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 갑부집에서 태어난 이원복(73·전주 삼천동)씨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판소리 다섯 바탕 레코드를 듣고, 이제는 세상에 없는 명창들의 무대를 보고 자란 귀명창이다. “듣는 것은 좋아하지만 하는 데는 소질이 적다”는 그는 “골방에서 ‘춘향??레코드를 막 울면서 듣고 살았다”고 했다.
교사를 하다가 자영업을 하면서 판소리를 좀 더 체계적으로 배우고 싶어 15년 전 전북도립국악원을 찾았다. 당시 이일주 명창이 은퇴 직전 강습을 했던 차에 이들의 소리를 쫓아 판소리를 공부하기 보다는 재미있게 듣는 법을 깨우쳤다. 신재효 선생의 ‘광대???판소리 해설의 정석. 사설이 정확한지, 발음은 명확한지, 소리에 깊이가 있는지, 너름새는 어떻게 하는지, 장단은 잘 맞추는지 등을 신경써가며 듣노라면 재미가 배가된다.
“이전엔 판소리 완창 무대를 즐겨 찾았습니다. 돌아가신 분들이 많아 CD로 듣곤 하는데, 오래 들어서인지 귀가 열리는 느낌이에요. 전라도 쪽은 박동진씨가 참 대단했어요. 고향이 전주가 아닌데, 전주 사람이나 마찬가지라고 했지요. 자기 소리를 제일 잘 들어주는 사람들이 전주 사람들이라고. 언제 어디서라도 소리를 술술 풀어냈습니다. 그 양반의 재담을 듣고 있으면, 속이 다 후련해졌어요.”
그는 “아들 따라 미국에 갔다가 접었던 판소리를 공부를 뒤늦게나마 더 해보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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