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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프로그래머 추천작…'단, 이런 사람만 빼고 보세요'

다이어트 땐 '스키야키' 보면 후회

▲ MB의 추억
▲ 스키야키

 

▲ 솔루션

전주국제영화제는 비주류, 낯선 것의 아우라를 끌어들여 영화사의 결을 풍부하게 만드는 창구다. 자유, 독립, 소통의 정신을 잇는 제13회 전주국제영화제(집행위원장 민병록·4월26일~5월4일 전주영화의거리 일대)가 평단의 열정과 관객의 호기심  '사이'에 놓인 작품들을 내놓는다.  '지금, 여기'에 주목하는 보석 같은 작품들을 추려온 유운성 조지훈 맹수진 프로그래머가 추천하는 '이런 사람이라면 피해야 할 영화'. 보지 말라면, 더 보고 싶어지는 게 인지상정 아닌가. '이런 사람'들이 편견을 깨고, 꼭 한 번 봐줬으면 하는 일종의 관전 포인트다. 전주영화제를 사귀는 방법에 대한 작은 가이드'JIFF, 줌 인'은 '프로그래머 추천작'을 시작으로 국내·외 유명한 영화평론가의 기고를 비롯해 뜨거운 축제 현장을 전한다.

 

1. 전북에 있는 새누리당 당원이라면,

지난해 맛집 프로그램의 불편한 진실을 폭로한 <트루맛쇼> 로 전주영화제에서 유명세를 치른 김재환 감독이 또 다른 화제작 으로 전주를 찾는다. 4·11 총선 결과를 보고 허탈감에 빠진 전북의 민심을 대변하는 또 다른 화제작. 영화는 국민들 앞에 혜성처럼 등장한 지도자에 초점을 맞춘다. 경제위기를 해결해주겠다는 공약(公約)은 공약(空約)이 되고 마는데…. 정치의 계절에 딱 맞는 코믹 다큐.

 

2. 다이어트를 시작한 사람이라면, <스키야키>

교도관의 눈을 피해 비밀스런 회동을 갖는 다섯 명의 수감자. 일본의 만화가 츠치야마 시게루의 '대결 궁극의 맛'이 원작이다. 수감자들은 자신이 먹어본 최고의 음식을 이야기해 군침을 삼키게 하는  '맛 자랑 배틀'을 한다. 도테야키, 돈가스 덮밥, 간이 소바, 중식 만두, 오코노미야키 등으로 누구나 입안 가득 군침을 흘리게 될 것이다. 출출한 채 상영관에 들어가면, '꼬르륵' 소리에 못 배길 듯.

 

3. 불교 신자라면, <지옥화>

또 다시 화제의 중심에 놓이게 됐다. 업(業)에 관한 충격적인  보고서, 이상우 감독의 최신작 <지옥화> . 여신도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뒤 절에서 쫓겨난 파계승 지월은 또 다른 여성을 성폭행 한 뒤 죽인다. 지월은 그 유해를 들고 필리핀에 있는 여인의 가족을 찾아갔다가, 죽은 여인의 쌍둥이 여동생과 만나 사랑에 빠진다.

 

4. 비뇨기계가 자주 이상 증후를 보낸다면, <플로렌티나 호발도> · <출산의 세기>

화장실을 자주 가야 한다거나 러닝타임이 3시간 넘어가면 도저히 앉아있기 힘든 분들에게 '비추'인 네 작품. 라브 디아즈 감독의 필리핀의 트라우마를 철학적으로 접근한 <플로렌티나 후발도> , 영화 완성 독촉을 받는 한 감독과 이교도 집단에서 이탈한 처녀 이야기가 엮인 <출산의 세기> 는 각각 6시간 영화다. 허구의 도시에서 펼쳐지는 사랑과 범죄에 관한 3부작 이야기 <드라이레벤> 은 270분, 거장 마틴 스콜세지가 비틀즈 맴버인 조지 해리슨의 음악 인생을 추모한 <조지 해리슨> 은 210분에서 딱 2분 모자란다. <이곳은 달이 아닌 지구> 는 194분, <그리스도의 이름들> 은 193분, <기아해협> 은 183분. 입장 전, 음료수는 절대 사절이다.  

 

5. 심리를 탐구하고 싶다면, <비밀의 문>

이 영화는 남성에게나, 여성에게나 불편하고 거북하다. 아동 상담가 마리나는 어느 날 여러 명의 경찰에게 끔찍한 성폭행을 당한다. 범인을 찾아내려 안간힘을 쏟지만, 사람들은 그의 처지에 무관심하다. 어렵사리 찾아낸 첫 번째 범인에게 복수하려던 그는 그와 사랑에 빠진다. 사랑을 나눈 이유도, 그를 떠난 이유도 모호하다. "여자의 심리로 읽든, 남자의 심리로 읽든, 여기선 100% 다 길을 잃게 될 것"이라는 유운성 전주영화제 프로그래머의 추천사가 의미심장하다.   

 

6. 비위가 약한 사람이라면, <솔루션>

'숏!숏!숏! 2012'에서 '쌍둥이 형제' 김곡·김선 감독이 내놓은 <솔루션> . 영화는 대한민국 최고의 시청률을 자랑하는 문제 해결 TV프로그램 '솔루션' 에 걸려온 한 통의 전화로 시작된다. 식변증을 앓는 아이를 어떻게 좀 해달라는 것. 제작진은 아이를 통해 가족의 숨겨진 실체에 대한 에피소드를 알게 된다. 이 영화를 슬쩍 본 누군가는  "입이 똥구멍 되는" 장면에 '허걱'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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