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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광자의 제철 음식 이야기] ⑪녹각오이장아찌

늙은 오이로 겨울 반찬거리 준비를

동희엄마가 오이밭으로 가더니 "아줌마! 비싼 무를 왜 오이밭에 버렸어"한다. '무가 어디에 있어' 하고 가보니 여름에 미쳐 따먹지 못했던 오이가 누렇게 늙어버렸다. 이리저리 뒤져보니 한 바구니가 나온다.

 

"세상에 도시에 사는 아줌마는 '오이인지 무우인지' 구별도 못 해"하면서 핀잔을 주었다. 작년에는 한구덩이에서 많은 수확을 했었다. 올해는 세구덩이를 심었는데도 수확량이 시원치 않다. 지금 생각해보니 작년에는 자연이 나에게 특별한 선물은 준 것 같다. 심지도 않았던 오이씨가 난 것이다. 동네할머니들께서도 우리동네에는 그런 오이씨앗 종류가 없었다고 하신다. 아마도 새가 먹었던 오이씨가 배설물속에 섞여 앞 마당에 떨어졌을 것이다. 자연의 도움으로 싹을 튀우게된 오이모종은 돌보지 않았지만 스스로 잘 자랐다.

 

올해는 오이장아찌를 담가서 도시에 사는 이웃들과 나눠먹으리라 맘먹고 본격적으로 이른 봄부터 농사채비를 했었다. 어디에다 심을지 장소를 지정하고, 미리 구덩을 파놓고, 퇴비를 해 놓았다. 너무 이른봄에 씨앗모종을 심었더니 늦 추위에 얼었나보다 싹이 보이지 않아 두세번의 실패를 거듭한 끝에 일곱개의 모종싹이 올라왔다. 정성스럽게 아침저녁으로 인사를 나누며 잘 자라기를 기원한다. 난 농사일 따라쟁이다. 옆집 할머니께서 언제 오이모종을 심을까 하면서 날마다 엿본다. 드디어 모종을 심는 날이다. 너무 깊이 심으면 좋지않다.

 

잎에 흙이 들어가면 깨어나기 힘들다며 살짝 덮으라는 당부 말씀을 하신다. 세구덩이에 두폭이씩 정성스럽게 심어 놓고 일주일이 지났다. 농작물을 심어놓고 고민한다. 그래서 여러사람들에게 어떻게 하면 잘 자랄지 정보를 수집한다. 동물 분뇨를 주면 열매가 아주 튼실하게 열린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다음날 아직 어린 오이모종옆에 분뇨 한 삽을 떠놓았다. '세상에 이게 무슨 일이래요' 다음날 잎이 까맣게 타버렸다. 분뇨까스에 질식사 한 것이다. 아무리 좋은 영양분일지라도 농작물에 따라서 거름을 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농작물 한 살이 과정에서 인간의 삶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는 세상이치를 배워 간다. 너무 과해도 안되며 부족해서도 안된다는 것을 말이다. 지난여름 두구덩이에서 자란 오이는 여름철 밥상에 좋은 반찬꺼리가 되어주었다. 이제는 늙어 녹각이된 오이를 장아찌로 담을 것이다. 겨울철에 특별한 맛으로 한겨울 밥상에서 입맛을 돗구는 반찬꺼리가 될 것이다.

 

오이에는 물기가 95% 들어 있는 것 외에도 건강에 필요한 비타민 A, B, C, 칼륨, 칼슘, 포도당, 갈락토즈, 만노즈, 카페인등이 들어있다. 이뇨작용에 좋은 노각오이는 칼륨이 풍부해 체내 과잉의 염분을 체외로 배출시키는 작용을하여 혈압강하에 도움을 준다. 쓴맛을 가지고 있는 오이의 꼭지에는 몇가지 종류의 탄수화물이 들어 있다. 오이에 들어 있는 칼륨과 비타민은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여 피부를 부드럽게 한다.

 

자연속에 음식재료들이 자라는 곳에는 길을 걸을 때에도 함부로 밟지 않으려고 이리저리 비켜간다. 음식재료가 잘 자랄 때까지 어린아이 빗질이라도 하듯 지나다닐 때마다 다독거린다. 한 알의 오이 씨앗은 어디에서 왔단 말인가?. 동물들의 배설물에서 이리저기 옮겨가며 자연밥상의 재료가 된다. 인간의 힘으로는 할 수 없는 자연이주는 귀한 농작물인 것이다. 씀바귀, 돗나물, 민들레, 쇠비름, 꼬들빼기등 아무도 심지 않아도 봄이되면 싹을 틔운다. 이런 재료들은 우리몸에 보약이 되는 제철음식의 기본이 된다. 자연현상이란 참으로 경이롭기다.

 

▲만드는방법

 

재료 : 녹각오이. 된장, 맛간장

 

맛간장 만들기

 

재료 : 간장, 물, 꿀, 다시마, 멸치, 차조기, 생강, 마늘, 표고버섯, 양파, 검정콩

 

1. 멸치다시물을 뺀다

 

2. 물과 간장은 1:1로 한다.

 

3. 나머지 재료를 알맞게 넣고 쌘물로 끓인다.

 

4. 멸치다시물을 넣고 약불에서 6시간동안 은근하게 끓인다

 

5. 화학적인 방부재를 사용하지 않으므로 반드시 냉장고에서 보관하시고 가끔씩 끓여주어야 한다.

 

▲장아찌만들기

 

1. 녹각오이를 소금에 살짝 절여 물끼를 뺀다.

 

2. 된장과 맛간장을 넣고 물게 육수를 만든다.

 

3. 오이를 차곡차곡 넣고 그 위에 된장육수를 부어준다.

 

4. 짜게 절이지 않았기 때문에 냉장고에서 보관한다.

 

5. 한달후면 맛있게 익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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