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남들이 시도하지 않은 이미지 묘사" 김 "다면체적 인간모습 이색접근에 매력"
홍상수 감독과 소설가 김연수. 이 둘의 조화만으로도 지난달 30일 CGV 5관에서 열린 관객과의 만남 '오프 스크린 - 영화, 문화를 만나다'의 인기가 얼마나 뜨거울 지 짐작되고도 남았다. 김씨는 홍상수 감독의 <잘 알지도 못하면서> 에 '찌질한' 영화 감독으로 출연한 인연으로 이곳을 찾았다. 이 자리에는 맹수진 전주영화제 프로그래머가 함께 했다. 잘>
홍 감독이 전주영화제에 내놓은 영화는 <옥희의 영화> . <주문을 외울 날> , <키스 왕> , <폭설 후> , <옥희의 영화> 등 네 편의 단편으로 구성된 이 영화는 고작 4명의 스태프와 제작비 2000만원만 투입 돼 만든 주목작이었다. 이날 영화 상영 후 관객들은 쉴새없이 질문을 했다. 하지만 감독은 뭐든 속시원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그의 영화가 장르에서 벗어나 전혀 새로운 미학으로 눈을 뜨이게 했던 것처럼 그의 알듯 모를듯한 대답에 관객들은 애가 탔다. 옥희의> 폭설> 키스> 주문을> 옥희의>
한 관객은 그의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찌질남' 때문에 남자들이 보기에 거북한 영화라고 설명하면서 감독이 생각하는 남자의 욕망이 무엇인 지 궁금하다고 했다. 돌아온 감독의 답변. 그는 "나는 (그들이) 찌질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전제한 뒤 "(과장된 부분도 있지만) 나와 비슷하고 다른 누군가와 비슷한 인물로 많은 결점을 가진 인간을 보여준 것일 따름"이라고 했다. 이에 김연수씨는 "감독님의 영화는 늘 예상을 깨는 즐거움이 있다"며 "인간의 다면체적 모습을 전혀 다르게 응시하는 게 매력"이라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대다수의 질문에 감독은 "모르겠습니다" 혹은 "그 때 그래야만 할 것 같아서"라고 답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말미에 자신의 영화 철학을 넌지시 이야기했다. 이번 만남의 의미는 바로 여기에 집약돼 있는 듯 했다.
"나는 누군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그런 걸 하고 싶습니다. 각 개인의 독특한 이미지, 스스로가 설정해놓은 뭔가가 깨졌을 때 나오는 즉각적인 반응. 그런 것들이 흥미롭습니다. 그것이 그냥 제 속에 어떤 것들에 대한 필요와 갈망이지 않을까 싶어요. 아마도 그런 작업을 계속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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