을 잃어가는 아내 등 해체되는 가족이 나온다. 사실적인 연출이 보는 내내 먹먹한 섬뜩함을 느끼게 한다.

 

▲ TV 음식 프로를 즐겨본다면

 

<트루맛 쇼> (감독 김재환)는 맛집 프로그램 실상을 낱낱이 들춰낸다. "나는 TV에 나오는 맛집이 왜 맛이 없는지 알고 있다"는 도발적 내레이션으로 시작되는 이 영화는 맛집 프로그램이 직접 식당을 차리고 실제로 출연자를 섭외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방송 다큐와 유사한 것 같지만 맛집 방송의 허구성과 기만성을 철저하게 해부하는 폭로작. 때로는 '모르는 게 약'일 때가 있다.

 

▲ 금주를 시작했다면

 

<술이 깨면 집에 가자> (감독 히가시 요이치)는 일본 인기 만화가 니시하라 리에코의 전 남편이자 2007년 세상을 떠난 종군 카메라기자 기모시타 유타카의 자전적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삼았다. 주인공은 알코올 중독으로 이혼 당하고 아이들과도 떨어져 살게 된다. 건강 악화로 입원을 하면서 가족의 사랑으로 인해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되는 내용.

 

▲ 금연 프로젝트에 돌입했다면

 

지난해 전주영화제 '디지털 삼인삼색'에 참여한 제임스 베닝 감독의 <스무 개비의 담배> 는 금연을 시작한 혹은 금연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절대 봐서는 안 될 영화다. 영화는 스무 명의 사람들이 서로 다른 장소에서 담배 한 개비씩을 피우는 장면을 보여준다. 대사 없이 몸짓과 표정으로만 이야기한다. 참을 수 없는 지루함을 느낀 관람객들은 상영관을 나와 담배를 물게될 지도 모른다.

 

▲ 지금 사랑을 시작했다면

 

<씨민과 나데르, 별거> 는 법정에 앉아 있는 한 부부의 사연으로 시작된다. 딸 테르메를 위해 이민을 가고 싶어하는 부인 씨민과 알츠하이머에 걸린 아버지로 이란에 남고 싶은 남편 나데르를 통해 이란 사회의 윤리와 종교적 신념, 성(性)과 계급 갈등과 같은 사회문제를 담아낸다. 아스가르 파르허디 감독은 이 영화로 올해 베를린 영화제 금곰상과 남녀주연상을 휩쓸면서 거장 반열에 올랐다.

 

▲ 싱글남, 싱글녀에게는

 

<독신남> (감독 하오지에)의 배경은 베이징에서 멀리 떨어진 한 시골 마을. 네 명의 노총각 할아버지가 젊은 시절을 회상한다. 사랑을 갈망하던 그때와 비교해보면 외롭기 짝이 없지만, 이들의 삶이 유머러스하고 정감있게 담겼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면 가슴 한 켠에 왠지 모를 허전함이 드는 건 왜 일까.

 

▲ 아직도 주식으로 돈 벌 수 있다고 믿는다면

 

<인사이드 잡> (감독 찰스 퍼거슨)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를 초래한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담은 다큐멘터리. 주식시장이 제시하는 장밋빛 미래를 아직도 순진하게 믿는 사람이라면, 이 영화는 또다른 걱정을 안겨줄 듯. 맷 데이먼이 인상적인 내레이션을 선보여 올해 아카데미 최우수다큐멘터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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