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즈에 미쳤다고들 했죠."
임실치즈마을에서 이플영농조합법인을 운영하고 있는 송기봉 대표(60)는 치즈 생산의 선발주자 격에 해당된다. 갈수록 빚만 지는 낙농업을 포기했다가 뒤늦게 목장형 유가공 공장에 눈을 떴다. 스위스·독일·이탈리아 등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산골마을까지 샅샅이 뒤져 치즈 생산 노하우를 익힌 열성으로 2006년 영농조합법인을 만들고 2007년 현재의 공장을 준공했다.
하지만 공장을 챙긴 후에도 난관은 있었다. "아무리 정성을 들였다 한들 누가 내 치즈를 알아서 사주겠어요.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골목에 나가서 아들·딸 데리고 좌판을 벌렸습니다. 백화점·대형마트 등에선 쫓겨나는 설움도 있었죠. 그때 다져진 내공으로 이를 악물고 버텼습니다."
직접 키운 소의 신선한 우유로 만든 이플의 치즈는 공장형 치즈 보다 2~3배 이상의 시간이 요구된다. 더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도록 건조시켜 약간 딱딱한 편. 소비자들이 치즈의 특성을 쉽게 알 수 있도록 '찢어먹는 치즈'(스트링 치즈), '구워먹는 치즈'(쾌소블랑코 치즈), '늘려먹는 치즈'(모차렐라 치즈) 외에 '이플 가우다 치즈'(숙성 치즈)로 차별화한 것도 특징. 특히 숙성 치즈는 2년 간 시간과 공력이 들어 손해가 나는 제품이었으나, 최근 웰빙 트랜드에 따라 숙성 치즈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추세. "치즈는 곧 기다림"이라는 송 대표는 "더 많은 정성과 노력으로 만든 치즈의 맛을 알아주는 눈 밝은 소비자들이 가장 감사하다"면서 "건강하고 신선한 수제 치즈 생산에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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